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자책

눈부신 안부

도서정보 : 백수린 | 2023-06-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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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에 담길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
눈부시게 서툴렀던 시절에 바치는 백수린 첫 장편소설

발표하는 작품마다 흔들림 없는 기량을 보여주며 평단과 독자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소설가 백수린의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가 출간되었다. 2011년 데뷔한 이래 세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중편소설, 짧은 소설들과 산문을 발표하는 동안 조급해하지 않고 장편의 그릇에 담고 싶은 이야기를 기다린 그가 등단 12년 만에 펴내는 첫 장편소설인 만큼 이 작품의 탄생이 더욱 반갑고 귀하다. 『눈부신 안부』는 2021년 봄부터 2022년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이토록 아름다운’이라는 제목으로 절찬리에 연재되었다. 작가는 특유의 성실하고 꼼꼼한 소설쓰기로 연재와 개고에 임한 끝에 지극히 완성도 높고 아름다운 첫 장편을 자신의 이력에 추가하게 되었다.
백수린은 첫 소설집 『폴링 인 폴』에서 일찍이 “충실한 기본기”는 물론 “안정적인 보조와 감각으로 자기 세계를 부풀려가는 정통적인 스타일”(문학평론가 서영채)을 보여주었고, 두번째 소설집 『참담한 빛』을 통해 누군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안전한 껍질이 “더 깨진다고 하더라도 세계를 샅샅이 알고 싶다고 마음먹”(소설가 김연수)게 되는 순간을 포착하며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더욱 섬세하게 벼려냈다. 그리고 작가에게 2020 한국일보문학상을 안겨준 세번째 소설집 『여름의 빌라』로 “인생의 불가사의에 대해 가장 우아하게 말하는 법. 그런 걸 찾는다면 이 소설을 읽어야 한다”(시인 박연준)는 평을 받으며 삶의 불가해한 아름다움을 문장 위에서 구현하는 독보적인 감각을 드러내 보였다.
『눈부신 안부』는 백수린이 그간 이루어낸 이러한 성취가 집대성된 작품이다. 비극적 사건을 회피하려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인해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던 한 인물이 어른이 된 후 한층 품 넓은 시야로 서툴렀던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좇는다. 차분하게 쌓여가는 서사 속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진정한 치유와 성장에 도달하려는 한 인간의 미더운 움직임이 백수린의 다정한 문장으로 그려진다. 읽어나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아름다운 결이 지고, 나를 둘러싼 세계가 확장되는 근사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이 작품은 지금까지의 백수린 소설세계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타국에서 자신이 있을 곳을 홀로 마련해야 했던 한 아이를
다정히 보듬어준 파독간호사 여성들
그들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넓어진 시야로 유년을 바라보면서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보려는 진중한 발걸음

『눈부신 안부』의 책장을 펼치면 타인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성실히 거짓말을 해야 했던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그 소녀의 이름은 ‘이해미’. 1994년 도시가스 폭발 사고로 친언니를 한순간에 잃고 너무 일찍 인생의 비극성을 깨달아버린 아이다. 엄마와 아빠는 언니를 잃은 고통을 해미에게 감추지 못할 정도로 힘겨워하고, 여동생 ‘해나’는 아직 어려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듯 마냥 해맑아 보인다. 장녀가 된 해미는 선의의 거짓말로 엄마 아빠를 안심시키고 해나의 응석을 받아주며 혼자 슬픔을 삼켜낸다. 아빠와 별거하기로 결정한 엄마를 따라 해나와 함께 독일 G시로 이주하게 되었을 때도 해미는 가족들에게 속마음을 숨길 뿐이다.

살아 있는 게 내가 아니라 언니였다면 언니는 틀림없이 엄마 아빠를 기쁘게 해주었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면 참을 수 없이 괴로웠다. “좋아요.” 나는 한국에서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만큼이나 낯선 나라로 가는 것이 싫었지만, 엄마 아빠를 위해 그렇게만 말했다.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때로 체념이 필요했다.(본문 중에서)

G시에서도 해미는 낯선 환경에서 혼자서도 잘 적응하고 있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는 무혐의의 거짓말을 이어간다. 그런 해미의 고독과 불안을 가장 먼저 눈치채고 따뜻하게 손 내밀어준 사람은 해미의 친이모 ‘행자 이모’다. 행자 이모는 파독간호조무사가 되어 건너간 독일에 정착하여 ‘마리아 이모’와 ‘선자 이모’, 그 밖의 많은 파독 간호 여성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수많은 ‘이모’들의 보살핌 속에서 해미는 자신보다 앞서 타국에 자리잡기 위해 온 힘을 다했을 파독간호사들의 건강한 활력과 긍정성에 감화된다. 그 여성들이 가족과 국가를 위해 삶을 희생한 집합체가 아닌 개별 주체로서 내뿜는 고유한 개성과 매력을 접하며, 해미는 멈춰 있던 일상을 조금씩 재가동한다.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을 정도의 아름다움이지?”
나는 갑작스러운 말에 흠칫 놀라 선자 이모를 돌아다보았다. 선자 이모의 시선은 내가 아니라 흰빛이 너울대는 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 쪽을 향하고 있었다.
“내년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걸 볼 수 있을 테니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아름답지?”
언제나 표정이 적어 화난 것처럼 보이던 선자 이모의 얼굴에 드리워진 꽃그늘이 바람이 불 때마다 레이스처럼 어른거렸다. 마리아 이모가 우리를 웃기기 위해 일부러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취할 때마다 꽃물이 번지듯 환해지던 선자 이모의 얼굴.(본문 중에서)

마리아 이모의 딸 ‘레나’, 선자 이모의 아들 ‘한수’를 사귄 후 해미의 독일 생활은 더욱 찬란히 빛나기 시작한다. 한수가 해미와 레나에게 비밀스러운 부탁을 해오면서 세 아이의 우정은 한결 끈끈해지는데, 그 부탁이란 한수의 엄마인 선자 이모의 첫사랑을 함께 찾아달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첫사랑의 정체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선자 이모의 일기를 몰래 읽어나간다. 일기 속에는 선자 이모가 1973년 독일로 떠나온 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간직해온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흩어져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 첫사랑의 이니셜이 ‘K.H.’라는 사실뿐. K.H.를 찾기 위해 온갖 추리와 상상을 펼치며 친구들과 몰려다니는 동안, 해미는 점차 밝고 천진한 모습을 되찾아간다.

나는 도시를 조금씩 좋아하게 되었으며, 그곳이 내 자리라고 느끼기 시작했다. 마침내 우리 가족도 행복에 거의 가까워져 있는 것 같았다. 그건 언니가 떠오르면 죄책감이 느껴질 만큼의 행복이었다. 죄책감이 가슴을 쿡쿡 찌를 때마다 속으로 언니에게 말을 걸어야 했을 만큼의 행복. “언니, 사람의 마음엔 대체 무슨 힘이 있어서 결국엔 자꾸자꾸 나아지는 쪽으로 뻗어가?”(본문 중에서)

그러나 자신이 있을 곳을 드디어 마련했다는 따스한 안도감도 잠시, 한국에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 해미는 또 한번 커다란 상실을 겪은 채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해미는 여전히 유년의 비극에 붙들려 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타인과의 깊은 교류를 자제하며 지내던 해미는 어느 날 대학 동창이면서 미묘한 연애 감정을 주고받기도 했었던 ‘우재’와 우연히 재회한다. 그리고 해미의 마음을 열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우재로 인해 타인을 향한 해미의 감각이 다시금 깨어나기 시작한다. 해미는 다시 한번 선자 이모의 일기를 읽으며 K.H.를 찾아보기로 결심한다. 오랫동안 고스란히 묻어두었던 상처를 들추어 실패로 남겨두었던 지난 일들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우재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볼 수도 있으리라 믿으며.
이제, 거대한 슬픔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여렸던 어린 자신과 대면하기 위한 해미의 용기 있는 전진이 시작된다.


슬픔의 터널을 지나 쏟아지는 환한 빛처럼
긴 시차를 두고 도착한 애틋한 화해의 인사

『눈부신 안부』는 어린 시절 선자 이모의 첫사랑 K.H.를 찾으려 했던 해미가 그후 20여 년이 지나 다시 한번 K.H.를 찾아 나서는 과정이 서사의 굵직한 줄기를 이룬다. 이 두 번에 걸친 시도를 통해 해미는 자신이 그사이 훌쩍 성장했음을 느낀다. 어렸던 자신의 시선으로는 끝끝내 알아챌 수 없었을 K.H.에 관한 단서를 하나씩 찾아내면서, 해미는 자신을 좌절하게 만들었던 유년 시절의 한계가 당시로서는 필연적인 것이었음을 인정해나간다. 이처럼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넓어진 시야를 통해 과거를 용인함으로써 해미는 머지않아 과거가 될 현재의 자신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해미가 자기 자신과 화해하며 눈부신 도약을 이루는 과정을 지켜봐주는 타인들의 존재 또한 소중하다. 그들은 해미가 스스로를 고립시킨 내면세계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계속해서 해미의 안부를 묻는다. 인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타인에게 선뜻 손 내미는 이러한 행위가 때로 누군가의 삶을 구원하기도 한다고 소설은 말한다. 이 다정한 소설을 펴내며, 이제 백수린은 독자를 향해 손을 내민다. “이 책이 누구든 필요한 사람에게 잘 가닿아 눈부신 세상 쪽으로 한 걸음 나아갈 힘을 줄 수 있었으면”(백수린, ‘작가의 말’) 좋겠다고. 미처 눈치채지 못했을 뿐 어느새 당신에게도 소중한 이들에게 용기 내어 다가갈 힘이 차올랐을 거라고.
『눈부신 안부』에는 삶의 갖가지 비극으로 인해 멀어졌던 타인과의, 나아가 자기 자신과의 진심어린 화해라는 쉽지 않은 일을 해나가기로 다짐한 인물들의 발걸음이 그려져 있다. 그 진중한 발걸음에 실린 힘은 읽는 이에게로 고스란히 전달되어 더욱 상냥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어가려는 현실의 동력으로 전환된다. 허구의 세계로부터 창출된 실재하는 힘. 이것이야말로 소설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응원이 아닐까.




작가가 처음으로 긴 이야기를 쓰며 누구를 향해 몸을 기울이는지, 누구의 이름을 부르는지를 살피면 그 작가의 디딘 곳과 향하는 곳이 드러난다고 생각해왔다. 『눈부신 안부』를 통해 백수린 작가가 부른 이름들이 찬란했다. 외로움은 다른 투명한 감정들과 얼마나 닮고 닮지 않았는지, 거짓말과 이야기가 어디에서 엉키고 또 풀리는지, 백수린의 질문들에 소설을 읽은 사람들이 천천히 답장을 쓸 수 있다면 좋겠다. 이 아름답고 강렬한 발신의 책이, 착신과 회신으로 다음 이야기들을 탄생시킬 것이다. _정세랑(소설가)

소설을 끝까지 다 읽고 책을 덮기도 전에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었다. 어떤 소설은 끝나지 않고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소설이 그렇다. 읽는 동안 나는 인물들의 내면으로 저벅저벅 들어가고 있는 기분이었는데, 문득 아주 깊은 곳까지 들어와버렸음을 깨달았다. 백수린의 문장과 서사가 가진 힘이다.
어째서 이토록 부드럽고 단단한 힘이 있어서, 삶을 조금 더 살아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걸까. 어째서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만 같은 고통과 아픔, 슬픔을 간직하고서도 나아가보려는 용기를 갖게 만드는 걸까. 읽는 동안 나는 무수히 많은 사람이 지닌 무수히 많은 사랑을 만난 것 같다. 저마다의 삶의 반짝임을 만난 것 같다. 존재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충분하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정한 마음이 전하는 안부만으로도 가능해지는 삶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_안미옥(시인)

그즈음엔 주변에서 장편소설로 써보라며 해주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어떤 이야기에도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그 여름의 식탁에서 ‘파독간호사’에 대한 어떤 일화를 듣고 첫 장편소설을 마침내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나만 쓸 수 있는 이야기가 분명 있을 것 같다는 예감에 오랜만에 가슴이 뛰었다. 그날 내가 떠올렸던 이야기, 내가 쓰고 싶었고 쓸 수 있으리라고 믿었던 이야기와 실제로 완성된 이야기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지만, 첫 장편을 쓸 수 있으리라는 예감으로 벅차올랐던 그 마음만큼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_백수린, ‘작가의 말’에서

구매가격 : 11,200 원

솔드 아웃(SOLD OUT)

도서정보 : 제임스 리카즈 | 2023-04-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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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사슬(공급망)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반도체, 에너지, 배터리부터 선반 위 식료품까지 ‘솔드 아웃’되며 물가가 폭등하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냉철한 시장 분석과 경제 예측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끈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화폐전쟁》, 《신 대공황》 저자 제임스 리카즈는 이러한 공급사슬 문제와 다양한 리스크가 합쳐진 작금의 상황이 향후 경기 침체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제임스 리카즈의 신간 《솔드 아웃》은 최근 몇 년간 끊이지 않은 글로벌 공급 위기의 원인과 사례를 최초로 종합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거대한 공급사슬 위기에 도달했는지 탐구하고,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제안한다. 그는 공급사슬이 경제의 일부분이 아닌 경제 그 자체라고 말한다. 또한 인플레이션 이후 닥칠지 모를 경기 침체에 방어할 투자 포트폴리오 방향을 공유한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경계에서 국가와 개인이 취해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세계 경제는 지금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희망을 잃긴 이르다. 다가올 경기 침체에 대비해 무엇을 준비할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구매가격 : 15,400 원

2024 서강대 가는 길

도서정보 : 베리타스알파 | 2023-06-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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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2024 서강대 가는 길>은 교육전문신문 베리타스알파가 2024 대입을 겨냥해 발행한 별지특집을 eBook 형태로 가공한 것입니다. 2024 수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베리타스알파가 특집 대학으로 선정한 서강대는 수시 교과전형 지역균형과 논술(일반)의 수능최저를 완화해 수험생의 수능최저에 대한 부담을 낮춥니다.지역균형과 논술(일반)의 교과 반영방법에도 일부 변화가 있습니다. 지역균형을 예로 들면, 90%가 반영되는 학생부 반영 교과는 기존 국영수사과 5개 교과에서 전 과목으로 확대됩니다.로욜라국제대학도 신설되며 글로벌 인재 양성에 무게를 싣습니다. 글로벌한국학부 게페르트국제학부 글로벌융합학부 등 세 모집단위로 구성되어 전공과 교양수업 전과목을 영어로 운영합니다.베리타스알파 수시특집 eBook <2024 서강대 가는 길>은 요강을 뜯어보는 데 더해 학종/교과/논술 대비를 위한 조언, 입결도 함께 담아 수시 대비에 있어 가장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베리타스알파가 맥락을 살펴 한눈에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한 특징입니다.상위대학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베리타스알파의 2024 특집 시리즈가 수험생활과 학생지도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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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서울대 가는 길

도서정보 : 베리타스알파 | 2023-06-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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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2024 서울대 가는 길>은 교육전문신문 베리타스알파가 2024 대입을 겨냥해 발행한 별지특집을 eBook 형태로 가공한 것입니다. 2024 수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베리타스알파가 특집 대학으로 선정한 서울대는 올해 첨단융합학부를 신설해 정원내 218명을 모집합니다. 첨단융합학부는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지속가능기술 혁신신약 디지털헬스케어 융합데이터과학 5개 세부전공으로 나뉩니다. 서울대 모집정원 증원이 30여년 만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수시에서는 정원내 기균이 신설되는 전형변화도 있습니다. 자연계 수능응시영역 기준을 변경해 자연계열에 해당하는 유형2는 유형2-2로 세분화됩니다.베리타스알파 수시특집 eBook <2024 서울대 가는 길>은 요강을 뜯어보는 데 더해 학종 가이드북, 아로리 입학전형 안내 동영상, 면접 후기도 함께 담아 수시 대비에 있어 가장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베리타스알파가 맥락을 살펴 한눈에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한 특징입니다.상위대학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베리타스알파의 2024 특집 시리즈가 수험생활과 학생지도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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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화여대 가는 길

도서정보 : 베리타스알파 | 2023-06-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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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2024 이화여대 가는 길>은 교육전문신문 베리타스알파가 2024 대입을 겨냥해 발행한 별지특집을 eBook 형태로 가공한 것입니다. 2024 수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베리타스알파가 특집 대학으로 선정한 이화여대는 지능형반도체공학을 신설해 지난해 설립한 인공지능학과 데이터사이언스학과와 더불어 '3대 첨단 학과'를 완성했습니다. 신설 지능형반도체공학전공은 인공 지능시대를 선도할 전자정보 과학기술의 글로벌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합니다. 인공지능대학 소속 학과도 2개에서 4개로 확대 개편해 첨단인재 양성에 힘을 싣습니다. 기존 엘텍공과대학 소속이었던 소프트웨어학부의 컴퓨터공학전공 사이버공학전공을 인공지능대학 소속으로 이동하고 컴퓨터공학과 사이버보안학과로 학과명을 변경했습니다.전형 면에서는 논술전형의 전형방법을 간소화해 수험생 부담을 낮췄습니다. 교과 반영을 폐지하고 논술 100%로 일괄합산하는 변화입니다.베리타스알파 수시특집 eBook <2024 이화여대 가는 길>은 요강을 뜯어보는 데 더해 면접/논술 대비를 위한 조언, 입결도 함께 담아 수시 대비에 있어 가장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베리타스알파가 맥락을 살펴 한눈에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한 특징입니다.상위대학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베리타스알파의 2024 특집 시리즈가 수험생활과 학생지도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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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에서 울고 있는 아이들

도서정보 : 김지은 | 2023-06-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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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필요한 건 학대가 아니다!
사각지대에서 울고 있는 아이들이
더 이상 없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긴 책

우리 사회에는 매일 수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그중에서도 특히 아동학대사건은 접할 때마다 침통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학대의 내용은 날로 심각해지지만, 법과 제도는 피해아동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사각지대에서 울고 있는 아이가 더 이상 없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더불어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가 해야 할 노력을 담은 책이다.

1장에서는 ‘칠곡계모사건’, ‘정인이사건’ 등을 포함해 여러 아동학대사건을 사례로 들어 현대 우리나라의 아동학대의 현주소를 알려준다. 훈육과 학대는 엄연히 다름을 강조하며, 이에 따른 전 국민의 인식 개선이 필요함을 말한다. 2장에서는 저자의 개인 경험으로, 아동학대 피해자이자 가해자의 가족으로서의 심정을 담았다. 남의 일이라고만 치부했던 일이 저자에게 일어남으로써 생긴 변화들과 깨우친 경각심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3장에서는 상황에 따른 바른 훈육 방법에 대해 담았고, 4장에서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가정에 대해 한탄하며 학대가 의심되는 상황 속에서의 신고와 보호 조치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관리 부처가 통합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저자는 비극적인 사건들을 멈추기 위해서는 갈 길이 너무나도 멀지만, 그럼에도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접한 독자들이 사각지대에 울고 있는 아이가 있지는 않은지 주변의 소리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양육자 또는 교사들은 아이들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가져야 할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 이 책이 작은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구매가격 : 15,000 원

디 에센셜 한강(무선 보급판)

도서정보 : 한강 | 2023-06-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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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 에센셜 한강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단편소설, 시, 산문을 한 권으로 만난다!


한강 작가는 1993년 등단 후 30년 가까이 문학이 삶에 제기하는 근본적인 물음─인간은 어떻게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가, 세상은 왜 이토록 아름다우며 동시에 잔인한가, 상실과 고통 앞에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나─을 정면으로 마주한 작품을 다양한 장르로 써왔다. 소설과 시뿐만 아니라 어른을 위한 동화나 자신이 직접 만들고 부른 노래와 글을 함께 담은 산문집, 시와 소설이 어우러진 작품집 등을 꾸준히 펴냈다. 뿐만 아니라 미디어 아트를 통한 비주얼 퍼포먼스 작업도 이어가며 텍스트 밖으로 자신의 공간을 확장했다. 한국인 최초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했으며, 아시아 최초로 노르웨이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 참여 작가로 선정되는 등의 쾌거를 이루며 국경을 넘어 한국문학의 센세이션이자 상징인 이름이 된 그를 ‘디 에센셜 한국작가 편’의 첫번째 작가로 선보인다.

『디 에센셜 한강』에는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과 단편소설 「회복하는 인간」 「파란 돌」 두 편, 시 다섯 편, 산문 여덟 편이 담겨 있다. ‘상실의 고통을 안고 사는 이들이 마주한 한줄기 빛’이라는 한강 소설의 미학이 응축된 작품들이다. 한 권으로 만나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작가가 그려나가는 문학 지도를 더 잘 들여다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예전의 나는 나와 같은 사람이기보다 닮은 사람(들)이다. 교정지를 읽는 동안 그 사람(들)과 묵묵히 함께 있는 것 같았다. 사주에 역마가 들어서인지 무던히도 여러 곳을 옮겨다니며 살아왔는데, 오직 쓰기만을 떠나지 않았고 어쩌면 그게 내 유일한 집이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_『디 에센셜 한강』 ‘작가의 말’에서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

희랍어 강의 수강생과 강사로 만난 여자와 남자 사이에는 침묵과 어스름이 놓여 있다. 말言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침묵과 눈眼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빛이 만나는 찰나의 이야기. 소멸하는 삶 속에서 서로를 단 한 순간 마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되고 단단한 언어인 희랍어처럼, 고르고 또 고른 절제된 단어들로 세계를 보고 느끼고 표현하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존재하던 것들, 영원과도 같은 어떤 찰나들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장면을 목격한다.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희망의 본령이 무엇인지를, 더불어 언어와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끈질기게 사유하는 한강 작가 작품세계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어리석음이 그 시절을 파괴하며 자신 역시 파괴되었으므로, 이제 나는 알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정말 함께 살게 되었다면, 내 눈이 멀게 된 뒤 당신의 목소리는 필요하지 않았을 겁니다. 보이는 세계가 서서히 썰물처럼 밀려가 사라지는 동안, 우리의 침묵 역시 서서히 온전해졌을 겁니다.

_『희랍어 시간』,



•단편소설 「회복하는 인간」 「파란 돌」

‘인간은 어떻게 회복되는 존재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작가의 숙고가 스민 두 편의 단편소설. 육체와 정신의 상처와 그 회복의 과정을 통해 죽음에서 삶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상처에 새살이 차오르듯 “시간만 지나면 낫는대. 누구나 다 낫는대”라고 서로를 위로하면서, 시간 밖의 또다른 시간을 그리면서 그들은 천천히, 온몸으로 삶을 향해 간다.



당신은 모른다.

목이 말라서 눈을 뜬 차가운 새벽, 기억할 수 없는 꿈 때문에 흠뻑 젖은 눈두덩을 세면대 위의 거울 속으로 들여다보리라는 것을 모른다. 얼굴에 찬물을 끼얹는 당신의 손이 거푸 떨리리라는 것을 모른다. 한 번도 입 밖으로 뱉어보지 않은 말들이 뜨거운 꼬챙이처럼 목구멍을 찌르리라는 것을 모른다. 나도 앞이 보이지 않아. 항상 앞이 보이지 않았어. 버텼을 뿐이야. 잠시라도 애쓰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그저 애써서 버텼을 뿐이야.

_「회복하는 인간」,



어쩌면 시간이란 흐르는 게 아닌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그때 함께 찾아옵니다. 그러니까, 그 시간으로 돌아가면 그 시간의 당신과 내가 빗소리를 듣고 있다구요. 당신은 어디로도 간 게 아니라구요. 사라지지도, 떠나지도 않았다구요. 언젠가부터, 당신과 동갑인 남자를 만날 때마다 세월이 변화시켰을 당신의 얼굴을 막막하게 그려보던 버릇을 버린 것은 그 때문입니다.

_「파란 돌」,



•시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외 4편

1993년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가 실리고 이듬해 서울신문에 단편이 당선되어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한 한강 작가는, 소설을 쓰는 틈틈이 시 또한 쓰고 발표했다. 2013년 첫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출간하였고, 이 가운데 다섯 편을 골라 이번 『디 에센셜 한강』에 실었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새벽에 들은 노래」 「심장이라는 사물」 「마크 로스코와 나─2월의 죽음」 「해부극장 2」가 그것으로, 제목을 일별하는 것만으로도 시의 정조가 느껴진다. 고독과 슬픔, 삶과 죽음, 어스름이 짙어지는 시간, 그리고 그사이 드러나는 환희의 순간까지, 작가 내면에서 치열하게 벌어지던 영혼의 싸움이 정제된 언어로 잔잔히 빛난다.



•산문 「종이 피아노」 외 7편

유년의 기억부터 그리운 사람과의 추억, 글쓰기의 의미까지, 여덟 편의 산문에는 한강 작가의 나직한 음성이 스며 있다. 1980년 광주에 대한 기억과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던 시기의 일화가 담긴 「여름의 소년들에게」와 노르웨이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쓴 「백 년 동안의 기도」를 비롯해 최근작 『작별하지 않는다』 출간 후의 소회를 담은 「출간 후에」 등 작가의 내밀한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구매가격 : 11,900 원

모두가 첫날처럼(문학동네시인선191)

도서정보 : 김용택 | 2023-05-3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사랑하게 될까”

허리를 숙이는 일, 몸을 낮추는 일, 겸허해지는 일…
시력(詩歷) 41년, 김용택 시인이 온 생을 다해 골몰해온 일에 대하여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안의 보편적 삶의 모습을 절제된 언어와 서정적 인식으로 담아 오랜 시간 독자의 삶을 다정히 어루만져온 김용택 시인. 그의 열네번째 시집 『모두가 첫날처럼』이 문학동네시인선 191번째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한국문학의 기념비적 성과를 이루었다 평가받는 첫 시집 『섬진강』 이후 ‘섬진강 시인’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한국 서정시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리한 지 올해로 41년, 짧지 않은 시력(詩歷)은 열네 권의 시집과 더불어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콩, 너는 죽었다』 등의 동시집과 8권으로 이루어진 산문집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촌철살인의 시 감상평을 담아 시의 장르적 문턱을 낮춘 『시가 내게로 왔다』, 필사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등 시를 ‘쓰는’ 사람이자 시를 ‘살고’ 또 ‘알리는’ 사람으로 살아온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목록들로 촘촘히 채워져 있다.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는 고희를 훌쩍 넘긴 시인의 삶에 대한, 앎에 대한 통찰을 한층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다. 깊어진다는 것은 진실하고 소박하고 소탈해진다는 것과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혼잣말 같기도, 편지 같기도, 때로 기도 같기도 한 55편의 시편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시를 기다리지 않는다
봄비 걱정을 하고
이웃집 근심도 같이 나누면서
밭을 고르는 선량한 농부 곁에
서 있다 간다
그가 허리를 펴고 서서
시는 잘 써지냐고 내게
묻는다
그렇게 잠깐 서서
비의 기별을 기다리며
쉬시라고
하였다
_‘시인의 말’ 전문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사람들은 왜 모를까」, 1998년 소월시문학상 수상작)이라 쓰며 인간사의 부박함을 잘 비추던 때로부터 “나무야/ 봄은 오고 있다/ 너를 올려다본다/ 내 나이 일흔여섯이다/ 이제 생각하니/ 나는 작고 못났다/ 그런데다가/ 성질도 못됐다/ 나무야/ 근데 내가 인자/ 어찌하면 좋을까”(「나무에게」)라고 쓴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인은 숭고한 자연 앞 작은 존재로서의 인간과 그 짧은 한 생을 그리는 데 천착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절절히 느끼게 되는 겸허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쑥불쑥 솟는 여러 번민들이 곳곳에 스민 이번 시집은 결국 우리가 삶에 대해, 세계에 대해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며, 거기서부터 삶은 진정으로 시작되리라 예감하게 한다.

“아는 일로 기울어질 때 관조(觀照)는 재확인으로 싱겁게 끝나지만, 모르는 일로 방향을 틀면 관조는 빛나는 발견으로 이어진다. 시인은 안다고 생각했으나 몰랐던 장면, 알아서 모르는 척했던 풍경, 알 듯 모를 듯한 수수께끼를 사방에서 줍고 다닌다. 줍는 일은 허리를 숙이는 일, 몸을 낮추는 일, 겸허해지는 일이다. 그의 시편에 깨달음 뒤에 찾아오는 물음과, 물음이 물고 오는 깨달음이 가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물음과 깨달음이 반복되는 삶은 한시도 지루할 새가 없다.”
_오은 시인, 발문 「나—비(非)의 순리 잡기」에서

‘모른다’로 가득찬 겸허한 자세의 삶은 새로운 발견과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몸을 낮추어 “어느 날도/ 오늘 같은 날이 없다는 것을”(「어느 날도 오 늘 같은 날은 없다」) 깨달을 수 있다면, ‘모두가 첫날처럼’ 이 삶을 마주할 수 있다면, “언제 보아도// 완성되어 있고// 언제 보아도 다르”며 “경계가 없어서// 자기에게 오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여 새로운 정부를 세”우는 나무와 같이 살 수 있으리라. 그렇게 “바람의, 눈송이들의, 새들의// 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새들의 시」)
수십 번 반복된 사계와 수만 번 찾아온 하루를 ‘모두가 첫날처럼’ 새로이 마주하는 일. 어쩌면 그것은 능력이고, 노력과 훈련을 거듭하며 계발되기도 하는 재능이다. 그 훈련의 첫 단계는 “허리를 숙이는 일, 몸을 낮추는 일, 겸허해지는 일” 삼요소로 이루어진바, 민달팽이가 길을 건너는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살피고 곧이어 그것이 “그들의 오랜 역사를 내가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내 생각대로 말”한 것이라 부연하는 것(「슬픈 역사」), 누군가의 발길에 무람없이 밟히고 말았을지 모를 구체적이고 생생한 풍경을 “어린 쑥들이 마른 풀밭 잔돌 곁에서 돋아”나고 “서리가 녹아 돌도 쑥도 젖”었다 씀으로써 시에 담아 보존하는 것(「등이 따뜻해질 때까지」), “산을 넘어온 달이 강을 건너 마을로 오”는 매일의 반복을 “시의 길”로 받아들이는 것(「달이 다니는 길」)은 고행의 결과나 득도의 경지가 아니기에 더욱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느릿한 민달팽이부터 뜨고 지는 달까지, 이 시집 한 권이 관통하는 존재들의 거리감은 이렇듯 시인의 맑은 감각과 목소리로 개별성을 확보하고 아름답게 확장된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멀리 갔다는 것을 깨달을 때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되돌아 마을로 옵니다
마을로 돌아올 때 나는
뉘우칩니다
우리는 이렇게 살다 죽고 오랜 세월이 흐르고
그때도 새들은 날고 나뭇가지들은 바람에 흔들릴 텐데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뒤돌아보며 슬퍼하지요
슬픔으로 아름다움을 설명할 수 있는 별들의 표정을 나는 알아요
한숨을 땅에 묻으면 새싹이 돋아나는 아픔이 인생이라는 것을 압니다
_「슬픔으로 아름다움을 설명할 수 있는 별들의 표정을 나는 알아요」에서

삶의 유한함과 어쩔 수 없는 무상함은 슬픔과 후회를 가져온다. 덧없는 세상에서 덧없이 살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시인은 “슬픔으로 아름다움을 설명할 수 있”길 바란다. “새싹이 돋아나는” 데 아픔이 있고 그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라 권한다. 그때 비로소 차오를 온기, ‘모두가 첫날처럼’이라는 불가능한 소망을 간절히 붙든 시인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그 온기일 것이다.

구매가격 : 8,400 원

매트릭스

도서정보 : 로런 그로프 | 2023-05-3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운명과 분노』의 작가 로런 그로프 신작

조이스 캐럴 오츠 상 수상 |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
버락 오바마,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 등 선정 올해의 책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장편소설 『운명과 분노』(2015)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거머쥔 소설가 로런 그로프가 단편집 『플로리다』(2018) 이후 삼 년 만에 새로운 장편소설 『매트릭스』를 펴냈다. 프랑스어로 시를 쓴 최초의 여성으로 알려진 12세기 실존 인물 마리 드 프랑스의 생애를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해 탁월하게 재구성한 이 작품은 작가 특유의 시적이고 지적인 문체와 독창적인 세계관, 물 흐르듯 우아하면서도 몰입도 높은 서사를 어김없이 보여주며 “산문의 거장”이자 “동시대 가장 뛰어난 미국 작가 중 한 명”이라는 타이틀을 공고히한다. 『매트릭스』는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운명과 분노』에 이어 두번째로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2021)에 올랐으며 조이스 캐럴 오츠 상(2022)을 수상했고,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 <파이낸셜 타임스> <에스콰이어> <마리 클레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NPR 등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전작인 『아르카디아』(2012)가 1970년대 히피 대안 공동체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매트릭스』는 거의 천 년에 가까운 세월을 거슬러올라가 십자군전쟁이 한창이던 중세의 혼란기 한복판으로, 그곳에 자리한 혁명적인 여성 공동체의 중심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가난한 잉글랜드 수녀원의 부원장으로 임명된 열일곱 살짜리 왕가의 사생아 마리가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이 소외된 공동체를 부강한 불가침의 성역이자 오직 여성들만을 위한 유토피아로 바꾸어놓는 치열한 과정이 생생한 필치로 유려하게 펼쳐진다. 로런 그로프는 남성들만의 역사를 걷어내고 그 아래에서 번득이는 여성들의 지성과 비전을, 다채롭게 빛나는 우정과 사랑과 다정을 전면에 내세운다. 작가의 섬세하고 정밀한 언어 감각은 중세 수녀원이라는 공간과 그 안에 살아 숨쉬는 인물들은 물론이고 창문으로 들이치는 바람의 촉감까지 마법처럼 구현해내며 “팔백여 년 전의 중세에 동참한 듯한 긴박한 현장감으로 질식할”(구병모) 것 같은 느낌을 안기는 동시에, 남다른 기지와 지혜와 강인함으로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는 한 여성의 영웅적 삶을 조명하며 “오직 남성 중심으로 기록되어온 서사시의 새로운 원형에 도달한다”.(천희란)


존재 자체가 혁명인 여성, 마리 드 프랑스
그가 일군 공동체의 웅장한 일대기이자
오직 여성의 언어로 쓰인 서사시의 새로운 원형

1158년, 열일곱 살의 마리는 흩뿌리는 찬비 속에서 추위에 떨며 홀로 잉글랜드의 어느 왕립수녀원에 도착한다. 굶주린 스물 남짓의 수녀들이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이 누추한 회색빛 공간은 왕가의 핏줄이지만 강간으로 잉태된 사생아라는 신분과 건장하고 ‘여성스럽지’ 않은 외모 탓에 평범한 귀부인의 삶을 누릴 수 없는 마리에게 주어진 감옥이자 유배지다. 이 우울한 수녀원처럼 그녀의 남은 인생도 온통 회색빛일 거라고, 절망 속에서 마리는 생각한다. 게다가 마리를 이곳으로 내쫓은 사람이 그녀가 가장 경애하는 빛나는 여인, 왕비 알리에노르라는 사실이 마리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평생 한 번도 종교적인 믿음이나 신앙심을 가져본 적 없는, 남성의 갈빗대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여성을 열등한 성별로 취급하는 종교에 의문과 반감만을 가지고 있던 마리에게 수녀원은 너무나도 낯설고 척박한 곳이다. 물론 난데없이 왕비가 보낸 이 거대한 체격의 어린 신임 부수녀원장을 보는 수녀들의 시선 또한 곱지 않다. 캄캄한 새벽부터 깨어나 어디에도 가닿지 않는 듯한 기도를 올려야 하는 고된 일과 속에서 마리는 다시 밝고 따뜻한 왕궁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운다. 왕비에게 바치는 진심어린 사랑의 시를 지어서 마음을 돌려보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왕비에게서는 매번 침묵만이 되돌아올 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수녀원을 떠날 수 있다는 희망은 점차 희미해진다. 그러나 희망이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각오가 차오르기 시작한다. 이 비참한 곳에서 주어진 삶을 최고로 살아내리라는 각오, 자신을 쫓아낸 자들이 스스로 한 일을 후회하도록, 언젠가 자신의 위엄을 보고 경외감을 느끼도록 만들겠다는 각오가. 그렇게 마리는 수녀원을 개혁하는 거대하고 장기적인 계획에 돌입한다. 겸손을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수녀들에게 각자 가장 못하는 일을 시키던 관행을 능력과 강점에 따라 배분하도록 고치고, 엉망인 회계장부를 정리하고, 직접 소작농들을 찾아가 위협하며 밀린 소작료를 걷는다. 처음에는 마리의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파격적인 방침에 거부감을 느끼던 수녀들도 점차 수녀원의 운영이 체계화되고 생활이 풍족해지는 것을 보며 마리의 능력을 인정하고 따르기 시작한다.

“이곳에서는 마리의 권위 말고는 누구의 권위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수녀원이 늘 존재해온 이 땅에 계속 살겠지만, 그녀의 딸들은 세상과 멀리 떨어져 미로에 둘러싸인 채로 안전할 것이다. 그들은 그들끼리만 오롯이 지내며 자급자족할 것이다. 여자들의 섬이 되는 것이다. ” _본문 중에서

어느덧 기도와 노동으로 점철된 삼십 년의 시간이 흘러 마리가 수녀원장이 되었을 때, 수녀원은 백 명에 가까운 수녀와 수십 명의 하인과 수많은 농노를 거느린 번영한 곳이 되어 있다. 그러나 마리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이따금 들이치는 바깥세상의 위협, 전쟁과 남자들의 위협으로부터 더욱 안전한 보금자리를 만들 방법을 고민하던 마리에게 동정 마리아의 첫번째 환시가 찾아온다. 사랑의 빛이 반짝이는 마리아의 얼굴과 함께 흩날리는 장미 꽃잎으로 된 미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마리는 그것이 수녀원 주변에 미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임을 이해한다. 그들의 성스러운 집이 외부인은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요새, 온전한 여자들만의 세계가 되도록. 그리하여 마리의 지도 아래 거대한 창조의 프로젝트가 개시된다.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 여성들의 손에 의해 지상에 두번째 에덴동산이 형태를 갖추어나가기 시작한다.


역사 속에 묻힌 중세의 시인에서
과거의 땅에 미래를 건설한 위대한 여성 지도자로

이 소설에 영감을 준 실존 인물 마리 드 프랑스에 관한 역사적인 기록은 사실상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12세기 잉글랜드 헨리 2세의 왕궁을 드나들며 유명한 로맨스 서사시와 우화집 등을 남긴 뛰어난 여성 시인이라는 것 정도가 전부다. 그러나 로런 그로프는 대학에서 마리 드 프랑스의 작품을 번역하는 수업을 듣다가 까마득한 시간의 베일 속에 묻힌 이 인물에게 완전히 매료되었다. 그후 이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로프의 머릿속을 떠날 줄 모르던 중세의 시인은 21세기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점점 구체화되어, 과거의 땅에 미래를 건설한 강력하고 뛰어난 여성 지도자로 현재 속에 재탄생했다. “여성으로서 자율권을 잃어가는 이 나라에서 권력에 대해, 자율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인물을 만들어낼 필요성”을 느꼈다는 작가의 말처럼 마리의 삶은 사실적으로 구현된 중세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도 놀라울 만큼 시의적인 이야기로 다가온다.

“몸으로 하는 일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잘못된 것은 없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자기를 낮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그녀는 한 번도 납득된 적이 없었다. 신도 당연히, 당신이 모든 일을 좋게 해냈으니, 모든 일이 좋게 되기를 바랄 것이다.” _본문 중에서

로런 그로프가 형상화한 『매트릭스』 속 마리 드 프랑스는 외모부터 성격, 그리고 종교를 대하는 태도까지 당시 여성들에게 기대하거나 강요했던 전형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다. 마리는 신을 섬기는 순종적인 성직자가 아니라 신의 이름으로 자신과 수녀들의 안전과 이익을 쟁취해내는 투쟁가이자 정치가다. 마리에게 이따금 찾아오는 성스러운 종교적 환시(vision)는 뛰어난 지도자에게 찾아오는 혁신적인 ‘비전’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리는 수녀원에 평생을 바쳤으나 그 행위는 그저 희생적인 고행이나 봉사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성취이자 보람이다. 작가는 성애적인 욕구를 포함해 육체적이고 세속적인 기쁨을 수녀원의 성스러운 여인들에게 허락한다. 육신을 가진 지상의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긍정한다. 마리의 야망을 통해 수녀원이 부강해졌듯 수녀들의 영혼은 각자의 성취와 육체적 기쁨을 통해 비옥해진다.

구매가격 : 11,200 원

각각의 계절

도서정보 : 권여선 | 2023-05-2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한끗이 만들어내는 차이,
한국문학의 대표 작가 권여선 신작 소설집

2021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기억의 왈츠」,
2020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실버들 천만사」,
2019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하늘 높이 아름답게」 수록

유려하고도 엄정한 문장의 아름다움을 일깨우며 한국문학이 신뢰하는 이름이 된 작가 권여선이 삼 년 만에 신작 소설집 『각각의 계절』을 펴낸다. 술과 인생이 결합할 때 터져나오는 애틋한 삶의 목소리를 담아낸 『안녕 주정뱅이』(창비, 2016), 에두르지 않는 정공법으로 현실을 촘촘하게 새긴 『아직 멀었다는 말』(문학동네, 2020) 이후 일곱번째 소설집으로, 책으로 묶이기 전부터 호평받은 일곱 편의 작품이 봄날의 종합 선물 세트처럼 한데 모였다. 1996년에 등단해 사반세기가 넘는 시간을 글쓰기에 매진하며 많은 사람의 인생작으로 남은 작품들을 선보여온 권여선은 이번 소설집에서 기억, 감정, 관계의 중핵으로 파고들며 한 시절을, 한 인물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그 직시의 과정을 거쳐 드러나는 삶의 모습은 결코 화사하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과정이 우리로 하여금 풍성하고 생동적인 삶을 욕망하는 곳으로 향하게 하리라는 것이다.


“나는 원래 생겨먹은 데서 얼마나 많이 바뀌었을까.”

무엇을 기억하는가, 어떻게 기억하는가, 왜 기억하는가
우리가 왜 지금의 우리가 되었는지에 대한
권여선의 깊고 집요한 물음

기억의 속수무책, 감정의 속수무책, 관계의 속수무책
우리를 단번에 무장해제시키는 권여선의 계절 소설

소설집의 제목인 ‘각각의 계절’은 「하늘 높이 아름답게」의 “각각의 계절을 나려면 각각의 힘이 들지요”(114쪽)라는 문장에서 비롯되었다. 「하늘 높이 아름답게」는 일흔두 살에 병으로 죽은 ‘마리아’를 회상하는 성당 신도들의 모습을 차례로 보여주며 마리아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재구성한다. 신도들은 각자가 기억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앞다투어 이야기하며 마리아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지만, 그 시선에는 마리아를 자신들보다 아래에 놓는 은근한 배타성이 담겨 있다. ‘베르타’ 또한 “참 고귀하지를 않구나, 이 사람들은”(91쪽) 하고 생각하며 그들의 위선을 예민하게 느낀다. 그렇다면 의문은 “자신이 왜 이들과 계속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가 하는 것”(91쪽). 그에 대한 답변이 소설 마지막에 인상적으로 그려져 있다. 베르타는 마리아가 죽기 전 그녀와 함께 동행했다가 어떤 여자의 양산에 눈가가 찔리고 주저앉는데, 황급히 자신에게 다가와 눈가를 살피려는 마리아에게서 구취를 맡고 그녀를 밀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 장면을 떠올린 베르타는 자신이 왜 “그들과 계속 만남을 이어왔는지가 분명히 이해되”(114쪽)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전혀 고귀하지를 않구나 우리는……”(같은 쪽) 하지만 ‘고귀함’은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는 그 가차없고 엄격한 눈으로 자기 자신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것에서부터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마리아는 성당 신도들이 퍼즐을 맞추듯 조각조각 이어붙여 완성된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드러날 것이다.
새로운 계절에는 그 계절에 맞는 새로운 힘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읽히는 소설집의 제목은 계절뿐만 아니라 인물들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다. 특히 다른 어떤 관계보다 질기고 단단하게 엮여 있는 모녀를 ‘각각의 계절’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실버들 천만사」의 ‘반희’는 코로나19로 일하던 체육관이 휴관에 들어간 어느 날 딸 ‘채운’에게서 전화를 받는다. 가까운 곳으로 함께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자고. 이혼을 한 후 채운과 따로 살고 있는 반희는 그 제안에 다소 놀란다. 반희는 “채운이 자신을 닮는 게 싫”어서, “둘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닮음의 실이 이어져 있다면 그게 몇천 몇만 가닥이든 끊어내고 싶”(50쪽)어서, 채운과 자신을 끈끈한 모녀 관계로 묶기보다 고유한 개인으로 지켜주고 싶어서 딸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내왔기 때문이다. 망설이는 반희에게 채운은 “갑자기 말이 빨라”지면서 “강원도 깊은 산골에 자기가 아는 펜션이 있다고, 차 몰고 갔다 차 몰고 오면 된다고, 거기서는 밥도 해먹을 수 있어서 밖에 나갈 일이 없다고, 거기 꼭꼭 숨어서 아무도 안 만나고 그 근처만 산책하고 그렇게 딱 하루만 지내다 오면 괜찮지 않겠느냐며”(49~50쪽), 마치 반희가 거절하리라는 걸 예상하기라도 한 듯 말을 쏟아낸다. 그렇게 두 사람은 처음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고, 서로를 엄마나 딸이 아니라 ‘반희씨’와 ‘채운씨’라고 부르기로 한다. 가정 내 역할이 아닌 한 개인으로 서로를 지켜주려는 이 행동은 여행의 산뜻한 시작을 알리는 듯 보인다. 그러나 두 사람은 여행을 통해 그것이 어쩌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일 수 있다는 것을 한순간 깨닫게 된다. 반희에게 있어 채운은 자꾸 살피고 점검해야 하는 딸이기만 한 것이 아니고, 채운에게 있어 반희 또한 어린 시절 자신을 두고 떠난 엄마이기만 한 것이 아닌 것이다.

반희는 담배를 끄고 두 손을 맞잡았다. 바람이 휙 지나가면서 진한 흙내와 풀 향이 스쳤다. 사랑해서 얻는 게 악몽이라면, 차라리 악몽을 꾸자고 반희는 생각했다. 내 딸이 꾸는 악몽을 같이 꾸자. 우리 모녀 사이에 수천수만 가닥의 실이 이어져 있다면 그걸 밧줄로 꼬아 서로를 더 단단히 붙들어 매자. 함께 말라비틀어지고 질겨지고 섬뜩해지자. 뇌를 젤리화하고 마음에 전족을 하고 기형의 꿈을 꾸자.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생각들이 밑도 끝도 없이 샘솟았고 반희는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나기라도 한 듯 가슴이 뛰었다.(79쪽)

서로를 이어주는 수천수만 가닥의 실을 끊는 것이 아니라 밧줄로 꼬아 더 단단하게 연결하기. 뜻밖이면서 자연스러운 이 전환은 계절의 변화를 닮아 있는 듯하다. 계절이 달라지면 필요한 힘도 달라지듯이 두 사람은 이제 그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비로소 자신들 앞에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계절이 펼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가 시간의 연결된 흐름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고 구분함으로써 현재의 계절을 마무리하고 다음 계절로 넘어가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권여선이 우리에게 건네는 건 지금 필요한 새로운 계절, 그러니깐 ‘각각의 계절’인 듯하다.

구매가격 : 10,500 원

왜 쓰는가

도서정보 : 필립 로스 | 2023-05-2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방에서 혼자 글을 쓰는 것이 내 삶의 거의 전부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파티를 즐기듯이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즐깁니다.”

우리 시대의 거장, 문학의 화신化身
필립 로스를 평생토록 사로잡아온 질문

나는 필립 로스의 솔직함을 사랑한다. 문학에 있어서 그는 나의 영웅이다.
_살만 루슈디(소설가)

모두가 필립 로스가 되길 원했지만, 그 누구도 근접조차 하지 못했다.
_인디펜던트

여기 내가 있다. 소설이라는 변장과 꾸밈과 책략에서 나와 여기에 있다. 여기 내가 있다. 날랜 손재주를 빼앗기고 그간 내가 소설 작가로서 누린 상상의 자유를 부여하던 그 모든 가면을 벗어버리고 여기에 있다.
_본문 중에서

2018년 5월 22일 타계한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 문학동네에서 2023년 5월 22일 그의 5주기를 맞이해 그가 평생에 걸쳐 치열하게 써온 산문을 집대성한 『왜 쓰는가』를 펴낸다. 『에브리맨』 『미국의 목가』 등의 작품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필립 로스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퓰리처상, 펜/포크너상, 펜/나보코프 상, 펜/솔벨로 상, 전미도서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미국 예술문학아카데미 골드 메달, 코망되르 레지옹 도뇌르 훈장 등 미국인이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미국문학의 고전을 펴내는 비영리출판사 ‘라이브러리 오브 아메리카’에서 생존 작가로서 세번째로 완전 결정판을 출간한 작가이기도 하다. “현대 미국문학에는 필립 로스가 있다. 그리고 그다음에 나머지 작가들이 있다”(시카고 트리뷴)라는 논평처럼 현대 작가로서 가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문학적 성취에 도달했다고도 할 수 있는 필립 로스는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첫 소설집 『굿바이, 콜럼버스』 이후 세상을 떠나기 몇 해 전까지 서른 권이 넘는 소설을 집필하고 “방에서 혼자 글을 쓰는 것이 거의 내 삶의 전부”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그야말로 문학의 화신이라 할 수 있다.
『왜 쓰는가』는 그런 그가 1960년부터 2014년까지 쓴 창작론, 문학론, 서평, 인터뷰, 대담, 연설문 등을 총망라한 책이다. 다채로운 형식을 띠고 있지만 이 책에 실린 글은 결국 필립 로스가 평생 동안 몰두해온 주제, 도대체 ‘왜 쓰는가’에 대한 집요한 대답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이란 무엇인가, 세계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함유하는 문학이란 무엇인가? 필립 로스는 85세의 나이로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그것을 고민해왔고, 그 고민의 과정과 결과가 한데 담긴 책이 바로 『왜 쓰는가』이다. 가히 전투적이라 할 정도로 처절하게 문학적 삶을 살아낸 그에게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왜 쓰는가』는 21세기에 여전히 읽거나 쓰며, 문학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지평과 함께 커다란 문학적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예술은 인생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고독도 인생이고, 명상도 인생이고, 허세도 인생이고, 불평도 인생이고, 사색도 인생이고, 언어도 인생이지요. 문장을 더 낫게 고치는 일을 하는 것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보다 못한 인생인가요? 『등대로』를 읽는 것은 소젖을 짜거나 수류탄을 던지는 것보다 못한 인생인가요? 문학적 소명에 따른 고립—단지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 방에 혼자 앉아 있는다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의미를 포함하는 고립—은 밖에 나가 야단법석 속에서 감각을 축적하거나 다국적 기업을 다니는 것만큼이나 인생과 큰 관련이 있습니다.
_본문 중에서


온 생이 문학 그 자체였던 필립 로스
그가 남긴 문학에 대한, 삶에 대한, 인간에 대한 불멸의 산문들

1부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읽으며’는 글쓰기라는 행위와 문학이라는 서사예술에 대한 산문들이 주를 이룬다. 일종의 창작론, 또는 문학론이라고 할 수 있는 글들이다. 거기에 유대계 미국인인 필립 로스는 자신을 구성하는 정체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저항하며 문학 본질을 향해 나아가는 방향을 모색한다. 유대인으로서의 글쓰기, 미국인으로서의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한 뒤 그는 자신의 소설 세계를 확장하기 위한 하나의 창작 방법론인 ‘무언가가 되기’에 대해 언급한다. 그가 자신의 수많은 작품들에서 그의 얼터 에고가 되어준 소설 속 인물 네이선 주커먼으로 변신하는 순간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소설 쓰기의 근본 원리에 대한 힌트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네이선 주커먼은 연기입니다. 그것은 모두 흉내의 기술이에요, 안 그래요? 그게 근본적인 소설가의 재능이죠. 주커먼은 포르노그래피 작가를 흉내내는 의사가 되고 싶어합니다. 나는 포르노그래피 작가를 흉내내는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작가를 흉내내는 책을 쓰고 싶어하는 작가입니다—그런 다음에는, 그는 잘 알려진 문학 비평가인 척해서 연기를 복잡하게 만들고 가장자리에 철조망을 치지요. 가짜 전기, 허위 역사를 만들고 내 삶의 실제 드라마로부터 반半 상상의 존재를 지어내는 것이 바로 나의 삶입니다.
_본문 중에서

그는 등장 이후 끊임없이 논란의 한복판에 섰던 작가이기도 하다. 『굿바이, 콜럼버스』를 발표한 직후 자기혐오적 반유대주의자라는 혐의로 유대인 연맹에 맹렬한 비난을 받았으며, 한 유대인 소년의 성적 일탈을 적나라하게 다룬 『포트노이의 불평』은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필립 로스에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큰 유명세와 악명을 동시에 선사하기도 했다. 특히 젊은 시절 그는 그런 공격들에 전투적으로 대응했는데, 그 수단은 역시나 글이었다. 그가 자신이 반유대주의자라는 혐의에 대해 강력한 논거로 항변하고, 『포트노이의 불평』에 쏟아진 집중포화를 격렬히 방어해내는 글은 뜻하지 않게 선명한 구체성을 띤 문학론이 된다. 우리는 그의 생생히 살아 있는 목소리를 통해 흥미롭게도 문학의 본질을 조금씩 이해해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책에 관한 아이디어는 내 경우는 완전히 우연의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다 끝내고 나면 일반적으로 지금 꼴이 갖추어진 것이 이전 소설, 최근의 소화되지 않은 개인사, 내 직접적이고 일상적인 삶의 환경, 내가 읽고 가르쳐온 책들의 상호작용이 낳은 결과물이라는 게 보이지만요. 이런 경험의 요소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변화무쌍한 관계에서 어떤 제재가 분명히 나타나고, 그때 곰곰이 생각하면서 그것을 붙들 방법을 찾아내지요.
_본문 중에서

2부 ‘업계 이야기─한 작가와 그의 동료들과 그들의 일’은 필립 로스가 인터뷰 진행자로서 만난 인물들과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홀로코스트를 겪고 『이것이 인간인가』 등의 명저를 써낸 이탈리아 유대인 작가 프리모 레비, 전체주의 체제의 체코에서 프랑스로 망명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의 작품을 쓴 소설가 밀란 쿤데라를 비롯해 에드나 오브라이언, 이반 클리마, 아하론 아펠펠트 등 다양한 사회 조건 속에서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들과 나눈 대담들이다. 필립 로스는 탁월한 작가이자 열광적인 독서가인 그만이 할 수 있는 질문들로 대담을 이끌어나가고, 이야기는 각각의 작가들이 개별적 예술가로서 겪는 창작의 고뇌에서 시작해, 집단적 폭력, 억압적인 사회주의 체제, 자유주의 국가 등 그들이 속한 세계의 구성원으로서의 예술 행위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간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속에서 어떤 문학이 가능할 것인가, 그리고 그 문학을 통해 무엇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가 이어진다.

신성불가침의 확실성에 기초한 세계에서 소설은 죽습니다. 전체주의 세계는 마르크스를 기초로 하든 이슬람을 기초로 하든 다른 어떤 것을 기초로 하든 질문이라기보다는 답의 세계입니다. 그곳에 소설의 자리는 없습니다. 어쨌든 내가 보기에 요즘 전 세계에서 사람들은 이해보다는 심판을, 묻기보다는 답하기를 좋아하고 그래서 소설의 목소리는 인간 확실성의 시끄러운 어리석음 때문에 잘 들리지 않습니다.
_본문 중에서

3부 ‘설명’에서는 문학과 함께 살아온 자신의 삶을 시작부터 끝까지 돌아보며 문학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산문과 연설문이 수록되어 있다. 마치 한 편의 단편소설처럼 진행되는 3부의 첫번째 글 「주스냐 그레이비냐?」는 갓 성인이 되어 문학적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뒤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눈부’시기 위해 거울을 보며 큰 소리로 다짐하는 장면은 웃음이 나면서도 어쩐지 적지 않은 울림을 준다. 가난한 시절 매일 찾아가던 식당, 요리사가 매번 ‘주스? 그레이비?’라고 묻던 그 식당에서 우연히 주운 종이에 정리되지 않은 채 쓰인 열아홉 개의 문장이 그가 이후 평생 써나간 모든 소설의 첫 문장이 되었다는 실제인지 상상인지 알 수 없는 일화는 꽤나 흥미진진하다.

왜 못하겠는가? 내 아파트에는 나를 막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다른 누구도 들어올 수 없을 만큼 좁았다. 또 매일 아침 욕실에 걸린 거울을 건너다보며 거기에 비친 나의 모습을 향해 큰 소리로 “네가 할 것은 오로지 일뿐이야!” 하고 말할 때 나를 방해할 것은 내 눈에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나에게 있는 모든 자유로운 자투리 시간까지 이용했고, 눈부신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내 야망이 분명하고 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만 하다면, 나의 불굴의 용기가 무한하고 나의 헌신이 무결하고 내가 내 상상력을 온전히 책임지기만 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밖에 없다고 믿기 시작했다.
_본문 중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초기부터 작가 필립 로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와 평생을 그의 문학에 재료가 되어준 미국이라는 나라, 영어라는 언어에 대한 심도 깊은 애정과 이해가 담긴 글, 문학의 미래에 대한 거시적인 전망에 대한 글들도 3부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필립 로스’ 항목의 오류를 정정하기 위해 위키피디아에 보내는 편지글 형태의 「정오표」는 필립 로스의 논리적 글쓰기와 유머 감각이 빛나는 글이다.

필립 로스는 2012년 더이상 소설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여든의 나이가 된 그는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문학을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학사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작가, 또는 삶의 한 시기에 쏟아내듯 작품을 써내려간 작가들은 많지만 필립 로스처럼 생애 내내 꾸준히 탁월한 작품을 써나간 이는 많지 않다. 그런 그가 절필 선언 이후 문학으로 이루어진 삶을 복기하며 쓴 산문 「사십오 년 뒤에」와 연설문 「소설의 무자비한 내밀성」은 문학적 삶이라는 긴 역주를 끝마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혜안이 담겨 있다. 자신이 쓴 작품 중 가장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새버스의 극장』을 인용하며 끝나는 「소설의 무자비한 내밀성」은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낸 이에게는 마치 선물과 같은 깊은 감동을 준다.
『왜 쓰는가』에서 우리는 평생을 문학에 바친 한 작가의 언어에 대한 사랑, 세계에 대한 통찰, 독창적인 유쾌함, 한계 없는 상상력을 만나게 된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세계와 격돌시키며 사유를 확장해온 문학인이자 “내게 더 큰 고난을 다오”라 외치며 삶을 온전히 경험하고자 했던 한 인간인 그가 써내려간 이 문학론이자 창작론, 그리고 인생론이 담긴 풍요롭고 탁월한 산문을 읽는 것은 필립 로스 이후를 살아가는 우리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일 것이다.

거의 모든 진지한 소설가가 증언할 수 있겠지만, 자기 기량의 최고 수준에서도 이 직업이 요구하는 자기 고문의 양은 대개 적지 않지요. 모든 재능에는 조건이 따라붙지요—그 성격, 영역, 힘. 또 기간, 재임 기간, 수명. 수많은 확고한 이유로 거친 모험은 끝이 났습니다. 신음과 환희는 끝이 났습니다. 모든 사람이 영원히 열매를 맺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 나는 평생이 걸려 발견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의 끝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_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9,600 원

미국을 노린 음모

도서정보 : 필립 로스 | 2023-05-2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우리 삶은 악몽이 된다.”

비뚤어진 선동, 요동치는 민심, 가려진 진실
최악의 악몽으로 다시 쓰는 역사
반드시 읽어야 할 또하나의 필립 로스!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이자 “작가들의 작가”로 꼽히는 필립 로스 타계 5주기를 맞아 문학동네에서 『미국을 노린 음모』를 선보인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필립 로스의 장편소설이다. 대서양 무착륙 횡단비행에 성공해 미국의 영웅이 된 찰스 린드버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한 유대인 가족의 삶은 하루아침에 참혹한 비극을 맞이하는데…… 아홉 살 소년의 눈에 비친 히스테리, 무지, 악의, 어리석음, 증오, 두려움의 역사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잘못 뽑은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일”에 대한 끔찍한 예언이자 악몽을 보여준다.

“역사란 모든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야.
심지어 평범한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도
언젠가는 역사가 된단다.”

“이제 노벨문학상만 받으면 된다”는 말과 함께 해마다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지고, 데뷔 이래 50여 년간 서른 권이 넘는 작품을 발표하면서도 매번 꾸준히 주목을 받아옴은 물론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이자 “작가들의 작가”로 꼽히는 필립 로스가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지났다. 필립 로스 타계 5주기를 맞아 문학동네에서 『미국을 노린 음모』를 선보인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필립 로스의 장편소설이다. 로스는 이 작품으로 “미국을 테마로 한 탁월한 역사소설에 수여하는” 미국 역사가협회상(2005)과 영국 WH 스미스 문학상 ‘올해의 도서상’(2005)을 수상했다. <가디언>은 “로스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썼다. 살아 있는 모든 이의 피부를 파고드는 역사를 그보다 잘 포착해내는 작가는 없다”라고 평했다. 2019년에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HBO에서 제작, 방영되기도 했다.

이 소설은 미국의 전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1940년 대선에서 찰스 린드버그에게 패배해 3선에 실패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대서양 무착륙 횡단비행에 성공해 미국의 영웅이 된 찰스 린드버그는 미국이 2차대전에 참전하지 않을 것을 공약으로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되고, 고립주의와 친파시즘, 반유대주의를 표방하는 정책을 펼쳐나간다. 미국 사회는 급격히 우경화되고 국민들은 분열한다. 그리고 한 유대인 가족의 삶은 하루아침에 참혹한 비극을 맞이하는데…… 아홉 살 소년의 눈에 비친 히스테리, 무지, 악의, 어리석음, 증오, 두려움의 역사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오직 필립 로스만이 쓸 수 있는 유크로니아(Uchronia, 과거의 허구적 시기) 소설이자 최악의 악몽으로 다시 쓰는 역사다.

이것은 예언이 아니다. 이것은 악몽이다. _뉴요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찰스 A. 린드버그는 실존 인물이다. 1927년 5월, 25세의 스턴트 비행사이자 항공 우편 비행사인 찰스 린드버그는 단엽기 스피릿 오브 세인트루이스호를 타고 뉴욕에서 출발해 서른세 시간 삼십 분 후 파리에 착륙한다. 이 최초의 무착륙 단독 대서양 횡단 비행으로 그는 국민 영웅에 등극한다. 그의 도전과 성공은 대공황으로 시름하던 미국인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었다. 전 국민의 희망이자 우상이 된 그는 당시 대통령 쿨리지로부터 훈장을 받고 미국 육군 항공단 대령으로 임명된다. 나치의 항공기 개발에 관한 정보 수집을 위해 독일을 드나들던 그는 친구에게 “그(히틀러)는 의심할 여지 없이 위대한 사람이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베를린에서 열린 만찬회에서 ‘독일제국에 봉사한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독일독수리공로훈장을 수여받는다. 히틀러가 체코와 폴란드를 침공한 뒤, 그는 미국의 세계대전 참전에 반대하고 루스벨트 대통령의 개입주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은연중에 미국의 참전을 종용하는 세력으로 유대인을 지목한다.

필립 로스는 어느 책에서 몇몇 공화당 고립주의자들이 린드버그를 1940년 대통령 후보로 출마시키고 싶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린드버그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상상력을 펼쳐간다. 그러자 우리가 알던 역사와 다른 일들이 벌어진다. 린드버그의 고립주의 정책으로 미국은 유럽 전쟁에서 발을 떼지만, 사실상 나치의 손아귀에 놀아나며 유대계 미국인의 삶은 위태로워진다. 유대인에 대한 혐오와 히스테리가 극에 달하고 국민들은 극렬하게 분열한다.

로스는 “그(린드버그)가 출마하고 당선되는 것이 전혀 터무니없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은 공화당 고립주의자와 민주당 개입주의자로 양분되다시피 했다. 반유대주의 단체들의 활동은 맹렬했고, 헨리 포드는 기독교 지상주의를 설교했고, 린드버그는 아리아인 우월주의를 주창했다. 작품 속 사건들은 철저히 사실적 토대 위에서 펼쳐졌다. 작가는 역사적 인물들과 사건들을 작품으로 끌고 들어오면서도 근거 없는 상상력을 펼치지 않았다. 이 책의 말미에 덧붙여진 작품 속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의 일대기와 역사적 사실들이 작가의 이런 노력을 뒷받침한다. 이 소설의 가장 소름 돋는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 모든 최악의 악몽이 사실은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었다는 것이다.

잘못 뽑은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일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미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때아닌 디스토피아 소설 열풍이 불었다. 문학작품들에서 예견한 디스토피아가 도래하고야 말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당시 디스토피아 소설 열풍의 중심에 필립 로스의 『미국을 노린 음모』가 있었다. 이 소설은 이런 열풍에 힘입어 HBO방송국에서 미니시리즈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을 사람들은 믿지 못했다. 『위대한 미국 소설』은 과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지만 현실이 되어버린 암울한 미래를 충분히 생생하게 그려냈다. 미국사회에 처절한 경고를 던진 이 소설이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 “잘못 뽑은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일”에 대해 또 한번 끔찍한 예언이자 악몽을 보여주는 듯하다.

구매가격 : 13,000 원

사적인 그림 읽기

도서정보 : 이가은 | 2023-05-2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치열하게 기록된 과거의 한 장면은
나를, 그리고 내 삶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되었다

개인적이고 역사적인 나만의 미술관


역사서의 한 장을 연구하듯 그림을 읽다
지극히 사적(私的)이고 사적(史的)인 나만의 미술관

『사적인 그림 읽기』는 역사적 사실과 나의 일상을 통해 그림을 치밀하게 들여다보고 쓴, 재미와 깊이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책이다. 이 책을 쓴 이가은은 언론학과 서양사를 공부한 새내기 연구자이자 세상의 여러 기준에 맞춰 자신을 돌아볼 수밖에 없는 30대의 한 개인으로서, 하나의 그림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는 독특한 미술 에세이를 썼다.

“역사를 공부하기 전에는 그림이 나의 글감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역사학에 뛰어들면서부터 미술 감상을 즐겼다. 처음에 그림은 내게 유용한 사료였다. 역사서의 한 페이지를 연구하듯 그림을 읽었다. 아는 만큼 보였고, 보이는 만큼 그 안에 나의 경험과 사유를 담아 ‘내 것’으로 사랑하게 되었다.”_「프롤로그」에서

지은이에게 그림은 감상의 대상을 넘어 역사 연구의 재료다. 파리 기념엽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 베로의 그림에서 가정에 귀속되었던 19세기 여성들의 활동 반경이 어떤 과정을 거쳐 공적 공간으로 확대되었는지 돌아보고, 안토넬로 다메시나의 「서재의 성 제롬」을 보며 중세에서 근대로 이어진 ‘읽기’의 역사를 살피는가 하면, 얀 마테이코가 그린 코페르니쿠스 그림에서 신성과 과학이 어색하게 공존하던 시기, 태양중심설이 촉발한 ‘세대 갈등’을 흥미롭게 짚는다. 그러나 각 이야기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고민에 대한 작은 해답을 이끌어내는 과정과 매끄럽게 얽힌다. 먼 나라와 여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미술작품을 살펴봄으로써 지은이가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바로 ‘삶의 의미’이다. 마차 운전석에 앉아 파리의 신작로를 내달리는 여성, 책에 몰입하는 성 제롬, 프톨레마이오스에서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 그리고 뉴턴으로 이어진 세계관을 바꾼 과학자들 등, 지은이는 그림 속 인물과 상황에 자신을 대입해 ‘고요히 치열했던’ 시간의 의미를 길어올린다.

고요한 매일, 조금씩 쌓인 치열함으로
삶의 균형을 잡으며 써내려간 그림 이야기

이 책에는 우정, 경쟁, 다이어트, 관종, 세대 차이 등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주제로 쓴 개인적이고 역사적인 열다섯 편의 글이 실려 있다. 일상의 균형추가 되어준 그림과 과거의 이야기가 적재적소에서 글에 힘을 실어준다. 1부 「외롭지 않은 고독」에서는 외로움을 순순히 인정하면서도 자신을 오롯이 세우는 태도를 보여주고, 2부 「아름답게 치열할 것」에서는 매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숭고함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미술작품을 통해 전한다. 3부 「고요하게 바라보는 시간」에서는 어쩔 수 없는 변화 앞에서 지나간 것과 다가올 것을 가만히 생각해보는 시간에 대해 풀어냈다.

▸비가 오는데도 사람들은 왜 웃음을 띠고 있을까?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우산」
지은이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걱정거리가 산더미 같이 쌓인 시기에는 날씨가 조금만 흐려져도 기분이 가라앉는다. 그런데 르누아르의 「우산」 속 사람들의 표정은 묘하다. 화면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여성은 옅은 미소까지 띠고 있다. 18세기 이전까지 대중은 값비싼 우산을 소유할 수 없었고 세간의 인식 또한 부정적이었기에 우산을 쓰는 게 구경거리가 될 정도였으나 18세기 후반부터 값싼 재료로 만든 우산이 개발되고 편견도 개선되어 우산이 흔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때, ‘행복의 화가’ 르누아르가 ‘비’보다는 우산 쓰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설렘’을 포착해 화폭으로 옮긴 그림이 바로 「우산」이다. 지은이는 이 그림을 보면서 인생의 우기(雨期)에도 설렘이 찾아드는 순간이 있다는 깨달음과 삶의 모든 단계를 꿋꿋하게 마주할 용기를 얻었다고 말한다. 르누아르의 부드러운 붓 터치 너머에서 인생을 대하는 단단한 태도를 읽는다.

“르누아르가 그때의 내 삶을 관찰하고 그린다면 아예 다른 작품이 되리라 확신한다. 그는 분명 비 오는 날에도 의외의 설렘과 즐거움을 찾아내 그것을 더 신경써서 그릴 테고, 완성된 그림을 보여주며 ‘봐, 네 시간들이 그렇게 울적하지만은 않았다니까?’라고 말할 것이다.”(28쪽)

▸경쟁에서 지는 것은 곧 비극이 되는 걸까? 주세페 카데스, 「아이아스의 자살」
고대 그리스에서 경쟁의 목적은 ‘아레테’ 즉, 신이 부여한 능력을 갈고닦아 탁월함에 다다르기 위함이었다. 소포클레스는 이러한 정신이 변질될 것을 우려했는지 희곡 『아이아스』를 통해 패자가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경쟁이 비극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고, 이후 카데스를 비롯한 여러 화가가 이 비극을 그림으로 남겼다. 지은이는 「아이아스의 자살」 속 아이아스와 TV 프로그램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참가자들의 태도를 비교하며 경쟁의 의미를 고찰하고, 경쟁에서 지더라도 그 노력을 당당히 인정함으로써 존엄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경쟁의 진짜 의미는 승패가 아니라 경쟁에 참여한 이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그리스인들은 경쟁이 모두에게 희극이 되길 바랐고, 「스우파」라는 TV 속 가상현실도 경쟁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에 대해 말했다. 그것이 너무나 유토피아적 망상이고 연출된 쇼라 할지라도 나는 그 이상의 실현 가능성을 믿어보기로 했다. 나의 꿈을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할 때, 내가 임하는 모든 경쟁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믿기로 했다.”(127쪽)

▸젠틸레스키는 왜 신화적 인물에 자기 얼굴을 그려넣었을까?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자화상」
지은이는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관종’의 길에 들어섰다. 독자가 있어야 자신의 메시지에도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다만 독자를 의식할수록 자기 검열이 작동해 고민이 깊어져갔다. 그때 젠틸레스키의 자화상과 그의 삶이 답을 주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여성 화가가 드물었던 17세기에 능력 하나만으로 인정받았던 실력파 화가였다. 하지만 공고한 남성 중심의 예술가 사회에서 젠틸레스키는 능욕당했고 모함받았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내세워 살아남았으며 특히 르네상스에 부상한 초상화 장르를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엘렉산드리아의 성 카타리나 모습의 자화상」 「회화의 상징으로서의 자화상」에서 볼 수 있듯 특정 인물의 이미지를 빌려 강인하고 대범한 여성, 혹은 전설적인 여성으로서 자신을 그렸다. 이렇게 ‘나를 화가로서 기억해달라’고 외치는 젠틸레스키의 자화상들이 그의 위대함을 알린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된 것처럼, 지은이도 자신보다 더 오래, 더 멀리 나아갈 자신의 글에 진심을 담겠다고 다짐한다.

“좋든 싫든 모든 창작자는 자신을 팔아 얻은 관심을 먹고 산다. 자신의 재능, 생각, 경험, 매력, 그 모든 것이 창작물에 담겨 창작자를 표명한다. 작품 속 나는 현실의 나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닐 테니 그 만남이 허황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진짜 나’를 가장 멋진 방법으로 새겨넣고 싶다”(172쪽)

짧은 글, 화려한 이미지가 주목받는 시대
자신만의 속도로 그림과 삶을 엮는 시간

“휘청거리는 길 끝에 무엇이 기다리는지 알 수 없었고, 막막한 안개가 짙어질수록 더욱 균형을 잃고 허우적댔다. 줄 아래를 내려다볼 때마다 스스로 작다고 느꼈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 여유를 부려도 되는 사람들, 안정된 발판을 딛고 선 사람들로 북적대는 세상. 그곳의 떠들썩함과 달리 나의 하루하루는 참 고요하고 치열했다” _「프롤로그」에서

다른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하더라도 자신만의 노력으로 ‘고요히 치열했던’ 시간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지은이는 학업과 진로 고민으로 방황하던 시기에 하나의 자구책으로써 미술과 역사, 자기 성찰을 엮은 글을 브런치스토리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새로운 지식과 관계 덕분에 흔들리더라도 자존감을 지키며 나아갈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제자리에서 숭고함을 잃지 않으려 고군분투한 모든 이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힘이 되기를 바라는 지은이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다.
전시와 웹 콘텐츠의 양적‧질적 팽창으로 어디서든 쉽게 그림을 볼 수 있는 시대다. 미술작품을 보는 것이 부유한 이들의 고상한 취미로 여겨지던 때를 지나 적극적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더 나아가서는 작품을 소유하는 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방식과 시각으로 그림을 감상하고자 하는 이들 또한 늘고 있는 요즘, 이가은의 『사적인 그림 읽기』는 그림을 ‘개인적‧역사적’으로 읽는 방법을 제시하고, 다층적 읽기를 통해 하나의 그림을 진정 ‘내 것’으로 만드는 경험을 해보라고 넌지시 권한다. 『사적인 그림 읽기』가 더 깊이 있는 그림 감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독자들에게 든든한 다리가 되어줄 것이다.

구매가격 : 13,500 원

어머니의 유산

도서정보 : 미즈무라 미나에 | 2023-06-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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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죽는다. 그 어머니가 죽는다. 드디어 죽는다.”
남다른 여성 삼대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현대 일본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미즈무라 미나에의 장편소설 『어머니의 유산』이 출간되었다. 어머니가 사망한 날, 실버타운에서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따져보는 자매의 통화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신문 연재 당시 모녀관계와 나이듦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로 수많은 독자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냈다. 제39회 오사라기 지로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너는 우리 세대의 신데렐라야.”
어머니가 남긴 뜻밖의 유산으로 삶을 구하다

현실을 소설처럼 살고자 했던 외할머니, 서구의 귀족 문화를 동경하며 저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기를 열망했던 엄마. 그런 엄마의 욕망대로 유학을 떠났다가 유부남과의 연애가 발각되어 강제 귀국을 당했으나 당당하기만 한 언니.
가쓰라가의 여성은 남다르다. 평생 ‘뭐라 말할 수 없는 꿈’을 꾸며 살아간다. 아름다운 것에 집착하고 고상하고 향기로운 세계를 부나방처럼 좇는다. 분수도, 만족도 모른다. 도리나 사회적 규범이 그들의 욕망을 막을 수 없다.
미쓰키는 그들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이성적 판단에 따라 선택한 인생이라고 믿었다.
미쓰키는 불행할 권리가 없다고도 생각했다. 좋은 환경에서 자라나 파리 유학도 다녀오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다가 교수인 남편과 부자 언니, 팔십대에도 여전히 화려하게 살 수 있는 엄마가 있으니까.
하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끈적한 실처럼 온몸을 친친 감아온다. “손가락 사이로 인생을 주르르 내버리고 있”는 기분이지만 차분히 성찰할 여유도 없다. 병원에 홀로 내팽개진 채 쓸쓸히 숨을 거둔 아버지에 이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엄마의 병간호도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골절로 병원에 실려간 날에 남편의 불륜까지 발견하지만 그 문제를 숙고할 시간조차 없다. 당장 닥친 엄마 일이 우선이다. 엄마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그런 다음에…..
드디어 ‘기적처럼’ 엄마의 죽음이 찾아오고 미쓰키는 해방되었다는 흥분이 온몸을 관통하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장례식 이후 떠난 여행지에서 외할머니-엄마-자신으로 이어지는 운명의 비밀을 깨닫게 되는데……

독창적 스토리텔링과 서늘한 문장으로 운명을 지배하는 숨은 힘을 찾아나선다

첨단의 글쓰기로 문제작을 선보이며 발표하는 소설 모두 문학상을 수상한 미즈무라 미나에가 ‘죽어가는 엄마를 간병하는 위기의 딸’이라는 설정의 장편소설을 발표했을 때 뻔한 전개로 흘러가리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과연 작가는 근대 가장 유명한 신파소설을 배음으로 깔고 일체의 감상주의를 걷어낸 ‘가족 서사’를 펼쳐보인다. 가차 없는 시선은 엄마와 남편뿐 아니라 주인공의 내면을 향할 때에도 예외가 없다. 삶의 근원적 슬픔에 닿아 있으면서도 노화, 이혼, 죽음, 그리고 그 모든 것의 바탕을 이루는 금전적 문제를 꼿꼿이 직시하는 서술에는 위엄마저 서려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울 소설은 뒤로 갈수록 결이 달라지며 독자들을 전혀 새로운 곳으로 끌고 간다. 그동안 이야기 위의 이야기, 이야기 바깥의 이야기를 써온 미즈무라 미나에의 야심은 『마담 보바리』와 『이방인』 그리고 우리에게 ‘이수일과 심순애’로 알려진 신파소설 『금색야차』를 연결하면서 여성 삼대를 지배해온 ‘이야기’의 정체를 깊숙이 파고드는 데에서 선명히 드러난다.
역자인 송태욱은 미즈무라 미나에의 소설을 “근대 일본문학사라는 캔버스 위에 그려진 그림”과 같다고 말한다. 나쓰메 소세키의 미완성작 『명암』을 이어서 다시 썼던 데뷔작 『속 명암』이나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새로 쓴 『본격소설』처럼 『어머니의 유산』 역시 문학사의 정전(들)을 이어서 또는 새로 쓰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작품 표면에는 물론 어머니의 간병과 죽음을 둘러싼 여성 삼대의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서사적 심층에는 서구의 고전들, 예컨대 『마담 보바리』 『이방인』 『적과 흑』 등의 소설과 오페라 <라보엠> 같은 이야기들이 번역 또는 번안을 통해 근대 이후 동아시아인들의 내면을 형성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이런 점이야말로 미즈무라 미나에의 독특한 소설적 세계이자 작법이라 할 수 있다. 『어머니의 유산』은 지금 여기, 우리 모두가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현실과 작가 특유의 작법이 만나 겹겹이 풍요로운 눈부신 작품이 되었다.

구매가격 : 13,000 원

시를 쓴다는 것

도서정보 : 다니카와 슌타로 | 2023-05-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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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작詩作 에세이

“시대가 얼마나 살벌해지든, 어떠한 시대가 되든, 인간의 혼이
시정詩情을 찾는 경향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시를 모른다면 행복하지 않을 것이고
그가 시를 쓰지 않았다면
이 우주에서의 행복을 방해받았을 것이다
_이병률(시인)


시란 무엇인가, 시를 어떻게 써왔는가
이 책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일본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의 에세이로, 지금까지 60년 넘게 시를 써온 이 시인의 시론詩論이자 노년의 인생 회고담이기도 하다. 일본방송협회(NHK) 위성방송 채널에서 2010년에 방영된 프로그램인 〈100년 인터뷰,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 자신의 시혼을 여실히 드러내는 시들과 함께, 그의 시세계에 대한 담담한 소회도 들어 있다.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지금 멀리서 개가 짖는다는 것
지금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
지금 어딘가에서 갓 태어난 아기가 울고 있다는 것
지금 어딘가에서 병사가 상처 입는다는 것
지금 그네가 흔들리고 있는 것
지금 이 순간이 지나가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새는 날갯짓 한다는 것
바다는 일렁인다는 것
달팽이는 기어간다는 것
사람은 사랑한다는 것
당신 손의 온기
생명이라는 것
―다니카와 슌타로, 「산다」부분

구매가격 : 9,800 원

나는 남자들이 두렵다

도서정보 : 비벡 슈라야 저/현아율 역 | 2023-05-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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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젠더를 다시 상상해야 할까? 남성에 대한 족쇄이자 여성을 향한 위협이 되고 마는 남성성의 형식은 달라질 수 없을까? 유색인 트랜스 여성으로서 경험해온 삶과 세계를 음악, 문학, 시각예술, 영화 등 경계를 가로지르는 다양한 작품 활동에 거침없이 투영하는 캐나다의 예술가 비벡 슈라야는 자신의 삶을 여성혐오, 젠더, 인종, 섹슈얼리티의 교차점으로 엮어낸다. 두려움을 화두 삼은 이 압축적인 에세이는 단숨에 읽히며 남성성의 해악과 젠더 이분법에 대한 성찰을 촉발한다. 그는 남자들을 두려워하고, 남자들은(그리고 사람들은) 모호하며 비순응적인 그를 두려워한다. 이 두려움으로부터 우리는 어떻게 해방될 수 있을까?

구매가격 : 9,100 원

너와 나의 야자 시간

도서정보 : 김달님, 조우리, 전성배, 최지혜, 서윤후, 장한라, 장도수, 황혜지, 임나운 | 2023-06-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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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름답게 기억한다.
어두움 중에 가장 어둡지 않은 색으로 드리워 있는 그 저녁의 하늘을.”

소란스러운 고독의 밤을 건너 지금 이곳에서 다시 마주한,
애틋하게 빛나는 여덟 가지 밤의 풍경들!

밤은 우리를 자라게 하고, 멈추게도 만드는 그야말로 마법 같은 시간이다. 짧고도 길고, 무한하고도 유한한 밤의 시간은 그 끝에 새로운 시작이 다가오듯 우리의 일상, 궁극의 삶을 명료히 비춘다. 한없이 짙고도 투명한 어둠의 테두리를 한 겹씩 떼어 내다 보면 무엇이 보일까. 누구에게는 ‘처음’이라 부를 설레는 마음이, 누구에게는 ‘그리움’이라 부를 떠나간 이들이, 누구에게는 ‘일탈’ 혹은 ‘안도’라 부를 위안의 증표가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 우리 각자가 밤의 시간을 건너 마주하는 풍경은 자기만의 반짝임을 품고 고유하게 빛나기에 충분하다.

『너와 나의 야자 시간』은 그 고유한 밤의 풍경들을 차곡이 담아낸 앤솔러지 에세이다. 에세이스트 김달님, 청소년소설 작가 조우리, 농산물 MD 전성배, 국어교사 최지혜, 시인 서윤후, 번역가 장한라, 라디오PD 장도수, 공간기획자 황혜지, 여덟 명의 작가가 청소년 시절 ‘야자(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밤의 어둠보다 더 어둡기도 했고 한낮의 햇볕보다 더 반짝이기도 했던 그 오랜 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각각의 이야기에 담은 그림 작가 임나운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저녁에서 새벽까지 이어지는 어둠의 온도를 다채로운 색채로 포근하고도 멋스럽게 풀어낸다. 어둠이 짙어져 가는 계절에 만나게 될 아주 특별한 밤의 이야기를, 지금 이곳의 독자 여러분에게 다정히 건넨다.

구매가격 : 9,100 원

마녀가 되는 주문

도서정보 : 단요 | 2023-06-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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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의 반경을 거침없이 증폭하는 작가, 단요의 2023 신작!
첨예한 비판의식과 독보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또 하나의 강력한 이야기

지난 2022년 청소년소설 『다이브』로 독자들에게 인상적인 첫 인사를 전한 뒤 문윤성SF문학상, 박지리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 세계의 반경을 거침없이 증폭하는 단요 작가의 SF장편소설.
효율과 능력만이 우선시되는 먼 미래. 졸업 이후 불안한 앞날이 이어질 바엔 차라리 생의 단절을 고민하던 열일곱 살 서아는 비밀리에 운영되는 게임 서버에 ‘마법소녀’로 참가한다. 최소한 생존 자체의 고민은 덜 수 있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마법소녀, 혹은 마녀가 되는 주문으로 서버가 열리면 ‘관리자’로 게임을 컨트롤하며 괴물을 처리하는 것이 서아의 주된 임무. 학교와 게임 서버의 이중생활을 적응해 가던 어느 날, 서아는 게임과 관련한 수상한 죽음이 15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과 음모를 파헤치면서 서아는 1년 전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되는데……!

마녀가 되거나, 되지 않거나, 될 수조차 없는 선택지 속에서 우리는 삶에 어떠한 주문을 바랄 수 있을까. 단요 작가는 사회 제도와 시스템 아래 제한되는 ‘안전한’ 삶의 프레임을 거둬 내고 그 바깥의 풍경을 과감히 ‘플레이(재생)’한다. 마치 누구라도 이를 직접 마주하길 권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희망 대신 불안이 우리를 압도할지라도, 일상의 무력감과 회의감을 떨칠 수 없을지라도, 작가는 맞은편 벽 너머에서 홀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사람을 결코 ‘모른 척하지 않는다’. “언젠가, 아주 먼 나중에라도, 네가 말하면― 나는 도울게.”라며 곁에 선 이들의 숨결을 나지막이 채워 간다.

현실보다 더 사실적인 SF는 과연 존재할까? 먼 미래로 가닿은 ‘오늘’은 여전히 진행 중이기에, 작가가 날카롭게 파고드는 세계와 그 세계를 딛고 나아가는 10대들의 이야기는 서늘한 만큼 더욱 아름답게 빛을 발한다.

구매가격 : 9,800 원

읽고 쓰고 내가 됩니다

도서정보 : 지혜 | 2023-06-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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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진짜 의미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읽고 쓰는 일상의 세계


『읽고 쓰고 내가 됩니다』는 조금 이상한 책이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본문 어디에서도 성공 비결이나 만점 수기, 합격 꿀팁 등은 찾을 수 없다. ‘단단한 나로 자라나는 단어 탐구 생활’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독자와 함께 탐구하고 싶은 16가지 단어를 신중히 엄선했지만, 이 가운데 ‘명문대’ ‘전략’ ‘경쟁’ ‘선행’과 같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청소년과 어린이를 가르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는 작가가 골똘히 들여다본 것은 ‘지금을 지워 내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 여기를 ‘살아 내는’ 단어들이다. 이를테면 작가는 모호한 재능보다 즐거운 ‘취미’에 골몰하고, 사나운 성공보다 반복되는 ‘후회’를 건강히 돌보자고 말한다. ‘노력’을 해도 왜 힘들기만 한지, ‘자아’란 대체 무엇인지, ‘불확실’한 세상 속 나만의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을지, 공감보다 ‘혐오’가 더 쉬운 사회에서 타인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환대’를 주고받는 게 가능한지, ‘동물’과 ‘장애’에 관한 이해는 어떻게 이루어 갈지, 궁극적으로 모든 존재가 자기 자신의 ‘존엄함’을 잃지 않는 삶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는 기록이다.


다시 생각해도 좀 이상한 책임에 틀림없다. 무얼 하든 효율성과 필요성이 우선되는 시대에 ‘후회’와 ‘실패’를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정말 괜찮은 걸까. 이 사회가 요구하는 안정적 성공과 보편에 가닿고자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온 작가의 대답은 ‘그래도 된다’이다. 물론 쉽지 않았지만, 수많은 책의 도움으로 작가는 세상의 위계와 등급을 부수고 ‘나의 단어’를 찾을 수 있었고 오늘 이 순간에도 배움의 경험을 반복한다. 지금의 나를 기쁘게, 혹은 불편하게 만드는 단어가 있다면 모른 척하지 말고 차분히 마음을 바라보자. 바쁜 일상 탓에 ‘생각할’ 틈도 찾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그저 살아가는 대로만 생각을, 마음을, 흘려보내지 말자. 한 번쯤은, 공부보다 더 큰 배움의 의미를 찾아보자.
책폴 지식교양 시리즈 ‘폴폴’의 두 번째 책.

구매가격 : 9,800 원

자아 찾기ing

도서정보 : 최상아 | 2023-06-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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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합니다,
이상하고 신기한 ‘나’의 세계로!

본캐와 부캐가 공존하고, 자아가 ‘몇 개인지’ 이번 생은 ‘n번째인지’ 이야기 나누는 시대. 지금 우리는 더욱 골똘히 나 자신에 관해 물음을 갖게 될지도 모르겠다. 나를 ‘나’로 만드는 건 뭘까…… 흔히 '정체성'이라고 말하는 것에 관해 말이다. 나를 나로 규정하는 것에는 뭐가 있을까? 정체성은 정해진 걸까? 싫으면 바꿀 수도 있을까? 나에 관한 물음은 평생에 걸쳐 통과하는 터널일 것이다.

『자아 찾기ing』는 누구나 마주하는 나에 관한 물음을 일곱 가지 시선으로 바라본다. 한낙원과학소설상 『푸른 머리카락』, 앤솔러지 『탈출』 『레벨 업 5학년』 등에 참여하고 동화책 『고스트슛 게임』 『미스 테리 가게』 등을 펴낸 최상아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집으로, 책에 실린 일곱 편의 단편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간 여행자, 외계 생명체, 첫사랑, 탈북 청소년 등 각각의 테마를 넘나들며 자아 정체성의 다양한 가능성을 전한다.

책장을 넘기면 가장 먼저, 그림작가 폴아의 일러스트레이션이 한눈에 독자의 호기심을 이끈다. ‘너의 하루가 궁금해.’ ‘너는 어떠한 너를 원해?’ ‘나는 어떠한 내가 될까?’ ‘지금 우리는, 정말 안녕한 걸까?’ 호기심 가득한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들은 저마다 다른 ‘나’를 말하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서로 닮아 있는 ‘나’를 보여 주기도 한다. 내 안의 나, 네가 생각하는 나, 내가 모르는 나, 너만 아는 나…… ‘나’라는 세계의 작고 큰 조각들이 우주 안에서 저마다 홀로 혹은 함께 반짝이는 것처럼 『자아 찾기ing』의 일곱 작품도 그러하다. 끝없이 고민하고 갈망하고 탐구하면서, 이상하고 신기한 ‘나’를 발견해 가는 이야기들을 만나 보자.

구매가격 : 9,800 원

챗GPT가 내 생각을 훔친다면?

도서정보 : 김미주 | 2023-06-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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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지식재산권 수업-
보는 시대에서 만드는 시대로,
시차 없는 콘텐츠 공유 사회에서 내 것을 잘 지키고 네 것을 바르게 활용하는 법

챗GPT의 저작권은 어떻게 적용될까? AI가 그린 그림 저작권은 누가 가질까? BTS 치킨, 가게 이름으로 써도 될까? 캐릭터에도 저작권이 있을까? 무료 이미지는 얼마든 자유롭게 사용해도 될까? 유명인 사진이나 레시피를 사용하는 건? 요즘은 하나를 알면 둘 이상이 궁금해지는 세상이다.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로 인해 정보와 지식이 줄줄이 따라오기에 그만큼 새로운 질문도 늘어 간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를 알고, 둘을 알고, 셋을 알아 간다고 해서 이게 다 ‘내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정보량이 많아질수록 대두되는 쟁점은 ‘저작권’ ‘상표권’ ‘특허권’ 등의 ‘지식재산권’ 이슈다. 내 SNS에 올린 글귀나 사진 이미지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정보 제공’이 될 수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 내 저작권을 무단으로 침해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또는 그 반대의 경우도 벌어진다. 재미 삼아 가져온 캐릭터 도안이나 사진 이미지, 좋아서 따라 한 커버 댄스나 영화 편집, 친구들과 공유한 링크 등은 자칫 저작권법 위반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저작권의 피해를 입을 수 있고, 때로는 타인에게 피해를 끼칠 수도 있다.

쿠팡의 1호 사내변호사를 거쳐 펭수, 캐치! 티니핑, 타이틀리스트, PXG 법률 대리인으로 알려진 저자 김미주는 십수 년간의 변호사 생활을 하며 지식재산권 보호 활동을 해 오고 있다. 법적 보호 아래 저작권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예외성은 없는지, 상표권 위법인지 아닌지 등 그에게 질문을 보내오고 조언을 얻고자 하는 사례들이 셀 수 없이 많아지면서, 저자는 그간 있었던 많은 사건들과 국내외 사례들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이 책에 한데 모았다.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시차와 국경 없이 공유하고 피드백을 나누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금 우리가 ‘아는 것이 힘이 되고 재산이 될 수 있도록’ 지식재산권을 이해하여 앞으로의 세상을 준비해 갈 수 있도록 이끈다. 책폴 지식교양 시리즈 ‘폴폴’의 세 번째 책.

구매가격 : 10,500 원

군주론

도서정보 : 니콜로 마키아벨리 | 2023-06-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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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할 것인가? 통치당할 것인가? 역사의 어느 대목에서도 입증할 수 있는 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통찰력! 《군주론》은 5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연구되어 왔지만, 여전히 논쟁의 여지와 흥밋거리가 남아 있다. 통치하는 자와 통치당하는 자 사이에 존재하는 영원한 갈등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 들어 있는 윤리는 마키아벨리 시대의 윤리이기는 하지만 도덕의 힘보다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마키아벨리의 글에는 뛰어난 문장력과 통찰이 담겨 있다. 그러나 《군주론》에 단순히 문학적이고 역사적인 관심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통치자의 자리에서 나라를 이끄는 군주들에 관해 오늘날에도 논란의 여지가 없는 진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구매가격 : 10,000 원

강화도

도서정보 : 노승대, 김성환, 강영경, 이경수, 강호선, 주수완, 김경표, 김태식, 김선, 최연주, 윤후명 | 2023-06-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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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채우는 섬 인문학 강화도』는 교과서 밖 역사서다. 또 반만년 한반도 역사 속 주연이었던 섬, 강화의 하늘·땅·사람·마음에 새겨진 이야기에서 만나는 인문학이다.

구매가격 : 14,000 원

지금, 여기서 행복하기

도서정보 : 조연경 | 2023-06-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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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행복’에 삶의 모든 주파수를 맞춰라!
지금, 여기서 행복해지는 순간을 더해가면 그 인생은 결국 행복해진다

드라마 한 편을 써 내려가듯 우리 일상의 행복한 순간을 주워 글로 엮는 조연경 작가의 신간 『지금, 여기서 행복하기』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행복할 마음이 있는 사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고, 생각보다 우리의 인생은 훨씬 더 달달하고 고소하고 말랑말랑할지 모른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행복한 사람들이 가진 사소한 습관부터 사람과 사랑을 통해서 오는 행복의 순간, 지금 바로 우리가 행복해져야 할 이유, 비울수록 더 풍성해지는 마음 작용법 등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다.
저 멀리에 있어서 잡히지 않는, 언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미래의 행복을 찾아 지금, 여기서의 행복을 놓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명제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줄 것이다.

구매가격 : 12,000 원

모두의 영양소(우리 몸의 건강 지킴이)

도서정보 : 글 신지현.양연조/그림 김순영 | 2023-06-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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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건강하게 움직이고,
쑥쑥 잘 성장하려면 어떤 영양소가 필요할까요?
우리 몸의 건강 지킴이 영양소의 모든 것!

구매가격 : 8,100 원

하루 한 장 비슷한말.반대말 손글씨 연습장

도서정보 : 어린이독서사랑연구회 | 2023-06-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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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빈약한 어휘력을 가진 아이들에게 ㄱ에서 ㅎ까지 초등학교 교과서, 학습지, 일상생활에 자주 등장하는 비슷한말*반대말을 수록하여 아이들 어휘력 향상에 직접 도움을 주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또한, 헷갈리기 쉬운 비슷한말과 반대말의 의미와 보기글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나게 꾸려 알차게 구성하였습니다.

구매가격 : 6,000 원

탁월함에 이르는 피터 드러커의 습관: 자기경영에 최선을 다한 지식근로자

도서정보 : 문정엽 | 2023-06-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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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경영 구루라 불리며 수많은 기업인과 지식인에 영감을 주었던 피터 드러커의 습관을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이 나왔다. 드러커는 철저한 자기 인식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사고를 했으며, 무슨 일을 하든 탁월함과 완벽함에 대한 추구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질문하기를 좋아했으며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에도 적극적이었다. 책은 드러커의 인생 전체를 통해 그의 결정과 행동의 밑바탕이 된 습관을 하나씩 조명했다. 독자는 드러커가 말한 지식근로자로서 자기경영을 하는 법, 드러커가 일관되게 조언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를 자문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구매가격 : 14,400 원

인생명강 14 - GPT 사피엔스

도서정보 : 홍기훈 | 2023-05-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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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없이 꺼내보는 ‘진짜 GPT-우리’의 이야기!”
GPT를 삶의 도구로 만드는 단 한 권의 책!
국내 최고 IT-경제학 전문가 홍기훈이 들려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GPT 수업



◎ 도서 소개

★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
“GPT라는 초거대 AI에 인류가 답할 시간!”
국내 최고 IT-경제학 전문가 홍기훈 교수가 들려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GPT 수업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교양 지식을 한데 모았다!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이 펼치는 흥미로운 지식 체험, ‘인생명강’ 시리즈의 열네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전국 대학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인생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의 삶에 유용한 지식을 통해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도서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연·유튜브·팟캐스트를 통해 최고의 지식 콘텐츠를 일상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식교양 브랜드이다.

지난 2022년 11월, 오픈 AI가 출시한 생성형 AI 챗GPT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5일 만에 100만 명의 회원을 모집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초거대 대화형 인공지능이 이끄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할 결정적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GPT 사피엔스』는 이러한 GPT 혁명 속에서 GPT의 개념에서부터 기술 혁신이 나타난 사회적 맥락을 사회과학자의 시선으로 짚어보면서,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발전 방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일깨워준다. 정보의 효율적 사용을 향한 10만 년간의 사투 끝에 인류가 만들어낸 결과물, GPT에 대한 홍기훈 교수만의 차별화된 분석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미래 세상에서 누구보다 똑똑하고 빠르게 기술 혁신이 선사하는 새로운 기회를 잡아볼 수 있을 것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더 크래시 The Crash | 급락 시장에서 내 자산을 지키는 최강의 부동산 수업 | 한문도 지음 | 2023년 4월 | 20,000원
▶ 뉴스에서 절대 말하지 않는 K-부동산 팩트체크 | 부동산의 신 표영호가 작정하고 공개하는 부의 대역전술 | 표영호 지음 | 2023년 4월 | 22,000원
▶ 살 때, 팔 때, 벌 때 | 여의도 닥터둠 강영현이 공개하는 진격의 주식 투자 타이밍 | 강영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3월 | 22,000원




◎ 본문 중에서

이 책을 통해 기술을 사회적 맥락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앞으로의 기술에 대응하는 지혜를 조금이라도 전달하고 싶었다. 세상에 갑자기 떨어지는 기술 혁신이란 없기에, 기술과 사회의 역사적 흐름과 맥락을 알면 미래를 살아가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반대로 장밋빛 꿈에 들뜨는 일을 막고, 그것을 현명하게 이용하며 삶의 도구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기술과 함께할 여러분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__ 8~9쪽

내가 아주 좋아하는 말이 있다. “희망은 전략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어떤 기업이나 특정 기술 혹은 사회 현상에 가지는 기대감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결제를 관리하는 IT 회사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정확히 이 회사가 어떤 사람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으며, 이 사람들이 어떤 돈을 쓸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거기에 대한 체계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고, 실적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단순하게 “우리가 대한민국의 결제 시스템을 독점하게 되면 우린 돈을 벌 거야. 시장 장악력으로 인해서 우리는 모든 사업을 해도 돼”라고 주장을 하는 건 사실은 아무 의미가 없다. 희망은 전략이 안 된다. 그건 그저 희망일 뿐이다. IT라는 포괄적인 개념만으로는 혁신을 만들어낼 수 없다. 왜냐하면 기술은 가치 중립적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__41~42쪽

챗GPT의 미래에 대해 우리는 너무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챗GPT가 스스로 생각을 할 리도 없고, 한동안은 우리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바꾸지도 않을 것이다. 물론 맞춤화, 고도화, 소통의 자연스러움이라는 큰 방향성에 있어서 챗GPT는 혁신적인 진보임에는 틀림없다고 본다. 기술의 진보가 더욱더 이루어진다면 챗GPT와 다른 기술들이 융합돼서 정말 새로운 세계를 천천히 열어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이 챗GPT로 인해서, 마치 2020년경 블록체인이 그럴 거라고 이야기했듯, 그리고 2022년에 NFT와 메타버스가 그럴 거라고 이야기했듯, 엄청나게 큰 변화가 임박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챗GPT는 거대 검색엔진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__114~115쪽

미래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과장 없이 냉철하게 전망하기 위해 반드시 전공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기술이든 일반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충분히 미래상을 내다볼 수 있다. 우리도 기술에 대해 알고 판단할 권리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 삶이고 결국에는 우리가 챗GPT를 이용하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기술도 우리 세상의 일부이고 삶이다. 아무리 최신 기술이고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고도화된 기술이라도 우리 삶에 적용될 수 있어야 가치 있는 것 아니겠는가 __121~122쪽

챗GPT를 채팅에 적용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 적용하고, 이런 식으로 챗GPT를 여러 곳에 적용하면 이들이 내 일을 다 대신해줄까?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하면 그러기는 힘들다. 챗GPT가 마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처럼 말하는 주장은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술은 세상에 없다. 상식적으로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혁신적으로 바꿀 기술이 있다면 그게 이미 우리 인생을 바꿨을 것이다. 세상을 바꿀 거라던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등이 지금 다 어디로 갔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__127쪽

기계는 인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산 능력과 정보 처리 역량을 가지고 있다. 이것만은 인간이 기계를 절대 못 쫓아가는 기계의 강점이다. 실시간으로 정보를 분석해내고 분류해내고 연산해내는 능력은 기계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데, 이제 그 기계가 말까지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언어를 배웠으니, 다음엔 무엇을 더 배울 수 있을까? 괜히 드라마틱한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과 비교도 될 수 없을 정도의 연산 능력과 정보 접근성을 가진 ‘기계 어린아이’가 드디어 말을 떼기 시작했다. 이제 무엇을 더 배우려 하고, 궁금해할까?” __159~160쪽

구매가격 : 13,600 원

글리머빌의 몬스터 사냥꾼

도서정보 : 저자명 : 앨리슨 노엘 역자명 : 김선희 | 2023-06-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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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조금 더 밝게 빛나는
글리머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도서 소개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한 명인 앨리슨 노엘이 이번에는 환상과 모험이 가득한 글리머빌에 펼쳐지는, 12살 소년 맥스의 성장 이야기를 전한다.
12년 인생을 살 동안 맥스는 항상 고스트를 봐 왔다.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해지길 원했던 맥스는 애써 이 사실을 무시하려 했지만, 맥스의 앞에 나타난 고스트들이 엄마의 차를 훔치려고 한다거나, 반 친구의 생일 파티를 엉망으로 만들거나, 교실에서 키우는 햄스터를 잡아먹으려 할 때는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다른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 싸우느라 허공에 대고 발길질이나 해 대는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맥스의 아빠는 여름 방학 동안 맥스를 할아버지 댁에서 지내게 한다.
아이들의 침대 밑에 산다고 알려진 상상의 괴물 보기맨, 신화 속에나 등장하는 미확인 생명체 추파카브라, 원숭이들의 왕 손오공 등 우리의 상상 속에만 존재한다고 믿었던 미스터리한 생명체들이 맥스의 이야기에 어떻게 등장하는지 기대하는 재미가 가득한 글리머빌의 매력에 맥스와 함께 흠뻑 빠져 보시길!




◎ 추천사

“앨리슨 노엘은 뼛속까지 오싹한 공포와 유머를 담은 소설로 초자연적 세계에 독자를 풍덩 빠트려 버린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하나도 빼먹을 수 없는 속도감 있는 이야기와 엉뚱한 캐릭터들, 웃음이 나오는 코미디로 무장한 이 모험 판타지 소설은 가족, 믿음 그리고 운명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소년 맥스를 보여 준다. 맥스의 친구들과 다양한 신화 속 생명체가 등장하는 초자연적 세계를 탐험하다 보면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다.”
-커커스 리뷰

“문학상 수상 작가인 앨리슨 노엘이 써 내려간 맥스의 이야기는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보기맨, 좀비, 원숭이 왕, 추파카브라 등 다양하고 미스터리한 생명체들이 사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액션과 유머, 그리고 마음이 풍성해지는 교훈까지 챙겨 갈 수 있기를!”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 줄거리

맥스가 처음 고스트를 보았을 때, 맥스는 모두가 고스트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마주친 수많은 고스트 때문에 학교의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 지금, 맥스는 ‘평범’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것이다. 그런 맥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아빠는 방학 동안 맥스를 ‘초자연적 세계의 인디아나 존스’라고 불리는 할아버지가 사는 글리머빌로 보낸다.
글리머빌은 마법이 깃든 파이를 팔고 호수에는 인어가 살며 고스트들이 자유롭게 떠다니는 곳이다. 이곳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맥스는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일상을 보내게 되며, 어쩌면 이곳이야말로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람하트 할아버지의 영혼을 훔쳐 가 버리는데…….
맥스를 받아 준 초자연론자 친구들과 함께 할아버지의 영혼을 되찾기 위한 모험에 나선 맥스! 모험의 끝에서 맥스는 어떤 결론을 마주하게 될까?

구매가격 : 13,440 원

강물 아래, 동생에게

도서정보 : 저자명 : 돈 길모어 역자명 : 문희경 | 2023-06-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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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줄로만 알았던 동생이 추운 겨울날 강으로 걸어 들어갔다.”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이별, 남겨진 이들의 애도 이야기



◎ 도서 소개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없는 중년의 극단적인 속마음 보고서”
그리고 남겨진 이의 내밀한 심리
최고의 저널리즘에 수여하는 캐나다 내셔널 뉴스페이퍼 어워즈 수상 작가가 죽음에 관한 저널리즘적 통찰을 담은 책을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동생의 실종 열흘째, 강 근처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그의 트럭이 발견되었다. 대형서점 관리자로 취직하며 인생 안정기로 들어선 동생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왜 그랬을까? 저자인 길모어는 동생이 차가운 강물에 몸을 던지기까지의 행로를 뒤좇는다.

동생은 예술가의 꿈을 안고, 불안한 직장을 전전하며,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다가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다. 사실 그는 평생을 걸쳐 죽음이라는 충동과 싸우고 있었다. 가장 가깝지만 가장 멀기도 한 가족의 죽음을 되짚으며 ‘중년의 자살’이라는 화두와 마주한다. 비로소 애증 섞인 이가 왜 떠났는지, 그 이전과 이후의 내밀한 심리를 이해할 수 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
▶ 이제는 나로 살아야 한다: 자기실현을 위한 중년의 심리학|한성열 지음|21세기북스|2021년 8월 31일 출간|16,000원
▶ 정체성의 심리학|박선웅 지음|21세기북스|2020년 7월 15일 출간|16,000원




◎ 본문 중에서

동생은 세계를 잘 구획하고 살아가던 뛰어난 배우였다. 캘거리 사람들 절반을 알고 어느 계층하고든 편안하게 어울릴 줄 알았다. 죽기 전에 동생을 알던 사람들은 동생의 기분이 좋아 보였다고 했다. 난 동생이 강가에 서 있는 모습을, 기울어가는 오후 햇살 속 동생의 실루엣을 그려보고 동생이 거기까지 어떻게 갔을지 생각해보았다.
【28쪽_유년의 강물】

지인들을 통해 그려본 데이비드의 초상은 모순투성이였다. 십 년간 중독이 점점 심해졌다가 이 년간 약을 끊으며 지냈고, 결국 행복을 찾은 듯하더니 다시 절망적으로 불행해하며 덫에 걸린 느낌에 시달렸다, 관계에 충실했다가 바람을 피우고 빚까지 졌다.
【55쪽_서점, 코카인, 실종】

내 친구들 몇은 중년이 되면서 많은 걸 끊어야 했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이혼 조정이나 가정불화, 심각한 건강 문제와 마주한 것이다. 중년은 말없이 휘청거리며 병원을 찾기 십상이다. (…) 중년은 사소한 문제들이 누적된 결과다. 치실을 더 많이 사용할걸, 요가를 좀 더 일찍 시작할걸, 돈을 더 많이 모아놓을걸.
【77쪽_지인의 말말말】

자살은 계속 수수께끼로 남는데, 어쨌든 당사자가 떠나고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실감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상세히 연구가 이뤄졌다. 자살을 애도하는 것이 다른 죽음을 애도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는 데는 누구나 동의한다. 자살에 대한 애도는 충격, 부정, 죄책감, 슬픔, 분노를 동반한다. 대개는 이유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120쪽_후유증】

나는 동생이 그 강으로 걸어 들어간 그 순간에 머물러 보았다. 동생이 얼음판이 끝나는 지점에 섰을 때 얼마나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졌을지 가늠해보고 싶어서였다. 마음의 고통이 폭포수처럼 요란하고 이성적 사고를 잠식하는 아우성이 들리는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다.
【159쪽_충동적인 권태】

우리는 날이 어두워지는 동안 저녁의 교통체증을 뚫고 서서히 움직였고, 친구는 내게 자신의 우울증에 관해 털어놓았다. 구체적인 무언가로 인해, 결혼이나 돈 또는 일 때문에 우울한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보다 더 음침한 무언가,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구름 같은 게 자기를 에워싼 것 같다고 했다.
【221쪽_왜 그랬을까?】

연구에 따르면, 자살하는 사람은 시간을 다르게 체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를 두려워하고 불행한 과거를 돌아보고 싶어 하지 않으며, 결국 끝없이 우울한 현재의 수렁에서 허우적댄다. 자살하는 사람은 권태에 빠진 사람처럼 시간을 본다. 시간을 천천히 흐르고, 숨 막힐 것만 같고, 심지어 사악하기까지 한 냉혹한 존재로 이해한다.
【236쪽_노래는 변함없이】

구매가격 : 14,24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