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자책

과학오디세이 라이프

도서정보 : 안중호 | 2021-12-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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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왜 여기 있을까?’ 이는 생명과 인류의 근원을 향한 ‘궁극적 질문’이다. 이처럼 근본적이고 심원한 질문에 대한 응답은 종교와 철학의 영역으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종교와 철학 또는 인문학은 저마다 주관적이고 사변적인 대답을 내놓으며, 미궁에 빠지기 일쑤였다. 반면 현대과학은 20세기 후반 이래 무수한 발전을 이루며, ‘궁극적 질문’에 대한 최종적 답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생명 또는 존재의 근원과 이유를 이처럼 경이롭고 분명하게 설명하는 과학은,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대서사시’에 비유될 만하다.

『라이프』는 현대 생물학과 진화론, 뇌과학 등의 최신 이론과 연구동향을 집대성한 과학교양서다. 지난 20여 년 간 과학은 급속히 발전하며 전대미문의 성취를 이뤄냈다. 분자생물학의 발전은 인간과 여러 생물들의 유전자를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게 했고, 뇌과학과 인지과학의 발전은 철학이나 심리학의 영역으로 간주됐던 마음과 의식의 본질을 규명한다. 이 책은 방대한 현대과학의 성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과학을 모르는 일반인들도 생명과 존재의 근원을 탐구해나갈 수 있도록 했다. 독자들은 『라이프』를 읽어가는 가운데, 생명체로서 인간의 위치, 자아, 마음, 윤리의 문제를 스스로 탐구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라이프』는 우주와 물질의 기원과 미래를 다룬 『유니버스』의 쌍둥이 책이자, ‘과학 오디세이’ 시리즈의 일부다. 이 시리즈는 기나긴 우주와 생명의 ‘대서사시’를 통해 우주와 생명의 본질을 통찰하며, 독자들이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인도한다. ‘과학 오디세이’ 시리즈는 과학을 통해 궁극에 다가서는 심원한 인문교양서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구매가격 : 13,200 원

후보단일화 게임

도서정보 : 황두영 | 2021-12-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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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치사의 흐름을 바꿔온
아주 오래되고 효과적인 선거 전략 ‘후보단일화’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
대통령이 되려는 자들의 눈치싸움, 기싸움, 두뇌싸움

후보단일화는 선거 과정에서 둘 이상의 후보가 벌이는 협상이다. 이들은 그중 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해 나머지는 사퇴하는 것을 상정하고 치열한 수 싸움을 한다. 이 책 『후보단일화 게임』의 저자 황두영은 이 모든 과정을 하나의 게임으로 설명한다. 어떤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원하면 상대 후보를 설득해 해당 게임에 참가시켜야 하고, 구체적인 룰을 협상해야 하며, 때로는 상대에게 줄 보상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정해진 룰에 따라 상대를 이겨야 후보단일화 게임의 승자가 된다.
이 책은 한국의 정치 지형에서 이 후보단일화 게임이 계속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직선제 개헌 후 첫 선거를 치른 1987년부터 2017년까지의 대통령 선거 사례를 통해 후보단일화는 어떤 조건에서 성공하고 또 실패하는지 등을 분석하고 살펴본다. 특히 각 장의 부록에는 하나의 게임으로 ‘후보단일화’를 이해할 수 있는 규칙들을 이론적으로 쉽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후보단일화를 중심으로 한 선거의 역사를 쭉 따라 읽은 후, 각 사례에 해당하는 후보단일화의 유형을 부록에서 찾아 비교하며 읽는 것도 재미를 더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저자 황두영은 국회 보좌관으로 일하며 전작 『외롭지 않을 권리』를 통해 ‘생활동반자법’이라는 신선한 화두를 던진 바 있다. 이 책에서는 지난 국회에서의 활동과 경험을 바탕으로 후보단일화라는 렌즈를 통해 한국 정치의 과거와 현재를 분석, 전망한다.

본문 중에서
선거에서의 후보구도가 유권자의 선호를 얼마나 잘 반영하는가는 우리 민주주의가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발전해나갈 수 있느냐를 결정한다. 후보들끼리의 협의로 후보구도가 바뀌어 유권자들이 차선 또는 차악의 후보밖에 뽑을 수 없다면 정치에 대한 실망과 불신도 차츰 커진다. 정당이 계속 유권자들의 선호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그 정당은 없어져야 한다. 후보단일화가 관례화되면 유권자의 뜻을 담아내지 못하는 정당들이 변하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이 후보단일화 게임은 왜 계속 나타날까?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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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민주항쟁을 통한 직선제 개헌과 뒤이은 노동자 대투쟁까지, 1987년 정국은 이제야말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열망으로 가득했다. 이러한 투쟁들은 연말 대선에서 민주정부를
수립해야 한다는 염원으로 모여들었다. 김영삼과 김대중이라는 두 민주화운동의 거목은 민주정부 시대를 열 기수로 보였다.
하지만 대선 결과는 우리 모두 알다시피 군부독재 세력의 2인자인 노태우의 당선이었다. 김영삼, 김대중의 단일화 실패와 노태우의 당선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적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1987년 단일화 실패는 아직도 한국 민주주의의 잘못 끼운 역사적 우행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민주정부의 수립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양김(김영삼?김대중)’은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 ―‘1장 1987년 김대중-김영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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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단일화는 크게 지지율이 낮거나 조직의 규모가 비슷한 후보들끼리 경선을 통해서 후보를 정하는 경우와 지지율이 낮거나 조직의 규모가 작은 후보가 지지율이 높거나 조직의 규모가 큰 후보에게 후보를 양보하는 경우 두 가지로 나뉜다. 전자를 ‘대등한 후보단일화’, 후자를 ‘양보하는 후보단일화’라고 하자. 두 경우는 모두 후보단일화로 불리지만, 완전히 다른 룰을 갖는 게임이다.
후보단일화에 참여하는 두 후보가 단일화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일단 반반이라고 해보자. 그렇다면 당선 가능성이 후보단일화 이후에 그 이전보다 대략 두 배 이상 상승한다면 후보들은 후보단일화에 참여할 것이다. 이후 상술하겠지만, ‘당선 가능성’과 ‘지지율’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후보들 간의 지지율이 박빙인 구간에서는 지지율이 조금만 올라도 당선 가능성은 크게 오른다. 대등한 후보단일화는 이렇게 당선 가능성이 치솟는 ‘박빙 구간’을 뛰어넘기 위한 후보들의 도박이다. ―‘Game 1 대등한 후보단일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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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협상에서 단일화 이후 단일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단일화를 해도 당선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면 황금송아지를 준다 한들 공수표에 불과하다. 당연히 당선이 유력한 후보가 보상을 약속할 때 단일화는 수월하게 이뤄진다.
양보하는 후보단일화는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과 투표 직전 두 시점에 이뤄지기 쉽다. 일단 선거운동이 시작하기 전 시점에 일어나는 건 비용 때문이다. 이미 사용한 선거비용이 적을수록, 그리고 현 시점에서 선거 종료까지 예상되는 선거 비용이 클수록 이뤄지기 쉽다.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이뤄지는 단일화 사전합의는 이미 사용한 비용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보상을 가지고도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는 1997년 김대중-김종필 단일화이다. ―‘Game 2 양보하는 후보단일화 (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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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단일화가 없었다면 우리는 ‘대통령 노무현’이라는 극적인 이름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후보단일화 이전에는 이회창이 압도적으로 선두를 유지했지만, 11월 24
일 후보단일화 이후에는 노무현이 지속적으로 1위를 유지했다. 투표 전날 정몽준의 막판 지지 철회로 다소간의 지지 이탈이 있었으나 노무현은 결국 당선했다.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두 후보 모두 비슷한 지지율을 가진 상태로 진행되었으며, 특별한 보상에 대한 협의 없이 당선 가능성을 올리는 것에 최대의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 전형적인 대등한 후보단일화라고 볼 수 있다. ―‘3장 2002년 노무현-정몽준’ 중에서

구매가격 : 10,500 원

자연스러운 경제질서

도서정보 : 질비오 게젤 | 2021-12-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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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과 양극화의 주범인 임대료와 이자라는 불로소득에 맞서
공유토지와 감가화폐로 세우는 새롭고 놀라운 경제 패러다임

“나는 우리 미래에는 마르크스의 정신보다는 게젤의 정신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고 믿는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경제학자

“현대 자본주의의 근본적 취약점을 이해하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장상환, 경상국립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질비오 게젤은 탁월한 통찰력과 치밀한 사고를 가진 독일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이자 경제이론가였다. 게젤의 대표작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1900년대 초 자신이 기업을 경영하며 실제로 겪은 경제문제와 사회문제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이 책에서 게젤은 자본주의에 대한 폭 넓고 깊이 있는 분석을 바탕으로 기존 경제이론가들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자신만의 과감하고도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수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여러 나라에 번역 소개되어 후대의 경제학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란 인간의 본성에 적합하여 인간을 번영시키는 경제질서로서 우리가 도달해야 할 목표이다. 하지만 현재 자본주의는 기술발전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빈부격차, 실업 등의 문제가 많다. 그 원인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두 가지 불로소득 특권인데, 하나는 토지의 사적소유에서 비롯된 임대료, 또 하나는 화폐의 축장에서 나오는 이자소득이다. 이에 게젤은 이러한 문제의 근본해결을 위해 ‘자유토지’와 ‘자유화폐’의 개념을 구상하여 토지개혁과 화폐개혁을 주장한다.
자유토지란 국유화된 토지로서, 국가가 채권을 발행해 사유지를 매입하고, 토지 사용자들에게 임대료를 받는 것이다. 자유화폐는 일반적인 상품들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가되는 화폐를 가리키는데, 화폐의 축장기능을 없애고 교환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게젤은 이 책에서 이 두 가지 개혁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가능한지를 역사적 근거와 당대 현실의 맥락을 섭렵하면서 냉철하게 분석한다. 거침없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게젤의 대안이 이 책 전반에 걸쳐 치밀한 논리로 독자를 설득한다.
임대료와 이자라는 불로소득에 맞서 공유토지와 감가화폐를 제시한 게젤의 경제 패러다임은 불평등과 양극화라는 현대 사회의 문제들의 해결책으로 충분히 논의될 만하다. 그런 점에서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지금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임에 틀림없다.


본문 중에서
화폐가 현재 있는 모습 그대로 항상 존재해야 할까? 하나의 상품인 화폐가 다른 상품들에는 교환수단으로서 봉사해야 하는데, 화폐가 그 상품들보다 우월해야 할까? 화재나 홍수, 경제위기, 전쟁, 유행의 변화가 있을 때 화폐만 그 피해를 면해야 할까? 왜 화폐는 자신이 봉사하는 재화보다 더 우월해야 하는가? 그리고 재화에 대한 화폐의 우위는 우리가 잉여가치의 원천이라고 발견한 특권, 즉 프루동이 폐지하려고 노력한 그 특권이 아닌가? 그렇다면 화폐의 특권을 끝장내자. 아무도, 저축자, 투기자 또는 자본가조차 시장이나 상점, 창고의 물건들보다 상품으로서의 화폐를 더 선호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화폐가 재화에 대한 지배력을 갖지 못하게 하려면 재화들이 그렇듯 화폐도 썩어야 한다. 화폐도 나방과 녹의 습격을 받고, 병들고, 닳게 하자. 그리고 화폐의 수명이 다하면 소유자로 하여금 죽은 화폐의 옷을 벗기고 땅에 파묻는 비용을 지불하게 하자. 그렇게 해야 비로소 우리는 프루동이 하려고 했던 것, 즉 화폐와 재화를 같은 선상에 놓고, 완전히 동등한 가치를 갖는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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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지’란 개념에는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다. 그 개념은 절대적이다. 지구와 관련해서 어떤 민족의 권리도, 어떤 주권국가의 특권도, 어떤 국가의 자결권도 없다. 지구에 대한 영유권이란 민족 단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나라도 국경을 만들고 수입관세를 부과할 권리가 없다. 자유토지란 지구를 수입이니 수출이니 하는 개념이 없는 하나의 구체球體로 보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자유토지란 전 세계적인 자유무역으로 모든 관세가 완전하게 제거된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국가 간 경계도 마치 스위스 자치주 간 경계처럼 단지 행정적 의미만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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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상업 협약과 관련한 모든 곤경은 토지의 이해관계에 의해 발생했다. 독일 중부 운하 관련 논의가 질질 끌게 된 것은 토지 소유자들의 반대를 극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거주 이전의 자유, 노예제 및 농노제의 폐지와 같이 우리가 오늘날 누리고 있는 모든 사소한 천부의 자유권은 무력투쟁으로 토지 소유자들에게서 뺏을 수밖에 없었는데, 왜냐하면 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 총을 쏘고 무력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장기간 많은 사람이 죽어간 미국의 남북전쟁도 결국 토지 소유자와의 투쟁이었다. 모든 종류의 진보에 대한 반대는 토지 소유자로부터 나왔다. 만약 진보가 그들 손에 달렸더라면 거주 이전의 자유, 보통선거 등은 토지 임대수익을 위해 이미 오래전에 희생되었을 것이다. 학교, 대학 그리고 교회는 처음부터 토지 소유자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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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화폐는 매주 액면의 0.1퍼센트, 즉 연간 5.2퍼센트를 화폐 소유자 비용으로 감가된다. 화폐 소유자는 앞에서 설명한 통화스탬프를 부착하여 지폐 액면을 유지해야 한다. 화폐를 보유한 사람들은 누구나, 연초부터 매주 스탬프 한 장씩을 지폐 위에 표시된 해당일자의 빈칸에 붙인다. 예를 들어 100달러 지폐에 매주 수요일마다 10센트 스탬프가 부착되어, 8월 4~11일 사이에는 31장의 10센트 스탬프(3.10달러)가 붙은 상태로 시중에 나타난다. 한 해가 지나면 100달러 지폐에는 52장의 10센트 스탬프가 부착되어야 한다. 즉 다시 말하면 보유자 부담으로 매년 5.2퍼센트씩 감가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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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화폐의 목적은 화폐가 누리고 있던 특권을 없애는 것이다. 이 불공평한 특권은 순전히 전통적 형태의 화폐가 모든 일반상품에 비해서 막대한 장점, 즉 불멸한다는 장점을 갖기 때문이다. 종래의 화폐는 감가되지 않는다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노동생산물에는 상당한 보관유지비용이 필요하며, 설사 그 비용을 들이더라도 상품의 점진적 소멸을 늦출 수는 있을지언정 없앨 순 없다. 화폐 소유자는 바로 그 화폐의 소재(귀금속이나 종이)가 가진 성질에 의해 그러한 손실을 면하고 있다. 그래서 상거래에서 상품 소유자는 늘 서두르는 반면 자본가(화폐 소유자)는 기다릴 여유가 있다. 가격협상이 결렬되면 손해를 결국 보는 것은 언제든지 상품 소유자,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넓은 의미에서의) 노동자이다. 상품 소유자(노동자)를 압박하여 그들의 노동생산물을 제값 이하로 후려칠 수 있기 때문에 자본가는 늘 이 상황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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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임팩트

도서정보 : 이주선 | 2021-12-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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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정체는 무엇이며 우리 삶에 미치는 파장은 어느 정도일까? 기하급수적 경제성장과 생활수준의 획기적 향상을 가져다줄까, 아니면 소득분배 악화와 대다수 사람들을 프롤레타리아화 하게 될까? 현재 기업&경제연구소장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 있는 이주선(前 SKT 고문)박사가 인공지능 발달의 역사, 기술 및 장래에 대한 연구와 분석, 그리고 시장과 사회에 초래할 파장과 대응책들에 대한 논의들을 총망라한 [AI 임팩트]를 출간했다.

최근 인공지능의 경이적인 발전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공지능이 사람을 지배할 것’이라는 디스토피아적 예견부터 ‘사람이 더 이상 죽지 않음은 물론 경제적 희소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유토피아적 예견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십년간 다양한 미래예측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인공지능이 세계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될 것임을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인공지능이 사람의 지능을 능가하는 특이점은 금세기 중반 이후 실현될 가능성이 높고, 이 기술이 가진 기술혁신의 이익과 초래할 다양한 위험에 대한 균형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공지능이 개인의 삶에서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일과 일자리, 생산성과 경제성장, 세계적인 차원에서의 무역과 투자에 미치는 영향과 이것의 상호작용이 궁극적으로 인간행복의 토대인 소득분배에 미치는 파장이 어떠할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이다. 이러한 삶과 행복 추구에 핵심적인 요인들이 조율되는 중추적 공간인 시장과 정부에 인공지능화가 어떤 파장을 초래할지를 이해하여 정부와 사회가 격변의 소용돌이에 어떻게 적절히 대응할 것인가는 논의의 핵심주제이다.

이 책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향후 보다 합리적인 기술적, 사회·경제적, 정책적 대응을 위한 지적토대를 구축하고자 하는 저자의 학문적 노력을 담고 있다.

구매가격 : 13,900 원

아픈 연애에 사랑은 없다

도서정보 : 박진진 | 2021-11-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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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속에 따뜻한 위로의 문장은 단 한 줄도 없습니다”
연애 전문 칼럼니스트가 수많은 상담 사례를 모아
냉철하게 분석한 연애 기승전결 가이드!

왜 연애는 해도 괴롭고 안 해도 힘든 걸까? 자발적인 선택이라면 모를까, 원치 않는 솔로 생활이 계속되면 너무도 외롭고 고독해진다. 하지만 마침내 꿈에 그리던 인연을 만나 연인이 되었다고 해서 항상 즐거운 날만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딱 그만큼 연인과 치열하게 다툴 것이며, 아무리 대화를 나누어도 더 이상 좁혀지지 않는 거리를 실감할지도 모른다.

연애 칼럼니스트로서 오랜 기간 책 집필, 잡지 기고, 방송 출연 등에서 거침없는 조언으로 주목받았던 저자는 수많은 상담 경험을 토대로 현재는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에서 연애 상담 분야 1위로 올라 최고의 상담가로 사랑받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지금까지 해 온 상세하고 깊이 있는 1:1 상담을 바탕으로 연애를 ‘썸’부터 재회까지 단계별로 분석한 다음, 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날카롭게 분석해 속 시원한 해법까지 제시한다.

과연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며 연애 상담을 신청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양한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정리된 ?아픈 연애에 사랑은 없다?를 통해 ‘제대로 된’ 연애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 보고, ‘나’의 연애에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확인해 보자.

▶ 『아픈 연애에 사랑은 없다』 북트레일러
https://youtu.be/8-BArW6ha9g

구매가격 : 10,300 원

프랑스 여자의 아침식사는 특별하다

도서정보 : 안느 게스키에르 | 2021-11-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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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자들은 왜 살이 찌지 않을까?
프랑스 여자들은 어떻게 눈부신 피부를 갖고 있을까?
프랑스 여자들은 꾸미지 않아도 멋스러운 이유가 뭘까?

『프랑스 여자의 아침식사는 특별하다』는 매력 있는 프랑스 여자들의 뷰티 비결을 다 담고 있다. 한마디로,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는 여성들을 위한 가장 완벽한 셀프 뷰티 가이드북이다. 천연재료를 활용한 피부 관리법과 신체 나이를 줄여주는 식습관, 몸매 관리를 위한 디톡스 방법, 홈메이드 스킨케어, 유기농 화장품 만들기 등 프랑스 여자들의 셀프 뷰티 노하우를 속속들이 담았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본 적 있는 거친 피부와 주름, 여드름, 셀룰라이트, 튼 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반짝이는 머릿결을 만들기 위해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 가는 허리를 위해서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천연재료를 활용한 피부 관리법, 다이어트 식단, 특급 디톡스 프로그램, 베스트 슈퍼푸드, 스페셜 안티에이징 부스터, 에센셜 오일, 홈트, 피토테라피(Phytotherapy)에 대한 정보는 모두 뷰티 전문가인 저자 안과 마리, 그리고 프랑스의 파워 블로거들에게서 이미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검증된 효과적인 방법들이다.

구매가격 : 9,800 원

오늘도, 캠핑

도서정보 : 밍동 | 2021-1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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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누구나 할 수 있지 모에요?
23만 구독자 캠핑 유튜버 밍동의 비하인드 스토리!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여행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호텔이나 리조트 대신 캠핑을 즐기려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캠핑족들을 겨냥한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SUV차량 및 아웃도어 브랜드뿐만 아니라 외식업체나 커피 브랜드까지 앞다투어 캠핑 굿즈를 내놓을 만큼 그 인기는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캠핑은 사전에 준비할 것들이 무수히 많다. 편안한 집을 뒤로하고 야외에서 활동해야 하는 부지런한 몸과 불편한 잠자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 넉넉한 마음, 그리고 스타일에 꼭 맞는 장비들까지.

『오늘도, 캠핑』은 10년 차 스튜어디스였던 저자가 처음 캠핑을 하던 순간부터 백패킹, 비박, 차박, 오지 캠핑, 우중 캠핑 등 인기 있는 캠핑 유튜버가 되기까지를 기록한 에세이이다. 저자는 스튜어디스로 10년 동안 일하면서 전 세계 유명 관광지라면 안 가본 곳이 없었고, 오히려 그런 이유로 여행에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긴 휴가가 생겨도 무엇을 할지 몰랐던 그녀에서 다시 여행의 설렘과 흥분을 느끼게 해준 것이 바로 캠핑이다.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떠난 첫 캠핑 장소는 무려 스위스. 한 번도 텐트를 쳐보지 않았기 때문에 망치가 필요하단 사실도 모른 채 이역만리 떨어진 캠핑장에서 텐트도 없이 진짜 노상 취침을 할 뻔했다. 무모했던 첫 캠핑에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유로움과 성취감을 맛본 저자는 이제는 집에 있는 시간보다 캠핑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캠핑 마니아가 됐다. 반려견 딩동이와 함께 하는 캠핑은 혼자 하던 캠핑과는 또다른 재미가 있다.

저자가 부지런히 캠핑을 떠나는 이유는 캠핑이 오로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훌륭한 취미이기 때문이라고. 시작이 어려워서 도전해보지도 않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나만의 캠핑을 꿈꾸는 모두에게 일단 도전해볼 용기를 전한다. 두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가볍게 짐을 챙겨 바로 떠나보자. 막상 겪어보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캠핑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까.

▶ 『오늘도, 캠핑』 북트레일러
https://youtu.be/fSYr8FiTHjo

구매가격 : 9,400 원

시와 반시 2021. 겨울

도서정보 : 시와반시편집부 | 2021-12-01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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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시전문 문예지 「시와반시」 겨울호.

구매가격 : 6,000 원

아버지와 아들

도서정보 :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 2021-11-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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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책임질 청소년 세대, 나아가 부모 세대를 위한
가장 체계적이고 혁신적인 세계문학 축역본의 정본 컬렉션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제40권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와 아들』은 투르게네프가 1861년에 탈고하고 1862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2세가 우여곡절 끝에 농노제를 폐기한 바로 2년 전인 1859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투르게네프는 다른 소설들과 다르게, 마치 역사소설, 혹은 르포인 것처럼 작품 앞머리에 1859년 5월 20일이라고 명기했다. 이것은 이 소설의 무대가 국가 전체가 격변기에 처한 러시아임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러시아의 농노는 ‘이방인’이 아니라 ‘러시아 국민’이다. 당시 러시아 인구 6,700만 명 중 4,000만 명이 농노였으니, 일부 러시아 국민이 아니라 대다수 러시아 국민들이 농노였던 셈이다. 러시아의 ‘농노해방’은 단순한 변혁이 아니라 국가의 근간을 뒤엎는 일이었으며, 국가의 틀 전체를 새롭게 바꾸는 일을 의미했다. 나라 전체가 진보/보수, 새로운 세상/구질서, 젊은 세대/낡은 세대의 대립으로 어수선했을 것이고 귀족은 귀족대로,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구세대는 구세대대로, 젊은 세대는 젊은 세대대로 이리저리 편이 갈려 대립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변화되는 시대상을 단순히 대립의 구도로 조명하기보다 아버지와 아들 간의 갈등에 집중하고 있다. 한 쌍의 부자가 아니라 아르카디와 바자로프라는 두 친구의 아버지들과의 갈등을 보여준다. 왜 그랬을까?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 즉 세대 간의 갈등은 “요즘 젊은것들은 원!” 하는 탄식이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입에서까지 나온 것처럼 오래되고 흔한 일일 텐데 말이다.
그런데 이런 아버지와 아들 간의 갈등이 특히 심해질 때가 있다. 바로 역사적 변환기다. 역사적 변환기라는 것은 낡은 세상이 물러가고 새로운 세상이 오려 할 때를 말한다. 그런 때가 되면 아버지와 아들 간의 갈등은 단순한 세대 간의 갈등이 아니라 역사관, 세계관의 갈등으로 확대된다. 그리고 대개 아버지가 수세에 몰리고 아들이 우세를 점하게 된다. 역사적 변환기 혹은 변혁기는 아버지에 대해 아들이 승리를 거둔 시기인 것이다. 아버지가 그럭저럭 아버지의 권위를 유지하고 있을 때는, 갈등 속에 작은 변화는 있을지 몰라도 변혁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 의미심장한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이런 역사적 맥락을 우선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한다. 그래야 왜 이 소설에 나오는 아버지들이 아들들 앞에서 그토록 절절매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아마 도도한 역사적 흐름 앞에서, 그 대세 앞에서 아버지들은 시대에 뒤처져 있다는 자괴감에 젖었을 것이고, 자신의 시대는 끝났다는 절망감에 젖었을지 모른다. 한마디로 존재 근거가 사라져버린 허망감!
하지만 투르게네프는 이 작품에서 아들들의 편만 들지 않는다. 그래서 작품을 발표한 후 작가는 보수주의자, 진보주의자 양쪽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는다. 보수 진영으로부터는 니힐리스트에 불과한 바자로프를 너무 미화했다고 비난받고, 진보 진영으로부터는 혁명적 민주주의자의 모습을 악의적으로 왜곡, 비방했다고 비난받는다. 즉, 투르게네프는 변화되는 시대를 그저 묘사하고 누군가의 편을 들기 위해 『아버지와 아들』을 쓴 게 아니라, 변혁기를 사는 인간과 그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그 누구를 향해서건 공감할 수도 있고 반감을 품을 수도 있게 했다.
인류 역사는 온통 변혁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갈등이 너무 심해 안정을 추구해야 할 때도 있고, 너무 오래 정체되어 있어 새로운 물꼬를 터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게다가 인간에게는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싶은 본능도 있고 그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은 본능도 있다. 전자가 개인이나 사회에 안정성을 부여한다면 후자는 역동성을 부여한다.
여러분은 지금 나에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다고 느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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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방식

도서정보 : 오민석 | 2021-11-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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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언어·문화·전통도 모르는 존재로 철저하게 개조된
캐나다 원주민들은 이 황폐한 현실에 어떻게 저항하는가?
식민 지배의 아픔,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내적 식민지’ 개념으로 원주민 문학을 분석한다
내적 식민지라는 개념은 원래 레닌의 제국주의론에서 발전해온 것이다. 제국주의가 한 국가(민족)가 다른 국가(민족)를 착취하고 지배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내적 식민지란 하나의 영토(국가) 안에 있는 어떤 정치적·경제적 중심(core)이 같은 영토(국가)에 있는 다른 주변부를 착취하고 지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식민주의론에서 착취와 억압의 원천이 단위 국가의 외부에 존재한다면, 내적 식민지에서 착취의 원천은 내부가 아니라 단위 국가의 내부에 있다. 이런 점에서 현대 원주민 문학을 분석할 때 내적 식민지라는 개념은 매우 적절한 도구가 아닐 수 없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기계 아래 여러 모순의 문신들
비어트리스 컬리턴의 『에이프릴 레인트리를 찾아서』에는 두 혼혈인 자매가 등장한다. 두 사람은 알코올 중독과 가난으로 부모로부터 강제로 분리되어 고아원에 보내졌다가 백인 가정에 입양된다. 백인의 외모에 더 가까운 언니 에이프릴은 백인 행세를 하며 자신의 원주민 정체성을 감추거나 부인하면서 살아간다.
이에 반해, 동생 체릴은 원주민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떳떳이 밝힐 뿐만 아니라 인디언의 역사를 공부해 학교에서 발표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성을 대하는 이 서로 다른 두 입장 혹은 태도는 소설의 후반부에 이를수록 점점 뒤바뀐다. 넓은 의미에서 이 소설의 주제가 혼혈아의 자기 정체성 찾기로 읽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한편 인종적 갈등과 계급적 모순 외에도 성적 모순이 주요하게 다뤄진다. 이 책에서는 내적 식민지 안에서 여성 피식민자들이 당하는 성적 수모와 억압이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표현된다. 원주민 여성을 보는 색안경, 매춘, 강간 등 에이프릴이 진정한 정체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해방’을 맞이하기까지, 우리 역시 내적 식민지가 내포한 여러 모순을 직면하게 된다.

문화적 파시즘에 저항하는 소수 문학
메릴린 듀몬트의 시집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진짜 착한 갈색 소녀』를 중심으로, 문화적 파시즘에 저항하는 소수 문학의 한 지형도를 그려내고자 한다. 문화적 파시즘은 다양한 요소의 중층적 결합에 의해 구성된다. 그것은 인종·계급·성적 모순의 환유적 결합물이고, 이 결합은 오랜 역사적 과정을 통해서 형성된 것이다.
대부분의 북미원주민 문학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수사적·문화적 긴장은 그것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중심-주변, 주류-소수 사이의, 이처럼 매우 현실적이고도 역사적인 갈등과 모순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원주민 문학을 포함해 모든 소수 문학은 근본적으로 정치적이고 집단적이다.
소수 문학에 나타나는 개인사의 의미는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 개인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정치적·집단적 이야기, 즉 다수의 소수자가 공유하고 있는 역사적 서사가 있기 때문이다.

폭력 투쟁이 아닌 인디언 방식(나눔의 정신)으로
『슬래시』의 주인공(슬래시)은 다양한 탈식민 투쟁의 현장을 유랑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의 세대가 “특별한 세대”가 될 거라는 말을 듣는다. 그 이유는 증오로 가득 차 있지 않기 때문이다. 슬래시가 수많은 탈식민 투쟁의 과정에서 겪었던 절망은 항상 식민자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를 동반했다. 출구 없는 싸움에 그는 번번이 유혹에 시달리지만, 폭력마저도 탈식민화의 궁극적 해결책일 수는 없다. 그는 극도의 무력감과 절망 속에서 술과 마약에 빠져 방황한다.
슬래시는 마약 중독자와 알코올 중독자를 돌보는 어떤 인디언 캠프에서 도움을 받게 된다. “종교적일 정도로 깊이 인디언 방식”으로 사는 원주민들과 만나 몸으로 서서히 느끼게 된다. 늘 그의 주위를 맴돌았지만 단 한번도 그의 것이 되지 않았던 인디언 방식을 말이다. 그리하여 인디언 방식은 “단순히 인디언들만의 생존이 아니라 비인간적 세계에서 인간적인 것의 생존”을 위한 더 큰 싸움을 지향하게 된다.
수많은 비극과 절망, 그보다도 더 큰 비극적 결말 앞에서도 슬래시는 담담하게 고백한다. “이제 나의 절망은 끝났다.” 『슬래시』가 이룩한 리얼리즘적 성취는 교육적 욕망에 일정 정도 억압된 아쉬움에도, 설득력 있는 울림으로 절절히 다가온다.

구매가격 : 10,400 원

수상한 사람들(최신개정판)

도서정보 : 히가시노 게이고 | 2021-10-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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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식 인과응보 미스터리의 기점”
이 책을 덮는 순간 인간에 대한 공포가 밀려온다!
★ 누계 판매 1500만 부, 미스터리 거장의 초기 단편작★

출간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에 올리며 미스터리 마니아들을 사로잡은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독자들은 왜 그의 작품에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범인 없는 살인의 밤》에 이은 걸작, 《수상한 사람들》을 읽고 나면 그 수수께끼를 해결할 수 있다. 군더더기 없는 그의 초기 명작 단편집이 현대적 감각의 표지로 새롭게 돌아왔다.
우연한 계기로 직장 동료들에게 하룻밤씩 아파트를 빌려주게 된 나는 여느 때처럼 아침에 집에 들어간다. 그러자 그곳엔 낯선 여성이 취한 채 침대에서 자고 있다. 출근은 해야 하는데 그 여성은 자신과 밤을 보낸 상대를 함께 찾아줘야 순순히 집에 돌아가겠다고 한다. 어딘가 수상한 그녀를 믿을 수 있을까? 읽을수록 미궁에 빠지게 되는 <자고 있던 여자>를 시작으로 과거 잘못 내린 결정으로 인해 시작된 절도 모의를 그린 <판정콜을 다시 한번!>, 죽은 자식의 원수를 갚기 위해 가해자와 결혼을 감행하는 사연을 풀어낸 <달콤해야 하는데> 등 어느 날 사건에 휘말린 보통 사람들의 각양각색 에피소드가 미스터리 제왕의 펜 끝에서 색다른 복수극으로 탈바꿈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출간 당시 시대상과 통념을 작품에 녹여 내는 데 능수능란하다. 또한 독자들을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게끔 정신없이 서사를 좇게 한 뒤 결국 반전의 덫에 걸리게끔 하는 솜씨가 일품이다. 마침내 결말에 다다르면 인간의 내밀한 감정을 흔드는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다수가 공감하고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는 점에서 그의 진가는 더욱 빛이 난다.
#히가시노 게이고 #악의 #소설집 #미스터리 소설 #살인사건 #관계 #단편


“방심은 금물”
평범한 사람들의 섬뜩한 속내

이번 단편집에 등장하는 인물은 하나같이 우리가 마주칠 법한, 스스로 상황을 바꿀 가능성을 의심하고 부정하면서도 한편에는 도약하고 싶어 하고 반전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다.
<자고 있던 여자>와 <죽으면 일도 못 해>에는 전기 회사에 다녔던 저자의 경험이 한껏 녹아있다. 1980, 90년대 세계 기술 혁신을 선도했던 그 시절 일본의 공장 풍경이라든지, 낮과 밤을 바꾸어 가며 근무하던 야근 일색의 풍경이 그렇다. 그는 이런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한층 큰 재미를 선사한다. <등대에서>는 무시를 일삼은 친구에게 통쾌한 일격을 날리는 이야기다. 이 짧은 이야기만으로도 열등감이 부른 악의가 어떤 참극을 낳는지,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딸의 죽음과 관련된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신혼여행에서 아내를 죽이려 하는 ‘나’, 하지만 뜻밖의 진실을 알게 되는 <달콤해야 하는데> 역시 작가 특유의 반전으로 미스터리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연락이 뜸했던 친구가 보내온 한 통의 편지는 어떤 후폭풍을 가져올까. 게다가 편지에 동봉된 사진 속 그녀는 내 친구가 아니라면? <결혼 보고>는 편지 한 통으로 친구의 행방을 알아내려다가 야릇한 진실과 맞닥뜨리는 주인공의 여정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다. 실화를 바탕으로 쓴 <코스타리카의 비는 차갑다>는 캐나다에 살던 주재원이 휴가지에서 겪는 촌극의 전말을 다룬다.


“나의 목표는 오직 작품을 통해 독자를 놀라게 하는 것”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한계란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전 세계 출판계에서 이례적인 작가다. 신작을 발표하는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리는 것은 물론 한국에서도 그의 구간이 새로이 출간되면 곧바로 다시 읽기 열풍을 불러일으켜 재조명을 받는다. 이처럼 데뷔 후 35년 동안 꾸준히 독자들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그는 재미를 보증하면서도 당면한 사회적 문제와 현상을 소설에 녹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사회적·정치적·윤리적으로 논란을 일으킬 주제마저도 그의 작품에서는 독자가 머리를 식힐 용도로 등장한다. 어떠한 주제와 장르를 선보이든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하는 작가의 신조에 부합하는 것이다. 작품마다 색다른 시도가 돋보이면서도 미스터리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 이번 단편집 역시 작가 특유의 세상을 향한 따뜻함까지 아우르고 있다. 실로 완벽한 얼개의 변주곡이다.

구매가격 : 12,600 원

오늘부터 내 책 쓰기 어때요?

도서정보 : 송숙희 | 2020-05-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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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책 시대 ‘책 쓰기 잔치’에 합류하라
책을 좋아하는 당신. 서점에 들를 때마다 한두 권씩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고 돌아서면 얼마 안 가 서점에는 또 신간이 한가득 들어온다. 누구나 인스타그램 · 블로그 · 유튜브 · 페이스북 같은 자기 채널을 가질 수 있고, 거기에 나의 생각이나 감성을 올리면 누군가에게 읽힌다. 그렇게 ‘좋아요’가 늘고 구독자 숫자가 커지면 미디어가 주목하는 콘텐츠가 된다. 그중 상당수가 책으로 만들어지고, 베스트셀러에 등극한다. 그렇다, 세상은 지금 너도 나도 ‘글쓰기 잔치’가 한창이다. 나와 비슷한, 별다를 것 없던 이웃이 미디어가 주목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되고 독자층을 거느린 저자가 되고 각종 강연에 초대받는 강연자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오직, 아직도 쓰지 않은 당신만 빼고 말이다. ‘1인 1책’ 출판 시대에 아직도 ‘내책 0권’인 당신, 나도 내 글 써보고 싶다고 생각은 해도 막상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면? SNS에 공들여 쌓은 나의 콘텐츠를 책으로 내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애가 탄다면? 당신을 위한 최고의 해결책, 《오늘부터 내 책 쓰기 어때요?》가 필요하다.

No.1 글쓰기 코치가 전수하는 책 쓰기 비법
《오늘부터 내 책 쓰기 어때요?》는 본인 스스로 베스트셀러를 다수 출간한 출판 작가이면서, 글쓰기 수업을 통해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가를 배출한 저자의 책 쓰기 비법과 노하우를 압축해놓은 책이다. 스스로 가장 잘 쓸 수 있는 글감을 발굴하는 방법부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쓰기 공식, 내 글을 출판사가 탐낼 만한 원고로 다듬는 방법, 다양한 SNS와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활용법 등 ‘내 책’을 내기 위해 예비 저자가 알아야 할 기초 상식부터 전략을 빠짐없이 전한다. 특히 책 말미에 기백만 원짜리 유료 책 쓰기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1일 1페이지 100일 글쓰기 워크북>을 수록해 더욱 유익하고 실용적이다. 100일 동안 나 자신 그리고 삶과 관련된 10가지 테마 10개의 질문에 답하며 그날그날의 주제로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레 내 책의 주제를 찾는 것은 물론, 글쓰기 습관까지 저절로 몸에 밴다. 저자는 이렇게 책 한 권을 통해 누구든 당장 ‘내 글’이 쓰고 싶게 동기를 부여하고, 어떻게 쓰는지 실질적인 방법과 전략을 전수하여 누구든 오늘부터 바로 내 책을 쓸 수 있도록 안내한다.

구매가격 : 10,500 원

앙리 마티스, 신의 집을 짓다

도서정보 : 가비노 김 | 2021-11-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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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 나날, 노년의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가 완성해낸 역작이자 그 예술의 정수인 방스 로사리오 경당을 중심으로 한 예술가의 세계와 그의 시대, 근현대 미술에서 종교의 의미를 돌아보도록 안내한다. 1941년 대수술 후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부활한’ 마티스는 1947년 말, 프랑스 남부 방스에 위치한 도미니코 수도회의 로사리오 경당 설계라는 운명을 받아들인다. 그는 종교와 예술, 삶과 죽음, 환희와 고통, 빛과 그림자의 언어를 종합해 경당 안팎을 손수 완성해냈다. 이 책에서는 방스 로사리오 경당 축조의 과정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각 작업의 의미를 마티스의 전 예술과 종교의 맥락에서 재조명한다. 이를 위해 그의 작품들뿐 아니라 지난 발언들을 불러내어 그 의미를 짚어보고, 경당 축조에 관여했던 다양한 인물들의 입장과 영향 관계를 설명한다. 마티스의 개인 간호사로 고용되었던 모니크 부르주아가 후에 자크-마리 수녀가 되어 마티스와 로사리오 경당 프로젝트를 이어주기까지의 사연, 성미술 운동 등 당대 종교 미술의 현실, 후대 미술가들의 응답을 비롯해 20세기 이후 미술계와 마티스를 둘러싼 세계의 지도를 그려보고 ‘신’이라는 주제와 마주앉은 노화가와 대화할 수 있다. 방스 로사리오 경당을 다룬 국내 최초의 단행본으로, 앙리 마티스를 한국 저자의 글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다.

구매가격 : 14,000 원

둠 재앙의 정치학

도서정보 : 니얼 퍼거슨 | 2021-1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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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재앙은 결국 인간이 만든 것이다”

★★★ 니얼 퍼거슨 특별 서문 수록 ★★★
★★★ 뉴욕타임스, 가디언 강력 추천! ★★★



◎ 도서 소개

2020년 팬데믹 비극에 대한 니얼 퍼거슨의 역사적 분석
인류가 재난에 대응하는 역량은 왜 더 취약해지고 있는가?
위기에 강한 사회적·정치적 구조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광장과 타워》 《금융의 지배》 등 인류사적 스케일로 문명의 흐름을 짚어온 21세기 최고의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이 코로나19에 여전히 신음하고 있는 세계 앞에 재난의 역사와 그로 인한 전 지구적 재앙의 역사를 되새긴다. 그는 고대 로마의 폼페이, 중세의 페스트, 현대의 체르노빌과 코로나19 유행까지, 반복되는 사건들의 “재난 현장을 생동감 넘치게 묘사하는 방법(〈가디언〉)”으로 역사 전체를 살피고 있다.

니얼 퍼거슨은 인류에게 종말론을 연상시킨 과거의 전염병이나 전쟁을 소재로 한 문학이나 회화 작품 등을 통해 재난과 재앙이 인류에게 갖는 의미를 보여주는 한편, 근대 이후 과학의 발달에도 인류의 바람과 달리 재난을 완벽히 예방하기는 불가능함을 언급한다. 가령 충격적인 참사이자 시스템의 문제로 발생한 1986년의 챌린저호 폭발 사고와 20세기 후반부에 창궐한 에이즈를 예로 들며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서 재난을 예측하기는 더욱 어려워졌음을 설명한다.

분명한 것은 인간 사회에서 앞으로도 재난은 반복될 것이고, 선진화된 정치 시스템이나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다음에 찾아올 재난을 완벽하게 예측해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인류가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회복재생력과 함께 위기에 더 강한 사회적·정치적 구조를 만드는 일임을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니얼 퍼거슨의 책
▶ 광장과 타워: 프리메이슨에서 페이스북까지, 네트워크와 권력의 역사 880쪽 | 45,000원
▶ 로스차일드: 전설의 금융 가문(전 2권) 1,512쪽 | 1권 35,000원, 2권 38,000원
▶ 시빌라이제이션: 서양과 나머지 세계 572쪽 | 22,500원


◎ 출판사 서평

새로운 재난은 어떻게 찾아올 것인가? 재난의 역사에서 찾는 최선의 대처!

“나는 팬데믹뿐 아니라 지진과 같은 지질학적 참사에서부터 전쟁 등의 지정학적 참사, 또 생물학적 참사에서부터 기술적 참사 등에 이르는 온갖 종류의 재앙들을 폭넓게 다루며 재난의 일반사를 쓰고자 한다.”(서론 중에서)

코로나19가 여전히 지구를 휩쓸고 있는 지금, 니얼 퍼거슨은 ‘재난의 일반사’를 통해 스페인 독감(1918) 이후 가장 강력한 재난에 봉착한 오늘날의 세계를 직시한다. 왜 인류는 수많은 재난을 겪었음에도 코로나19를 예측하지 못했는가? 왜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수백만 명이 죽는 또 다른 재앙을 맞아야 했는가?

니얼 퍼거슨은 과거의 지나간 재난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인류의 거듭된 행동이 코로나19보다 더 큰 재앙을 낳을 것임을 암시하며 문명사회의 시스템을 직시하는 시의적절한 책을 내놓았다.

죽음과 종말
과학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의 우리는 중세나 근대보다 종교나 종말론에 대해서는 덜 이야기하게 되었다. 과거보다 수명 또한 늘어났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죽는다. 매년 5,900만 명, 매일 16만 명의 인구가 숨을 거둔다. 죽음이 여전히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고 한다면 무리인가? 저자는 우리가 반드시 죽고, 또 언젠가는 인류 전체가 종말을 맞는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무감각해졌다고 말한다.

종말을 언급한 기록은 역사 전체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종교의 종말론이 대표적으로, 특히 기독교, 유대교 등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에서 종말은 (다른 세계를 상정하지 않는) 완전한 종말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금의 인류는 과학이 종교의 자리를 대체해 줄어든 사이비 종교나 종말론 대신 역설적으로 핵무기, 생물무기 등 자신의 손으로 종말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하게 되었다.

네트워크와 비의학적 개입
코로나19는 인류에게 종말을 연상시킨 역사적 대사건이었다. 인류는 21세기 들어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여러 호흡기 감염병을 겪었지만 코로나19는 그중에서도 전염력이 절대적으로 강했다. 코로나19는 발발 만 2년을 앞둔 지금 인플루엔자와 같은 유행병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발전한 원인은 전염력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네트워크 때문이었다. 인류가 인간 종으로서 성공을 거둔 비결은 협동하는 원숭이로 진화해 서로 의사소통하고 집단행동을 하는 독특한 능력 즉, ‘집단적인 두뇌’를 활용한 데 있었기 때문에 인간의 네트워크는 더 많은 노드(연결점)와 연결망을 가진 다중적이고 복잡한 구조로 바뀌어왔다.

따라서 전염병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접종이나 치료제 등 의학적 개입이 아닌 ‘비의학적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역사를 보면 인류는 과학혁명이 일어나기 전이었던 르네상스 시절에도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조치들을 효과적으로 시행해 전염병에 대응했다. 저자는 정보기술과 교통수단이 발달하며 빠르게 변화할 국제적·지역적 네트워크를 간과한다면 또 다른 전염병과 재앙을 효과적으로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 시사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 재난에 다시 입증된 미국의 우위
니얼 퍼거슨은 코로나19보다 먼저 시작되었을 뿐 아니라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또 다른 재난으로 미-중 간의 갈등을 든다. 만약 두 나라의 패권 경쟁이 전면전으로 비화된다면 20세기에 펼쳐진 미국과 소련 간의 냉전 위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인류를 파멸로 이끌 재앙이 일어날 것이다.

무역과 기술, 정치 영역에서의 양국 갈등이 심화되던 와중에 터진 코로나19는 미국의 정치와 사회 시스템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고, 세계적인 학자들은 이것이 미국이 몰락하고 중국이 부상하는 신호탄으로 간주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원칙』(Principles)을 쓴 금융사가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달러의 몰락을 예상했고, 컬럼비아 대학의 인류학자 웨이드 데이비스(Wade Davis)는 미국이라는 국가 자체의 실패와 해체를 암시하며 “‘아시아의 세기’가 열렸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니얼 퍼거슨은 코로나 백신 개발, 인공지능 등 기술의 우위를 보았을 때 여전히 미국이 세계에서 지배적 위치를 유지할 것이며 중국이 이를 빠른 시간 내에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실제로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주요국 중 가장 빠른 경제회복 속도를 보여주었다. 저자는 오히려 중국의 부상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담론 자체가 미국의 위기감을 불러일으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회복재생력을 갖춘 세계
모든 재난에 완벽하게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재난에는 전염병, 화산폭발뿐 아니라 원자력발전소 사고나 내전도 포함된다. 그리고 인간은 실수하며, 시스템은 완벽하지 못하다. 그럴 수 있었다면 코로나19의 확진자가 2억 5000만 명에 육박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둠 재앙의 정치학』은 완벽한 대처보다 ‘호들갑을 떠는‘ 재빠른 대처가 회복을 위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전설적인 외교관 헨리 키신저의 말대로 “실패는 반전을 위한 ‘입장권”이 되기도 한다. 인류가 바이러스의 망령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지금, 코로나19가 역사에 준 긍정적인 것이 있다면 머지않아 새로운 전염병이 닥쳤을 때에는 우리가 훨씬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추천의 글

역사학의 대가인 저자는 인류가 지금까지 수많은 재난을 겪었음에도 왜 재난에 취약한지 설명하고, 또다시 찾아올 재난에 더 안전하고 냉철하게 대응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_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신의 화살』 저자, 전 하버드대학교 교수

의학사, 확률론, 집단역학, 네트워크 이론 등 여러 분야의 최신 연구를 인상적으로 다루면서 대륙과 세기를 거침없이 가로지른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나심 탈레브, 스티븐 핑커의 저작들과 함께 읽혀야 할 책이다.

_뉴욕타임스

재난의 현장을 생동감 넘치게 묘사하는 방법으로 역사 전체를 살피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들을 한 권으로 엮어 독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책이다.

_가디언

인류가 왜 수많은 역사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재난에 대비하기 어려운지를 밝히고 있다.

_파이낸셜타임스

니얼 퍼거슨은 역사학의 거장답게 인류가 직면해온 재난의 위협과 인간사회가 재난에 대처해온 방법을 자신만의 체계에 따라 정리했다.

_프랜시스 후쿠야마, 『역사의 종말』 저자

◎ 책 속으로

헨리 키신저가 말한 바 있듯이, “성공은 항상 더 어려운 문제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손에 쥐어줄 뿐이다.” 키신저가 중화인민공화국과 외교적 소통을 시작한 지 올해로 꼭 50년이 되었고 이는 실로 큰 성공이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때문에 미국은 2차 냉전으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손에 쥐고 말았다. 실패 또한 일종의 입장권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서방 국가의 정부들은 대만과 한국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억제하는 데 실패했지만, 그 때문에 백신 접종만큼은 제대로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역사는 어떨 때는 저주받은 재난이 줄줄이 이어지는 사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또 어떨 때에는 재난이 인간들의 창의적인 대응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성공이 사람들의 자만을 키우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서문: 26쪽]

이 책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황당한 포스트모던 전염병에 대한 역사를 엮은 것이 아니며, 팬데믹의 세계사를 정리한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지질학적 재난에서 지정학적 재난, 또 생물학적 재난에서 기술적 재난에 이르는 모든 종류의 참사에 대한 일반적 역사를 다루는 책이다. 모든 재난이 그렇지만, 특히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재난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이러한 폭넓은 시각에서 보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서론_어느 ‘슈퍼전파자’의 고백: 27쪽]

세계 지도를 놓고 1500년 이후 가장 큰 지진이 벌어진 지역들을 표시해보면 수수께끼 하나가 드러난다. 인류가 마치 단층선 위나 그 근처에 대도시를 최대한 많이 건설하겠다고 단체로 결정한 듯 보이는 것이다. 이는 ‘재난의 낮은 발생 빈도’와 ‘인간의 기억력 부족’ 사이의 치명적인 상호작용을 나타낸다. 1938년 후쿠시마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으나 사람들은 그것이 멈춘 뒤 자신들의 옛집으로 돌아갔고, 이후 2011년에 덮쳐온 더 큰 쓰나미로 인해 그곳은 결국 죽음의 덫이 되어버렸듯 말이다.

[3장_회색 코뿔소, 검은 백조, 드래건 킹: 173쪽]

4. 전파와 확산의 정도는 구조가 결정한다. 어떤 전염병이 퍼지는 속도는 그 병 자체의 전염력만큼이나 그것에 노출된 인간집단의 네트워크 구조와 관계를 갖는다. 고도로 연결된 허브들이 소수 존재할 경우, 병이 느리게 퍼져나가는 초기 단계가 지나면 기하급수적인 양상으로 감염자가 늘어난다. 다른 말로 하자면 재생산지수?한 사람의 감염자가 몇 명의 새로운 감염자를 낳는지를 나타내는 지수?가 1 이상이면 질병은 급속히 퍼져나가고, 1보다 작다면 점차 사라지는 쪽으로 진행된다. 질병의 태생적인 전염력만큼이나 재생산지수를 결정짓는 것은 그 질병에 감염되는 네트워크의 구조다.

[4장_네트워크의 세계: 201~202쪽]

영국은 가장 먼저 대의제 정부가 나타난 국가다. 하지만 그 수도에 사는 사람들은 19세기와 20세기 내내 강한 독성의 ‘농무(peasouper)’에 계속 시달렸다. 이 농무는 안개가 발생하기 쉬운 템스 강 유역에서 제조 공장들, 그리고 난방과 요리를 하는 가정들에서 대규모로 석탄을 땐 탓에 형성된 것이었다. 찰스 디킨스가 『블리크 하우스』의 서두에서 농무에 대한 기념비적 묘사를 보여준 직후인 1853년에는 ‘(도심 내) 연기발생저감법[Smoke Nuisance Abatement (Metropolis) Act]’이 제정되었으나 1879~1880년의 한겨울에 벌어진 대참사를 막아내진 못했다. (…)
이렇게 보다 큰 틀에서 각종 재난들을 바라보면 민주적 제도 자체가 모든 종류의 재난들에 대해 충분한 안전장치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님을 알 수 있다. 특히 정규분포가 아닌 멱법칙 분포를 따르는 재난들은 민주적 제도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아니다. 우리가 그것들을 자연적 재해로 분류하든 인공적 재해로 분류하든 상관없이 말이다.

[6장_정치적 무능의 심리학: 323~324쪽]

모턴-티오콜 회사의 엔지니어 로저 보졸리(Roger Boisjoly)는 1985년 1월에 있었던 발사에서 1차 오링이 평소 이상으로 손상된 것을 보고 추운 날씨가 오링의 탄성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다. 한 메모에서 그는 이렇게 경고했다. “만약 연료 누출 문제가 현장 접합(field joint, 교량 등의 초거대 구조물의 구성 요소들을 미리 조립한 뒤, 각 요소들을 설치 현장에서 용접 등으로 접합하는 작업 방식_옮긴이)에서도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최고 수준의 재앙, 즉 인명 손실로 나타날 것이다.” 그에 따라 1986년 1월 모턴-티오콜의 경영진은 챌린저호를 발사하면 안 된다는 내부 엔지니어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이를 NASA에 전달했고, 또한 기온이 화씨 53도(섭씨 약 11.6도) 이하일 때에는 셔틀 발사를 삼갈 것을 조언했다. 이 온도는 1985년 1월, 즉 이전의 발사일 중 가장 날씨가 추웠던 날의 기온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조언들이 있었음에도 챌린저호의 발사는 예정대로 진행되었고, 보졸리의 예언과 정확히 일치하는 참사의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8장_재난의 프랙털 기하학: 433쪽]

진보는 그것이 진행되는 한 역병으로 멈추는 법이 없다. 1665년의 마지막 대규모 페스트, 그리고 이듬해 대화재로 고통받았던 바로 그 런던은 이후 거의 두 세기 동안 전 세계의 중심 도시이자 과학 및 금융혁신이 샘솟는 활기찬 도시가 되었다. 어떤 병원체도 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우리의 역병은 진보가 이미 멈추고 침체가 시작된 지역들에 가장 심한 파괴적 충격을 가져올 것이다. 그 첫 순서가 될 대상은 아마도 이 위기에 대처하는 데 형편없이 실패한, 영국과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의 관료 조직일 것이다. (…) 이렇게 한심한 상태로 정체되어 있었던 제도 및 기관들이 이번 재난을 통해 크게 흔들려버린다면, 우리는 2020년까지만 해도 오로지 퇴행의 추세만을 보여주던 이곳저곳에서 다시금 진보가 살아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우리 시스템의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가 드러났으니, 그러한 부분들을 없앤다면 코로나19는 오히려 우리를 더욱 건강하고 강력하게 만들 수도 있다.

[결론_미래 충격: 617~618쪽]

구매가격 : 30,400 원

세상을 이해하는 아름다운 수학 공식

도서정보 : 크리스 워링 | 2021-11-30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일상의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풀어내는
‘강력한 생존 도구’는 수학이다!

★★★ 최영기(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ㆍ이상엽(수학 유튜버) 강력 추천! ★★★



◎ 도서 소개

세상의 법칙을 이해하는 18가지 방정식
“삶의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하고 싶다면 수학이 필요하다!”

우리는 우주가 어떤 일정한 ‘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법칙은 과학이라고 불리고 수학이라는 언어로 표현된다. 이 수학 언어의 법칙이 바로 ‘방정식’이다. 은하가 형성되는 것이든 어린아이 얼굴에 주근깨가 생기는 것이든, 모든 것은 방정식의 결과를 따른다. 본능에 주로 의존하는 사람이든 질서를 우선시하는 꼼꼼한 사람이든, 인간의 삶에서 거의 모든 부분을 지배하는 것도 방정식이다.
의식하고 있지 않지만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미분방정식을 이용해 안전한지를 확인한다. 방정식은 러시아워에 운전할 때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하고, 자동차 보험료를 계산해야 할 때도 유용하다. 물론 그보다 더 극적인 상황에서도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전염성 질병의 전파 속도를 예측해야 한다면? 엔진이 고장 나서 추락하는 비행기에 있다면? 바다에서 유출된 기름이 국제적인 사고로 번지지 않도록 막아야 할 책임을 지고 있다면? 이런 위태롭고 긴급한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는 데 필요한 도구도 방정식이다.
이 책은 복잡한 수식의 나열을 피하면서 시간, 거리, 속도를 쉽게 계산하는 방법에서부터 열역학 법칙과 궤도 역학까지 간단한 그림과 설명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을 제공한다. 오일러 방정식, 드레이크 방정식, 뉴턴의 운동 법칙 등의 공식을 적용해 생존이 위협받는 가상의 상황에서 어떻게 수학 공식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할지를 뛰어난 재치와 유머를 발휘해 펼쳐낸다. 책에서 소개하는 문제 상황을 하나씩 해결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수학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깊이 느낄 수 있다.
저자 크리스 워링은 마치 수학자가 바로 옆에 앉아 도움을 주듯 당신이 학교 졸업 후 잊어버렸을 수학 공식과 풀이 과정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그는 어린이와 수험생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로, 수학을 쉽게 가르치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나도 한때 수학을 알았는데 I Used To Know That: Maths》 《0에서 무한까지 : 2,600년 동안의 특별한 수학 이야기》 등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이 책은 저자가 수년간의 강의 경험을 녹여내 출간한 책으로, 2020년 출간 당시 아주 기초적인 수학 실력만으로도 ‘수학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친절하고 유쾌한 책으로 평가받았다.
복잡한 문제가 수학자가 아닌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게 증명되는 순간을 ‘우아한 순간’이라고 하는데, 이 책을 통해 당신은 그 순간을 자주 접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수학이 과연 일상에서 얼마만큼의 쓸모를 가진 학문인지 의문을 품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참고점이 될 것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
▶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 최영기 지음 | 15,000원
▶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1/2 | 최영기 지음 | 15,800원


◎ 출판사 서평

누구에게나 ‘수학’이 필요하다
방정식이 최고의 ‘정답’을 찾아낸다!

이 책은 일상에서 종종 마주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수학적 사고를 발휘해 해결할지를 오일러 항등식, 드레이크 방정식 등의 공식을 적용해 풀어나간다. 나아가 생존을 위해 어떻게 수학을 이용할지를 뛰어난 재치와 유머를 발휘해 펼쳐낸다.

달리는 기차를 따라잡기 위해 얼마만큼의 속도로 달려야 할지(물체의 속도 계산법), 단시간에 빠르게 돈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오일러 방정식), 모두가 만족하는 좌석 배치를 위해 어떻게 할지(순열과 조합), 맛있는 반숙을 위한 적정한 온도를 설정하는 법(열역학 방정식), 짐을 효과적으로 싸는 방법(피타고라스 정리의 3차원 버전)에 관한 일상의 문제에서부터 우리 은하에 인간과 접촉할 수 있는 외계 문명이 얼마나 있을지(드레이크 방정식)와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살아남을 아이디어(종단속도)를 여러 수학 공식을 동원해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방정식으로 세상을 구원한다면 아마도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상상하게 된다.

크리스 워링은 수학자들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실생활의 문제들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수학 공식을 통해 해결해내는 과정을 아주 구체적으로 거기다 유머까지 곁들여 보여준다. 책에서 소개하는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방정식을 저자의 친절한 설명에 따라 차근히 풀어가다 보면 ‘수학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깊이 느끼게 될 것이다. 인생의 온갖 문제를 수학 문제를 풀듯 딱 떨어지고 명쾌하게 해결하고 싶다면, 이 책이 소개하는 18가지 방정식이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의 생각을 한 단계 넘어서는 탁월한 사고의 틀
“원주율 파이(π)는 생존을 위한 파이(pie)가 될 수 있다”

누구나 수학의 도움이 필요하다. 본질적으로 수학은 우리 주변의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해온 ‘합의된 언어’이며, 우리가 현실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일상적 문제들에 대해 언제나 해답을 제공하는 가장 ‘강력한 생존 도구’이기도 하다. 아이작 뉴턴이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수학의 언어로 표현하느라 고생한 적이 있었다. 이 두 천재도 수학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삶에서 문제를 마주하는 순간 당신에게도 수학적 지도와 도움이 곁에 있다면 좋을 것이다. 상황에 맞게 필요한 방정식을 적확하게 쓴다는 것은, 갇힌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눈을 가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문제를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은 단시간에 기를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이 책의 장점은 아주 기초적인 수학 실력만으로도 ‘수학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친절함과 구체적인 설명에 있다.

더불어 이 책의 저자는 ‘수학의 쓸모’에 대해 묻는 질문에 효과적인 답을 마련해놓고 독자에게 읽는 재미까지 더해준다. 수학적 사고를 완전가동시킬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데, 이를테면 전염병의 전파 경로를 ‘좀비 떼가 출몰했을 때’의 상황으로 치환하거나 맛있는 요리를 하는데 필요한 적정 온도와 시간을 구하는 법을 ‘타조알을 조리하는 법’으로, 가속도를 구할 상황에서는 ‘발차기 액션씬을 찍을 때’의 상황으로 풀어 설명하는 식이다. 누구나 호기심을 느낄 다양한 주제의 선정, 수학에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절한 서술은 이 책만이 가진 독보적인 장점이다.

본질적으로 수학은 우리가 주변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사용해온 가장 중요한 도구다. 또한 모든 기술의 발전은 수학을 떠나서는 생각하기 힘들다. 수학은 우리가 현실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일상적 문제에 대해 언제나 해답을 제공하는 가장 강력한 ‘생존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수학이 실제로 우리 생활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저자의 유머에 한껏 웃고, 저자가 던진 질문에 탐정이 된 마음으로 수학 공식을 풀어가다 보면, 모든 사람의 삶을 지배하는 건 방정식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더불어 이 책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놀랍고도 탁월한 사고의 틀을 제시해줄 것이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다. “원주율 파이(π)가 생존을 위한 파이(pie)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추천사

이 책은 일상에서 종종 마주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수학적 사고를 발휘해 해결할지를 오일러 방정식, 드레이크 방정식, 뉴턴의 운동 법칙 등의 공식을 적용해 풀어나간다. 나아가 생존을 위해 어떻게 수학을 이용할지를 뛰어난 재치와 기지를 발휘해 펼쳐낸다. 달리는 기차를 따라잡기 위해 어느 속도로 달려야 할지, 모두가 만족하는 좌석 배치를 위해 어떻게 할지에 관한 일상의 문제에서부터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살아남을 아이디어를 여러 수학 공식을 동원해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방정식으로 세상을 구원한다면 아마도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상상하게 된다.
인생의 온갖 문제를 수학 문제를 풀듯 딱 떨어지고 명쾌하게 해결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깊이 탐구해볼 가치가 있는 ‘수학적 사고’를 탁월하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
― 최영기 |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수학 교육 현장에서 종종 듣는 질문이 있다. “그래서 수학은 도대체 어디에 쓰이나요?”
그동안 나는 이 질문에 직접적인 답을 피하고는 했다. 이 질문은 마치 “그래서 공기는 도대체 어디에 있나요?”와도 같아서, 고작 공중에 손을 휘저어 작은 바람을 만들고서 “여기에 있다”라고 말하는 정도로는 충분한 답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수학의 쓸모’에 대한 질문에 아주 영리하고 효과적인 답을 찾아낸 듯하다. 저자는 수학자들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실생활의 문제들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간명하게 풀어낸다. 책에서 소개하는 문제 상황을 하나씩 해결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수학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깊이 느낄 수 있다. 누구나 호기심을 느낄 다양한 주제의 선정, 수학에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절한 서술은 이 책의 분명한 장점이다.
저자의 집요한 손바람은 결국 책 끝에 이르러서는 독자 누구나가 스스로 달리도록 하는 힘찬 원동력이 되어준다. 마침내 ‘수학의 쓸모’를 알게 된 독자는 온몸으로 바람을 느끼며 깨닫게 될 것이다. “내가 있는 모든 곳에 수학이 있었구나.” 세상 모든 곳에 공기처럼 존재하는 수학을 우리는 어떻게 볼 수 있는가? 궁금한 모든 이에게 이 책의 일독을 자신 있게 권한다.
― 이상엽 | 수학 유튜버, 《매스매틱스》 저자

◎ 본문 중에서

우리는 우주가 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법칙은 과학이라고 불리고 수학이라는 언어로 표현된다. 그 수학 언어의 법칙이 바로 방정식이다. 은하가 형성되는 것이든 어린아이 얼굴에 주근깨가 생기는 것이든, 모든 것은 이 방정식의 결과를 따른다. 본능에 주로 의존하는 사람이든 질서를 우선시하는 꼼꼼한 사람이든, 그들 삶의 모든 부분을 지배하는 것이 방정식이다. 방정식은 우리가 자기를 이해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지만, 우리 주변을 포함하여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통제한다. 그러니 방정식의 세계와 좀 친해지고 볼 일이 아닐까? (11쪽)

휴리스틱 이론을 이용한 해결법을 찾아보자. 이 방법은 사물을 관찰해 특정한 문제의 해결책을 개선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 방법으로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보안요원의 수만 줄일 수 있다면 의뢰인은 만족할 것이다. 전시실 평면도를 자세히 보면 보안요원 1명이 전시실 대부분을 지켜볼 수 있는 위치가 몇 군데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 그림에서와 같이 한 지점에서는 어둡게 칠한 부분들을 제외하고 전시실의 모든 부분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이 어둡게 칠한 부분을 감시할 보안요원을 추가로 배치하면 된다. 다음의 위치에 보안요원을 배치하면 어둡게 칠한 곳의 대부분을 감시할 수 있다. (38쪽)

프랭크 드레이크는 SETI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외계 지적 생명체를 탐사하는 작업에 도움을 준 미국의 천문학자다. 그는 우리 은하에 인간과 접촉할 수 있는 외계 문명이 얼마나 있을지 계산하는 유명한 방정식을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그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N = R* fp nefl fi fc L (52쪽)

5,000여 년 전 농경의 도입과 함께 사람들이 집단 거주를 하기 시작할 때부터 인류 그리고 인류가 반응하는 방식은 과학자, 수학자, 경제학자, 정치인들의 관심사였다. 수학자들은 사람들의 반응방식을 방정식 체계, 즉 모델로 해석한다. 데이터를 입력해 특정 조건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예측하기 위해서다. 이 모델은 인구 증가 주기의 설명, 작물 수확량과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 예측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이 모델이 질병의 전파와 영향을 예측하는 데에도 사용된다는 사실이다. 당신은 시장을 연임할 만큼 선거에 관한 한 전문가여서, 좀비 창궐을 일종의 질병으로 모델링하면 이 질병이 모들턴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당신은 이 모델이 미분방정식이라는 방정식에 의존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55쪽)

짐을 효과적으로 싸는 능력은 우리 문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컨대 항공사들의 수화물 용량 제한에 맞추는 것을 비롯해 화물과 상품을 전 세계로 수송하는 일이 그렇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승합차 트렁크에 최대한 많은 공간을 확보해 짐을 채울 수 있는 수학적 알고리즘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이런 알고리즘을 만들어낸다면 부르는 게 값일 테고, 당신의 이름은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하지만 상자 안에 길고 똑바른 물건을 집어넣는 거라면 그건 피타고라스가 다 해결할 수 있다. (86쪽)

악수 문제는 연구가 많이 된 수학 분야로, 해결 방법이 다양하고 재미있기로 유명하다. 당신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사진을 몇 장이나 찍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몇몇씩 모여 있는 작은 그룹들을 살펴보고 악수를 몇 번이나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217쪽)

좌석 배치 계획을 짜는 데 수학을 이용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좌석 배치 문제는 수학자들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문제다. 예를 들어, 1800년대 후반에 제기된 메나쥬 문제M?nage Problem(커플 문제)라는 것이 있다. 결혼한 사람들의 모임에서 원탁에 남자와 여자를 번갈아 앉히면서 부부는 서로 옆에 앉히지 않을 방법이 몇 가지나 되는가 하는 문제다.
구성은 간단하지만 답을 내기는 꽤 까다로운 문제다. 당시 수학자들에게는 아무리 이론상이라고 하더라도 여성을 먼저 앉히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할 일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이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어 프랑스 수학자 자크 투샤르Jacques Touchard 가 최초의 해답을 내놓기까지 40년이 넘게 걸렸다. 여성을 먼저 고려하지 않는 훨씬 간단한 답은 1986년 미국의 케네스 보거트Kenneth Bogart와 피터 도일Peter Doyle이 발표했다. (229쪽)

타조알 안에서 열이 흐르는 주된 방식은 전도다. 열전도율은 물질이 열을 얼마나 잘 전도하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얼마나 많은 열에너지가 두께 1m의 물질을 통과해 온도 1K를 올리거나 내리는지에 의해 정의된다. 단열재는 열전도율이 낮다. 공기는 열전도율이 0.026W/mK로 좋은 단열재다. 공기를 단열 수단으로 많이 사용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가장 좋은 단열 수단은 진공을 이용하는 것이다. 진공상태에서는 열전도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다. 우주선의 문제 중 하나가 이것이다. 우주선은 열을 공간으로 복사만 하지 전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도체는 열전도율이 높다. 냄비와 프라이팬 재료로 많이 쓰이는 구리의 열전도율은 약 384W/mK다.
구리보다 훨씬 좋은 것은 다이아몬드다. 다이아몬드의 열전도율은 1,000W/mK가 넘지만, 냄비나 프라이팬을 만들기에는 좀 비싼 게 흠이다. 알을 삶는 데 필요한 방정식은 복잡한 기하학 요소와 열역학 요소를 포함한다. 보면 알겠지만 괴물 같은 방정식이다. (241쪽)

구매가격 : 13,600 원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도서정보 : 에린남 | 2021-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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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도 관계도 버릴 것 없이 딱 맞게 산다!”
둘이어서 다행인, 둘이라서 더 애틋한
유튜버 에린남 부부의 일상 미니멀리즘



◎ 도서 소개

“일상이, 생활이, 내 삶이 더 가벼워졌다!”
비울수록 애틋해지는 미니멀 부부 라이프

두 사람이 만나 함께 산다는 건 대체로 생활과 관계의 크기가 커지는 것을 뜻한다. 혼자일 때보다 정리해야 할 짐도, 돌봐야 할 존재도, 상대를 거쳐 만들어지는 관계 속에서 마주치는 새로운 이름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혼자라면 조금 더 쉬울 사소한 결심도 둘이 되는 순간 한 단계 더 복잡해지고, 쉽게 소유하거나 버렸던 물건에 대한 판단 또한 혼자 하기 어렵다. 둘이 되었지만, 혼자일 때보다 더 가볍고 심플하게 살 수는 없을까? 모든 짐을 두 배로 늘리지 않고 꼭 필요한 짐만 두고 살아갈 방법은 없는 걸까?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의 저자 에린남의 신간 에세이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전작에는 맥시멀리스트였던 에린남의 무작정 일상 변화 도전기가 담겼다면, 이 책에는 에린남과 그의 남편이 미니멀리즘이라는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논의하고, 함께 실천한 과정이 빠짐없이 담겨 있다.

매일의 미션을 작게 만드는 비우기의 마법
우리는 생활도, 관계도 버릴 것 없이 딱 맞게 산다

미니멀리스트 유튜버이자 작가인 에린남은 결혼 후 호주에 살면서,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남편 대신 서툰 솜씨로 집안 살림을 꾸려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해결되지 않고 쌓이기만 하는 집안일에 잦은 혼란과 우울을 느꼈다. 본인의 마음뿐 아니라 결혼 생활까지 힘들게 만드는 집안일에서 해방될 방법을 찾고 있던 어느 날, 에린남은 한 미니멀리스트의 영상을 보고 집 안을 비우기로 결심한다.
에린남이 ‘비우기’를 시작한 그날, 퇴근한 남편은 거실에 늘어져 있는 비워질 물건을 보고 당황했지만, 들뜬 표정으로 ‘비우기’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아내를 보며 미니멀리즘이 두 사람의 일상을 장악하고 있던 문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미니멀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적응과 타협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에린남 부부는 점점 더 미니멀리즘의 단순함과 청결함에 매료되었다. 막무가내로 늘어져 있는 물건이 없으니 집 안이 쾌적해졌고, 생활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일 또한 조금 더 수월해졌다. 집에 남길 물건을 고르는 과정을 통해 자신과 상대의 소비 방식과 가치관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집 안을 비우며 생긴 빈 공간처럼 마음에도 조금씩 여유가 생겼고, 생활 유지에 드는 힘을 줄이자 부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문제들도 쉽게 해결되었다. 미니멀리즘은 부부의 생활뿐 아니라 관계에도 뜻밖의 해결책이 되어 주었다.

오래도록 지속 가능한 삶과 사랑을 위해
조그맣고 심플하게 살아가는 법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는 에린남 부부가 본인들만의 방식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지속하는 이야기이다. 책의 1장 ‘변화의 시작’, 2장 ‘우리의 방식’에는 에린남 부부가 그들만의 미니멀 라이프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겼다. 에린남은 호주에서 보낸 시간을 통해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웠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짐을 처분하면서 생활에 맞는 소비의 쾌적함도 알게 되었다. 본래 물건을 사는 일에 관심이 없던 남편은 좋은 물건을 잘 사는 일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되었으며, 부부와 함께 살게 된 강아지 ‘구르미’를 돌보며 가치 있는 소비와 그 본질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3장 ‘둘이서 매일 조그맣게’에는 코로나 시대와 함께 시작된 남편의 재택근무로 집 안에서 함께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두 사람이 ‘따로 또 같이’ 보낸 풍경이 기록되어 있다. 서로의 시간에 섞이고, 다시 또 별개로 존재하는 부부의 모습은 곁에 있는 사람을 진정으로 존중하는 방법을 깨닫게 한다. 또한 코로나 시대 이후 더욱 보편화될 재택근무의 풍경을 그려보면서, 고립된 상황을 부드럽게 소화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다.
마지막 장 ‘가볍고 행복한’에는 에린남 부부가 함께 닿을 훗날에 대한 다양한 상상과 소망이 담겼다. 현재의 삶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건 남편과의 사랑 덕분임을 알기에, 지속 가능한 사랑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에린남의 다짐은 이들의 앞날을 기대하게 한다.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고 싶다는 소망의 끝에는 어떤 사랑이 기다리고 있을까? 타인과 함께 사는 삶을 상상하는 이에게, 지속 가능한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이에게 이 책이 담백한 조언이자 응원으로 가닿기를 바란다.

◎ 책 속으로

우연히 미니멀리스트가 나오는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다. 그때 나는 결혼 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집안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영상을 보자마자 가진 물건을 줄이면 집안일에서 조금은 해방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는 어떤 고민도 없이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다. 나는 곧바로 ‘비우기’를 실행했다. 당시에는 집 안에 물건이 쌓이는 게 너무도 당연했기 때문에 쌓여가는 물건에 딱히 불만이 없었다. 하지만 비우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둘러본 집은 쓸모없는 물건들이 가득하고 답답한 공간처럼 보였다.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눈에 보이는 안 쓰는 물건들을 거침없이 꺼내 거실 중간에 모아두었다. 물건을 찾고 옮기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일종의 활력과 설렘이 느껴졌다. _함께 비우기(19~20쪽)

남편은 나처럼 하루 만에 큰 고민이나 생각 없이 미니멀리스트가 되지는 않았다. 남편이 미니멀리스트로 살겠다는 결심을 한 것은 시간이 조금 지난 이후였다. 남편은 물건이 줄어들면서 전에는 갖지 못한 상쾌한 기분을 자주 느꼈고, 우리 생활도 조금 더 수월하게 느꼈다고 한다. 늘어져 있는 물건이 없으니 집 안이 쉽게 지저분해지지 않아서 좋다고 말하는 남편은 이제 나보다 더 잘 비워내는 사람이 되었다. _함께 비우기(21~22쪽)

그동안 내가 가졌던 옷들을 떠올려본다. 그중에 구멍이 나서 처분한 옷이 얼마나 있었던가. 패턴과 소재는 마음에 드는데 디자인이 별로여서 리폼하려다가 아예 쓰지 못하게 만들었던 옷 몇 개 정도만 기억날 뿐, 구멍이 나서 버렸던 적은 없었다. 더 이상 입을 수 없을 것 같다 여겼던 옷들도 약간의 해짐이 있을 뿐이었다. 나는 마음 한구석에 앞으로는 옷에 구멍이 날 때까지 옷을 입겠다는 작은 마음을 새겨두었다. _옷에 구멍이 날 때까지 입겠다는 사람과 산다(49쪽)

각자 생각을 조금씩 양보하면서 고르게 되니 물건을 사는 문제로 다투는 일은 없다. 미니멀리스트 부부가 되어 끊임없는 ‘비우기’ 과정을 통해 수많은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우리 앞을 막아서는 문제들을 결국에는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이제 말하지 않아도 각자가 원하는 것을 잘 안다.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더라도 걱정하지 않는다. 서로의 의견을 듣고 조금이라도 아쉬움이 새어 나오는 의견이 있다면 결정을 미루거나 없던 일로 만든다. 당장은 아쉬운 마음이 들지도 모르지만 결국은 두 사람을 위한 선택일 거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_서로 다른 의견 앞에서 다투지 않는 법(66~67쪽)

우리는 몇만 원을 쓰는 일에 열을 올리며 여러 날을 보낸다. 우리가 사용할 물건을 선택하는 일이기에 언제나 성심성의껏 고민한다. 물건을 들이거나 돈을 쓸 때 서로 의논하는 일이 익숙하고 당연하다. 물건을 자주 사는 사람들이었다면 이 과정이 귀찮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가끔씩 찾아오는 이벤트처럼 느껴진다. 쉽게 사고 쉽게 버릴 게 아니라 이왕이면 잘 사용하고 싶기 때문에 시간을 들인다. _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나아가는 관계(99쪽)

세상은 때로 내가 예상하지 못한 시련을 준다.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를 누리지 못하는 날이 이어지던 때에는 파란 하늘을 영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낯선 바이러스의 이름이 서로의 이름보다 더 많이 불리는 지금은 마스크 없이 사람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다시는 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파란 하늘, 맑은 공기, 수도꼭지를 열면 쏟아져 나오는 물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까지 그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요즘이다. _고작 몇 시간의 단수일 뿐이었는데(105쪽)

시간이 흐르는 게 아쉬웠던 연애 시절과 달리 지금 우리의 시간은 넉넉하다. 밤이 오는 것이 아쉽고, 하루가 끝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지던 그 시절은 지나가 버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서 내리니 우리 집 현관문이 보인다. 아직 보일러의 온기가 남아있는 우리의 집으로 들어와 곧바로 화장실로 향한다. 비누로 손을 30초 동안 깨끗이 씻고, 편한 실내복으로 갈아입는다. 이제 우리의 시절은 여기에 있다. _카페에 가려던 계획은 실패했지만(140쪽)

남편이 어엿한 주부가 되어준 덕분에 나는 내 일에 집중할 시간과 집안일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진작 이런 상황이 찾아왔다면 집안일 때문에 싸우는 일 없이 신혼 생활이 훨씬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한창 사랑만 하기에도 아까운 시간을 부부 싸움으로 채웠던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든다. 하지만 그때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에게 찾아온 이 평화를 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게 되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조금 소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거라고. _두 명의 주부(144쪽)

작은 집에 살고 싶은 마음은 가진 짐을 줄이는 삶을 상상하게 한다. 작은 텃밭은 농부가 되는 꿈을 꾸게 하고, 새싹이 돋아나는 봄에 씨앗을 심어보고 싶은 마음을 품게 한다. 경험하지 못한 삶과 모습을 꿈꿔보고, 소망해 보고, 궁금해하고,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재미있다. _내가 살고 싶은 집(210쪽)

서로 힘을 주어 팽팽하게 긴장감이 흐르던 때가 있었다. 관계에 믿음이 있음에도 불안이 가시지 않던 때가 있었다. 우리는 지금 힘을 주지 않고 마음껏 표현하며 거리낌 없이 진짜 마음을 말하고 보여준다. 불안한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우리에게 주어진 지금을 조금 더 잘 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가시 돋친 모진 말을 내뱉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그리고 참아낸다. _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236쪽)

구매가격 : 12,800 원

음악, 당신에게 무엇입니까

도서정보 : 이지영 | 2021-1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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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쌓아올려 얻은 음악의 언어
그런 음악은 당신에게 무엇인가
이 책은 그 답변을 찾아가는 오랜 여정이다
음악은 같은 예술 분야인 미술에 비해 텍스트와 덜 친화적이다. 즉흥적으로 뭔가를 느끼고 감정을 직접 건드린다는 점에서 탁월한 표현력을 지닌다. 이런 점은 음악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한편 더 깊이 있게 알려는 이들에게는 관련 텍스트가 폭넓지 않아 가끔 척박하다는 인상을 준다. 가령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들은 직접 글을 쓰는 일이 드물고, 저명한 작곡가들에 대한 책 역시 많지 않다. 청중(독자)은 동시대 최정점에 오른 연주자들의 콘서트홀을 찾고 음반을 들으면서 그들의 음악 해석, 훈련 방법, 음악관, 작곡가에 대한 연주자의 생각, 예술을 대하는 마음가짐 등을 알고 싶어한다. 청중도 나름의 이해 방식과 취향을 갖고 있지만, 아티스트들의 직접적인 목소리와 자신의 해석을 견주어 ‘클래식 음악 지형도’를 그리면서 더 섬세한 감상의 기술을 자기 안에 심어보고 싶은 것이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음악인과 청중을 매개하는 사람이다. 매개자 역시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20여 년간 클래식 음악 기획과 글 쓰는 일을 했을 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을 해설하면서 중요한 공연 때마다 아티스트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음악에 귀 기울여왔다. 그렇게 해서 저자는 음악캠프에 참가한 초등학생 6학년생 김선욱, 잡지사를 찾아온 중학생 손열음, 롱티보 콩쿠르 우승 직전의 열여섯 살 임동혁을 만나기도 했다.

영화를 만드는 데 영화만큼 음악에 공들이는 박찬욱 감독이 인상적이어서 ‘음악, 당신에게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그래서 이야기가 펼쳐졌고 그 내용이 흥미로워 같은 질문을 던지며 총 14명을 인터뷰하게 됐다. 이 책 『음악, 당신에게 무엇입니까』는 7명의 클래식 음악인과 7명의 또 다른 음악 관련 인물들의 음악론을 담고 있다. 모두 정식으로 한 인터뷰뿐 아니라 다년간 무대 뒤에서 이야기를 이어감으로써 오랜 시간에 걸친 대화를 압축해서 펼쳐냈다는 점에서 매우 귀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들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책 한권으로 읽을 수 있는 일은 독자들에게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4,900 원

세 엄마

도서정보 : 김미희 | 2021-1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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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태어나 45년을 산 한 개인의 연대기다. 삶이 꼭 특정 사건과 그에 따른 결과처럼 인과성을 띠며 흐르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 친엄마에게 버림받고 새어머니를 맞은 사람은 자기 삶에 결정타를 가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기억을 형성하게 된다. 사건 이후에는 그 굴레들을 받아들이거나 떨치는 식으로 마음가짐과 삶의 방향들을 조정하기도 하면서. 그런 까닭에 김미희 작가의 『세 엄마』는 연대기적 서술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열 살 때 엄마가 곧 데리러 온다면서 집을 나갔지만 돌아오지 않았고, 이후 새엄마를 맞으면서 한 아이의 세계는 전적으로 재편성됐기 때문이다.

구매가격 : 9,500 원

내 아이가 최고 밉상일 때 최상의 부모가 되는 법

도서정보 : 킴 존 페인 | 2021-11-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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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아이의 행동에 반응하는 부모의 균형 잡힌 태도다!

단순 육아의 대가 킴 존 페인의 부모 감정 솔루션
후회와 자책 없이 내면이 단단한 아이로 기르는 법

어린아이부터 10대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육아의 과정에서 아이들은 수시로 부모를 자극하고 한계로 몰아간다. 그때마다 부모들은 마음에도 없는 말과 행동으로 아이와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준다. 어떻게 하면 매일 밤 후회와 죄책감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아이를 기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최악의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고 균형 잡힌 감정 상태로 아이에게 사랑과 신뢰를 보여 줄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자녀교육 전문가이자 ‘단순 육아(Simplicity Parenting)’의 대가 킴 존 페인은 무엇이 매일의 삶에서 부모를 폭발하게 만드는지, 왜 아이들이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한다. 그리고 부모가 어떤 상황에서든 차분함과 다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 ‘연민 어린 대응 연습(Compassionate Response Practice)’을 제안한다. 이 연습을 통해 아이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고 그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가족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아이와의 관계가 얼마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보여 준다.
여타 육아서와 달리 이 책은 자녀 교육법이나 훈육법이 아닌 부모의 태도(감정적 대응)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것은 모든 양육의 출발점이자 끝이 바로 ‘부모’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스스로의 감정을 잘 다스리고, 자신의 부족함과 실수를 인정하는 동시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인식할 때 비로소 후회와 자책 없이 사랑으로 아이를 기를 수 있다. 그러면 아이들이 먼저 부모의 변화를 알아채고 스스로 부모를 통해 배우며 자란다.

구매가격 : 10,500 원

박하잎 흩어지다

도서정보 : 권영희 | 2021-11-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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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어요.
지금껏 내가 보았던 세상은 넓디넓은 세상의 작은 한 조각일 뿐이었어요.
동화를 쓰면서 다른 나라의 아이들은 어떻게 생활하는지 많이 궁금했어요. 그래서 여행을 하면서 일부러 다른 나라의 많은 아이들을 만났어요. 어린 나이에 가족을 돕기 위해 힘들게 일하는 아이들을 보고는 마음이 아팠어요. 물론 행복한 아이도 많았지만요.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죠? 세상 모든 아이들의 마음은 다 같았어요. 어렵게 일하면서도 희망을 찾고, 외로움 속에서도 사랑을 찾고, 꿈을 꾸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주어진 생활 속에서 나름대로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는 많이 고마웠어요. 피부색이 다르고, 말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지만 아이들의 눈빛은 모두 맑았기 때문이에요.

구매가격 : 6,600 원

감꽃을 먹었다

도서정보 : 송숙 | 2021-11-22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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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발생으로 일상이 흔들렸던 2020년. 헤아려보니 아이들을 온전히 만날 수 있었던 기간은 딱 석 달, 그 외엔 온라인 수업과 주 2회 등교 수업을 병행한 날들이었습니다. 이 지역에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던 때엔 등교하는 날에도 학교에 오지 못하고 가정학습을 하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교실살이가 늘 삭막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학교에 나오는 날엔 소소한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감꽃을 맛보고 떨어진 작은 풋감엔 개구쟁이 얼굴을 그리며 즐거워한 날도 있었습니다. 자주감자, 흰 감자를 수확하던 날엔 그야말로 땅속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었지요. 동글동글 토실한 감자를 삶아 먹던 그날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분꽃 귀걸이를 만들어 귀에 달랑달랑 걸어도 보고, 수박이 축구공만 하게 커가고 참외가 노랗게 익어가고, 허리 잘록한 조롱박이 부풀어가는 모습을 볼 땐 얼마나 설레던지요. 도꼬마리를 친구의 머리에, 옷에 몰래 붙이며 키득거리기도 했고요. 우르르 딸려 나오는 땅콩을 캘 때는 저도 놀라고 아이들도 놀랐습니다.^^ 노랑 무당벌레가 오래오래 짝짓기하는 모습과 갓 태어난 사마귀의 여리디여린 모습, 그리고 고무 논에선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풍년새우도 보았습니다. 또 어떤 날엔 목련의 겨울눈이 벗어던진 ‘털외투’를 주우며 우리끼리 신이 나기도 했습니다.
교실에서의 또 다른 즐거움은 바로 ‘시똥누기’였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하루 한 편씩 시를 들려주었습니다. 만나지 못하는 날엔 학급 밴드를 통해 들려주었고요. 그렇게 선생님이 들려주는 시를 받아먹고 아이들은 틈틈이 시똥을 누었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도 슬플 때도 궁금한 게 있을 때도 뭔가 느낌이 탁! 하고 떠오를 때도 누었습니다. 아이들이 눈 시똥을 통해 짧은 만남의 시간 동안 저는 아이들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었고 더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시똥누기를 통해 우린 서로에게 더 많이 웃어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아이들이 쓴 시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이 시기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아홉 살 어린이들의 시를 저 혼자만 보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구매가격 : 6,000 원

책 읽어주러 가는 길입니다

도서정보 : 우윤희 | 2021-11-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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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어린이는 양손에 쥔 단어이다

활동을 이어온 지 15년.
그동안 지회별로 해마다 책읽어주기 활동을 되짚어 보는 시간과 자리를 가졌다. 지부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동을 정리하기도 하고, 지회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활동가를 확보하는 것이 힘들다고 하고, 활동 연차에 격차가 커지면서 책읽어주기 활동 중요도에 대한 인식에도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우리 회가 책으로 직접 사회와 만나는 활동이 당연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회원과 경험도 없고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는 회원 사이에 생긴 간극은 커져간다. 지회 임원들은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 월례회를 하고 활동가 간담회도 하지만 해마다 더 애를 써야 가능한 일이 되어 간다.
책과 어린이는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이 양손에 쥔 단어다. 내 아이, 우리 아이, 겨레의 희망인 아이를 넘어서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이 즐거움으로 책을 읽고, 자신의 마음을 살찌우면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예전처럼 책이 없어서 못 읽는 시대가 아니고, 일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아이들도 많이 줄었다. 그렇다고 세상 모든 어린이가 골고루 책 읽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아이들을 찾아 우리는 책을 들고 간다. 읽어준다. 아이들은 듣는다. 가끔은 아이들이 읽기도 한다. 아이들과 책 이야기를 나눈다. 책으로 논다. 어린이만 대상으로 하지도 않았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도 있고, 외국에서 이주해 온 엄마들도 있고, 연세 많은 어르신도 있었다.
많은 이들이 마음 모아 힘 모아 만들어 온 15년 시간과 노력을 정리했다. 이를 통해 회원들과 우리가 책읽어주는 활동을 계속하는 이유를 짚어보았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어주었는지도 정리해 보았다. 또 앞으로 책읽어주기 활동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구매가격 : 9,000 원

백초당 아이

도서정보 : 정순희 | 2021-11-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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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중심에 시간여행을 하듯 오랜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골목이 있어요.
누구라도 이곳에 들어서면 보약을 먹은 듯 마음이 맑아지고 몸도 가뿐해지지요.
삼백여 년 전 약령시의 맥을 이어가는 이곳은 바로 약전골목이에요.
빼곡히 늘어선 한약방마다 오늘도 여전히 한약 내음을 풍기며 알 수 없는 질병과 재해를 이겨낼 정성을 달이고 있지요.

진한 한약 내음이 그리워 약전골목을 거닐던 어느 날,
오래 전 이곳을 오갔던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들은 우리 땅에서 난 최고의 명약으로 병든 사람을 살려냈고, 쓰러진 나라를 구하려고 힘을 모았어요.
그런 어른들을 닮아가려고 했던 그때 아이들은 약전골목을 바쁘게 뛰어다니며 큰 꿈을 키웠어요.
이 글을 읽는 우리 친구들도 자랑스런 역사의 현장에 주인공이 되어 주면 참 좋겠어요. 그래서 또 다른 백초당 아이가 나타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거예요.

책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백초당 할아버지, 대구약령시 한의약박물관 해설사님, 정성을 다해 그림을 그려주신 최유정 선생님, 그리고 부족한 글에 창작지원금으로 힘을 주신 대구문화재단과 학이사 대표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구매가격 : 7,200 원

카피 쓰는 법

도서정보 : 이유미 | 2021-1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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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아모레퍼시픽, 신한카드 등 다양한 기업이 먼저 찾는 카피라이터이자 ‘팔지 않아도 사게 만드는’ 글쓰기 강의와 『문장 수집 생활』 등의 저서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은 작가 이유미의 ‘카피 쓰기 입문서’. 빛나는 한 문장을 길어 내는 단단한 일상을 가꾸기 위해,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을 데려가는 단 한 문장을 찾아내는 집요한 태도를 갖추기 위해 그간 저자가 터득한 노하우를 모두 담았다. 현장에서의 다채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가 문장을 쉽고 짧게, 잘 쓰는 기본기를 다지도록 돕는다.

구매가격 : 7,000 원

가급적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돈 이야기

도서정보 : 오하라 헨리 | 2021-12-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넉넉하다는 건 무엇일까?

우리는 ‘돈’에 불안을 느낀다. 돈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도쿄 교외에 있는 작은 연립주택에서 사회와의 관계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며, 연 수입은 백만 엔 이하로 살아가는 작가 오하라 헨리의 생각은 다르다. 그에게 돈은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라는 문제’의 일부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돈의 불안이 사라졌을 때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그는 소박한 은거 생활을 실천하며 증명해낸다.

만족이란 무언가를 해서 얻을 수도 있지만, 무언가를 하지 않을 때 얻을 수도 있다. 오하라 헨리에게 만족이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가’이다. 그 일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상태. 그 결과 자신만을 위해 벌고 모으고 쓰며 살아가던 때는 깨닫지 못했던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쓸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하게 되었다. ‘먹고 살려면 의문 따위 품지 말고 계속 일해야 해’라는 생각에 저당 잡힌 삶, ‘실패해도 사는 데 지장 없어’라고 말해주는 어른이 없는 세상에서 무엇을 할지보다 무엇을 안 할지에 주목하고, 사회나 타인의 ‘좋아요’를 바라지 않는 작가의 삶은 우리가 잊고 살았던 삶의 덕목을 깨우쳐준다. 우리는 세상이 아닌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구매가격 : 10,500 원

고조를 찾아서

도서정보 : 이지은 | 2021-01-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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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으로 수상작 「고조를 찾아서」를 비롯해 심사위원진이 우수작으로 꼽은 네 편의 SF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시간 여행을 통해 친일파 고조할아버지를 설득하러 떠나거나, 디포머블 마스크를 쓰고 아이돌의 외모가 되거나,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도덕시험을 치른다.

상상만 하던 과학기술이 실제로 우리 삶에서 구현될 때, 우리 일상은 어떻게 달라지고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지, 특히 우리 아이들이 살아나갈 진짜 미래 모습은 어떠한지 <고조를 찾아서>의 작품들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구매가격 : 7,700 원

숙경의 경우

도서정보 : 이무영 | 2021-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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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저질렀다고 깨달은 순간 숙경은 현의 뺨을 찰싹 후려갈기고 말았다. 순간의 발작이었다. 아니 착각이었다. 만일에 때린다면 현이 숙경이를 때렸어야 할 것이었다. 선손을 건 것도 숙경이었다. 오늘 현한테 그럴 의사가 없었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숙경이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었다. 아니 오늘뿐이 아니라, 현은 그런 생각을 감히 품어본 일이 없는 사람이다. 현이 숙경을 사랑하지 않아서는 아니다. 살뜰히 사랑한다. 숙경이가 만일에 사랑의 대가로서 현이 가지고 있는 일체를 요구했대도 감격해서 바쳤을 현이었다. 이 사랑의 대가란 반드시 숙경의 전부를 의미하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다. 단 한 번의 키스를 위해서 숙경이가 현한테 그의 생명의 일부를 요구했대도 기뻐서 응했을 현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명예라도 좋았고, 사회적 지위라도 좋았다. 결핵균의 최고 권위요 국립 결핵 연구원장이란다면 값싼 지위도 아니다. 그 일부나 또는 전부와 숙경의 사랑과를 바꿀 수 있다면 언제든지 헌신짝처럼 버리고 숙경의 사랑을 독점했을 현이기도 했다.
이 단 한 번의 키스가 숙경의 애정의 전부 ─ 육체까지를 의미하지 않아도 좋았다. 그것이 설사 키스에서 그치는 애정이라는 것을 알았었대도 기뻐서 자기를 바쳤을 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숙경에게 대한 현의 사랑은 반드시 그 대가를 요구한 사랑이 아니었다. 일방적인 애정이었다. 별을 그리는 철없는 소녀의 하염없는 그런 사랑이었다.
그 현이 감히 숙경이에게 손을 내밀었을 리가 없다. 현한테 먼저 손을 내어 준 것은 숙경이었다. 현은 하늘에서 떨어진 별을 받듯 숙경의 손을 받았었다. 손바닥에 놓여진 그 숙경의 손을 현은 그저 바라다보기만 했었다. 감히 쥐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현은 숙경의 의사를 몰랐다. 숙경의 열이 삼십팔도가 넘었을 때였던지라. 열 때문에 그러는 것이려니 했을 뿐이었다. 마침 객혈을 한 뒤이기도 했다. 생명에 대한 위협의 공포가 의사 인 자기한테 구원을 청하는 것이거니 했을 뿐이다.
"선생님, 나 좀 살려주세요!"
이런 애원으로만 해석했었다. 그래서 현은 보고만 있었다. 으 스러지도록 쥐어보고 싶은 손이었다. 말라서 그렇지 여자로서는 큰 편에 속하는 숙경이다. 그러면서도 손과 발은 조그마했다. 정말 귀엽게 생긴 손이었다. 꿈에라도 한 번 만져보고 싶어하던 손이기도 했다. 그 손을 만져볼 용기를 못낸 현이었었다.

구매가격 : 500 원

기우제

도서정보 : 이무영 | 2021-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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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가뭄이 심해서 기우제를 올리기도 했는데 마침 일요일이고 하니 놀러오라는 박 면장의 초청을 받은 배 해군 장교 부처가, 농민 작가니 당신도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권해 왔다.
나도 내 아내를 동반하고 박면 기우제 장소에 이르니 뜻밖에도 논 가운데 있는 우물가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기우제는 대개 산 아니면 천변이었던지라 까닭을 물었더니 박 면장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안에 나오는 사람의 이름은 박 면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위에서와 아래에서 한 자씩 따서 지은 가명이다.

구매가격 : 500 원

굉장씨

도서정보 : 이무영 | 2021-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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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젓한 성명을 가졌건만 누가 어째서 지은지도 모르는 별명이 본명보다도 더 유명한 사람이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한둘씩은 으레껏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 별명이란 대개 흉허물없는 사이거나 희영수를 할 때나 씌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굉장 씨는 특별한 관계나 필요가 없는 사람은 그의 본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정도다. 상·하동 삼백여 호에 굉장으로 통할 뿐만 아니라 삼십리나 떨어져 있는 신읍에서도 구읍(舊邑) 박굉장이라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군수고 서장이고 세무서며 조합, 우편국, 소위 관공서 직원 쳐놓고는 구읍 박굉장 댁에를 안 와본 사람이 없으니까 더 말할 나위도 없지마는 읍내의 웬만한 상점 치부책에도 그는 박굉장으로 적혀 있다. 개중에는 굉장을 본명으로나 아호로 알고 그렇게 부르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만큼 그의 별명은 보편화해버렸다. 여기에는 그 자신이 굉장이란 별명을 시인한 때문도 있을 것이다. 그 자신은 차치하고 가족들까지도 “굉장 댁, 굉장 댁”하고 자기 집을 부르는 일까지도 있는 터다.
굉장 씨의 본명이 무엇인가는 알 필요도 없다. 우리는 다만 그의 별명이 어떻게 해서 생겼던가만 알면 족할 것이다. 대개는 그가 말끝마다 ‘굉장’ 소리를 그야말로 굉장히 해서 굉장 댁이 된 모양으로 알지만(그것도 있지만) 그보다도 그의 집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말버릇도 말버릇이지만 그는 본래 굉장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가장 집물은 더 말할 것도 없지만 몸에 지니는 단장이며 골통대, 심지어 주머니칼까지도 굉장히 부대한 것을 즐긴다. 쇠푼이나 있던 시절의 일이지만 해변으로 통하는 자동차 선로 허가를 맡아가지고 이 구읍으로 낙향을 하더니 멀쩡한 집을 헐어젖히고 가역을 시작했다. 들보는 강원도로, 주추는 서울로, 기와는 수원으로, 미장이는 전라도에서…
이렇게 법석을 댔다. 노인 부모에 친정살이를 하는 딸 모자밖에 없는 단출한 가솔에 삼십여 칸의 그야말로 굉장한 집이다. 사랑채는 부연도 달고 유리분합을 들이고 등나무도 올리고 연못을 파고 석산을 모으고 했다.
집이 덩그라니 완성되어갈 무렵 ― 어떤 날 굉장 씨는 서울 가는 버스 속에서 멀리 들여다보이는 자기 집을 옆 사람한테 가리키며,
“거 뉘 댁인지 참 굉장하게 짓는군. 누군지 거 굉장한 사람인 모양이지요.”
이래서 생긴 ‘굉장’이다. 애들처럼 뻐기고 싶어하는 것이 그의 천성이다. 풍도 치나 희떱기도 하다. 헙헙한 데도 있어 어떤 편이냐면 호인이다.
쥐가 오줌독에 빠져죽은 조그만 사건도 그는 굉장 소리를 늘어놓지 않고는 설명을 못한다. 풍치는 사람이 대개 그렇듯이 말을 해도 몹시 부퍼서 정말 큰 사건을 설명할 때는 말주변은 없는데다가 성미는 급해놓아서 거품만 부걱거린다. 그러고는 그저 굉장 소리만 연성 늘어놓는 것이었다.
― 이 굉장 씨가 정말 굉장한 사건을 맨 처음으로 알았으니 동네가 뒤집힐 밖에 없다. 일본 천황이 항복을 했고, 그보다 더 굉장한 사건은 조선이 독립된 것이다.

구매가격 : 500 원

용자소전

도서정보 : 이무영 | 2021-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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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경구(警句)가 책 속에 씌어 있기나 한 것처럼 초록빛 부사견을 늘인 책장에서 책을 나르기 시작한 후로의 용자는 말이 적어졌다.
원래 말이 적은 아이고 나이보다는 조숙하여서 철학자같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용자라 단 하나뿐인 오랍 동생이면서도 일년 가야 서로 이야기하는 일도 없는 우리 남매였다. 나는 용자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어떠한 취미를 갖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러다가 언젠가 나의 책꽂이에서 하이네니 바이런이니 하는 시집이 없어지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겼는데 그것이 용자가 빼가는 것인 줄을 알고서야 나는 용자가 문학에 취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었다―그러나 웬일인지 그런 후로는 원래 말이 적은 아이기는 하지마는 도통 집안에서도 입을 벌리지 않는다. 낮에는 온종일 병원에 가서 처박혔고 밤에는 일찍 온대야 해가 진 후고 내가 못 보아 그런 게거니쯤 생각하고는 별로 이상히 생각지도 않았다. 그러나 낮이나 밤이나 저 혼자 제 방에서 뒹굴다가 끼니 때나 되어야 안방으로 들어온다는 말을 어머니한테 듣고는, 바이런의 여독인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집에서는 용자를 그렇게 만든 것이 나라고 생각하는 눈치다. 내가 문학서류를 사들이기 때문에―아니 용자를 문학 소녀를 만들기 위해서 저와는 부니가 떨어지는 책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물론 아버지가 그렇게 생각하는 데는 그럼직한 근거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일찍이는 나도 문학 청년이었다. 중학 이학년 때부터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문학서적이면 되는대로 읽고 혹 씁네 하고 원고지 장을 사들인 때도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반대는 졸업기에 와서 더욱 맹렬하였다. 나는 멱살을 잡히듯이 끌리어 의전에 시험을 쳤다. 별로 자신도 없었다. 되면 되고 안 되면 안 되어도 좋다. 아니 안 되는 것이 되레 좋다. 이런 태도로 시험을 친 것이 다행히(지금 생각하면 조금도 다행한 것이 아니었지마는) 패스가 되었다.
이리하여 나와 문학과는 인연이 멀어졌지마는 문학을 그리는 정은 사라질 줄 몰랐다. 피뜩피뜩 신문이나 잡지에서 옛날 동창들의 이름이 발견될 때마다 그지없이 부러운 정을 느끼었다. 멀리 별을 따러 가는 동무들을 저 밑구멍 속에서 바라보는 것 같은 하염없는 심사였다. 나는 실상 조금도 의학에 취미를 느끼지 못하면서도, 너희는 문학이면 나는 의학으로 몸을 세우리라는 엉뚱한 패기로 의학에 몰두하였다.
그러면서도 혹시 장정이나 새뜻한 문학서류가 눈에 뜨이면 자기도 모르게 그것을 샀다. 말하자면 내가 문학서류를 사는 것은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 장서하기 위해서였다. 날로날로 문학적 지반을 닦아가는 동창들에게 자랑하기 위한 책이었다 ―봐라, 내게도 책이 있다. 언제든지 여유만 생기면 나도 너희들만한 지위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자위(自慰) 행동에서 생긴 것이었다.
그렇기에 책을 사다만 놓고 한 권도 통독한 것이 없었다. 시라면 몇 개, 단편이라면 한두 개 틈틈이 ―그것도 시간 보내기 위해서 읽는 정도의 것이었다. 실상은 용자가 내 책상에서 문학서류를 빼다 읽는 것도 작년 봄에야 발견하였다.

구매가격 : 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