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자책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도서정보 : 이미상 김멜라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재기와 모험으로 가득찬 이야기꾸러미”
나의 자리를 찾아 떠나는 일곱 편의 여정

2010년부터 우리 사회의 경향과 징후를 기록하는 매체로서 문학이 지니는 영향력을 믿으며 꾸준히 운영되어온 젊은작가상이 올해로 14회를 맞이했다. 데뷔 십 년 이하 작가들의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젊은작가상은 지난해까지 모두 57명의 새로운 얼굴을 소개하며 독자와 신인 작가를 잇는 교두보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작가는 이미상 김멜라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이다. 데뷔작 「하긴」으로 2019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이미상이 올해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거머쥐었고, 한계 없는 상상력으로 읽는 이에게 경쾌한 즐거움을 선사해온 김멜라가 작년에 이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두 기수상자에 더하여 다섯 명의 작가가 올해 처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새로운 얼굴들을 널리 소개하는 것이 젊은작가상의 취지이니만큼 이들의 전복적인 시선과 한 발짝 앞서 걷는 이야기들이 더욱 뜻깊다. 일곱 편의 수상작은 그 무엇보다 자신의 힘을 믿고 살아가는 이들의 계보를 그린다. 두려워하기도, 흔들리기도, 무너지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단단하게 감아쥐어보는 인물들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 이야기들은, 이제 막 고립의 시기를 벗어난 우리에게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할 순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 때려죽여도 하기 싫은 일. 실은 너무 두려운 일. 왜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다고 믿는 일이 사람에게 더욱 수치심을 안겨주는 것일까.”_이미상,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나는 나라는 존재를 빈 괄호로 두고 싶었다. 이제 죽은 나를 발견해주길 원하지 않았다. 내 죽음의 경위와 삶의 이력들을 오해 없이 완결하고 싶지도 않았다. 대신 나는 나와 이어진 사람의 꿈으로 가 그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_김멜라, 「제 꿈 꾸세요」

우리가 아니라 네가 한 거지. 기진이 말했다. 진화는 잠시 말없이 기진을 쳐다봤다. 내가 억울한 빚이 생겼다고 말했을 때 너는 단 한 번도 나를 도와주겠다는 말을 안 했어. 너 어딘가 잘못된 거 아냐?_성혜령, 「버섯 농장」

책도 아름답지만 내 몸도 아름다워. 문장도 아름답지만 내 가슴도 아름다워. 적절하게 찍힌 마침표도 아름답지만 함몰 유두인 내 젖꼭지도 아름다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 오히려 감추라는 언니가 이상한 거야. 언니는 왜 우리의 몸을 핍박하는 거야? 언니의 몸은 언니의 식민지야? 언니는 왜 우리 몸을 강탈의 대상으로만 봐?_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

요카타, 라고 말하면 마음이 놓였다. 요카타는 다행이다라는 말보다 더 다행 같았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어도 요카타라고 말하면 안심이 되었다. 어쩌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요카타, 라는 말로 체념하고 요카타, 라는 말로 달래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오늘을, 다시 내일을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_정선임, 「요카타」

내게는 하나의 갈림길만 남았다. 한때 엄마가 앞둔 것과 같은 길이었다. 돌아가거나, 혹은 아주 멀리 가거나._함윤이, 「자개장의 용도」

‘먹어야 한다.’ 직관을 어떻게 부인할 수 있을까? 상처의 피를 참는 것이 불가능하듯 불가능할 따름. 그러므로 바뀐 처지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태도는 악몽을 꿀 때 가장 필요한 자세다. 투쟁은 겪어야 할 고문의 종류와 시간을 늘릴 뿐이다. 잠이란 애초에 휴식을 의미한다. 싸워서 무언가 얻어내거나 이겨야 하는 시간이 아니다. 죽음이 그렇듯이. _현호정, 「연필 샌드위치」

구매가격 : 5,400 원

2023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코멘터리 북

도서정보 : 이미상 김멜라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 소유정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2023년 젊은작가상 심사, 그 일 년간의 여정
그리고 수상 작가 일곱 명의 창작 비하인드

구매가격 : 0 원

벌들의 음악

도서정보 : 아일린 가빈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알맞은 온도로 지속되는 우정의 힘,
꿀벌에게서 얻는 지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함께 손잡고 만들어가는 연대의 이야기

★ 굿모닝 아메리카 북클럽 선정 도서
★ 라이브러리 리즈 선정 도서
★ 인디넥스트 선정 도서
★ <피플> <워싱턴 포스트> 등 추천 도서

『벌들의 음악』은 작가이자 양봉가이기도 한 아일린 가빈의 소설 데뷔작으로, 각자의 아픔을 지닌 세 사람이 함께 벌을 키우며 우정을 나누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기분좋은 온기와 반짝이는 희망, 서로를 지켜주는 우정, 그리고 인간뿐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연대의 마음으로 가득한 이 소설은 2021년 출간되어 전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굿모닝 아메리카 북클럽, 라이브러리 리즈, 인디넥스트 선정 도서에 이름을 올리며 독자들의 커다란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피플> <워싱턴 포스트> 등 여러 매체의 추천 도서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불운한 사고로 걷지 못하게 된 열여덟 살 제이크, 갑작스레 남편을 잃은 상실감에서 회복하지 못한 마흔넷의 앨리스, 잘못된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른 뒤 불안과 자책의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어버린 스물넷의 해리.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인 이들 세 사람은 우연한 사고와 예기치 못한 기회로 함께 지내며 특별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이 우정은 세 사람 모두의 마음을 위로하며 이들의 삶에 새로운 시작이라는 희망을 가져온다. 직업도 없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휠체어를 타는 “특이하게 망한” 제이크도,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깨달음으로 온몸이 묵직하게 아파오는 앨리스도, 스스로를 “A급 멍청이”라고 자조하는 해리도, 정교한 밀랍으로 빚어진 벌집처럼 이들을 보호하며 자라나는 우정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며 슬픔의 긴 터널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벌들과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는 상처 입은 마음속 텅 빈 공간에 벌꿀 색깔의 따스함을 더하고, 그 따뜻함은 독자의 마음으로도 이어져 특별한 울림을 선사한다. 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묘사는 팍팍한 일상에 잔잔한 휴식과 위로가 되고, 각자의 결핍과 슬픔 속에서 손잡고 연대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벅차오르게 한다. 더불어 꿀벌의 생태와 아름다움에 대한 문장들은 다른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다보면 마치 포근한 오후 햇살을 받으며 벌통들 앞에 앉아 가슴에서 울리는 윙윙 소리를 느끼고 있는 것만 같다. 벌들의 음악소리가 선사하는 평온함을 만끽하면서.


타인과 연결될 뜻밖의 길과 새 출발이라는 반짝이는 약속,
그리고 자신만의 벌집을 찾는 황홀한 여정

봄을 맞아 새로운 꿀벌을 분양받아서 집으로 돌아가던 앨리스는 어두운 도로에서 휠체어를 뒤늦게 발견하고 급히 반대편으로 핸들을 꺾는다. 그 바람에 트럭 짐칸에 실려 있던 벌통 일부가 도로로 떨어지고 꿀벌 수백 마리가 혼란스러워하며 벌통을 빠져나온다. 휠체어에 타고 있던 이는 산책을 나왔던 제이크. 파티가 열린 친구 집 2층 지붕에서 장난을 치다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에 하반신마비가 된 제이크는 사고 이후 친구들을 피하기 위해 과수원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이날은 음악을 들으며 휠체어를 움직이다 뒤에서 트럭이 다가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이렇게 조우한 십대 소년과 사십대 여성은 서로의 무탈함을 확인하다가 벌통과 꿀벌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누게 되고, 뜻밖에도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앨리스는 카운티 개발 부서에서 일하며 취미로 벌을 키우는 양봉가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편이 첫 데이트에서 선물한 벌통 하나로 시작해 현재는 스물네 개의 벌통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여름까지 벌통의 수를 백 개로 늘리기 위해 파트타임을 구하는 공고를 낸 상황이었는데, 제이크가 아버지로부터 불쾌한 대우를 받는 걸 목격하고 충동적으로 소년을 고용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여기 공고를 보고 찾아온 해리가 합류한다.
해리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어릴 때부터 남에게 잘 속고 자신의 것을 쉽게 빼앗겨온 아이였고, 급기야는 친구들 꾐에 넘어가 도둑질을 하다 혼자만 도망가지 못하고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 얼마 전 가석방된 뒤 삼촌의 트레일러에서 지내던 중 앨리스가 낸 채용공고를 발견한다.
제이크는 무거운 것을 들거나 자유로이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양봉복이나 장비 없이도 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정도로 양봉에 큰 재능을 보이고 심지어 다른 이들은 듣지 못하는 여왕벌의 소리를 구분하기도 한다. 해리는 묵묵하게 일하며 제이크가 휠체어를 탄 채로도 작업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작업대를 만들어주는 등 힘을 보태고, 언제까지나 혼자일 줄만 알았던 앨리스는 의외로 이 청년들과 함께 지내는 일상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앨리스가 출근한 뒤 혼자 벌통을 탐구하던 제이크는 이웃 과수원 근처의 벌통들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다. 앨리스는 퇴근 후 제이크와 함께 벌통들을 살펴보고 남편이 처음 사준 벌통을 포함해 가장 오래 보유해온 벌통의 벌들이 죽어 있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웃 과수원에서 ‘수프라그로’라는 대기업에서 홍보를 위해 무료로 배포한 살충제를 며칠 전에 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앨리스는 수프라그로의 살충제가 다른 지역에서 벌들의 집단 폐사를 일으켰다는 정보를 접한 후 그 상관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죽은 벌들의 검사를 의뢰하고, 양봉협회 모임에 나가 과수원들이 수프라그로 살충제를 사용하는 걸 막아야 한다고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구매가격 : 11,900 원

리보와 앤

도서정보 : 어윤정 글/해마 그림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제2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리보와 앤』
폐쇄된 도서관에 남겨진 두 로봇과
그들을 염려하고 그리워하는 한 아이의 ‘연결’과 ‘우정’

도서관에 확산된 바이러스 때문에 방치된 로봇 리보, 아무도 오지 않는 도서관에 남은 리보에게 어느날 한 아이가 묻는다.
"괜찮아?"

“그리움은 슬프고도 아름다워. 그리움은 아직 사랑이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거든. 끝낼 수 없는 마음이거든.”_본문 중에서

연결은 본능이다. 연결감은 생존의 옵션이 아니라 필수 요소이다. “그리움은 걷잡을 수 없는 재난. 만날 사람은 만나야 한다.” 앤의 대사처럼 어린이들에게 고립은 치명률 높은 바이러스만큼 아니 그 이상의 재난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고립과 격리는 사회적 동선이 큰 어른보다 학교와 학원, 동네 놀이터가 사회적 활동 영역의 전부인 어린이들에게 더 가혹했다. 그렇기에 폐쇄된 도서관에 남겨진 리보의 상황은 어린이들이 더 절실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 해석의 모양과 질감은 달라질지라도 이 작품의 무게는 시간의 무게를 이겨 내고 언젠가 코로나19를 경험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온전히 전해질 것이다. 그것이 문학의 힘이다._유영진(아동문학평론가)

구매가격 : 8,100 원

오직 사람 아닌 것(문학동네시인선 189)

도서정보 : 이덕규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저기 흙 묻은 사람들이 가네
다시 벼와 찰보리를 기리고 섬기는 곳으로 가네”

잊힌 정경 안에 기거하던, 사람의 본모습을 길어올리는 시선

인간 시선의 구석과 그 구석 속 존재들을 밝히고, 그들에게 시의 자리를 내어주었던 이덕규가 네번째 시집을 세상에 내보인다. 문학동네시인선 189번 『오직 사람 아닌 것』이다. 그 스스로 자임하듯 시인은 “캄캄한 흙속에서 사람이라는 종자로 싹을 틔운 최초의 기쁨”(「농부」)으로서, 자연의 이야기를 시로 풀어낸다. 자연은 사람이 태어난 장소이자, 지금은 멀리 떠나온 집이다. 사람이 떠난 빈집은 일견 황폐하고 허름해 보이지만, 그 속은 오히려 사람 아닌 것들이 왕성히 움직이는 터전이 되었다. 자연을 잊고 인위의 논리를 내세우다 오히려 병들어가는 사람에게는 보란듯이, 밀려난 생명들이 찬란한 활기를 뽐낸다. 이덕규는 이들 ‘오직 사람 아닌 것’이 사람보다 앞서 걸으며 선보이는 아름다운 선례를 ‘농부’이기에 가능한 세밀화로 포착해낸다.


맑은 정오, 항아리에 이슬 내린 물이 가득 차올라 있었다

눈이 퀭한 짐승이 그 안에 비친 검은 그림자를 들여다보았다

산 너머 사리 바다에서 물고기 우는 소리가 종일토록 넘어왔다

먼길을 돌아 일 년 만에 지상에 내려온 누님 발등이 소복이 부어 있었다
_「백중(百中)」 부분

이덕규는 실로 ‘정경(情景)’의 전문가라 할 만하다. “오색 관을 쓴 새”가 항아리 속을 들여다보는 풍경으로부터 길어올려지는 서러운 서글픔이 있다. 시인은 어미 새가 아기 새에게 먹이를 전해주듯 감정을 반죽으로 넘겨주기보다, 풍경을 통해 정서를 간접적으로 일으킨다. 그제야 밝혀지는 것은 애타는 그리움의 정서가 대상에 빗대어 암시될 때 독자의 마음속에 파문이 자생한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가지각색인 억양과 강세, 음의 진동과 고저, 즉 그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로 새겨지는 정서는 감정을 돋을새김한다. 시인은 그러한 새김만이 시의 경지이고 책무이며 정직한 수행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그렇게 시집은 시적인 정경을 담아낸다. 시인은 “가마니를 치는 때 맞춰 첫눈이 오고 꿩과 토끼들이 사람의 마을 가까이로 내려오는”(「때와 일」) 것처럼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삶을 주목한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감히 물물교환 시대를 살았던 그때”(「우리, 오래된 미래」)의 모습들은 우리가 잊고 잃은 천성이기도 하다. 다만 시인이 읊는 정경은 과거를 향하는 맹목이나 자조적인 회상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는 그 시절을 아는 이에게는 익숙하고 그리운 기억을 묘사하는 언어가 되고, 지금 그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그의 손이 일구어내는 연대기를 그려내며, 아직 경험해본 적 없는 이에게는 “깊은 물속에 하루쯤 가라앉아 쉬고 싶은”(「고독의 진화」) 지친 몸과 마음을 보듬는 본향이 되어준다.

장마 끝에 온갖 벌레와 곤충이 울었고 처음 보는 꽃들이 은하수처럼 무더기무더기로 흘러갔다
사라졌던 것들이 짝을 맞춰 돌아왔다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었다
사람들 손이 멈춘 곳
사람 발길이 끊긴 들판 한가운데
묵정논 한 배미가 생명의 섬처럼 떠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의 바다에 노아의 방주처럼 떠 있다
_「묵정논」 부분

또한 이덕규는 하나의 삶을 소박하게 내놓는 일에 자족하지도 않는다. 시집의 이곳저곳에는 앞만 바라보는 우리의 발길을 잡아채는 돌부리들이 놓여 있다. 그 서늘한 비판의식 안에 담긴 것은 사라진, 그리고 사라질 존재들에 대한 염려다. 사람이 구조에 더 효율적으로 복무하기 위해 저버리고 내던져버린 것들이 있다. 그러나 정작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우리가 저버린 ‘오래된 미래’에 있었다는 깨달음을 시인은 간곡히 전한다. “사람 발길이 끊긴” 묵정논이 오히려 온갖 생명의 보고가 되어준 실상을 환기하며, 시인은 “흙 묻은 사람들”(「흙 묻은 맨발들의 저문 노래」)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을 그려본다. “다른 이들의 체온과 맥박”(「업어주는 사람」)을 품은 그들은 어디에서든 생명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 전범으로부터 우리의 내일을 그려보는 일이야말로 바로 시가 해낼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소임이라는 것이 시인의 올곧은 믿음이다.

시인은 ‘오직 사람 아닌 것’들을 통해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사회적 존재라던 사람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사람을 탕진하고”(「빈자리」) “막막한 벽과/ 겸상”(「혼밥」)하면서, “마지막까지 무례한 삶”(「가지런히 벗어놓은 신발 한 켤레」)이 강요하는 “고독이라는 맹독성 침묵”을 견디지 못한 채 “뭍에서 물속으로 들어”(「고독의 진화」)가거나 사람이 된 것을 후회하지는(「곰으로 돌아가는 사람」) 않는가. 하여 시인은 다시 통렬하게 묻는다. 자연의 정경 속에서 누구보다도 생명답게 살아가는 존재들이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은 채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했기 때문에 사람에게 외면받았던 이들 ‘사람 아닌 것’들이 볏단처럼 서로에게 기대어 만들어내는 조화가 시집에 있다. 이들에게 사람이 다시 배울 수 있다면 어떨까. ‘사람 아닌 것’들이 사람을 일으켜세우기 위해 다가오고 있다.

가장 오래된 것이 가장 새로운 것이다. 농촌의 이야기는 너무나 익숙하여 상투성과 고정관념에 빠지기 쉽지만,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새롭고 낯선 미적 지평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 시집은 보여준다. 그만의 시각과 인식으로 내면을 파고드는 시간의 침습을 이겨냈다는 것이다. 낙원에서 실낙원으로, 다시 복낙원으로 이행하는 감각과 의식의 극적인 변화가 시의 바탕을 형성해왔다. 프루스트의 ‘마들렌 과자’가 폭발시킨 감각의 세계처럼, ‘나’와 ‘나’를 넘어선 본향의 이야기를 그 바탕 위에서 감각하고 발굴해낸다면, 어떤 개념으로도 묶을 수 없는 낯선 장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_이순현 해설, 「발굴하는 자와 발굴되는 자」 부분

구매가격 : 8,400 원

동자동, 당신이 살 권리

도서정보 : 빈곤의 인류학 연구팀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서울 최대 쪽방촌이자
빈곤?주거?개발의 모순이 응축된 ‘핵심 현장’ 동자동,
그곳의 시계는 2021년 2월에 멈춰 있다

도시빈민의 주거 역사를 새로 쓴
획기적인 공공개발이 발표됐음에도
기약이 없는 집과 유예되는 공공의 미래
―빈자를 향한 ‘느린 폭력’에 맞서 주거권을 외치다

공공임대주택에의 염원을 권리로 쟁취해내고자 기울인 오랜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집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공론장은 늘 부동산만을 전면에 내세웠고, 소유주의 재산권이 인간의 주거권에 선행한다는 주장을 공리로 만들었다. 그러던 중 정부가 동자동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 살던 곳에서 거듭 쫓겨나다 쪽방촌에 정착하게 된 주민들도, 오랫동안 주거권 실현을 위해 싸워온 반反빈곤운동 단체들도 “희망이란 걸 가져봤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는 이제 쪽방촌 주민들 사이에서 희망고문으로 불린다.

동자동은 더 이상 서울시 용산구의 한 행정구역, 가난한 사람들이 밀집한 특정 동네로만 정의되지 않는다. 그곳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선 지 오래인데도 누군가는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창문 없는 고시원, 원룸, 반지하에서 주검으로 발견되는 나라, 팬데믹과 기후재난이 전면화됐음에도 성장, 개발, 부동산 서사가 공론장을 잠식한 나라에서 미래를 논하는 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되묻는 현장이다. _「들어가며」

구매가격 : 12,000 원

구름해석전문가

도서정보 : 부희령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지겨운 윤회의 사슬을 끊으려고 히말라야로 왔대요.”
“뒤집어진 보트 밖으로 빠져나가려면 물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야 해.”

구도의 길에서 건져 올린 조각들을 모아
다른 빛깔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부희령 작가의 11년 만의 소설집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작가 부희령이 11년 만에 소설집을 묶었다. 200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어떤 갠 날」로 등단한 저자는 80여 편의 번역서를 내면서 틈틈이 자신 안의 멍울을 끌어올려 풀어내고 있다. 소설집으로는 2012년에 발표한 『꽃』 이후 두번째 작품집으로, 인도와 네팔 등지에 체류하며 명상과 불교를 공부한 작가 부희령이 구도의 길에서 건져 올린 조각들을 모아 ‘이별(떠남)’을 통한 다른 빛깔의 자유를 전한다. 부희령의 자유가 우리가 보아왔던 빛깔과 다른 이유는 “지금 여기와는 많이 다른 세계를 목적지로 설정하고자 한다”(「작가의 말」)는 작가의 숙념 때문이리라. 얽힌 관계(폭력) 뒤 이별(떠남), 그뒤 다시 반복되는 관계(폭력)와 다시 이별. 이 운명적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해법은 ‘이별’ 뒤에 남는 것이 절망(고통)이 아닌 ‘자유’라는 자각이다. 『데미안』에서 투쟁으로 알을 깨고 나온 새가 아브라삭스로 날아가듯, ‘이별’은 이 세계를 깨고 ‘자유’를 찾아 다른 세계로 날아가는 투쟁이라는 인식이다. 작가는 더 깊게 추락하고 더 높이 날아오르기를 권한다. 자유를 위한 추락이기에 마주하는 절망은 고통스럽지 않고 희망적이다. 이번 작품집이 “긴 여정 끝에 마침내 절망과 고통이 반드시 무겁지만은 않았다는 발견에 이르는 소설들”(소설가 송기원)인 이유이다. 그것은 “구름을 벗어난 산 위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맑은 시선”(소설가 송기원) 때문이리라. “부조리한 것, 부당한 것들, 얽히고설킨 사람 사이의 갈등과 넌덜머리나게 하는 모순들을 살아 있는 질감으로”(소설가 이경자) 냉정하게 풀어내는 부희령의 문장은 차가운 얼음에 부딪는 뜨거운 햇살의 쨍한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관계의 늪에 가라앉아
움츠리고 서성이고 스스로가 보아도 낯선

이번 작품집에는 관계의 늪에 가라앉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 중 일부는 이별하지 못하고 그 늪에 갇혀 있고 일부는 이별하여 다른 세계로 날아간다. 「콘도르는 날아가고」에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소녀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집을 떠나자 현관문에 방범문을 덧달고 담장 위에 쇠창살을 빙 둘러 박는다. 다른 세계로 나아갈 생각조차 못한 채 이 세계에 더욱 견고한 울타리를 만들고 움츠려 들어앉는다. 소녀는 어머니를 바라본다. “방바닥에 널브러져 몸부림치는 어머니의 배 위로 두툼한 돈다발이 몇 뭉치 떨어졌다. 몸 위에 돈다발을 얹고 있으니 어머니는 사람이 아니라 개구리나 바퀴벌레처럼 보였다.”(12쪽) 「만주」에서는 이야기를 끌어가는 임돈의 아내 경옥이 붙잡혀 있다. 시대적 배경은 일제강점기 조선 농민들이 땅을 빼앗기고 만주로 강제이주되던 때이다. 손임돈은 독립자금 전달을 위해 만주로 가던 중 신경역 광장에서 패싸움에 휩쓸려 객사를 한다. 임돈은 “세상과의 아득한 거리를 모르핀 삼아 자기만의 세계로 달아나기”(127쪽)만 했던 죄책감에 만취해 있었다. 아버지의 유골함을 품에 안은 열한 살 기혁과 경옥이 객차를 탔을 때 “객차 안 승객들이 동정 어린 눈빛으로 흰옷 입은 어린 상주를 바라보았으나, 이경옥은 운명을 이해하려 애쓰지 않을 만큼 오만했으므로, 그런 동정심조차 불편했다.”(129쪽) ‘오만’은 절망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더 큰 상처를 내는 칼이 아니던가. 이 세상에 남은 ‘오만’한 경옥은 스스로 절망하지 않는다고 믿으며 깊은 늪 속에 가라앉아 있을 것이다. 「귀가」에서는 과거의 온갖 형상과 얽혀 이 세계와 이별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끝내 닿지 못하는 ‘나’가 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여기는 밖이고, 지금은 밤이고, 집에는 내가 없다”(134쪽)고 하지만 “캄캄한 골목 어둠 속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끊임없이 뒤를 돌아보면서” “신발이 벗겨질 것 같아 초조해하며” “온 힘을 다해” 달려도 골목은 영영 끝나지 않을 듯 이어진다. “귀가”하지 못한 나는 “이따금 옛집에 돌아가는 꿈을 꾼다”.(155쪽) 모두 떠나보낸 집안에는 생기가 없다. “이럴 수가 있나. 집이라는 건, 언제나 굳건하게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어린아이인 나는 어른의 목소리로 중얼거린다.”(155쪽) 「내 가슴은 돌처럼 차갑고 단단하다」는 ‘무거움’을 덜어내고 이 세계에 붙박여 거듭나려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교양과 품위를 지키며 사는 네 명의 중년은 주말이면 모여 자신들의 죄악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그것이 부질없는 짓임을 깨닫는다. 그들이 원하는 건 선한 삶이 아니라 ‘무거움’을 덜어내는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20대 젊은 여성을 불러놓고 머리카락을 가위로 잘라 태우는 번제 의식을 진행한다. ‘무거움’을 덜어내고 “그래서 더욱 안락한 현재를 누리고자”(181쪽) 하는 것이다. 번제 의식 후 네 명의 중년은 “돌처럼 차갑고 단단해진” 가슴으로 깊고 편안한 잠에 빠져든다. 그들의 안락한 이 세상이 영원히 존재하려면 그들은 늪 속에 몸을 숨기고 계속해서 다른 세계를 희생시켜야 할 것이다. 「구름해석전문가」의 이경은 선우가 준 노트북을 들고 소설을 쓰기 위해 포카라로 간다. 하지만 노트북의 암호를 몰라 한 글자도 쓰지 못한다. 게다가 노트북을 준 선우는 다시 돌려달라고 계속 카톡을 보낸다. 소설가인 선우는 자유분방을 넘어서 무례하다. 하지만 그런 선우에게 수치심까지 느끼면서도 휩쓸리는 이경의 모습은 스스로도 낯설다. 「완전한 집」의 금희 역시 관계의 늪에 빠져 있다. 포카라에 온 지 사흘째 되는 날 9년 만에 승문에게 메일을 받은 금희. “승문은 10여 년 전 인도와 네팔을 오래 떠돌다가 석 달 정도 한국에 머물면서 금희와 함께 살던 집을 팔았다. 그리고 문서와 현실 속의 모든 인연을 정리하고 떠났다. 미얀마로 가서 단기 출가할 작정이라고 했다. 그것으로 마지막이었다.”(66쪽) 금희는 인터넷에서 우연히 알게 된 윤의 권유로 포카라에 왔지만 정작 승문의 자취를 좇고 있다.

더 깊게 추락하고 더 높이 기어올라
한계를 마주하면

작품 중 관계의 늪에서 빠져나온 두 명의 인물이 있다. 「구름해석전문가」의 이경과 「완전한 집」의 금희이다. 이경과 금희를 통해 작가가 전하는 해법은 더 높은 꼭대기까지 기어오르거나 더 깊이 추락하여 이 세계와 이별하라는 것이다. 극한의 한계를 경험하고 고통을 뛰어넘으면 다른 세계에서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구름해석전문가」의 이경은 암호를 풀지 못해 “아무 쓸모도” 없는, “그럼에도 두고 가고 싶지 않은”(53쪽) 선우의 노트북을 내려놓고 안나푸르나로 향한다. 더이상 걸을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을 때 노트북을 두고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그녀는 은퇴한 쿠마리들을 만난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뒤 땅에 발을 딛고 살고 있는 그들. 그리고 “처음으로 이경은 선우에게 노트북을 돌려줬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본문 중에서) 「완전한 집」의 금희는 일행의 결정에 휩쓸려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합류하게 되고 “말 한마디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힘든”(본문 중에서) 상황을 거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인식한다. 나아가 고집한다. 더이상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목적지를 선택한 것이다. 일행에서 이탈해 혼자 향했던 호수에서 승문이 이야기했던, 멀리서 보았을 때 집인 줄 알았지만 가까이 가보니 벽이었다는 그 벽을 발견한다. 그 벽은 이제 “완전한 집”이다. 승문의 세상과 다른 자신의 세상을 발견한 것이다. “금희는 바람이 세상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이 자리를 지나갈 때쯤 자신의 업도 흩어지고 사라지기를 소망”한다.(본문 중에서) 「콘도르는 날아가고」에서 등장하는 소녀는 아버지의 부재를 집안에 아들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네번째 딸인 동생이 ‘가장 나쁜 잘못’이고, 가장 나쁜 잘못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갔지만 아마도 세번째 자신 또한 ‘잘못’이라 여길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소녀도 아버지를 ‘잘못’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그래야 공평하다.”(본문 중에서) 또한 자신을 성추행한 붉은 벽돌집 남자의 차를 대못으로 긁는 복수를 한다. 하지만 아직 어려서인지 소녀는 늪에서 빠져나와 이 세계와 이별하지 못한다. 소녀는 “상처가 아물어도 흉터는 남는다는 사실을 떠올”(본문 중에서)린다. 그런 소녀를 위로하고 싶었던 걸까. 작가는 글의 말미에서 독재자의 죽음을 알림으로써 다른 세계를 열어준다. “큰일났어. 대통령이 죽었대.”(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0,000 원

속죄(세계문학전집 223번)

도서정보 : 이언 매큐언 | 2023-04-0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21세기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전 세계적인 메가셀러

부커상 최종후보
LA 타임스 도서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WH 스미스 문학상 수상
타임·옵서버·텔레그래프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
가디언 선정 ‘21세기 최고의 책 100’

이언 매큐언의 작품 중 단연 최고이자 위대한 소설.
이동진(영화평론가)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언 매큐언의 최고작이자 전 세계적인 메가셀러 『속죄』를 새롭게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2003년 처음 소개된 이후 쇄를 거듭하며 꾸준히 사랑받았고, 출간 20년 만에 세계문학전집으로 새롭게 펴내며 보다 세심하게 다듬어진 번역을 통해 이언 매큐언의 작품세계를 더욱 완성도 높은 판본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유년기의 천진한 오해가 초래한 거대한 파국과 평생에 걸친 속죄를 그린 이 작품은 이언 매큐언의 여덟번째 장편소설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작가적 커리어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자 그의 모든 것이 집약된 필생의 역작으로 꼽힌다. 『암스테르담』(1998)이 부커상을 수상하며 현대 영문학의 중요 작가로 인정받은 매큐언이 다음에 발표할 작품에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2001년 출간된 『속죄』는 높아질 대로 높아진 모두의 기대를 완벽히 충족하는 대작이었다. 특유의 정교한 내러티브와 서스펜스를 유지하는 필력, 인간심리를 꿰뚫어보는 날카로운 통찰에 더하여 인간에 대한 연민과 한 차원 성숙해진 시선으로 깊은 감동을 안기는 이 작품에 언론은 앞다투어 찬사를 보냈다. “한마디로 걸작”(<뉴욕 타임스>), “‘마스터피스’라는 칭호를 기꺼이 붙일 수 있는, 진정으로 자격이 있는 몇 안 되는 작품”(<이코노미스트>), “원래 좋은 작품을 쓰는 작가라는 기준으로 봐도 특출나다”(<타임스>) 등의 극찬이 이어지며 연말에는 거의 모든 유력 매체의 ‘올해의 책’ 리스트에 『속죄』가 포함되었다. 독자들의 반응도 평단과 일치했다. 네번째로 후보에 오른 그해 부커상은 비록 호주 작가 피터 케리의 『켈리 갱의 진짜 이야기』에 돌아갔지만 『속죄』가 결코 뒤지지 않는 작품이라는 것이 중평이었고, 이후 영국 BBC 방송 주최로 독자들이 직접 투표하여 선정하는 ‘피플스 부커상’을 두고 피터 케리와 다시 한번 경합을 벌였을 때 독자들은 『속죄』의 손을 들어주었다. 작품의 감동은 영상으로도 이어져 2007년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어톤먼트>가 개봉되었고, 미국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영국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미술상을, 골든글로브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명실공히 매큐언의 최고작이자 위대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한 『속죄』는 타임·옵서버·텔레그래프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 가디언 선정 ‘21세기 최고의 책 100’에 이름을 올리는 등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호명되며 21세기 고전의 반열에 올랐고, 42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시간이 멈춰버린 뜨거운 오후,
소녀의 오해가 불러온 젊은 연인들의 비극
그리고 이를 되돌리려는 한 소설가의 평생에 걸친 지난한 속죄!

이야기는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영국 상류층이 마지막으로 좋은 시절을 보낸 1935년, 교외의 저택에서 시작된다. 제1부에서 브라이어니 탤리스는 작가를 꿈꾸는 열세 살의 소녀로 상상력이 풍부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질서정연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기도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집으로 돌아온 브라이어니의 언니 세실리아는 뭔지 모를 답답함과 자립해야 한다는 막연한 의무감에 시달린다. 그리고 세실리아의 소꿉친구이자 탤리스가家 가정부의 아들인 로비 터너가 있다. 계급적 거리감, 그리고 둘 사이에 막 싹트기 시작한 성적 긴장감 때문에 세실리아를 멀리해온 로비와 이를 눈치채고 표현하기 힘든 울분을 느끼는 세실리아가 어느 뜨거운 여름 오후 정원에서 마주친다. 두 사람은 꽃병을 사이에 두고 공연한 실랑이를 벌이고, 결국 깨져버린 꽃병 조각이 분수대 물속에 빠지자 세실리아는 알 수 없는 분노에 휩싸여 여봐란듯 옷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저택의 위층 창가에서 브라이어니가 그 모습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그날 저녁 저택에서는 또다른 사건이 벌어진다. 탤리스가에 와 있던 친척 쌍둥이 형제가 실종되고, 손님으로 방문한 폴 마셜까지 동원되어 아이들을 찾으러 나섰다가 쌍둥이의 누나 롤라가 강간을 당한 것이다. 몇 시간 전 로비와 세실리아 사이의 알 수 없는 행동을 목격하고 거기에 자신의 상상력을 덧붙인 브라이어니는 로비를 강간범으로 지목하고, 의대에 진학하려던 총명한 청년 로비와 그를 향한 사랑을 뒤늦게 깨달은 세실리아의 운명은 비극을 향해 치닫는다.

후반부에서 소설은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2차세계대전의 한복판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제2부에서는 강간 혐의로 복역하던 로비가 조기 석방을 조건으로 참전해 프랑스의 전장에서 지옥을 겪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이언 매큐언의 충실한 역사적 고증과 이를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풀어낸 장인적 묘사가 돋보이는 대목으로, 연합군이 마지노선에서 퇴각해 됭케르크까지 철수하는 아비규환의 상황과 폭격의 공포, 본국으로 떠날 배가 없어서 절망에 처한 병사들이 저지르는 집단적 폭력이 그려진다. 제3부에는 공습이 이어지는 런던에서 브라이어니가 안락한 가정환경을 버리고 간호사로 자원해 참혹한 전쟁의 와중에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돌보며 시간을 쪼개 소설을 쓰고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속죄하려 애쓰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롤라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든 비극을 몰고 온 장본인과 결혼식을 올리고, 브라이어니는 잘못을 빌고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세실리아를 찾아간다. 세실리아는 그 여름밤의 사건 이후 집을 나가 브라이어니보다 먼저 간호사로 일을 시작해 혼자 살고 있다. 브라이어니는 언니의 하숙집에서 뜻밖에 로비와 마주치고, 자신이 저지른 그 엄청난 잘못도, 모든 것을 휩쓸어버리는 전쟁도 두 사람을 갈라놓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과연 두 연인은 정말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 것일까?


현대 영문학의 최고 지성 이언 매큐언
그의 모든 것이 집약된 필생의 역작

『속죄』는 치밀한 구성, 영화를 보는 듯한 흥미진진한 스토리, 뚜렷한 개성을 지닌 등장인물들에 대한 탁월한 심리묘사, 섬세하고도 장중한 문체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주요 인물들의 시점을 오가는 사이 우연과 오해, 악의가 절묘하게 맞물려 무시무시한 결과를 빚어내기까지 전반부의 이야기는 서스펜스를 조절하는 특유의 필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긴장감을 자아내고, 전쟁의 무상함과 공포,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폭력의 다양한 수위를 포착하는 후반부에서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치밀한 서술과 역사의식에 대한 거시적인 통찰이 결합되어 장인의 경지에 이른 예술적 기교를 느끼게 한다.

이 작품은 영문학에 대한 애정을 고백하는 동시에 문학 창작의 본질에 대해 숙고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제인 오스틴, 새뮤얼 리처드슨, T.S. 엘리엇, D.H. 로런스 등 영문학사에 쟁쟁한 자취를 남긴 문인들이 거론되고 시릴 코널리, 엘리자베스 보엔 같은 실존 문학비평가가 등장하며, 주인공 브라이어니는 소설가가 되는 과정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그리고 소설을 씀으로써 평생에 걸친 속죄를 하려 했던 브라이어니의 삶은 그 자체로 상상력과 그 산물인 문학작품에 어떤 힘과 한계가 있는지에 대해 매큐언이 던지는 진지한 물음이기도 하다. 소설이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사이 이러한 메타픽션적 요소는 전체 이야기와 결합되어 묵직한 울림을 안긴다.

브라이어니에게, 그리고 브라이어니로 인해 운명이 송두리째 흔들린 두 연인에게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나하나의 조각이 서서히 맞춰지면서 마침내 충격적이고도 감동적인 결말에 이르렀을 때, 독자는 오직 1급의 소설만이 선사할 수 있는 환희와 여운을 만끽할 것이다.

구매가격 : 12,600 원

암스테르담(세계문학전집 224번)

도서정보 : 이언 매큐언 | 2023-04-0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현대 영문학의 최고 지성
이언 매큐언의 걸작

현대의 윤리와 문화란 어떤 것인지 묻는 냉정하고도 예리한 고찰.
1998 부커상 심사위원장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언 매큐언의 걸작 『암스테르담』을 새롭게 선보인다. 한 여자의 죽음과 그녀가 남긴 문제적인 사진으로 촉발된 연쇄적 파국을 그린 이 작품은 이언 매큐언이 1998년 발표한 일곱번째 장편소설로, 1999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국내에 소개된 이후 다시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펴내며 박경희 번역가의 면밀한 개정을 통해 매큐언의 작품세계를 더욱 깊이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첫 사랑, 마지막 의식』(1975)으로 데뷔한 후 충격적인 소재와 대담한 스타일로 인간 밑바닥의 기이한 욕망을 낱낱이 해부하며 “엽기 이언Ian Macabre”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매큐언은 『차일드 인 타임』(1987)을 기점으로 동시대의 윤리와 사회문제, 역사 등 보다 거시적인 측면으로 관심을 확장했다.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암스테르담』은 현대사회의 부조리와 얄팍한 윤리의식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짤막한 분량으로 담아내며 『위험한 이방인』 『검은 개』에 이어 세번째로 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현대의 윤리와 문화란 어떤 것인지 묻는 냉정하고도 예리한 고찰’이라는 평과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이 작품으로 그는 선정적인 작품으로 이목을 끄는 작가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영국을 대표하는 지성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차기 총리의 정치생명을 끝낼 사진이 등장하자
두 남자의 신뢰와 윤리의식이 시험대에 오르고,
마침내 오랜 우정은 증오가 되어 그들을 암스테르담으로 이끈다

사진작가이자 레스토랑 평론가 몰리 레인의 장례식. 오랜 친구 사이인 버넌 할리데이와 클라이브 린리는 각기 다른 시기 그들의 연인이었던 몰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개탄한다. 장례식을 마친 후 클라이브는 뇌손상을 입고 손쓸 새도 없이 상태가 악화된 몰리처럼 언젠가 자기도 사리분별이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면 안락사를 시켜달라 부탁하고, 버넌은 그 제안을 마지못해 받아들이며 자신에게도 같은 일을 해줄 것을 요구한다.

중앙 일간지 <저지Judge>의 편집국장 버넌의 가장 큰 걱정은 기울어져가는 신문사를 다시 일으켜세우는 것이다. 판매부수를 늘리기 위해 고심하던 그에게 신문사의 사주이자 몰리의 남편 조지가 비밀스러운 자료를 건넨다. 바로 보수당 출신 외무장관이자 차기 총리로 점쳐지는 줄리언 가머니가 여장을 한 채 도발적인 자세를 취하고 찍은 사진. 그와 내연관계였던 몰리가 찍은 그 사진을 공개한다면 ‘공공의 적’ 가머니는 정치적 생명이 끝장나는 동시에 신문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갈 것이다. 그러나 소식을 들은 클라이브는 그것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뿐 아니라 세상을 떠난 몰리를 모욕하는 행위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사진 공개의 윤리성을 둘러싸고 두 사람의 골은 깊어져간다. 한편 도래할 밀레니엄을 기념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교향곡 작업을 의뢰받은 저명한 작곡가 클라이브는 작품의 영감을 얻기 위해 호수지대로 여행을 떠나고, 외진 곳에서 한 여자가 남자에게 위협당하는 상황을 목격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른 악상이 사라질 것이 두려워 조용히 자리를 뜬다.

버넌이 주도면밀하게 준비했던 기사는 한발 앞선 가머니의 대응으로 오히려 그에 대한 동정여론과 신문사를 향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대실패로 돌아간다. 결국 일자리마저 잃은 버넌은 악담을 퍼부었던 클라이브에게 앙심을 품고 경찰에 그가 범죄현장의 목격자임을 제보하고, 클라이브는 범인식별을 위해 경찰서에 출석하느라 결국 교향곡을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망쳐버린다. 이제 서로를 향한 증오만 남은 두 사람은 각자의 은밀한 계획을 숨긴 채 화해를 청하며 클라이브의 교향곡 리허설이 열리는 암스테르담으로 향한다.


현대인의 욕망과 위선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영문학의 거장 이언 매큐언의 시니컬한 윤리적 우화

평범한 일상에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파괴적 사건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이언 매큐언이 오래도록 천착해온 테마로, 이번 작품에서는 예기치 못한 윤리적 딜레마에 직면한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현대의 윤리의식과 시대정신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버넌은 인종차별과 사형제도의 부활을 지지하며 시대를 역행하는 정치인의 집권을 막기 위해, 클라이브는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교향곡의 완성을 위해 스스로 올바른 결정을 했다는 자기합리화에 빠지지만 두 사람 다 대의가 아닌 각자의 필요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다. 결국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 채 나락으로 떨어진 그들은 자신을 돌아보는 대신 상대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리고, 최후의 순간 서로의 존엄을 지켜주기 위해 했던 우정의 약속은 복수의 칼날로 변한다. 자기기만에 빠져 위선의 가면을 쓴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 아내의 옛 애인들을 은밀히 파멸로 몰아가기 위해 정교한 덫을 놓는 조지, 사생활이 폭로될 위기에 처하자 언론의 폭력적인 선전성을 한발 앞서 이용한 가머니, <저지>와 마찬가지로 문제의 사진을 손에 넣기 위해 입찰경쟁에 뛰어들지만 판세가 바뀌자 버넌을 향한 반대여론 형성에 앞장서는 언론사들, 조직을 비호하기 위해 범죄사건의 진상을 덮으려는 경찰들. 하나같이 이기적인 욕망에 따라 표변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매큐언은 이들이 속한 세대의 허위를, 한때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했으나 이제 체제에서 우위를 점한 속물적인 기득권층의 자기기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처럼 겉으로는 그럴듯한 삶을 살고 있으나 실상은 얄팍하기 그지없는 인간들의 초상과 권력의 속성을 낱낱이 해부하며 매큐언은 신랄한 위트가 가미된 매끄럽고 날렵한 플롯을 선보인다. 두 인물의 내면을 오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사이 전매특허라고 할 만한 시니컬한 유머와 장면을 세공하는 필력이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인물들의 줄다리기는 한 편의 심리스릴러를 방불케 하는 긴장감을 유지하며 결말을 향해 빠르게 나아간다. ‘관대하고 열린 사고를 지닌 성숙한 도시’ 암스테르담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최후는 과연 무엇일까. “시계공을 방불케 하는 기예로 미니멀한 작품 속에 기적적으로 광대한 공간을 창조해낸”(<선데이 타임스>) 『암스테르담』은 현대사회의 욕망과 윤리의식을 가차없이 해부하며 완벽하게 짜인 걸작을 읽는 순수한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

구매가격 : 9,800 원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도서정보 : 안희연 | 2023-03-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백지 앞에서는 코를 박고 엎드리는 일이 먼저다.
만나려고. 찾으려고.”

시인 안희연이 먹고, 사고, 사랑하며, 기도하듯 써내려간 이야기!

안희연 시인의 새 산문집을 난다에서 선보입니다. ‘먹고 사고 사랑하고’, 그런 기획으로 시작된 글임에 3부로 나누어 담았습니다. 그런데 열어보면 곧 알게 됩니다. 어느 문을 열고 들어가도 ‘당신’을 만나는 이야기라는 것을요. 밤, 달큰하게 깊어지는 밤, 마침내 당신과 만나는 이야기이고요, 크게 웃고 한바탕 울고 맘껏 사랑하고, 그 다음, 그 마음으로 잘 이별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먹고 사고 사랑하는 이야기라니, 어쩐지 응당 있어야 할 키워드 하나 빠진 듯도 하지요. 그런데 시인이 사고(buy) 사는(live) 이야기에 귀기울여보면 결국 이 모든 이야기가 당신을 위한 ‘기도’구나, 알게 됩니다. 먹고 사며 살아내는 일 모두 사랑을 위한 기도겠구나, 하게 됩니다. 그래서 백지 앞에서 시인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코를 박고 엎드리는 일입니다. “만나려고. 찾으려고.” 그리고 이 글의 목표 또한 하나이지요. “너를 일으키려고 쓰는 글.” 그러므로 이 책, 기도하듯 써내려간 사랑이라 일러봅니다.

*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지금껏 누구에게도 해본 적 없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진다.

시인이 초대한 이곳엔 딱 2인용 테이블이 있습니다. 테이블 위엔 꿀에 재운 보늬밤조림, 다섯 모금짜리 뱅쇼, 코코넛칩과 연유가 올라간 바나나튀김. 하트 모양 초를 꽂은 케이크도 빠질 수 없지요. 부엉이 촛대는 가슴에 일렁일렁 불을 밝히고 우리는 밀크의 부드러움과 설탕의 재치를 두루 갖춘 시어서커 잠옷을 입어봅니다.

시인이 조심히 꺼내놓은 이 기억들, 어쩐지 온통 달콤한 이름으로 가득합니다. 그 속에는 이별도 눈물도 슬픔도 있는데 말이지요. 가만 생각해보면 기억이 본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달콤함으로 아픔을 뚝 멈추게 하고, 때로는 달콤해서 눈물 나는 그리움으로 남는 것. 그러니 달콤과 쌉싸름을 오가는 이 이야기들 곧 가장 내밀한 시인의 고백이기도 하겠습니다. 사랑의 고백이란 우리를 행복에 젖게도, 눈물로 적시기도 하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높이 던졌습니다. 당신에게 높이를 드리기 위한 글쓰기였습니다. 무겁고 축축했던 기억도 높이 던지고 나면 공깃돌처럼 가벼워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시는 들어갈 수 없는 방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만큼 어둡기만 한 방은 아니었어요. 돌아볼 용기를 냈기 때문에 비로소 자물쇠를 채워 등뒤에 둘 수 있습니다.

저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그러니 이제 가세요, 당신의 기억으로.
그곳에서 슬픔을 탕진할 때까지 머무세요.
_201쪽, 「에필로그」

그러니까 그런 이야기입니다. 사랑을 쓰자 작정 속에 시가 있고 삶이 있는 단상들. 아닌 게 아니라 롤랑 바르트를 닮아본 「사랑의 단상」이라는 꼭지도 실려 있지요. 시인에게 쓰고 싶게 하는 글과 쓰지 못하게 하는 글이 있다면, 들어올려짐과 가라앉음이 있다면, 그곳에서 시인이 만나는 두 공이란 곧 당신이고 밤일 테지요. 당신을 일으키는 안녕, 나를 재우는 안녕.

이 밤이 지나면, 먹고 사고 사랑하고, 그다음엔. 기도하듯 초를 불고 사이좋게 폭죽을 터뜨리고 나면, 그다음엔. 당신과 만나는 이 밤도, 당신과 작별하는 이 밤도, 자장자장 모두 달콤한 사랑으로 재워봅니다. 이 밤, “이런 밤이라면, 아껴 먹지 않을 도리가 없다”. 백번 수긍 만번 끄덕이게 되는 초대장입니다.

시간은 원반던지기 놀이를 즐긴다. 솜씨도 좋아 백발백중 명치를 가격하고 뒤통수를 명중시킨다. 그러니 우리에겐 적당량의 보늬밤조림이 필요하다. 누가 밤을 꿀에 재울 생각을 한 걸까. 재운다는 말은 왜 이리 다정하면서도 아플까. 자장자장. 밤을 재운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재운다. 이런 밤이라면, 아껴 먹지 않을 도리가 없다.
_본문 중에서, 「누가 밤을 꿀에 재울 생각을 한 걸까」

*
표지에는 이수진 작가의 작품 <제목이 없는 책>(2022)을 담았습니다. 어떤 글이 어떤 그림과 꼭 닮아 있을 때, 두 작가가 같은 웅크림으로 울고 닮은 표정으로 사랑하는 장면을 상상하게 됩니다. 따뜻한 파랑으로 깊어지는 밤, 소파에 기대어 이름 없는 기억과 만나는 이가 시인 같기도,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 같기도 합니다.

구매가격 : 10,500 원

산에 오르는 마음

도서정보 : 로버트 맥팔레인 | 2023-03-1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목숨을 앗아가는 산에
우리는 왜 이토록 끌리는가

세계적인 자연 작가 로버트 맥팔레인이 기록한
거산을 둘러싼 공포와 매혹의 역사


많은 이가 산에 오른다. 그러나 산에 오르는 마음은 저마다 다르다. 건강을 위해, 산 아래 전경을 보기 위해, 무언가를 만나기 위해, 시험하기 위해, 부딪히기 위해, 부딪혀 깨닫기 위해, 각오하기 위해……. 이 책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산을 향한 인류 마음의 역사를 담고 있다. 푸르름, 호젓함, 장엄함으로 인식되는 ‘현대의 산’은 산업화된 도시의 대척에 놓인 자연적 존재, 재충전의 공간으로 인식되지만, 산이 우리에게 언제나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을 리 없다. 인류가 산을 대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인 등산은 근대의 산물이다. 그전까지 산은 용과 악마가 거처하는 사악한 장소였다. 알프스 고갯길을 넘어야 했던 과거의 여행자들은 두 눈을 가림으로써 자신들을 덮치려는 ‘공포의 산봉우리’를 피할 수 있었다. 18세기가 되어서야 인류는 처음으로 산을 정신적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산의 아름다움을 칭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등산은 19세기 중엽에야 출현했고, 20세기로 넘어갈 무렵 산은 그 찬미자들에게 마침내 집착의 대상이 되었다.
인류가 산과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온 역사를 다룬 『산에 오르는 마음』은 저자 로버트 맥팔레인이 불과 28살이었던 2003년에 내놓은 데뷔작으로, 『가디언』 퍼스트 북 어워드, 서머싯 몸상, 『선데이타임스』 올해의 젊은 작가상 등 큼직한 상을 여럿 받았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그는 알프스, 로키산맥, 톈산 등 고산 등정에 성공한 ‘청년 전문 등산가’였다. 열두 살 때 스코틀랜드 산간 고지대에 자리한 외조부모의 집에서 조지 맬러리의 생애를 다룬 『에베레스트와의 승부』를 읽은 이후, 『지상 최악의 여행』 『에베레스트 등정』 『알프스산맥 등정기』 『안나푸르나』 등 산과 극지 원정에 관한 실화들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산악인이나 탐험가들을 ‘이상적인 여행자’로 생각하고 “그들처럼 되길 열렬하게 갈망”하기도 했다.
이 책은 인류가 거산이 품은 명백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산에 홀리는 까닭을 숙고하면서, 산의 강력하고 때로는 치명적인 흡인력을 조사한다. 또 산을 적대하던 인간이 어떻게 그를 마음으로 품게 되었는지, 어떻게 산이 인류의 상상에 크나큰 영향을 발휘하게 되었는지, 그 300년의 역사를 제반 학문을 토대로 지적으로 추적해나간다.
비단 산봉우리뿐만 아니라 산을 구성하고 있는 산의 빛, 대기, 얼음, 눈, 빙하, 바위, 암벽, 광석, 추위 등 일련의 지질학·기상학적 특징을 과학적, 문화적, 예술적, 철학적으로 탐구한다. 미지의 영역을 선취하려는 제국주의와 등산가, 탐험가, 지리학자, 군사가, 지질학자들이 서로 경쟁하는 에피소드들도 흥미롭다. 특히 이야기의 굽이굽이마다 괴테, 바이런, 디킨스, 윌리엄 블레이크, 워즈워스, 새뮤얼 존슨, 존 뮤어, 테일러 콜리지, 테니슨, 마크 트웨인, 가스통 바슐라르, 스마일스, 니체, 루소, 히틀러, 프르제발스크, 터너, 모네, 푸생, 찰스 다윈 등 역사적 인물들이 야생 풍경과 얽힌 일화나 그들이 산에 대해 품은 감정, 태도가 삽입되어 있어 참신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물론, 그에 따른 재미도 분명하다.
제1장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류가 ‘산을 상상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산에 대한 인류의 감정적 반응이 외부 영향에 의해 어떻게 형성되거나 매개되었는지, 산은 어떻게 인류를 그토록 완전하게 ‘소유’할 수 있게 되었는지, 암석과 얼음의 구조물에 불과한 산이 어떻게 이렇게도 엄청난 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제2장에서는 산이 더 이상 미신의 대상이 아닌 과학적 인식의 대상이 되었음을 짚는다. 17세기에 기독교 성경을 극복한 지질학이 출현했고, 지질학의 지속적인 발달로 산은 지구사의 일부가 될 수 있었다. 여기에서 소개되는 토머스 버넷의 『지구신성론』은 신학자들이 6000년으로 추정했던 지구의 나이가 수백만 년일 것이라며 기존 성서의 정설을 반박한다. 조르주 뷔퐁의 『자연사』 역시 지구가 결코 ‘어리지’ 않으며, 성경이 주장하는 창세기의 하루는 우리가 아는 하루보다 ‘더 긴 시기’일 거라고 추론한다. 이후 제임스 허턴의 『지구이론』, 찰스 라이엘의 『지질학 원리』, 소쉬르의 『알프스 산상으로의 여정』 등이 일으킨 지질학 혁명은 인류가 산을 상상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존 러스킨은 『산의 아름다움에 대하여』에서 “산은 움직인다”고 했다. 이 직관은 놀랍게도 1912년, 알프레트 베게너가 대륙이동설을 발표하면서 옳은 것으로 증명되었다.
제3장은 왜 산에 오르는 마음이 ‘즐거운 공포’로 충만해지는가를 탐구한다. 에드먼드 버크가 펴낸 『숭고와 아름다움의 관념의 기원에 대한 철학적 탐구』는 이 측면에서 과연 획기적인 저서다. 그는 완전하게 이해하기에는 너무 크고, 너무 높고, 너무 빠르고, 너무 모호하고, 너무 강하고, 너무 지나친 힘으로 인류를 사로잡아 두렵기는 하지만 어쨌든 마음에 즐거움을 주는 산과 같은 숭고한 풍경은 관찰자의 마음에 즐거움과 두려움이 뒤섞인 도취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역설했다.
제4장은 인류가 시리도록 푸른, 거대한 얼음덩어리인 빙하에 매료된 역사를 다룬다. 빙하는 기계화와 물질주의에 시달리며 미스터리에 굶주렸던 19세기 인류에게 멋진 수수께끼가 되어주었다. 빙하는 ‘강대한 힘’과 ‘광대한 시간’이 혼합된 개념으로 당시 대중의 상상력에 각인되었다. 빙하를 “흠 없는 지면 위로 흐르는 시간의 장강長江 위에 일련의 사건들을 새긴 끝없는 두루마기”라고 표현한 스코틀랜드 빙하학자 제임스 포브스의 말은 빙하를 경외했던 당대인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제5장은 인류가 산악을 숭배해온 역사를 추적하면서 ‘고도가 어떻게 두렵지만 짜릿한 즐거움을 주는가?’ 하는 고도의 역설을 철학적으로 사색한다. 산봉우리는 드넓은 전망을 선사함으로써 인류로 하여금 자아감을 채울 수 있게 하지만, 동시에 그곳에서 엿보는 시간의 심원함과 공간의 장엄함으로 인해 자기 자신, 즉 인간이라는 존재를 비교적 하찮은 존재로 느끼게 하는 관조적 명상으로도 나아가게 한다. 고도는 개인의 영혼을 고무시키는 동시에 소멸시키는, 이른바 역설적 존재라는 깨달음이 이 장에 담겨 있다.
제6장은 지도 제작과 미지에 대한 명명 작업이 식민화 과정이었음을 추적한다. 세계의 대다수 산악 지대는 19세기, 이른바 제국주의 시기에 지도화되었다. 탐험과 발견에 대한 제국주의적 집착은 20세기로까지 이어졌고,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때쯤에는 남극과 북극 모두 이미 누군가 발을 들여 접촉한 상태였다. 유일하게 원래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된 지역이 티베트 고원이었고, 그 남쪽 끝자락이 바로 에베레스트산이었다.
제7장은 16세기 박물학자 콘라트 게스너를 시작으로 서방세계가 ‘산악 미신’을 추방하게 된 과정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다른 세계(산)”가 신과 괴수들의 영토에서 벗어나 ‘자연현상의 향연’으로 인식된 것은 17~18세기에 풍미한 자연신학, 과학적 합리주의, 세속적인 산악숭배를 창조한 작품으로 공인받는 루소의 소설 『신엘로이즈』와 19세기 중반에 탄생한 사진술 덕분이었다.
제8장은 이 책에서 가장 특이한 성격을 띤다. 저자는 에베레스트산 정상 부근에서 사리진 조지 맬러리의 원정기를 편지, 탐험 일기 등 여러 자료를 취합한 데다 개인적 상상력(가설)을 가미해 마치 ‘단편 역사 추리소설’처럼 각색했다. 에베레스트산이 어떻게 조지 맬러리의 마음을 장악하게 되었고, 무엇이 그를 아내와 가족으로부터 떠나게 만들었으며, 끝내 무엇이 그의 생을 마감하게 했는지를 추론한다. 아직도 그가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했는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사실 맬러리는 이 책의 주제들을 실증해주는 전형적인 산의 사람이다. 산에 ‘매혹된’ 인류의 마음이 그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제9장에서 저자는 산마루에서 눈토끼를 만난 에피소드를 짧은 고백록 성격의 글로 기록한다. 그리고 어쩌면 이 책의 메시지일지도 모르는 다음과 같은 경구를 던진다. “산은 우리 안에 내재한 ‘겸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 전반을 관통하는 저자의 요점은 산에 대한 인류의 마음이 신학적·지질학적·예술적·사회적 힘이 풍부하게 혼합된 문화적 산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산에 오르는 마음』은 등산법이나 등산사를 다룬 책이라기보다는 산에 대한 인간의 감정·관념·인식·태도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인류문화사적 보고서다. 산에 홀려버린 인류의 마음, 그 오랜 과정을 추적한 저자는 우리가 산이라고 부르는 대상은 자연 세계의 물질 형태와 인류의 상상력이 협력하여 구성한 “마음의 산Mountains of the Mind(원제)이라고 생각한다.
『텔레그래프』가 서평했다. “새로운 종류의 탐색적 글쓰기다. 독특한 장르의 탄생일 수 있다.”

구매가격 : 19,500 원

1미터는 없어

도서정보 : 양지예 | 2023-04-1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제28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우리는 긴 시간 이런 소설을 기다려왔고
앞으로도 이런 소설을 꿈꿀 것이다.”
_신수정(문학평론가)


지난해 100쇄를 돌파한 은희경의 『새의 선물』과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천명관의 『고래』 등 작가들의 빛나는 첫 장편소설을 소개해온 문학동네소설상의 제28회 수상작 『1미터는 없어』가 출간됐다. 강희영의 『최단경로』 이후 3년 만의 수상작으로, 기다림이 길어진 만큼 심사 또한 신중하고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치열한 토론 끝에 수상작을 결정한 뒤 당선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그가 202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신예 작가 양지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록색맹을 가진 학생과 선생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린 단편소설 「나에게」로 “오해와 이해 속에서 펼쳐지는 풍경이 압도적”(심사위원 성석제 하성란)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 젊은 작가는 그뒤 장편 작업에 집중하며 오랜 시간 원고를 매만졌다. “문예창작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기에 늘 염려가 많았”지만 “당선작은 스스로도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이희주 작가와의 인터뷰 중에서)는 조심스러운 고백에서 우리는 작가가 얼마나 오래도록 고심하며 원고를 다듬었을지 짐작해볼 수 있다. “첫 페이지부터 그 흥미로움과 참신함이 압도적”(소설가 김인숙)이며 “매력적이고 위트 있는 장면이 많고 생동감 넘치는 인물의 매력이 빛나는 소설”(소설가 편혜영)이라는 평을 이끌어낸 『1미터는 없어』는 생소하게 느껴질 법한 측량의 세계를 위트 있고 톡톡 튀는 서사와 거침없는 전개로 풀어낸 작품으로, ‘측량의 천재’라 불리었던 ‘그녀’의 실종에 얽힌 배후를 파헤치기 위해 그녀의 삶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측량하고 통제하여 획정할 수 있는 것 너머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측량의 천재가 사라진 뒤,
잴 수 없는 ‘유령’만이 남았다

10년 전, ‘그녀’가 미얀마에서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양곤국제공항을 출발해 만달레이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비행기가 사소한 사고로 이라와디강 위에 불시착했을 때의 일이다. 그녀는 다른 모든 승객들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렸고, 구명조끼를 입었으며, 탈출 슬라이드에 올라 구조용 보트에까지 무사히 탑승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사라졌다. 감쪽같이.

그녀는 누구인가? 연구원, 과학자, 발명가이자 백만장자, 그리고 “우주의 춤을 지름 12센티미터에 담아낸 사람”(114쪽)이라 불리기도 한 측량의 천재. 그녀의 천재성은 어린 시절 “5센티미터 길이의 선분을 그어보세요”(16쪽)라는 산수 문제를 마주하고 처음으로 발현되었다. 범재라면 무심코 지나쳤을 법한 그 문제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한 것이다.



우리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자의 눈금을 떠올려보자. 매우 가느다랗지만, 분명한 두께를 가지고 있다. 두께가 없다면 어떻게 우리 눈에 보이겠는가. 그럼 선분은 어디에서 긋기 시작해야 할까. 눈금 왼쪽에 바싹 붙어 시작해야 할까, 오른쪽에 바싹 붙어 시작해야 할까. (…) 눈금의 두께 따위 무시한다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한번 인식하자 도무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손톱을 물어뜯으며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았다. 그럴수록 눈금은 점점 두꺼워지는 것 같더니 자의 너비를 넘어 책상보다 두꺼워졌고 마침내 운동장까지 펼쳐졌다. (본문 중에서)


눈금에는 아주 가느다랗더라도 분명한 두께가 있다. 그렇다면 길이를 측정하기 위해 선분을 그을 때 시작점을 어떻게 삼아야 할까? 그녀를 난처하게 한 건 그뿐만이 아니다. 어떻게든 선분을 제대로 긋기 위해 눈금을 계속 들여다보자 눈금이 점점 두꺼워지는 듯 보인 것이다. 그녀는 “눈금이 점점 두꺼워지는 상황이 환상인지 실제인지 구분”(18쪽)하지 못한 채 커다란 공포를 느낀다.

이와 같이 측정의 부정확함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그로 인한 두려움을 안고 자라난 그녀는 청소년기에 이르러 자신의 운명을 깨닫게 된다. 박물관에서 유척(鍮尺)을 발견하면서다. 조선시대 암행어사들이 세금의 양을 검사하거나 형구의 크기를 재기 위해 가지고 다녔던, 놋쇠로 만든 자. 그것을 보는 순간 그녀는 그 도구에 얽힌 무수한 사연과 함께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 경험을 한다. “탐관오리에게 유척을 빼앗기고 유명을 달리한 암행어사, 규정보다 두 배는 큰 곤장에 맞아 죽은 이름 모를 민초, 놋쇠를 담금질하고 눈금을 새겨 정성껏 유척을 만들었으나 규격에서 벗어났다는 모함을 받은 장인 들”(73쪽)의 원혼이. 하지만 눈앞의 눈금이 점점 커지는 걸 보고 두려움을 느꼈던 것과 달리 “그녀는 더이상 그 존재들이 두렵지 않았다. 센티미터와 밀리미터, 필요하다면 나노미터 같은 단위로 측정해 하나씩 차분히 다독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같은 쪽)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녀는 “측정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게”(74쪽) 된다. 성인이 된 이후 그녀의 천재성은 측정을 넘어 발명의 영역까지 뻗어나가는데, 몸무게를 소수점 아래 열두 자리까지 측정하는 동시에 주변 물건을 재배치하거나 호흡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몸무게가 바뀌는 ‘열두 자리 체중계’는 단숨에 그녀를 발명가의 자리에 올려놓는다. 나아가 세계적인 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 ‘버거킹’과의 협업으로 이루어낸, 언제나 원형을 유지하는 ‘찌그러지지 않은 버거’의 개발과 자르지 않고 통째로 쓸 수 있어 버거의 크기를 획정하는 데 기여하는 ‘납작 양상추’ ‘납작 토마토’의 품종개량은 그녀의 천재성을 세상에 떨쳐 보이게 한다.

그런 그녀가 실종되었으니 세간에서는 여러 추측이 떠돈다. 의심의 눈길은 가장 먼저 그녀의 전남편인 ‘염박사’에게로 향한다. 실종 직후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에서 그녀가 한때 몸담았던 기업 ‘극한정밀’의 염사장, 그리고 그의 아들이자 그녀의 동업자이기도 했던 염박사가 이 실종의 배후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의심이 향하는 곳은 그녀의 유일한 친구였던 ‘금요숲’이다. 금요숲이 그녀의 실종지인 미얀마 출신의 난민이며 그녀와 가장 긴밀했던 사람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금요숲은 실종 당시 그곳에 없었다는 알리바이를 제시하며 의심에서 벗어난다. 이렇다 할 증거가 발견되지 않자 의혹은 자연스레 물밑으로 가라앉는 듯 보인다.

시간이 흘러 그녀의 업적을 기리는 박물관이 건립되고, 한때 고산 등반가였지만 산악 사고로 인해 왼쪽 다리를 잃은 뒤 등반을 포기한 ‘나’가 과거 그녀의 후원을 받아 에베레스트에 오른 것을 인연으로 관장직을 제안받는다.‘나’는 생계를 위해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막상 진짜 그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천재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을 가지고 그녀가 남기고 간 일기만을 거듭해 읽을 뿐이다.

그런데 어느 날, ‘나’에게 국정원 요원이 찾아온다. 국정원 요원이 요구하는 것은 관장의 허가가 있어야만 열람할 수 있는 그녀의 일기. 그는 기록광이었던 그녀의 일기장 속에 사건의 실마리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국정원측의 이야기가 어딘지 미심쩍게 느껴지면서도 ‘나’는 실종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그녀의 일기장을 다시 한번 꺼내 보기로 한다. 염박사와 금요숲은 정말 그녀의 실종과 무관할까? 국정원이 ‘나’에게 했던 말은 전부 사실일까?


부를 수도 잴 수도 없는 것들을 향해
한 뼘 더, 한 걸음 더, 한번 더 뻗어가는 마음


그런데 실종의 배후를 파헤치는 한편 그녀의 일대기를 톺아보며 정확한 측량의 아름다움을 펼쳐 보이던 소설은 자꾸만 ‘유령’ 앞에서 멈춰 선다. 그녀가 실종 직전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는 바로 “유령을 남겨두어야 한다”(58쪽)였다. 유령이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의 유령일까? ‘나’는 그녀의 일기를 토대로 이 모든 이야기의 실마리가 되어줄 유령을 찾아 나선다. 그녀가 어린 시절 처음으로 목격한 유령과 박물관에서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된 유령, 그녀의 삶 곳곳에서 그 모습을 보이던 유령들을. “확정할 수 없는 대상은 측정할 수 없고, 측정할 수 없는 대상은 정의할 수 없”(78쪽)기에 잴 수도, 부를 수도 없어 그저 유령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던 그것들은 그녀의 실종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확정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모든 것을 정확하게 재고자 노력해온 그녀는 유령을 좇아 불확실성의 영역으로 걸어들어간 것일까. 두려움을 무릅쓰고 한 걸음 더 내딛는 마음, 다시 한번 손을 뻗는 마음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1미터는 없어』는 결국 그 마음을 헤아리는 여정에 다름 아니다. 소설은 그녀의 뒤를 따라가던 ‘나’와 함께 우리 역시 그녀가 사라진 미지의 영역으로 잡아끈다. 모든 비밀이 기다리는 그곳, 유령의 세계로. 그곳에서 우리는 불확실성이란 우리가 없애야 할 한계가 아님을, “존재는 그 흔들림에 의하여 유일”(103쪽)함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나를 구성하고 있는 이 세계는 왜 이토록 불확실한가? 이 불확실한 세계는 어떤 모양으로 생겼는가? 그리고 그 안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 완벽한 아름다움에 이르려는 인간의 추구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그 매정한 사실에 번번이 상처받기를 그치고, 두려움과 불안감 속에서 스스로를 의심하면서도 미지의 공허에 뛰어들어 한번 더 손을 내밀어보는 마음은 언제나 새롭게 발명되어야 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인아영, 심사평 중에서)

구매가격 : 9,800 원

신의 왼손 1

도서정보 : 폴 호프먼 | 2023-04-0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전 세계를 매료시킨
다크 판타지 3부작 국내 상륙

『신의 왼손』은 영국 작가 폴 호프먼이 2010년에서 2013년에 걸쳐 발표한 다크 판타지 소설이다. 『장미의 이름』의 장중함과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매력적인 판타지를 동시에 갖춘 이 트릴로지는 미국, 이탈리아, 독일을 비롯해 30개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중세 암흑시대를 연상시키는 배경과 흡인력 강한 줄거리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다. 폴 호프먼은 주드 로 주연의 뱀파이어 영화 <악어의 지혜>의 각본과 동명의 소설을 쓰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신의 왼손』을 통해 화제의 작가로 급부상했다. 2021년 국내 출간된 『신의 왼손』과 『신의 왼손 2─최후의 네 가지』에 이어 『신의 왼손3─천사의 날갯짓』이 3부작의 국내 소개에 마침표를 찍는다.

이 아이를 찾아라.
그리고 발견하면 훗날을 위해 준비시켜라.
‘신의 왼손’, 또는 ‘죽음의 천사’라고도 불리는 이 아이가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하리니.

『신의 왼손 1』 알 수 없는 시대, 미대륙 어딘가로 추정되는 황무지에 우뚝 선 미로 속의 ‘성소’. 호전적인 전사이자 수도사들의 집단 ‘리디머’가 지배하는 이곳에서는 엄격한 규칙과 종교적 금기하에 열 살 안팎의 소년들이 전사로 양성되고 있다. 신의 뜻을 거스르고 세상에 혼란을 불러오는 ‘안타고니스트’ 무리와 대적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 이곳으로 끌려온 14세의 토머스 케일은 우연찮은 계기로 탈출로를 알게 되고, 함께 자란 친구 클라이스트와 헨리, 엉겁결에 성소에서 구해주게 된 미지의 소녀 리바와 함께 부유한 상업도시 멤피스로 향한다. 전투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입증하고 총독의 아름다운 딸 아르벨과 사랑에 빠지며 자유를 누리던 것도 잠시, 이어진 리디머들의 추적과 대립을 통해 케일은 지금껏 스스로도 몰랐던 운명을 깨닫게 되는데……

『신의 왼손』의 도입부 설정과 줄거리는 전형적인 십대 모험 판타지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보다 앞서 눈길을 끄는 것은 중세 성곽도시를 연상시키면서 어디에도 시대와 장소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미스터리한 배경 묘사다. 설정이 탄탄한 비디오게임처럼 각 단계마다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며 독자들의 흥미와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 독특한 세계관은 작가 폴 호프먼의 실제 경험에 기인했다. 가톨릭계 기숙학교에서 십대 시절을 보내고 옥스퍼드대학교 뉴 칼리지로 진학한 그는 수도원만큼이나 폐쇄적이고 열악한 기숙학교의 공동 식당과 침실, 운동장 등에서 아직 어린 소년들에게 가혹할 만큼 엄격한 규율을 강요하는 ‘성소’의 모습을, 14세기에 지어진 유서 깊은 뉴 칼리지 건물의 회랑과 안뜰, 옥스퍼드시티의 웅장한 성벽 등에서 갖가지 인간군상이 모여 있고 교역이 활발한 상업도시 멤피스의 모티프를 가져왔다. 2권에 등장하는, 표면이 주름진 듯 보이는 촘촘한 능선 때문에 ‘거대한 고환’으로 불리는 타이거산은 그의 부모님 집에서 내다보이던 킬리만자로산의 풍경에서 따온 것이다. 중세적으로 들리는 허구의 지명과 함께 뉴욕을 중심으로 한 유럽과 북미의 실제 지명이 혼용되고 있는 것 역시 『신의 왼손』을 단순히 중세 판타지로 분류할 수 없게 만드는 특징이다.

죽음, 심판, 천국, 지옥
최후의 네 가지는 우리가 사는 집이요
고행, 죽음, 죄악
이것들은 우리가 입는 옷이로다

『신의 왼손 2─최후의 네 가지』 세상의 종말을 가져올 ‘신의 왼손’, 즉 ‘죽음의 천사’의 운명을 타고났다는 믿기 힘든 예언과 함께 리디머 무리로 돌아온 토머스 케일은 거듭되는 전투를 겪으며 전사로서의 본능에 눈뜬다. 단순한 육탄전뿐 아니라 전술과 지휘에서도 짧은 시간 안에 탁월한 발전을 보여온 그의 능력은 정말로 인류의 멸종을 위해 신이 내린 재능인 것일까? 교황의 자리를 노리는 리디머 보스코, 뼈아픈 배신을 안겼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옛 연인 아르벨, 성소 밖에서 위기에 처하고 또 모면하며 각자의 운명에 휩쓸리는 클라이스트와 헨리. 새로운 인간관계와 바깥세상의 혼란을 겪으며 소년들은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케일은 안타고니스트뿐 아니라 자기 안의 선악과도 대결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다.

장르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는 듯하면서 세부를 파고들수록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는 『신의 왼손』의 특징은 주인공 토머스 케일을 그리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세상에 파멸과 죽음을 가져올 운명을 타고났다는 예언의 주인공인 케일은 그 비극성을 내면화하고 고뇌하는 햄릿형 인간이 아니거니와, 스스로의 운명에 맞서거나 거스를 만큼 전적으로 선하거나 정의롭지도 않다. 일종의 ‘떠났다가 돌아오기’에 속하는 모험 플롯이 토대가 되는 1권에서는 판타지소설에서 익히 만나온 리더십 강한 소년 주인공의 면모를 보이지만, 안팎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권에서는 마치 딴사람이 된 듯 냉철하고 잔인한 면까지 보인다. 전투와 정치적인 판단에서는 베테랑 군인 못지않게 성숙하지만 연애감정에 관한 한 어린아이처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케일의 다면적인 모습에서,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의 성장을 지켜보는 새로운 재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신이 창조한 거대한 역설과도 같은 존재인 그가 맞을 마지막 결말은, 연내 출간 예정인 완결편 『신의 왼손3─천사의 날갯짓』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죽음의 천사’는 오로지
세상을 파괴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어두운 그림자와 황폐함이
그의 영혼에 안식을 선사하리라.

『신의 왼손 3─천사의 날갯짓』 토머스 케일은 교황이 된 보스코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정신병원에서 그의 영혼이 죽어가고, 육체는 경련으로 고통받는다. 그럼에도 그는 전장을 누비며 리디머들로부터 경이로운 승리를 얻어낸다. 친구 베이그 헨리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여성 전술가 아르테미시아와 사랑을 나누기도 하지만 심판의 날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복수심에 불타는 케일은 다시 어둠 한가운데로, ‘성소’로 향한다. 리디머들은 영원한 평화를 누리기 위해 모두 목을 매달았고 보스코 혼자 살아남아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과거를 죽이지 않으면 과거가 나를 죽이는 법, 케일은 그를 처단하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으로 떠난다. 그를 보았다는 여러 소문이 돌지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다시 세상의 파멸이 다가올 때 그가 긴 잠에서 깨어나 세상을 구하러 돌아올까?

『신의 왼손 3―천사의 날갯짓』은 이 책과 관련해 제기된 출판 금지 소송 판결에 따라 책 앞머리에 싣게 된 ‘판결 요약문’으로 시작된다. 그 내용을 소개하자면, 폴 파렌하이트라는 사람이 ‘낙원의 쓰레기장’과 관련해 국제연합 고대유물 연구회와 갈등을 빚고 떠난 뒤 『신의 왼손』이라는 판타지 소설 3부작의 첫 권이 출간되었는데, 사실 이 소설은 파렌하이트가 ‘낙원의 쓰레기장’에서 고대 유물로 추정되는 다량의 문서를 발견한 뒤 스스로 번역해 모친의 성(姓)으로 출간한 책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장치를 통해 이 소설의 출처가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분위기를 부여해 장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이것이 실존했던 이야기라는 또다른 판타지를 만들어낸다. 3권 말미에도 판결 내용에 따라 부록으로 ‘국제연합 고대유물 연구회 대표 성명’과 폴 파렌하이트의 성명이 실려 있다. 특히 폴 파렌하이트의 성명에서 작가의 심오하면서도 흥미로운 세계관과 소설관을 엿볼 수가 있다.

『신의 왼손』의 특징은 주인공 토머스 케일을 그리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세상에 파멸과 죽음을 가져올 운명을 타고났다는 주인공 케일은 비극성을 내면화하고 고뇌하는 햄릿형 인간이 아니거니와, 스스로의 운명을 거스를 만큼 전적으로 선하거나 정의롭지도 않다. 케일의 성격은 모순적이다. 오만하면서 순결하고, 너그러우면서 무자비하다. 우리가 판타지소설에서 익히 만나온 리더십 강한 소년 주인공의 면모를 보이지만, 안팎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권에서는 마치 딴사람이 된 듯 냉철하고 잔인한 면도 보인다. 3권에서는 그의 고뇌가 더욱 깊어진다. ‘신의 가장 큰 실수’인 인류를 멸종시키는 운명을 타고 난 그가 몸과 영혼이 모두 피폐해지며 큰 위기를 겪는다. 그러나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과 어쩔 수 없이 조우하며 적극적으로 운명과 맞서게 되고, 중요한 전투들을 힘겹게 승리로 이끈 뒤 자신을 ‘죽음의 천사’로 만든 리디머 교황 보스코를 향해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전투와 정치적 판단에서는 베테랑 군인 못지않게 성숙하지만 연애감정에 관한 한 어린아이처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케일의 다면적인 모습에서, 우리는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의 파란만장한 성장을 지켜보게 된다.

구매가격 : 11,900 원

신의 왼손 2

도서정보 : 폴 호프먼 | 2023-04-0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전 세계를 매료시킨
다크 판타지 3부작 국내 상륙

『신의 왼손』은 영국 작가 폴 호프먼이 2010년에서 2013년에 걸쳐 발표한 다크 판타지 소설이다. 『장미의 이름』의 장중함과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매력적인 판타지를 동시에 갖춘 이 트릴로지는 미국, 이탈리아, 독일을 비롯해 30개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중세 암흑시대를 연상시키는 배경과 흡인력 강한 줄거리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다. 폴 호프먼은 주드 로 주연의 뱀파이어 영화 <악어의 지혜>의 각본과 동명의 소설을 쓰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신의 왼손』을 통해 화제의 작가로 급부상했다. 2021년 국내 출간된 『신의 왼손』과 『신의 왼손 2─최후의 네 가지』에 이어 『신의 왼손3─천사의 날갯짓』이 3부작의 국내 소개에 마침표를 찍는다.

이 아이를 찾아라.
그리고 발견하면 훗날을 위해 준비시켜라.
‘신의 왼손’, 또는 ‘죽음의 천사’라고도 불리는 이 아이가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하리니.

『신의 왼손 1』 알 수 없는 시대, 미대륙 어딘가로 추정되는 황무지에 우뚝 선 미로 속의 ‘성소’. 호전적인 전사이자 수도사들의 집단 ‘리디머’가 지배하는 이곳에서는 엄격한 규칙과 종교적 금기하에 열 살 안팎의 소년들이 전사로 양성되고 있다. 신의 뜻을 거스르고 세상에 혼란을 불러오는 ‘안타고니스트’ 무리와 대적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 이곳으로 끌려온 14세의 토머스 케일은 우연찮은 계기로 탈출로를 알게 되고, 함께 자란 친구 클라이스트와 헨리, 엉겁결에 성소에서 구해주게 된 미지의 소녀 리바와 함께 부유한 상업도시 멤피스로 향한다. 전투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입증하고 총독의 아름다운 딸 아르벨과 사랑에 빠지며 자유를 누리던 것도 잠시, 이어진 리디머들의 추적과 대립을 통해 케일은 지금껏 스스로도 몰랐던 운명을 깨닫게 되는데……

『신의 왼손』의 도입부 설정과 줄거리는 전형적인 십대 모험 판타지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보다 앞서 눈길을 끄는 것은 중세 성곽도시를 연상시키면서 어디에도 시대와 장소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미스터리한 배경 묘사다. 설정이 탄탄한 비디오게임처럼 각 단계마다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며 독자들의 흥미와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 독특한 세계관은 작가 폴 호프먼의 실제 경험에 기인했다. 가톨릭계 기숙학교에서 십대 시절을 보내고 옥스퍼드대학교 뉴 칼리지로 진학한 그는 수도원만큼이나 폐쇄적이고 열악한 기숙학교의 공동 식당과 침실, 운동장 등에서 아직 어린 소년들에게 가혹할 만큼 엄격한 규율을 강요하는 ‘성소’의 모습을, 14세기에 지어진 유서 깊은 뉴 칼리지 건물의 회랑과 안뜰, 옥스퍼드시티의 웅장한 성벽 등에서 갖가지 인간군상이 모여 있고 교역이 활발한 상업도시 멤피스의 모티프를 가져왔다. 2권에 등장하는, 표면이 주름진 듯 보이는 촘촘한 능선 때문에 ‘거대한 고환’으로 불리는 타이거산은 그의 부모님 집에서 내다보이던 킬리만자로산의 풍경에서 따온 것이다. 중세적으로 들리는 허구의 지명과 함께 뉴욕을 중심으로 한 유럽과 북미의 실제 지명이 혼용되고 있는 것 역시 『신의 왼손』을 단순히 중세 판타지로 분류할 수 없게 만드는 특징이다.

죽음, 심판, 천국, 지옥
최후의 네 가지는 우리가 사는 집이요
고행, 죽음, 죄악
이것들은 우리가 입는 옷이로다

『신의 왼손 2─최후의 네 가지』 세상의 종말을 가져올 ‘신의 왼손’, 즉 ‘죽음의 천사’의 운명을 타고났다는 믿기 힘든 예언과 함께 리디머 무리로 돌아온 토머스 케일은 거듭되는 전투를 겪으며 전사로서의 본능에 눈뜬다. 단순한 육탄전뿐 아니라 전술과 지휘에서도 짧은 시간 안에 탁월한 발전을 보여온 그의 능력은 정말로 인류의 멸종을 위해 신이 내린 재능인 것일까? 교황의 자리를 노리는 리디머 보스코, 뼈아픈 배신을 안겼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옛 연인 아르벨, 성소 밖에서 위기에 처하고 또 모면하며 각자의 운명에 휩쓸리는 클라이스트와 헨리. 새로운 인간관계와 바깥세상의 혼란을 겪으며 소년들은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케일은 안타고니스트뿐 아니라 자기 안의 선악과도 대결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다.

장르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는 듯하면서 세부를 파고들수록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는 『신의 왼손』의 특징은 주인공 토머스 케일을 그리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세상에 파멸과 죽음을 가져올 운명을 타고났다는 예언의 주인공인 케일은 그 비극성을 내면화하고 고뇌하는 햄릿형 인간이 아니거니와, 스스로의 운명에 맞서거나 거스를 만큼 전적으로 선하거나 정의롭지도 않다. 일종의 ‘떠났다가 돌아오기’에 속하는 모험 플롯이 토대가 되는 1권에서는 판타지소설에서 익히 만나온 리더십 강한 소년 주인공의 면모를 보이지만, 안팎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권에서는 마치 딴사람이 된 듯 냉철하고 잔인한 면까지 보인다. 전투와 정치적인 판단에서는 베테랑 군인 못지않게 성숙하지만 연애감정에 관한 한 어린아이처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케일의 다면적인 모습에서,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의 성장을 지켜보는 새로운 재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신이 창조한 거대한 역설과도 같은 존재인 그가 맞을 마지막 결말은, 연내 출간 예정인 완결편 『신의 왼손3─천사의 날갯짓』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죽음의 천사’는 오로지
세상을 파괴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어두운 그림자와 황폐함이
그의 영혼에 안식을 선사하리라.

『신의 왼손 3─천사의 날갯짓』 토머스 케일은 교황이 된 보스코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정신병원에서 그의 영혼이 죽어가고, 육체는 경련으로 고통받는다. 그럼에도 그는 전장을 누비며 리디머들로부터 경이로운 승리를 얻어낸다. 친구 베이그 헨리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여성 전술가 아르테미시아와 사랑을 나누기도 하지만 심판의 날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복수심에 불타는 케일은 다시 어둠 한가운데로, ‘성소’로 향한다. 리디머들은 영원한 평화를 누리기 위해 모두 목을 매달았고 보스코 혼자 살아남아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과거를 죽이지 않으면 과거가 나를 죽이는 법, 케일은 그를 처단하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으로 떠난다. 그를 보았다는 여러 소문이 돌지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다시 세상의 파멸이 다가올 때 그가 긴 잠에서 깨어나 세상을 구하러 돌아올까?

『신의 왼손 3―천사의 날갯짓』은 이 책과 관련해 제기된 출판 금지 소송 판결에 따라 책 앞머리에 싣게 된 ‘판결 요약문’으로 시작된다. 그 내용을 소개하자면, 폴 파렌하이트라는 사람이 ‘낙원의 쓰레기장’과 관련해 국제연합 고대유물 연구회와 갈등을 빚고 떠난 뒤 『신의 왼손』이라는 판타지 소설 3부작의 첫 권이 출간되었는데, 사실 이 소설은 파렌하이트가 ‘낙원의 쓰레기장’에서 고대 유물로 추정되는 다량의 문서를 발견한 뒤 스스로 번역해 모친의 성(姓)으로 출간한 책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장치를 통해 이 소설의 출처가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분위기를 부여해 장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이것이 실존했던 이야기라는 또다른 판타지를 만들어낸다. 3권 말미에도 판결 내용에 따라 부록으로 ‘국제연합 고대유물 연구회 대표 성명’과 폴 파렌하이트의 성명이 실려 있다. 특히 폴 파렌하이트의 성명에서 작가의 심오하면서도 흥미로운 세계관과 소설관을 엿볼 수가 있다.

『신의 왼손』의 특징은 주인공 토머스 케일을 그리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세상에 파멸과 죽음을 가져올 운명을 타고났다는 주인공 케일은 비극성을 내면화하고 고뇌하는 햄릿형 인간이 아니거니와, 스스로의 운명을 거스를 만큼 전적으로 선하거나 정의롭지도 않다. 케일의 성격은 모순적이다. 오만하면서 순결하고, 너그러우면서 무자비하다. 우리가 판타지소설에서 익히 만나온 리더십 강한 소년 주인공의 면모를 보이지만, 안팎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권에서는 마치 딴사람이 된 듯 냉철하고 잔인한 면도 보인다. 3권에서는 그의 고뇌가 더욱 깊어진다. ‘신의 가장 큰 실수’인 인류를 멸종시키는 운명을 타고 난 그가 몸과 영혼이 모두 피폐해지며 큰 위기를 겪는다. 그러나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과 어쩔 수 없이 조우하며 적극적으로 운명과 맞서게 되고, 중요한 전투들을 힘겹게 승리로 이끈 뒤 자신을 ‘죽음의 천사’로 만든 리디머 교황 보스코를 향해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전투와 정치적 판단에서는 베테랑 군인 못지않게 성숙하지만 연애감정에 관한 한 어린아이처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케일의 다면적인 모습에서, 우리는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의 파란만장한 성장을 지켜보게 된다.

구매가격 : 11,900 원

신의 왼손 3

도서정보 : 폴 호프먼 | 2023-04-0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전 세계를 매료시킨
다크 판타지 3부작 국내 상륙

『신의 왼손』은 영국 작가 폴 호프먼이 2010년에서 2013년에 걸쳐 발표한 다크 판타지 소설이다. 『장미의 이름』의 장중함과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매력적인 판타지를 동시에 갖춘 이 트릴로지는 미국, 이탈리아, 독일을 비롯해 30개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중세 암흑시대를 연상시키는 배경과 흡인력 강한 줄거리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다. 폴 호프먼은 주드 로 주연의 뱀파이어 영화 <악어의 지혜>의 각본과 동명의 소설을 쓰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신의 왼손』을 통해 화제의 작가로 급부상했다. 2021년 국내 출간된 『신의 왼손』과 『신의 왼손 2─최후의 네 가지』에 이어 『신의 왼손3─천사의 날갯짓』이 3부작의 국내 소개에 마침표를 찍는다.

이 아이를 찾아라.
그리고 발견하면 훗날을 위해 준비시켜라.
‘신의 왼손’, 또는 ‘죽음의 천사’라고도 불리는 이 아이가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하리니.

『신의 왼손 1』 알 수 없는 시대, 미대륙 어딘가로 추정되는 황무지에 우뚝 선 미로 속의 ‘성소’. 호전적인 전사이자 수도사들의 집단 ‘리디머’가 지배하는 이곳에서는 엄격한 규칙과 종교적 금기하에 열 살 안팎의 소년들이 전사로 양성되고 있다. 신의 뜻을 거스르고 세상에 혼란을 불러오는 ‘안타고니스트’ 무리와 대적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 이곳으로 끌려온 14세의 토머스 케일은 우연찮은 계기로 탈출로를 알게 되고, 함께 자란 친구 클라이스트와 헨리, 엉겁결에 성소에서 구해주게 된 미지의 소녀 리바와 함께 부유한 상업도시 멤피스로 향한다. 전투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입증하고 총독의 아름다운 딸 아르벨과 사랑에 빠지며 자유를 누리던 것도 잠시, 이어진 리디머들의 추적과 대립을 통해 케일은 지금껏 스스로도 몰랐던 운명을 깨닫게 되는데……

『신의 왼손』의 도입부 설정과 줄거리는 전형적인 십대 모험 판타지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보다 앞서 눈길을 끄는 것은 중세 성곽도시를 연상시키면서 어디에도 시대와 장소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미스터리한 배경 묘사다. 설정이 탄탄한 비디오게임처럼 각 단계마다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며 독자들의 흥미와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 독특한 세계관은 작가 폴 호프먼의 실제 경험에 기인했다. 가톨릭계 기숙학교에서 십대 시절을 보내고 옥스퍼드대학교 뉴 칼리지로 진학한 그는 수도원만큼이나 폐쇄적이고 열악한 기숙학교의 공동 식당과 침실, 운동장 등에서 아직 어린 소년들에게 가혹할 만큼 엄격한 규율을 강요하는 ‘성소’의 모습을, 14세기에 지어진 유서 깊은 뉴 칼리지 건물의 회랑과 안뜰, 옥스퍼드시티의 웅장한 성벽 등에서 갖가지 인간군상이 모여 있고 교역이 활발한 상업도시 멤피스의 모티프를 가져왔다. 2권에 등장하는, 표면이 주름진 듯 보이는 촘촘한 능선 때문에 ‘거대한 고환’으로 불리는 타이거산은 그의 부모님 집에서 내다보이던 킬리만자로산의 풍경에서 따온 것이다. 중세적으로 들리는 허구의 지명과 함께 뉴욕을 중심으로 한 유럽과 북미의 실제 지명이 혼용되고 있는 것 역시 『신의 왼손』을 단순히 중세 판타지로 분류할 수 없게 만드는 특징이다.

죽음, 심판, 천국, 지옥
최후의 네 가지는 우리가 사는 집이요
고행, 죽음, 죄악
이것들은 우리가 입는 옷이로다

『신의 왼손 2─최후의 네 가지』 세상의 종말을 가져올 ‘신의 왼손’, 즉 ‘죽음의 천사’의 운명을 타고났다는 믿기 힘든 예언과 함께 리디머 무리로 돌아온 토머스 케일은 거듭되는 전투를 겪으며 전사로서의 본능에 눈뜬다. 단순한 육탄전뿐 아니라 전술과 지휘에서도 짧은 시간 안에 탁월한 발전을 보여온 그의 능력은 정말로 인류의 멸종을 위해 신이 내린 재능인 것일까? 교황의 자리를 노리는 리디머 보스코, 뼈아픈 배신을 안겼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옛 연인 아르벨, 성소 밖에서 위기에 처하고 또 모면하며 각자의 운명에 휩쓸리는 클라이스트와 헨리. 새로운 인간관계와 바깥세상의 혼란을 겪으며 소년들은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케일은 안타고니스트뿐 아니라 자기 안의 선악과도 대결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다.

장르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는 듯하면서 세부를 파고들수록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는 『신의 왼손』의 특징은 주인공 토머스 케일을 그리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세상에 파멸과 죽음을 가져올 운명을 타고났다는 예언의 주인공인 케일은 그 비극성을 내면화하고 고뇌하는 햄릿형 인간이 아니거니와, 스스로의 운명에 맞서거나 거스를 만큼 전적으로 선하거나 정의롭지도 않다. 일종의 ‘떠났다가 돌아오기’에 속하는 모험 플롯이 토대가 되는 1권에서는 판타지소설에서 익히 만나온 리더십 강한 소년 주인공의 면모를 보이지만, 안팎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권에서는 마치 딴사람이 된 듯 냉철하고 잔인한 면까지 보인다. 전투와 정치적인 판단에서는 베테랑 군인 못지않게 성숙하지만 연애감정에 관한 한 어린아이처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케일의 다면적인 모습에서,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의 성장을 지켜보는 새로운 재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신이 창조한 거대한 역설과도 같은 존재인 그가 맞을 마지막 결말은, 연내 출간 예정인 완결편 『신의 왼손3─천사의 날갯짓』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죽음의 천사’는 오로지
세상을 파괴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어두운 그림자와 황폐함이
그의 영혼에 안식을 선사하리라.

『신의 왼손 3─천사의 날갯짓』 토머스 케일은 교황이 된 보스코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정신병원에서 그의 영혼이 죽어가고, 육체는 경련으로 고통받는다. 그럼에도 그는 전장을 누비며 리디머들로부터 경이로운 승리를 얻어낸다. 친구 베이그 헨리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여성 전술가 아르테미시아와 사랑을 나누기도 하지만 심판의 날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복수심에 불타는 케일은 다시 어둠 한가운데로, ‘성소’로 향한다. 리디머들은 영원한 평화를 누리기 위해 모두 목을 매달았고 보스코 혼자 살아남아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과거를 죽이지 않으면 과거가 나를 죽이는 법, 케일은 그를 처단하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으로 떠난다. 그를 보았다는 여러 소문이 돌지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다시 세상의 파멸이 다가올 때 그가 긴 잠에서 깨어나 세상을 구하러 돌아올까?

『신의 왼손 3―천사의 날갯짓』은 이 책과 관련해 제기된 출판 금지 소송 판결에 따라 책 앞머리에 싣게 된 ‘판결 요약문’으로 시작된다. 그 내용을 소개하자면, 폴 파렌하이트라는 사람이 ‘낙원의 쓰레기장’과 관련해 국제연합 고대유물 연구회와 갈등을 빚고 떠난 뒤 『신의 왼손』이라는 판타지 소설 3부작의 첫 권이 출간되었는데, 사실 이 소설은 파렌하이트가 ‘낙원의 쓰레기장’에서 고대 유물로 추정되는 다량의 문서를 발견한 뒤 스스로 번역해 모친의 성(姓)으로 출간한 책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장치를 통해 이 소설의 출처가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분위기를 부여해 장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이것이 실존했던 이야기라는 또다른 판타지를 만들어낸다. 3권 말미에도 판결 내용에 따라 부록으로 ‘국제연합 고대유물 연구회 대표 성명’과 폴 파렌하이트의 성명이 실려 있다. 특히 폴 파렌하이트의 성명에서 작가의 심오하면서도 흥미로운 세계관과 소설관을 엿볼 수가 있다.

『신의 왼손』의 특징은 주인공 토머스 케일을 그리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세상에 파멸과 죽음을 가져올 운명을 타고났다는 주인공 케일은 비극성을 내면화하고 고뇌하는 햄릿형 인간이 아니거니와, 스스로의 운명을 거스를 만큼 전적으로 선하거나 정의롭지도 않다. 케일의 성격은 모순적이다. 오만하면서 순결하고, 너그러우면서 무자비하다. 우리가 판타지소설에서 익히 만나온 리더십 강한 소년 주인공의 면모를 보이지만, 안팎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권에서는 마치 딴사람이 된 듯 냉철하고 잔인한 면도 보인다. 3권에서는 그의 고뇌가 더욱 깊어진다. ‘신의 가장 큰 실수’인 인류를 멸종시키는 운명을 타고 난 그가 몸과 영혼이 모두 피폐해지며 큰 위기를 겪는다. 그러나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과 어쩔 수 없이 조우하며 적극적으로 운명과 맞서게 되고, 중요한 전투들을 힘겹게 승리로 이끈 뒤 자신을 ‘죽음의 천사’로 만든 리디머 교황 보스코를 향해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전투와 정치적 판단에서는 베테랑 군인 못지않게 성숙하지만 연애감정에 관한 한 어린아이처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케일의 다면적인 모습에서, 우리는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의 파란만장한 성장을 지켜보게 된다.

구매가격 : 12,600 원

궤도 이탈

도서정보 : 마쓰모토 하지무 | 2023-04-1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단언컨대 저널리즘의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책”

유가족인 아사노는 가해 기업 JR과 어떻게 마주했으며
이 거대한 조직의 어디에서 문제를 발견해 추궁했는가
이로써 무엇을 움직이고 바꾸려 했는가
나아가 사고를 둘러싼 언론 보도와 사회의 반응은 그의 눈에 어떻게 비쳤는가


사회적 참사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2005년 4월 25일 월요일,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서 JR 후쿠치야마선 탈선 사고가 일어났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 네 번째로 많은 사상자를 낸 대참사였다. 열차에 타고 있던 아사노 야사카즈의 아내와 여동생은 그 자리에서 죽었고, 둘째 딸은 중상을 입었다. 그날 길을 나섰던 것은 아사노가 자기 대신 작은어머니 문병을 가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인데, 열차 둘째 칸에 타고 있던 가족 둘은 사체가 되어 돌아왔다. 아사노는 당시 ‘지역 환경 계획 연구소’라는 회사의 대표였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복구와 도시 재생을 위해 그는 시청과 주민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고, 10년에 걸친 프로젝트가 드디어 마무리됐다. 축하 파티가 열린 다음 날 아사노는 출근을 하고, 그의 가족 셋은 미뤄왔던 병문안을 위해 JR 서일본 쾌속 제5418M 열차를 탔다. 아내가 집을 나선 때는 오전 8시가 좀 지나서였고, 그로부터 1시간여 후 아사노는 사고 뉴스를 듣게 된다.
이 사건을 접한 당시 고베신문 기자 마쓰모토 하지무는 사건 당일부터 따라붙어 이를 철저히 파헤친다. 유가족 아사노는 이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10여 년간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다. 아사노는 유가족으로서의 고통을 견디며 자기감정(“화산 분화구에 남겨진 기분이었어” “내 존재를 부정하고 싶다. 이 몸을 없애고 싶다”)은 일단 봉인해두었다. 또한 가해 기업에 대한 분노도 일단 미뤄둔 채 JR의 전현직 사장들을 직접 만나 진상 규명과 참사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춰 기술자이자 협상가로서의 능력을 발휘한다. 고베 대지진 때 활약했던 경험을 되살린 것이다.
사건은 일어난 원인이나 후의 대응과정을 볼 때 사회적 참사의 전형이라 할 만했다. 우선, 사고 발생 직후 건널목 사고라는 ‘오보’가 났다. 정차역에 이르러서도 시속 40킬로미터 이상으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직진했으리라곤 철도회사나 경찰 모두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둘째, 사고 후 유가족들은 한참 동안 ‘정보의 진공 상태’에 놓였다. 아사노가 영안실에서 죽은 아내를 접한 것은 사고 발생으로부터 40시간이 지나서였는데, 당사자나 관계자일수록 무슨 일이 어떤 규모로 벌어졌는지 알기 힘들다. 셋째, 당시 사장은 사고 한 달 뒤 추모식에서 유가족에게 등을 돌리고 조사弔詞를 읽었을 뿐,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 직후 열린 유가족 설명회에도 불참석했을뿐더러 기자회견에서 사과 요구가 있자, “사과는 잘못을 저지른 쪽에서 하는 것이다. 아직 잘잘못이 가려지지 않은 단계에서 사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일은 유가족의 분노에 불을 붙였다. 넷째, 사고 원인을 조직의 문제에서 찾기보다는 운전사 개인의 실수(사고 때 사망했다)의 문제로 돌렸다. 다섯째, 탈선 사고조사위원이 오히려 가해 기업인 JR 서일본에 사전에 정보를 유출하는 스캔들이 일어났다. 여섯째, 유가족이 아닌 일반 시민들 일부는 2차 가해를 했다. “보상금 받을 거잖아. 불만 있어?” “심보를 그렇게 쓰니까 자식이 사고를 당하는 거야.”
가해자 JR 서일본, 피해자 아사노 야사카즈, 이 두 궤도가 나란히 길을 달리며 전개되는 이 책은 일본 현대사의 초상이기도 하다. 또한 10년에 걸친 그의 분투는 한국의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과의 연대도 끌어내, 4.16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및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과 교류하면서 “유가족으로서 재난 참사를 사회화하는 게 우리의 책무다”라는 공통 인식을 형성해왔다.

한 유가족의 시선에서 바라보다
당하는 쪽에서 지는 사회적 책무란 무엇인가

“서일본 여객철도 주식회사(JR 서일본)의 다카라즈카발 도시샤마에행 쾌속 제5418M 열차(7량 편성)는 2005년 4월 25일(월) 9시 16분 10초경 이타미 역을 출발, 이나데라 역을 통과한 후 쓰카구치 역을 9시 18분 22초경 통과했다. 그 후 열차는 메이신 고속도로 남쪽에 있는 반경 304미터의 곡선을 주행 중, 제1량이 9시 18분 54초경 왼쪽으로 쓰러지면서 탈선, 이후 제2~5량도 탈선한 뒤 제7량이 9시 19분 04초에 정지했다.
제1량은 왼쪽으로 쓰러졌고, 앞부분은 선로 동쪽에 있는 아파트 1층의 기계식 주차장 안쪽 벽과 충돌, 뒤쪽 아랫부분은 아파트 서북쪽 기둥에 충돌했다. 또한 제2량은 중앙 좌측면이 제1량 뒷부분을 사이에 두고 아파트 서북쪽 기둥에, 뒤쪽 좌측면이 동북쪽 기둥에 충돌했다. 제3량은 앞쪽 바퀴 두 개가 왼쪽으로, 뒤쪽 바퀴 두 개가 오른쪽으로, 제4량은 네 바퀴가 오른쪽으로, 제5량은 앞쪽 바퀴 두 개가 왼쪽으로, 뒤쪽 바퀴 두 개가 선로에서 벗어나 탈선했다. 제6량과 제7량은 탈선하지 않았다.
이 사고로 107명이 사망하고, 562명이 부상했다. 이 사고는 운전사의 브레이크 사용이 늦었던 탓에 열차가 제한속도를 크게 벗어나면서 탈선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운전사의 브레이크 사용이 지연된 이유는 허위 보고를 요청한 차내 전화가 끊기고 난 뒤, 차장 및 관제사와의 무선에 유난히 신경을 곤두세웠던 점, 일근日勤교육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하며 변명을 생각하고 있었던 점으로 인해 운전에 대한 주의가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

위 내용은 일본 국토교통부 항공철도 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로부터 2년 2개월 후에 공개한 보고서 첫머리에 기록된 개요다. 보고서는 243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 원인을 기술하는데, 그마저 열두 줄에 불과했다. 이 사회적 참사를 낸 가해 기업은 사고 원인을 운전사의 부주의 탓으로 돌렸고, 사고에 대한 책임 회피를 보이면서 보고서 문장 역시 건조하게 썼다.
저자 마쓰모토는 이 최악의 참사를 아사노 야사카즈라는 한 유가족의 시선에서 바라보았다. ‘아사노는 사고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무엇에 분노와 의문, 부조리를 느꼈으며, 어디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했는가. 가해 기업인 JR과 어떻게 마주했으며, 이 거대한 조직의 어디에서 문제를 발견해 추궁했는가. 이로써 무엇을 움직이고 바꾸려 했는가. 나아가 사고를 둘러싼 언론 보도와 사회의 반응은 그의 눈에 어떻게 비쳤는가.’ 즉 그는 사고의 전체적인 그림을 객관적으로 조감해서 그리기보다는 아사노 개인의 필터를 통해 여러 현상을 보았다. 그의 뒤에 서서, 그의 어깨너머로.
아사노의 언행은 기존의 재해 유가족들과는 크게 달랐다. 가족을 잃은 억울함과 슬픔, 가해 기업에 대한 분노, 원인 규명과 책임 추궁 면에서는 여느 유가족과 같았지만, 그가 하는 말은 때로 난해했고, 가해 기업 JR에 대한 태도는 날카로우면서도 유연하고 때로 부드럽기까지 했다. 그는 감정에만 휩싸여 있지 않았다. 아사노는 도시계획 컨설턴트로서 고베 대지진 이후 도시 재생에 깊이 관여해왔던 인물이기에 기술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유가족이 된 상황에서도 사고 원인의 과학적 규명과 재발 방지에 대한 시스템적 개선을 철저히 관철시켜나간다. 핵심은 그가 작성한 “사고 원인 4항목”으로, JR과 두고두고 대치하며 조직적·구조적 요인을 밝히라고 요구한다. 4항목이란 징벌적인 일근교육, 여유가 없는 철도 시간표 편성, ATS-P(자동 열차 정지 장치의 새 버전) 미설치, 회사 전체의 안전 관리 체계 미비였다.
아사노는 이런 말을 했다. “사고를 교훈으로 삼아 JR은 자기네가 일으킨 사고를 진지하게 반성하고 원인을 검증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설명할 책임이 있다. 그것을 요구하는 게 우리 유가족들의 사명,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일방적으로 가족을 빼앗기고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거리는 유가족에게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발언했다. 다시 말해, 사고를 사회 전체의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며 “사고의 사회화”에 매달린다.

대부분의 사고는 구조와 조직의 문제다

매해 4월 25일엔 열차 사고 유가족과 희생자, 가해 기업, 시민들이 모여 추모행사를 연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JR 서일본의 천황’이라 불리는 이데 마사타카는 나타나지 않았다(그는 철도 민영화를 주도했는데, 이 사고의 원인 상당 부분은 국철의 민영화에서 비롯되기도 했다. 운전사들이 실적과 속도에 대한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고를 일으킨 한 조직의 문화를 이끄는 이데에게 유가족들은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그는 재판 외의 공식석상에 나타나거나 언론 취재에 응한 적도 거의 없다.
이데를 비롯한 ‘국철 일가’의 강렬한 엘리트 의식과 그로 인해 스스로의 잘못을 결코 인정하지 않으며 부하 직원들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무오류주의’. 그 견고한 조직의 논리에 아사노는 사고 이후 10여 년간 모든 것을 걸고 도전했다. 그리고 마침내 단단한 바위에 구멍을 뚫었다.
그건 어떻게 가능했을까? 아사노는 감정적이기보다 이성적·논리적이다. 그는 아내와 여동생에 대한 애통한 심정은 일단 미뤄둔 채 가해 기업 사장인 야마자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며 사고 원인에 대한 공동 검증을 제안했다. “이건 과학기술 논쟁이다. 감정론이 아니다. 감정론만 얘기하다보면 안전으로의 길은 열리지 않는다.”
즉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을 뛰어넘어, 어떤 이유로 이런 사고가 났는가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 나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대화를 나눠보니 견해차가 커서 보고서는 양쪽 이야기를 다 기록하게 됐는데, 어쨌거나 이렇게 만들어진 공통된 인식은 추후의 회의들에서 논의 진행의 토대가 되었다.
사고의 조직적 구조를 분명히 밝히겠다는 아사노의 시도는 일본에서 거의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실수의 원인이 현장에만 있지 않다고 보고 회사의 경영 이념, 경영진의 안전의식, 지휘 계통과 관리 방식, 직원 교육과 개개인의 책임감 등 얽혀든 여러 요인을 밝히고 개선하도록 촉구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근본 원인이 있다. 그것을 파헤쳐야만 사고를 사회화할 수 있다. 사고의 사회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유가족으로서의 내 책임은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보고서에는 과학적 관점과 논리가 있고, 윤리가 있다. 이 시도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져야만 우리의 노력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014년 4월 25일, 후쿠치야마선 탈선 사고로부터 꼬박 9년째 되는 날 열린 ‘4.25 네트워크’ 모임에서 한 아사노의 발언이다. 사고 이듬해부터 매년 아사노가 중심이 되어 기획하고, 안전 문제 연구자와 전문가를 초빙해 그 사고로부터 배울 점을 생각하며 발표하는 자리였다. 그런 그의 발언에는 과학기술의 사명, 유가족으로서의 책임, 문제를 사회화하는 관점, 확률론에 대한 반론, 안전과 경영의 양립 등 한 사람의 철학이 농축되어 있었다.

***

10년에 걸친 유가족 아사노의 분투도 대단하지만, 저자의 오랜 취재과정 역시 인상적이다. 책에 나오듯이, 저자는 언론에 얼굴을 비추는 법이 없는 ‘철도계의 천황’ 이데의 인터뷰를 이끌어내고, JR 서일본 전현직 사장들을 취재해 그 조직의 실체를 낱낱이 드러낸다. 그들 중엔 철면피도 있고, 꽤나 인간적인 사장도 있었다. 게다가 저자는 처음에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던 아사노와의 거리도 끝내 좁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을 뿐 아니라 마음까지 읽어낸다. 이로써 사고 후 15년이 지나 우직할 정도로 하나의 목표만 좇았던 아사노 야사카즈의 궤도는 서서히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게 된다.

구매가격 : 15,800 원

(개정판)이서윤의 초등생활 처방전 365

도서정보 : 이서윤 | 2023-04-10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친구 관계, 교과 학습, 학교생활과 진로, 아이의 마음까지★
초등 자녀 6년을 책임질 부모들의 백과사전



◎ 도서 소개

‘초등생활의 바이블’이라는 바로 그 책!
매일 펼쳐 보는 초등 부모들의 현명한 고민 처방전!

초등 부모들의 생생한 고민 303개와 시원한 해결책!
믿고 보는 초등 교육 멘토 이서윤 선생님이 10년 동안 직접 들은 초등 부모의 고민을 총망라하여 303개의 질문에 대한 전문적이고, 현실적이고, 사려 깊은 고민 해결책을 내놓았다. 친구 관계, 교과별 학습법, 학교생활, 진로 교육과 심리 고민 등 초등생활의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았다. ‘욕심은 많은데 공부는 안 하는 아이 어떻게 할까?’, ‘권위적인 선생님은 어떻게 상대할까?’, ‘엄마들 모임은 꼭 해야 하는 걸까?’ 등 궁금했지만 물을 곳이 없었던 수많은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공해 초등 부모들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이 책은 초등생활 6년의 로드맵 길잡이자,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는 부모들의 전과이며,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고 학부모로서 자신감을 더하는 똑똑한 육아지원군이 될 것이다.

초등 자녀의 학습을 고민하는 부모를 위한 알찬 부록
특히 이번 개정판에서는 기존의 학년별 교과 체크리스트 외에도 부모들이 어떻게 해야 자녀가 독립적으로 학습과 성취를 이룰 수 있는지를 소개하는 〈공부 스페셜〉 코너를 추가하여, 자녀의 공부에 대한 학부모들의 고민을 덜어주고자 하였다.

14년 차 현직 교사 ? EBS 공채 강사 ? ’이서윤의 초등생활처방전’ 유튜버 저자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누적 조회수 500만 회 이상의 유튜브 〈이서윤의 초등생활처방전〉을 통해 자녀교육 멘토로 활약하고 있는 이서윤 저자는 학부모이자 선생님으로서 교실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며 느낀 점들과 생각들을 바탕으로, 부모가 자녀의 초등 입학 후 자녀의 독립에 포인트를 두고 양육하는 법에 대해 제시한다.

구매가격 : 38,400 원

쌔근쌔근 잠을 자요

도서정보 : 문진서, 서영(그림) | 2023-04-10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노래처럼 즐거운 생활 그림책
〈곰 세 마리 고미네〉와 함께라면
반복되는 생활 습관도 기분 좋은 놀이가 돼요!

교과연계 : 누리과정 신체운동?건강(건강하게 생활하기)
누리과정 의사소통(듣기와 말하기)
1-2 국어 2) 소리와 모양을 흉내 내요, 6) 고운 말을 해요



◎ 도서 소개

잠들기 싫은 아이들을 위한 잠자리 그림책

많은 아이들이 밤에 잠드는 일을 두려워하기에 아이를 재우는 일은 부모님들의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곰 세 마리 고미네〉 생활 그림책 시리즈의 첫 권인 ?쌔근쌔근 잠을 자요?는 아이를 재우는 가장 좋은 도구로 추천되는 ‘잠자리 그림책’입니다. 책을 열면 사방이 어두워진 아기 곰의 집이 보입니다. 아기 곰은 잘 시간이 되었다는 아빠 곰의 말을 듣자 잠들기 전에 지켜야 하는 생활 습관인 세수, 양치, 옷 갈아입기를 차례대로 마칩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아기 곰에게는 잠들지 못하는 이유가 자꾸만 생겨납니다. 갑자기 쉬가 마렵고, 옷장 속에 괴물이 숨어 있을 것만 같고, 깜깜한 어둠이 두렵게 느껴집니다. 그럴 때마다 아빠 곰과 엄마 곰은 졸린 눈을 비비며 아기 곰을 토닥토닥 다독입니다. 결국 말똥말똥하던 아기 곰도 아빠 곰, 엄마 곰을 따라 사르르 잠이 들지요. 책을 통해 아이들은 아기 곰의 입장에 공감하며 잠들기 전 생활 습관을 따라 익히려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또 어둠에 대한 두려움은 든든한 엄마, 아빠가 있기에 얼마든지 물리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매일 밤 잠들기 싫어하는 아이와 아이를 재워야만 하는 부모님에게 ?쌔근쌔근 잠을 자요?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


곰 세 마리 고미네와 함께 생활 습관도 놀이처럼

영유아 최고의 애창동요 ‘곰 세 마리’에서 탄생한 사랑스러운 곰 가족 이야기 〈곰 세 마리 고미네〉 시리즈가 을파소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곰 세 마리 고미네〉 생활 그림책은 유아들이 익혀야 하는 기본적인 생활 습관인 잠, 목욕, 인사, 식사 등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기존의 생활 그림책이 생활 습관을 익혀야 하는 이유를 들려주며 아이를 설득하려 한다면, 이 책은 생활 습관을 실천한다는 게 부담스럽거나 귀찮은 일이 아니라 친숙하고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 줍니다.
동요 ‘곰 세 마리’의 가사처럼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본문을 구성하고, 그림과 함께 다채로운 의성어 의태어 표현을 배치해 책 읽는 재미를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했습니다. 책의 마지막 코너에서는 각 권의 주제에 맞게 개사한 ‘곰 세 마리’ 동요 음원을 우리말, 영어 두 가지 버전으로 들을 수 있는 QR코드를 제공합니다. 아이들의 생활 습관 익히기가 노래를 듣고 부르는 일처럼 즐거운 일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곰 세 마리 고미네〉 생활 그림책 시리즈는 계속해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구매가격 : 12,000 원

뽀득뽀득 목욕을 해요

도서정보 : 김경애, 서영(그림) | 2023-04-10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노래처럼 즐거운 생활 그림책
〈곰 세 마리 고미네〉와 함께라면
반복되는 생활 습관도 기분 좋은 놀이가 돼요!

교과연계 : 누리과정 신체운동?건강(건강하게 생활하기)
누리과정 의사소통(듣기와 말하기)
1-2 국어 2) 소리와 모양을 흉내 내요, 6) 고운 말을 해요



◎ 도서 소개

뽀송뽀송 기분까지 개운해지는 목욕 그림책

〈곰 세 마리 고미네〉 생활 그림책 시리즈의 두 번째 권인 ?뽀득뽀득 목욕을 해요?가 을파소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목욕은 아이들이 반드시 익혀야 하는 생활 습관입니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이 물을 좋아하면서도 목욕은 싫다고 말합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물, 눈에 들어가면 따가운 비누 거품, 까끌까끌한 때수건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요. 《뽀득뽀득 목욕을 해요》는 약간의 상상력과 부모님의 도움만 있다면, 목욕 시간도 얼마든지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책입니다. 밖에서 신나게 놀고 흙투성이로 집에 온 고미. 하지만 고미는 목욕에는 관심이 없고 물속에서 장난만 치고 싶어 합니다. 비누 거품은 눈이 따가우니 달콤한 초콜릿으로 씻으면 안 되느냐고 엉뚱한 소리만 하지요.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아기 곰과 비누 거품 놀이를 시작하는 아빠 곰 덕분에 어느새 아기 곰은 목욕 삼매경에 빠집니다. 시원하게 몸을 헹구고, 수건으로 닦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곰 가족의 얼굴은 더없이 개운해 보입니다. 지저분하니까 얼른 씻으라는 잔소리 대신에 ?뽀득뽀득 목욕을 해요?를 읽어 주세요. 아기 곰 고미처럼 목욕물에 장난감을 동동 띄우고, 머리에 묻은 비누 거품으로 뿔도 만들어 보고, 뭉게뭉게 커진 비누 거품이 구름이 되는 상상도 해 보세요. 아이는 목욕이 더 이상 날마다 해야 하는 귀찮은 숙제가 아니라 기분 좋아지는 습관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될 것입니다.


곰 세 마리 고미네와 함께 생활 습관도 놀이처럼

영유아 최고의 애창동요 ‘곰 세 마리’에서 탄생한 사랑스러운 곰 가족 이야기 〈곰 세 마리 고미네〉 시리즈가 을파소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곰 세 마리 고미네〉 생활 그림책은 유아들이 익혀야 하는 기본적인 생활 습관인 잠, 목욕, 인사, 식사 등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기존의 생활 그림책이 생활 습관을 익혀야 하는 이유를 들려주며 아이를 설득하려 한다면, 이 책은 생활 습관을 실천한다는 게 부담스럽거나 귀찮은 일이 아니라 친숙하고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 줍니다.
동요 ‘곰 세 마리’의 가사처럼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본문을 구성하고, 그림과 함께 다채로운 의성어 의태어 표현을 배치해 책 읽는 재미를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했습니다. 책의 마지막 코너에서는 각 권의 주제에 맞게 개사한 ‘곰 세 마리’ 동요 음원을 우리말, 영어 두 가지 버전으로 들을 수 있는 QR코드를 제공합니다. 아이들의 생활 습관 익히기가 노래를 듣고 부르는 일처럼 즐거운 일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곰 세 마리 고미네〉 생활 그림책 시리즈는 계속해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구매가격 : 12,000 원

꾸벅 인사를 해요

도서정보 : 김경애, 서영(그림) | 2023-04-10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노래처럼 즐거운 생활 그림책
〈곰 세 마리 고미네〉와 함께라면
반복되는 생활 습관도 기분 좋은 놀이가 돼요!

교과연계 : 누리과정 신체운동?건강(건강하게 생활하기)
누리과정 의사소통(듣기와 말하기)
1-1 국어) 5. 다정하게 인사해요
1-2 국어) 6. 고운 말을 해요



◎ 도서 소개

인사로 마음을 전하는 방법, 고미에게 배워요

인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본적인 예절이자 사회성 발달의 기초가 되는 생활 습관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가 인사를 잘하기를 바라며,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지만 아이들에게 인사는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곰 세 마리 고미네〉 생활 그림책 시리즈의 세 번째 권 ?꾸벅 인사를 해요?는 아기 곰 고미의 하루 일과를 따라가며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할 수 있는 인사말을 알려 줍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밥을 먹고 난 뒤에, 선물을 받았을 때, 밖에 나가기 전에, 밖에서 놀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그리고 잠들기 전까지, 고미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정확하게 인사를 할 줄 압니다. 아기 곰 고미에게 인사란, 어렵게 지켜야 하는 예의범절이 아니라 엄마, 아빠와 마음을 나누기 위한 의사소통 수단에 가까워 보이지요.
?꾸벅 인사를 해요?는 왜 인사를 해야 하는지 설명하기보다 아기 곰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인사하는지를 보여 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미가 맛있게 밥을 먹고 나서 “잘 먹었습니다.”, 깜짝 선물을 받았을 때 “고맙습니다!”, 신나게 놀다가 집에 돌아와 “다녀왔습니다!” 하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나면, 아이들도 비슷한 상황에서 ‘고미가 이렇게 인사했었지’ 하고 떠올리며 인사할 용기를 내게 될 것입니다. 책에 나온 인사말들을 부모님이 먼저 아이에게 건넨다면, 아이도 때와 장소, 상황과 상대에 맞는 인사말을 좀 더 쉽게 익혀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곰 세 마리 고미네와 함께 생활 습관도 놀이처럼

영유아 최고의 애창동요 ‘곰 세 마리’에서 탄생한 사랑스러운 곰 가족 이야기 〈곰 세 마리 고미네〉 시리즈가 을파소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곰 세 마리 고미네〉 생활 그림책은 유아들이 익혀야 하는 기본적인 생활 습관인 잠, 목욕, 인사, 식사 등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기존의 생활 그림책이 생활 습관을 익혀야 하는 이유를 들려주며 아이를 설득하려 한다면, 이 책은 생활 습관을 실천한다는 게 부담스럽거나 귀찮은 일이 아니라 친숙하고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 줍니다.
동요 ‘곰 세 마리’의 가사처럼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본문을 구성하고, 그림과 함께 다채로운 의성어 의태어 표현을 배치해 책 읽는 재미를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했습니다. 책의 마지막 코너에서는 각 권의 주제에 맞게 개사한 ‘곰 세 마리’ 동요 음원을 우리말, 영어 두 가지 버전으로 들을 수 있는 QR코드를 제공합니다. 아이들의 생활 습관 익히기가 노래를 듣고 부르는 일처럼 즐거운 일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곰 세 마리 고미네〉 생활 그림책 시리즈는 계속해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구매가격 : 12,000 원

필루와 늑대 아빠 3. 꼭 데리러 올게!

도서정보 : 알렉산드라 가리발, 마리안 빌코크(그림) | 2023-04-10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심장이 콩닥콩닥, 마음이 간질간질
아기 토끼 필루와 늑대 아빠의
행복한 가족 이야기

교과연계 : 누리과정 사회관계(가족의 의미를 알고 화목하게 지낸다)
누리과정 사회관계(약속과 규칙의 필요성을 알고 지킨다)
1-1 여름) 1. 우리는 가족입니다
2-1 여름) 1. 이런 집 저런 집



◎ 도서 소개

잠깐의 헤어짐도 두려운 이 세상의 모든 필루를 위한 이야기

《필루와 늑대 아빠》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꼭 데리러 올게!》는 분리불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린이집에 가는 길, 필루는 자신을 데리러 오는 아빠에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이 한가득이에요. 그런 필루에게 늑대 아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데리러 오겠다며 굳게 약속하지요. 아이의 분리불안을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가 부모의 믿음직한 약속이라고 합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건강한 가족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요.
아이가 부모와 떨어지는 것에 불안함과 두려움을 느끼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아빠가 어린이집에 오는 길에 무시무시한 악당을 만나거나 호랑이를 만날까 봐 염려하는 필루처럼,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졌을 때 자신이나 부모에게 나쁜 일이 생겨서 서로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될까 봐 많이 불안해한다고 합니다. 이때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단순히 가벼운 어리광이나 엄살이 아닙니다. 부모와 떨어져 있는 건 짧은 순간이지만 아이들은 견디기 힘든 두려움을 느끼고 때론 두통과 같은 신체 증상을 경험하기도 하지요.
지금 이 순간에도 잠깐의 헤어짐을 앞두고, 엄마 아빠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서럽게 우는 아이들이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이런 모습에 마음 아파하며 어쩔 줄 모르는 부모에게도 참으로 힘든 순간이겠지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기까지 칭얼대며 헤어짐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에게 《꼭 데리러 올게!》를 읽어 주세요. 꼭 데리러 올 거라는 늑대 아빠의 말을 믿고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힌 필루처럼, 아이도 웃는 얼굴로 엄마 아빠와 마주할 순간을 기대하면서 천천히 변화를 받아들이고 헤어짐에 익숙해지는 순간이 찾아올 거예요.


볼수록 사랑스러운 늑대 아빠와 필루

보통 그림책에서 늑대라는 동물은 그 본성 그대로 아주 험상궂고 악한 이미지로 그려집니다. 아기 돼지 삼 형제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기도 하고, 아기 염소들을 잡아먹기까지 하지요. 하지만 늑대와 아빠라는 조합만으로 이미 궁금증을 유발하는 《필루와 늑대 아빠》 시리즈에서는 전혀 새로운 모습의 늑대 캐릭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고 각인된 사나운 늑대 캐릭터가 ‘아빠’라는 타이틀을 만나 전혀 색다른 존재로 표현되었습니다. 늑대의 본래 성격대로 캐릭터의 라인은 무심한 듯 거칠게 그려졌지만, 그 안을 메꾼 부드러운 수채화 표현은 부드럽고 따뜻한 늑대 아빠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늑대 아빠와 아기 토끼의 일상에 앞으로 어떤 행복한 순간들로 가득할지 기대하게 만듭니다. 또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기 토끼처럼 배경을 가득 채운 밝은 톤이 눈에 띕니다. 이는 늑대 아빠를 웃고, 울리고 또 가끔은 성가시게 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아기 토끼의 사랑스러움을 닮았습니다.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아빠를 염려하는 필루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 역시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아빠와의 헤어짐을 앞두고 콩닥콩닥 불안감에 휩싸인 필루와 이 마음을 유쾌하게 토닥여 주는 이야기 《꼭 데리러 올게!》를 읽고, 아이와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이야기해 보세요. 아이와 헤어졌던 짧은 순간 마저 아주 애틋하고 더 없이 사랑스럽게 느껴질 거예요.

구매가격 : 11,200 원

4차 산업에서 재료와 표준

도서정보 : 이희수, 박민혁, 이정우, Li Oi Lun, 최용석, 이욱진, 이제인, 이승기, 조일국, 배창준 | 2023-04-07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 책은 4차 산업 시대에서 새롭게 요구되는 재료개발 패러다임에 발맞춰,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을 활용한 첨단소재 개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재료공학도로서 갖추어야 할 재료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4차 산업 시대에서 산업 간 융합의 핵심이 되는 표준에 대하여 배울 수 있다. 재료와 표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첨단소재의 글로벌화 전략으로써 표준(국제/국가/단체/기업)을 이해하고,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4차 산업 핵심 기술인 ICT 반도체, 스마트센서, 수소생산, 3D 프린팅 등의 첨단소재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이에 대한 국제표준개발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4차 산업에서 첨단소재 개발 및 표준화 전략을 제시한다.

구매가격 : 16,100 원

디지털 놀이치료, 제2판

도서정보 : Jessica Stone | 2023-04-07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새롭게 업데이트된 이 책은 COVID-19 팬데믹 기간과 팬데믹 이후의 놀이치료 현장에 기반한 테크놀로지를 통합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놀이치료라는 큰 틀 아래 다양한 양식과 접근 방식에 관하여, 이 책은 치료사의 기본(기), 놀이치료 원칙 및 치료 현장에 디지털 놀이 도구를 적용하는 데 실용적인 정보를 통합한다. 모든 장이 업데이트되었으며, 새로 추가된 장에서는 팬데믹 기간과 이후의 효과적인 원격 심리치료를 위한 전략을 논의한다.



이 개정판은 디지털 도구의 통합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임상가와 디지털 놀이치료의 힘을 이미 발견하기 시작한 모두에게 견고한 기초를 제공한다.

구매가격 : 12,600 원

과학잡학사전 통조림 (일반과학편)

도서정보 : 사마키 다케오 | 2023-04-0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과 ·알 ·못’에서 벗어나‘과 ·잘 ·알’로 거듭나고 싶다면‘통·조·림’으로 과학 지식을 익혀라!이 책에 나오는 1일 1페이지 365가지 항목을 나무를 살피듯 ‘조목조목’, 그런 다음 숲을 보듯 ‘통째로’ 이해하고 연결하며 사고하면 놀랍게도 새로운 ‘과학 지식’이 탄생한다. 당신도 이 책을 ‘통조림’ 방식으로 읽고 ‘과 ·잘 ·알’이 되어보라!조목조목 질문 1 “얼음은 왜 물에 뜰까?” 조목조목 답변 1 대부분 물질은 액체에 고체를 넣으면 가라앉는다. 액체보다 고체 상태일 때 분자가 빽빽하게 응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은 예외다. 물의 고체 상태인 얼음은 분자가 규칙적으로 결합해 틈이 많고 가벼워 물에 뜬다.조목조목 질문 2 “연못 물은 왜 바닥까지 얼지 않을까?” 조목조목 답변 2 수면의 물은 외부 온도가 4도까지 내려가면 서서히 밀도가 높아지고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그리고 0도에 가까운 물이 수면으로 올라온다. 이때 기온이 좀 더 내려가면 수면 부근의 물에 얼음이 얼기 시작한다.통째로 지식 고체인 얼음은 액체인 물보다 밀도가 작아 물에 뜬다. 연못 수면 위 얼음도 같은 원리로 물에 가라앉지 않는다. 이 얼음은 물 밖의 차가운 공기를 막는 ‘단열제’ 역할을 하여 연못 깊은 곳 상대적으로 따뜻한 물의 온도를 유지해 바닥까지 얼지 않게 한다.

구매가격 : 12,150 원

나무에게 보내는 동심

도서정보 : 김지현 | 2023-04-0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 책은 나무와 우정, 성장과 변화, 상상력과 모험,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어린이에 대한 동심과 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나무는 우리의 삶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을 상기시켜주며, 지혜와 친구, 그리고 위로를 제공합니다. 나무와 함께하는 여러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방법, 꿈과 동심을 되찾는 법, 그리고 놀이와 창의성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꿈을 일깨울 수 있는 자연과 함께하며 자연의 선물을 받는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며, 자연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나무와 함께 성장하며, 함께 모험을 떠나며, 함께 꿈을 꾸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동심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가치와 중요성을 깨닫고, 새로운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들어가기 전에’ 중에서>

구매가격 : 5,000 원

다시 쓰는 경영학 : 성공하는 기업의 4가지 혁신전략

도서정보 : 정인호 | 2023-04-0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과거의 경험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 주는 시대는 끝났다.
초불확실성의 시대, 격변하는 경영 환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지고 비대면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뉴 노멀 사회에서는 리스크 인식과 대응에 차질이 빚어진다. 우리는 이것을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몰락한 수많은 글로벌 기업을 통해 확인했다. 비단 먼 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21년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재무 상황과 영업 환경 악화로 더 이상 존속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기업이 코로나 이전 대비 20% 급증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소비자의 니즈와 취향은 점점 더 복잡다단하게 세분화되고, 기존 방식으로 이를 따라 잡기엔 트렌드 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낡은 지식 대신 사고의 전환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 낼 최적의 혁신안이 절실한 때다. 현장에서 기업들의 멘토로 활동 중인 저자가 ‘경영 전략’, ‘성과주의’, ‘조직 운영’, ‘소비자의 맥락’이라는 네 개의 핵심 키워드를 제시한다.

구매가격 : 10,500 원

당신의 조직은 정의로운가 : 조직민주주의

도서정보 : 승근배 | 2023-04-0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사람이 사람답게 일하는 조직을 위하여

이 책은 세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첫째, 사람이 사랍답게 일하는 조직민주주의를 정의하는 것, 둘째, 조직의 진정한 사명을 밝혀내는 것, 셋째, 자유와 평등이라는 동기부여의 원리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계약이라는 익숙하지만 낯선 개념을 통해 조직을 자유와 평등의 관점에서 이해해 보고자 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록을 추가하여 홉스, 로크, 루소의 사회계약과 조직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구매가격 : 11,500 원

양심이 잠든 순간들 1

도서정보 : 문장수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건달 두목에서 사업가 그리고 작가까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문장수!

“칼날 위로 걷는 삶”의 여정을
30년간 치열하게 기록한 자전소설의 진수.

영화나 소설 또는 드라마에서 조직폭력이나 건달 세계를 낭만적이거나 멋있게 묘사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세계와 그런 세계를 사는 삶은 그다지 낭만적이지도 멋있지도 않다. 그 끝은 늘 교도소 아니면 죽음으로 귀착되는 “칼날 위로 걷는 삶”이다. 이런 조직폭력, 즉 건달 세계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사실적으로 건달 두목 출신이 직접 쓴 자전소설이다. 그래서 “칼날 위로 걷는 뒷골목 세계와 그 삶”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글이라곤 써본 적도 없고 누구한테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는 작가가 처음으로 감방에서부터 한 자 한 자씩 손으로 눌러쓰기 시작하여 30여 년 만에 완성한 원고지 이천 매 분량의 장편 소설이다.

구매가격 : 25,000 원

양심이 잠든 순간들 2

도서정보 : 문장수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건달 두목에서 사업가 그리고 작가까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문장수!

“칼날 위로 걷는 삶”의 여정을
30년간 치열하게 기록한 자전소설의 진수.

영화나 소설 또는 드라마에서 조직폭력이나 건달 세계를 낭만적이거나 멋있게 묘사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세계와 그런 세계를 사는 삶은 그다지 낭만적이지도 멋있지도 않다. 그 끝은 늘 교도소 아니면 죽음으로 귀착되는 “칼날 위로 걷는 삶”이다. 이런 조직폭력, 즉 건달 세계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사실적으로 건달 두목 출신이 직접 쓴 자전소설이다. 그래서 “칼날 위로 걷는 뒷골목 세계와 그 삶”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글이라곤 써본 적도 없고 누구한테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는 작가가 처음으로 감방에서부터 한 자 한 자씩 손으로 눌러쓰기 시작하여 30여 년 만에 완성한 원고지 이천 매 분량의 장편 소설이다.

구매가격 : 25,000 원

기적의 3분 치매 예방 운동 달력 : 치매 전문가 이은아 박사가 만든 운동으로 치매 예방 오케이!

도서정보 : 이은아 | 2023-04-03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매일매일 3분만 따라 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뇌세포와 뇌혈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리고 언제든지 치매에 걸릴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쩌면 우리 뇌 속에서 치매가 뇌세포를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치매를 예방할 방법은 전혀 없을까?

《이은아 박사의 치매를 부탁해》 저자이자 신경과학 의학박사로서 지금까지 수많은 치매 환자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진료해 온 이은아 박사가 그 해답을 내놓았다. 젊어서부터 하루하루 치매를 예방하는 습관을 들이면 뇌세포와 뇌혈관이 건강해져서 치매 걱정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치매 환자의 삶을 치료한다.’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치매 환자들과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며 쌓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치매도 치료할 수 있다. 예방하고 평생 관리하는 병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바쁜 현대인을 위해 하루에 3분만 투자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법을 담은《기적의 3분 치매 예방 운동 달력》을 출간했다.

대한민국 100대 명의로, 대한신경과의사회 회장으로, 200만 뷰를 찍은 유튜버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저자 이은아 박사가 내놓은 ‘획기적인 치매 예방 운동법’으로 하루 세 번씩, 하루 3분씩만 따라 하면, 어느새 뇌세포와 뇌혈관이 건강해지는 걸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1,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