신간 전자책

백수의 크리스마스

도서정보 : 조동신 | 2023-08-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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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E퀸에서 열린 특별한 이벤트
일상 속 단서를 수사하는 코지 미스터리
네오픽션의 새로운 경장편 시리즈 〈네온사인〉의 첫 작품으로 조동신 작가의 『백수의 크리스마스』가 출간되었다. 〈네온사인〉은 경장편이라는 짧은 분량으로 SF, 미스터리, 판타지 등 감각적이고 흡입력 강한 장르를 가볍고 빠르게 독자에게 소개한다. 앞으로 MZ세대 독자들에게 밀도 높은 서사, 흡입력 있는 세계를 콤팩트하게 선사할 예정이다.
아귀도 수사반장 칼송곳 등 색이 짙은 미스터리를 선보여온 조동신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장르에 대한 진입 장벽을 한 단계 낮추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을 배경으로, 피 한 방울 튀지 않는 코지 미스터리로 독자들에게 따스한 재미를 선사한다. 크리스마스에 얽힌 흥미로운 사건들을 쫓아 안온한 분위기의 미스터리에 빠져들다 보면 미처 알지 못했던 장르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무일푼, 무경력 백수에게 찾아온 선물 같은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주인공 오만은 길거리를 배회하며 아무도 듣지 않는 자기소개를 중얼거린다. 그렇다, 오만은 백수다. 취업시장을 전전하며 취업을 고대해온 오만은 우연히 독특한 이름의 북카페 앞에 서게 되고, 알바생을 구한다는 말에 홀린 듯 가게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희한한 이름에 주택가 건물 2층이라는 독특한 위치 선정까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카페 ‘E퀸’에서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경장편이라는 짧은 분량에 맞게 작품 속 인물이 사건에 녹아드는 속도가 빠르지만 자연스러운 장면 전환과 미스터리 장르 특유의 몰입감으로 작품은 능숙하게 독자를 인도한다.

“이번에 우리 카페에 워낙 중요한 이벤트가 있어서요. 백오만 씨가 필요해요.” (37쪽)

거부할 수 없는 사장의 제안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오만은 한낱 백수인 자신이 감당하기에는 과분한 행운이 아닐까 싶지만, 수상한 선물을 열어보러 직접 북카페로 향한다.

미스터리, 멀지 않아서 더 매력적인
오만의 미스터리한 취업으로 북카페의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포문을 연다.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고민이나 사건을 해결해주는 이벤트다. 그 업무를 떠맡게 된 오만은 나름의 추리력으로 의뢰인들의 사건을 하나둘 해결해간다. 크리스마스라는 소재로 엮인 일상의 단서들을 쫓아 오만의 파란만장한 탐정 일지가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할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두고 ‘미스터리 같지 않은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살인이나 도난 등 잔혹한 범죄 사건을 추리하는 탐정이 아닌, 우리 삶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일상의 미스터리를 그리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장르 특유의 묵직함을 배경과 소재에서 덜어내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사건의 몰입감은 극대화하여 더욱 친근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덕분에 독자는 이 작품으로 쉽고 빠르게 완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9,100 원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도서정보 : 최은영 | 2023-08-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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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진실하기를, 더 치열하기를, 더 용기 있기를
『내게 무해한 사람』 이후 5년,
고요하게 휘몰아치는 최은영의 세계

소설가 권여선, 서평가 정희진 추천
2020 젊은작가상 수상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수록

‘함께 성장해나가는 우리 세대의 소설가’를 갖는 드문 경험을 선사하며 동료 작가와 평론가, 독자 모두에게 특별한 이름으로 자리매김한 최은영의 세번째 소설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가 출간되었다.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이하는 최은영은 그간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하는 인물의 내밀하고 미세한 감정을 투명하게 비추며 우리의 사적인 관계 맺기가 어떻게 사회적인 맥락을 얻는지를 고찰하고(『쇼코의 미소』, 2016), 지난 시절을 끈질기게 떠올리는 인물을 통해 기억을 마주하는 일이 어떻게 재생과 회복의 과정이 될 수 있는지를 살피며(『내게 무해한 사람』, 2018), 4대에 걸친 인물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감으로써 과거에서 현재를 향해 쓰이는 종적인 연대기(年代記)가 어떻게 인물들을 수평적 관계에 위치시키며 횡적인 연대기(連帶記)로 나아가는지를 그려왔다(『밝은 밤』, 2021). 이전 작품들에 담긴 문제의식을 한층 더 깊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어나가는 이번 소설집은 작가가 처음 작품활동을 시작했을 때 품은 마음이 지금의 관점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여줌으로써 “깊어지는 것과 넓어지는 것이 문학에서는 서로 다른 말이 아니라는 것”(한국일보문학상 심사평)을 감동적으로 증명해낸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에 담긴 7편의 중단편은 조곤조곤 이야기를 시작하다가도 어느 순간 이야기의 부피를 키우면서 우리를 뜨거운 열기 한가운데로 이끄는 몰입력과 호소력이 돋보인다. “너라면 어땠을 것 같아. 네가 나였다면 그 순간 어떻게 했을 것 같니”(「답신」, 170쪽)라고 묻는 최은영의 소설은 소설 바깥의 우리를 적극적으로 소설 속으로 끌어들이면서 때로는 직장생활을 하다 다시 대학에 입학한 인물이 충만한 기쁨과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느끼는 강의실로(「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때로는 동갑내기 인턴과 함께 카풀을 하면서 그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대화를 하게 되는 자동차 안으로(「일 년」), 때로는 자기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를 몰아붙여온 인물의 외로운 옆자리로(「이모에게」) 우리를 데려가 그들과 함께 한 시절을 겪어내게 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우리에게 “마음이, 당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의 마음에 붙을 수 있다는 것”(「몫」, 66쪽)을 일러준다. 그것이 최은영의 이번 소설집에서 강력하게 작동하는 힘이자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힘인 다른 사람에 대한 상상력일 것이다.

구매가격 : 11,800 원

수요일은 어리고 금요일은 너무 늙어(문학동네시인선 198)

도서정보 : 천서봉 | 2023-08-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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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기적에 대해,
그건 거의 마법에 가까운 일이었다고 의뭉떨게”

수요일과 금요일 사이, 사람과 사랑 사이
세상의 모든 낙오된 이들에게 보내는 단단한 헌사

긴 기다림 끝에 도착한 천서봉 신작 시집 출간!

문학동네시인선 198번으로 천서봉 시인의 두번째 시집 『수요일은 어리고 금요일은 너무 늙어』를 펴낸다. 2005년 『작가세계』를 통해 데뷔할 당시 심사평에서 “명주실처럼 매우 여리고 섬세하면서도 강한 견인력”을 지닌 시적 화법과 “온유하면서도 끈덕진 감성의 언어를 통해 입체적으로 감각화”한 의미를 “적요한 시적 울림으로 전하는 능력”이 돋보인다는 극찬을 받은 시인은 그에 걸맞은 완성도 높은 시를 꾸준히 발표하며 첫 시집 『서봉氏의 가방』을 선보였다. ‘가방’은 ‘당신’의 부재로 인한 상실과 그리움에 지친 시적 화자가 “영혼”을 “재설계”(「납골당 신축 감리일지」)하기 위해 “갈비뼈 같은 도면”(「이상 기후」)을 넣고 다니는 물건으로, 시인의 분신과 다름없는 상징물이다. 시인 본인의 이름을 내건 이채로운 첫 시집은 그렇게 “삶의 자가발전”(문학평론가 조강석, 해설)을 위해 안간힘을 내는 목소리였다.
그로부터 십이 년, 그간 치열하게 연마한 시어로 써 내려간 시 예순다섯 편을 엮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닫히지 않는 골목’ 연작시를 펼쳐 보인다. 골목은 “닫을 수도 열 수도 없는” “개방된 공간”(문학평론가 이철주, 해설)으로, “없는 것들이 없어서 있지 말아야 할 것들로 가득”한, “시와 삶을 구분할 수 없는”(「닫히지 않는 골목」) 장소이다. 시적 화자의 소유품인 ‘가방’에서 ‘골목’이라는 열린 공간으로 확장된 이러한 시선과 함께, 건축설계사로도 일하고 있는 시인만의 건축적인 상상력 또한 흥미롭게 표현된다. 유년의 기억을 길어올려 그려낸 골목에는 “재미있는 우울”을 구하러 다니는 소녀가 있고(「닫히지 않는 골목—우울 상점」), 죽은 삼촌과 이복동생이 살며(「닫히지 않는 골목—性 가족공장」), 어린 남자를 집에 들이면서 동네에 소문을 만들어내는 여자가 존재하고(「닫히지 않는 골목—붉은 집」), “고장나도 좋을 불행의 춤을” 추는 아이들이 노닌다(「닫히지 않는 골목—어린이집에서 춤을」).

구매가격 : 8,400 원

빙의

도서정보 : 린처리 | 2023-09-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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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된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를 기록한 딸

신이 자기 몸을 벗어나 아버지에게 들어갈 때면
아버지 몸속의 한 칸이 마치 그릇처럼
영혼의 자리를 신에게 내어주었다
신이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그래서 영혼과 신이 터널을 오갈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웠다
그 순간 그는 내 아버지가 아니라 신이었다


무속인의 딸이 써내려간 10년간의 기록

“아버지가 아침 식사를 막 마치자 신이 그의 몸속으로 들어왔다. 아버지는 신으로 빙의되어 두 손에 칠성검과 자구刺球를 들고서 은은히 피어오르는 향불 가운데 새벽부터 줄을 선 사람들을 위해 나무 의자에 훌쩍 뛰어올랐다. 그는 청향淸香 세 대와 십이간지, 성별 카드를 손에 든 신도들의 액운을 하나하나 끊어냈다. 그 순간 아버지의 눈빛은 굳건했고, 검은색 천 단화를 신은 두 발로 진지하게 칠성보법을 밟았다. 위풍당당한 자신감과 기세가 온몸에 흘러넘쳐 키가 170센티미터도 채 안 되는 아버지는 거대해 보였다.”

이 책은 신에게 빙의되어 신과 인간 사이의 매개체로서, 찾아오는 사람들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해결하고자 한 “아버지 신”을 딸이 지켜보며 기록한 에세이집이다.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뭔가가 아버지의 몸속으로 들어갔고 그는 다른 사람, 즉 신이 되었다. 신이 존재할 때 아버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신의 대리인이라는 걸 알았다. 집 거실에서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그녀는 신들이 아버지의 몸을 통해 인간의 온갖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격했다. 처음엔 친숙한 사람들이 찾아왔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낯선 사람들이 점점 집을 점유하기 시작했다. 낯선 사람들은 이내 더 많은 낯선 사람을 데리고 왔다.
“지금 때가 안 좋은지 사업에 실패하고 밑천만 까이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리 딸이 여행한 뒤 계속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요. 병원에 가도 소용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별의별 난제가 탁자 위에 올라왔다. 생로병사, 실업, 진학, 결혼 문제…… 그러면 아버지는 미간을 찌푸리고 손가락을 짚으며 점을 쳤다. 결과가 나오면 붓을 붉은 먹물에 찍은 뒤 노란 종이에 신비로운 문자와 그에 어울리는 부호를 그렸다. 건네줄 때는 이 부적을 몸에 지니고 다니라거나 금로金爐 주위를 세 번 돈 다음 태워서 그 재를 음양수로 만들어 몇 모금 마시라고 했다. 혹은 부적에 불을 붙여 주문을 외우며 상대의 머리 위에 빙빙 돌렸다.
“신의 말씀을 공경히 청하나이다. 아무개는 본명궁本命宮 몇 세이며 이러이러한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말을 마치면 다시 붉은 먹물을 묻힌 붓으로 이마에 부호를 그리거나 점을 가볍게 찍었다. 사람들이 각자의 궁금증과 고민을 다 해결하면 이제 신이 물러날 시간이었다. 아버지는 두 팔을 한번 들었다 내리며 안쪽으로 구부렸고 치아 사이로 천천히 숨을 뱉어냈다. 긴장이 풀린 몸을 앞으로 살짝 구부린 다음 팔꿈치를 허벅지에 올리면 어머니가 따뜻한 인삼차를 건넸다. 아버지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차를 천천히 몸속으로 흘려넣으며 일상으로 되돌아왔다.
이런 아버지를 봤지만 저자는 의심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신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집에 발걸음하는 이들 중에는 독실한 신도들도 있었지만, 또 다른 많은 이는 욕망을 끝없이 내비쳤다. 이들의 욕망은 때로 아버지의 신성한 힘을 압도했다. 이 책이 신의 영역을 다루면서도 인간 세속으로부터 가장 큰 상처를 입은 한 남자와 그 딸에 관한 오랜 서사를 풀어놓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아버지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

아버지는 갑자기 신이 되었다. 아버지가 자신의 누나 집을 방문한 어느 날이었다. 조카딸이 아파 몸져누워 있었고 의사의 치료를 받았지만 소용없었다. 절망에 빠진 누나와 조카를 보더니 아버지는 갑자기 고대 민난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내 이름은 유하이遊海이고 스무 살이오. 그대의 동생은 내 주군이오. 린 씨 집안에 보은하고 싶소만 나도 아직 정식 신은 아니라서 말이오. 딸을 어서 마전궁에 데려가고 마왕야에게 유하이의 소개로 왔다고 하시오. 그대의 딸은 코에 종양이 있소. 마왕야에게 약을 지어달라고 해서 먹으면 금방 나을 것이오.”
유하이의 말대로 마전궁에 가서 약을 처방받았더니 이것을 먹고 조카딸은 씻은 듯이 나았다. 첫 빙의가 이렇게 찾아왔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자기 몸에 생긴 변화를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저 우연히 발생한 기이한 사건으로만 여겼다. 얼마 후 아버지의 친구가 법사를 만나러 가면서 아버지를 데려갔다. 아버지는 신을 믿지 않아 구경이나 하려고 따라갔건만 그곳에서 또다시 빙의되었다. 당시의 주신은 지부천세池府千歲였는데, 법사들이 아버지 몸에 붙은 성황신을 악령으로 오해해서 때리자 아버지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호통쳤다. “이 어리석은 법사들아, 너희가 나를 얼마나 아느냐? 너희가 이렇게 나를 억누르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줄 아느냐?”
유하이 성황신이 처음 찾아왔을 때 아버지는 그 신과 완벽히 통하지 못했다. 신의 계시는 언제나 갑작스레 내려와 젊은 아버지의 삶도 함께 화를 입었다. 게다가 당시 유하이는 저승의 일을 판단할 지지地旨만 가진 상태로 조상, 왕자, 혹은 상극살, 귀신 들림 등을 처리할 권한은 지녔던 반면, 인간 세상의 일을 판단하는 천지天旨는 없었다. 즉, 범인들의 운세, 운도, 사업, 감정, 수행 등에 개입할 권한이 아직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버지의 신성은 점점 강해졌다. 오부천세 다섯 신의 강림을 감지한다거나, 마더우 지역의 천상성모天上聖母를 집으로 초대해 주요 가신家神으로 삼게 되었다. 성모의 강림은 아버지의 인생을 온전하게 만들어 젊은 유하이가 천지를 받도록 도왔다.
천지를 받은 이후로 유하이의 신격은 완벽해졌다.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뭇 신들은 반드시 성황신을 통해 지시를 내렸다. 아버지는 신 앞에서 완강하게 벼텼지만, 유하이는 아버지에게 세상을 구하러 왔다며 ‘자네의 몸을 빌려주면 천문지리학을 가르쳐주겠노라’고 했다. 아버지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점점 받아들였고 결국은 자원해서 신 대신 인간 세상에서 행하는 사자가 되었다.
아버지가 입을 열어 말할 때면 음색은 여전히 그였지만 말투에 어떤 어조가 가미되어 옛날 가락처럼 들렸다. 목소리가 살짝 올라가고 단어마다 끝을 미세하게 늘어뜨려서 평소의 남부 억양은 자취를 감추고 고대 민난어를 말하는 순간, 그는 이미 인간이 아닌 신이었다.

신이 아닌 아버지 그리고 성과 속이 만날 때

저자는 원래 아버지에 관한 책을 낼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자신이 아버지에 관해 기록하는 순간 너무 많은 말을 쏟아낼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결국 “나는 최소 20년 이상 한여름의 울창한 숲속 유일한 별을 느껴왔다. 우리 아버지 말이다”라면서 아버지를 위해 이 책을 썼다. 그는 글을 통해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를 이해하고 또 자신에 대한 이해를 구한다.
독실한 아버지는 신의 후광을 벗으면 보통 사람들처럼 분주하고 고민 많은 존재가 되었다. 두 세계를 넘나드는 그는 평생 신뢰와 배신 사이를 돌고 돌았다. 마음이 몹시 약했고, 신에 빙의될 수 있으면서도 그것으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이득을 취하려 하지 않았다. 늘 측은지심이 일어 남들을 도왔다. 이런 성정을 감지한 사람들은 이를 볼모 삼아 돈을 빌려달라면서 찾아왔다. 아버지는 그들에게 기꺼이 돈을 내주거나 빚을 대신 갚아주기도 했다. 그것이 그에게 멍에가 되어 돌아올 줄은 알지 못한 채. 어느 날 사정이 좋지 않아 돈 부탁을 한번 거절했더니 인터넷에는 이런 글이 나돌았다. ‘내가 못 나갈 때는 냉담하고 잘나갈 때만 다정하다.’ ‘친척 간에는 서로 도와야 하지 않는가.’ 선의는 대개 상처로 되갚아졌고 아버지는 늘 후회를 반복했다.
저자는 자신이 신을 믿는지 안 믿는지 확신할 순 없지만, 아버지가 빙의되어 몇 시간 동안 신이 된다는 것은 믿는다. 그가 했던 모든 말을 사실로 믿는다. 그렇기에 아버지의 상처, 선함, 좌절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아버지에 관한 글을 쓸 때마다 운명의 고리를 한 번씩 자르는 느낌이었다. 계속 잘라나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도 굳건한 장벽이 되어야 했다.”
어떤 경험의 깊이와 고통은 영원히 묘사해낼 수 없지만, 시간과 문자 사이의 틈을 “신”이라고 생각했다. 글을 다 쓰고 나면 아버지와 자신 앞에 더 나은 삶이 기다리리라는 희망을 품으면서.
“신은 있는가? 이 질문에 관해 나는 항상 의문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물론 나는 신이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내가 신이 마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순간에 신은 대부분 없었다.”
물론 저자는 자신이 사는 도시에 항상 귀신(신)이 있다고 느꼈고, 이런 공포가 온몸 구석구석에 스미다가 산산이 흩어지곤 했다. 공포가 남기고 간 흔적과 무력한 감정을 숨기고 싶었지만 불가능했고, 그리하여 그 감정들은 이 책에서 활자화된다. 그렇다고 이것이 고통의 기록인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 글이 “아버지를 위한 콘서트”라고 말한다. 글 속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노래를 합주하며 서로를 대신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구매가격 : 11,800 원

그동안 나는 수고하셨습니다

도서정보 : 전혜성 | 2023-08-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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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라면 서러운 워커홀릭의
직장인 은퇴 선언, 백수생활 절찬 영업중!

“할 만큼 했습니다.
이쯤에서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마치려 합니다.
오늘부로 직장인, 은퇴하겠습니다.
그동안 나는 수고했습니다.”


“부장이 되는 순간, 직장생활은 끝났다”
사회생활 20년 경력의 베테랑 고경력자. 1만 시간의 법칙을 세 바퀴는 돌릴 수 있는 시간 동안 저자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했다. 완벽하고 꼼꼼한 성정 덕에 본부장의 자리에 오르고도 실무와 관리를 병행하는 열정적인 회사원이었다. 도시설계 엔지니어, 카피라이터, 광고 기획자, 매체 플래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웹서비스 기획자, 영국 유학생, 브랜드 마케팅 & 광고 캠페인 총괄 디렉터까지 20여 년 동안 총 여덟 개의 잡 타이틀을 가졌다. 탁월한 아이디어와 자신감 넘치는 자세로 승승장구했다. 정신없이 팽팽 돌아가던 일상이 부서 해체로 한순간에 붕괴되기 전까지는 그랬다. 원치 않았던 퇴사를 겪고 나니 오랜 경력은 마치 물 먹은 솜처럼 부담스러운 짐이 되어 재취업 앞에서 발목을 잡는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긋지긋하지만 재미와 보람도 있는 것이 일과 직장이라 얻은 것도 많았다.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내가 좋아하는 내 타이틀, 높은 연봉, 업무 능력, 멋진 동료, 괜찮은 오퍼를 받는 사회 속에서의 나. 자신감과 자존감, 당당함, 만족감과 같은 내 안의 나. 눈에 보이는 것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많은 것을 직장에서 얻었다. 칭찬과 부러움, 질투 같은 인정까지도. 그리고 전부 잃었다. _112쪽

“백수생활 절찬 영업중”
자괴감과 상실감, 허탈함과 배신감이 휩쓸고 간 자리에, 저자는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을 펼치며 백수예찬론을 설파한다. 월요병도 없고, 자신만의 리듬으로 하루를 보내는 여유가 가득한 삶. 물론 핸드폰을 두드리며 하루를 홀랑 보내기도 하고, 대낮에 시내를 유유자적 돌아다니며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저자는 너무 이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게 찾아온 잠깐의 공백기를 자신만의 시간으로 채워간다. 청춘과 노년에 대한 독특하고 기발한 감상과, 여자 후배들을 향한 인생 선배의 애틋한 위로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에세이의 매력 포인트다. 몸소 겪고 부딪힌 마흔 중반의 백수생활. 좌절하기 쉬운 타의적 퇴사 앞에서, 저자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기를, 자신을 돌보고 주변을 살피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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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똑같이 생명 존중

도서정보 : 인현진 글 / 윤병주 그림 | 2021-04-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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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진화하는 무서운 전염병

도서정보 : 이화영 글 / 임성훈 그림 | 2021-06-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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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는 줄이고 지구는 살리고 지구온난화와 탄소배출권

도서정보 : 스트로베리 글 / 문수민 그림 | 2021-06-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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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먹거리 X파일

도서정보 : 권동화 글 / 오정조 그림 | 2021-06-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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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 백은영 글 / 윤길준 그림 | 2021-06-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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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지구촌 국제 분쟁

도서정보 : 묘리 글 / 주형근 그림 | 2021-06-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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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알아보는 미래 유망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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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네? YES! 우리 동네? NO! 지역 이기주의 님비 현상

도서정보 : 노지영 글 / 오정민 그림 | 2021-06-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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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가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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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신비한 우리 몸속 탐험 키와 성장 호르몬은 무슨 관계일까?

도서정보 : 이여니 글 / 임성훈 그림 | 2021-06-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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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들썩 우르르 쾅! 우리를 위협하는 자연재해

도서정보 : 정영훈 글 / 김규준 그림 | 2021-06-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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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가을? 경계가 모호해지는 사계절

도서정보 : 조인경 글 / 조경봉 그림 | 2021-04-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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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과 바이러스 꼼짝마! 약과 백신

도서정보 : 백은영 글 / 허구 그림 | 2021-04-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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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파괴자? 외래 동식물

도서정보 : 서지원 글 / 성두현 그림 | 2021-04-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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콸콸콸 STOP! 우리나라도 위험해요 소중한 물

도서정보 : 남상욱 글 / 김수연 그림 | 2021-04-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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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쁨! 작아서 더 무서운 미세 먼지

도서정보 : 이화영 글 / 주형근 그림 | 2021-04-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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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위기에서 인류를 구할 미래 식량

도서정보 : 박열음 글 / 원정민 그림 | 2021-04-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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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지 않는 플라스틱! 지구와 인간을 병들게 하는 환경 호르몬

도서정보 : 김경우 글 / 윤길준 그림 | 2021-05-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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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똑같은 또 다른 나, 인간 복제

도서정보 : 김승태 글 / 김창희 그림 | 2021-05-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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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디지털 첨단 의료

도서정보 : 윤정 글 / 백용원 그림 | 2021-05-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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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보물을 찾아라! 지하자원과 희토류

도서정보 : 서지원 글 / 임성훈 그림 | 2021-05-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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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부터 우주 탐사까지, 미래는 드론 시대

도서정보 : 제성은 글 / 윤남선 그림 | 2021-05-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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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미지의 세계, 뇌

도서정보 : 서지원 글 / 이국현 그림 | 2021-05-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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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작아질까? 어디까지 발달할까? 나노 기술과 첨단 세계

도서정보 : 이상미 글 / 신성희 그림 | 2021-04-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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