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자책
천애폭풍기 제3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육양절맥(六陽絶脈)을 지닌 한 男子
삼음산맥(三陰神脈)을 지닌 한 女子
둘 사이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 등격리(騰格里)의 피를 이은 자가 천하를 얻게 된다.
혈수미교(血須彌敎)에서 천 년 간 이어온 전설.
그 주인공은 누구인가.
천기가 자신을 가리킨다며 중원으로 거보를 내딛는
혈무시교주 탁랍(托拉).
그인가? 아니면 또다른 누가 있는 것인가?
호료범.
그의 탄생은 비극이었다.
변황제일인의 살겁으로 신음하는 중원을 구하기 위해
천리(天理)를 거역하며 태어난 한 아이.
그에게 중원을 맡기며 외롭게 죽어가는 백도의 여덟 기인.
대폭풍탑을 감싼 흑운이 거ㄸ지는 날,
삼십삼 장 높이의 폭풍탑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날,
마풍은 폭풍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맛보기>
* 第1章 변황(邊荒)의 전설(傳說)들
①
서장(西藏).
만 리(里)를 가도 끝이 나지 않는 고원(高原). 그 곳의 하늘은 회색(灰色)이다.
모래 바람이 심하게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끔 바람이 멎으면 하늘은 깨어져 버릴 듯한 푸르름(蒼)으로 서장인들의 눈을 시리게 한다.
그 하늘 아래, 서장인(西藏人)들이 또 하나의 하늘(天)로 삼는 거대한 호수가 있다.
등격리호(騰格里湖).
등격리(騰格里)란 말은 서장 지방의 말로, 뜻은 곧 하늘(天)이다. 중원어로 하자면, 천지(天池)가 바로 등격리호이다.
그 곳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수이다. 그래서 신성(神聖)하고, 신성하기에 신비 속에 묻혔다.
그 곳이 금지(禁地)로 변한 지 어언 일백 년.
그 주위를 돌면 사바세계(裟婆世界)의 모든 번뇌(煩惱)를 잊는다는 전설도 기억 속에서 흐려질 정도가 되었다.
사령소태하(査令簫太河)와 라살하(羅薩河)가 흘러들어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의 호수. 그 곳이 금지(禁地)가 됨은 높고 험한 곳에 위치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거기 가면 죽음(死亡)을 주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혈수미교(血須彌敎).
등격리호가 보다 위대해진 것은, 바로 그들이 거기에 터를 잡았기 때문이다.
서장무림 사상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문파 혈수미교. 그들의 뜻은 곧 서장무림 전체의 뜻이기도 하다.
혈수미교가 누리는 성가는 중원의 소림사(少林寺) 이상이었다. 서장이 두려운 것은 바로 그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중원의 대소림은 군림할 뿐이다. 하나, 혈수미교는 복종을 강요한다. 그들은 피의 율법을 따른다. 그들의 율법을 따르지 않는 자에겐 오로지 죽음뿐이다.
그렇다. 그들은 바로 서장의 가장 위대한 하늘이었다.
구매가격 : 2,000 원
실명마제 제2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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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 천후봉(天吼峰)의 서장(序章)
천후봉(天吼峰).
만학천봉(萬壑千峰)을 굽어보고 서 있는 거대한 암봉(岩峰). 발 아래 수천 수만의 군봉(群峰)을 굽어보고 있는 모습은 유아독존(唯我獨尊)의 경지(境地)에 이르렀으며, 그 빼어난 준엄(峻嚴)과 수려(秀麗)는 세인(世人)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천후봉 정상에 바람이 불면 봉우리 위에서부터 뇌성(雷聲) 같은 부르짖음 소리가 들려온다.
우르르- 우르르릉-.
수천 수만 마리의 뇌룡이 일시에 울부짖는 듯, 가히 세상을 압도할 듯한 장소성(長嘯聲)은 사자후(獅子吼)보다 늠름하고 신마소(神魔嘯)보다 무서운 것이었다.
천후봉 위에 서서 사방(四方)을 바라보면 그 무엇도 거칠 것이 없다.
육합(六合)은 운해(雲海)를 이루고, 발 아래 굴복하고 있는 연봉(蓮峰)은 천자(天子)에게 절을 하는 신하들의 모습마냥 초라해 보인다.
하늘에 닿을 듯 뾰족히 솟아 있는 최고정(最高頂) 위.
휘익-, 사방에서 몰려드는 삭풍(朔風)에 휘감기고 있는 암반(岩盤)의 첨각(尖角) 위에 서서 천하를 굽어보고 서 있는 백의인(白衣人)이 하나 있었다.
약관(弱冠)이 채 되지 않아 보이는 청년이었는데, 칠흙같이 검은 머리카락을 백색 문사건(文士巾)으로 가린 채 첨봉 위에 우뚝 선 모습은 신비감마저 자아내고 있었다.
타인을 압도할 듯 형형한 정광을 뿌려내고 있는 성안(星眼)의 봉목(鳳目)과, 그 위 칼날같이 뻗어 나가고 있는 짙은 눈썹, 꽉 다물어져 있는 도도한 입매무새와 우뚝한 콧날에서는 장부(丈夫)의 당당함은 물론이고 부드러움마저 엿볼 수 있었다.
백의 청년, 그의 두 눈은 지금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
창천(蒼天)에는 구름 한 점(點) 없었다.
탁 튀기면 깨어질 듯 청정(淸淨)한 하늘 위. 검은 점 네 개가 모였다 흩어졌다 하며 푸른 하늘에 호선(弧線)을 긋고 있지 않은가?
천후봉 위에서 오십 장 정도 되는 높이. 가히 신응(神鷹)이라 부를 만한 흑익거응(黑翼巨鷹)의 무리가 표표히 비상(飛翔)하고 있었다. 백의청년은 바로 그 네 마리 신응 무리를 응시하고 있는 중이었다.
"흠, 응비천애(鷹飛天涯)라더니……."
뒷짐을 지고 있는 백의청년의 입매가 기묘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마치 세상을 조롱하는 듯 오만하고 냉막한 미소가 얼굴 가득 번지고 있는 것이다.
'조금만 더 가까이 오너라!'
그의 눈빛 또한 어느새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끼익-, 하늘 위에서부터 날카로운 울음 소리가 울려퍼지더니 네 마리 신응 중 한 마리가 날개를 바짝 세우며 밑을 향해 빠르게 떨어져 내렸다. 곤두박질을 치는 듯한 움직임은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은 빠르기
구매가격 : 2,000 원
백사단 제1권
도서정보 : 사마달, 백창렬 | 1996-09-2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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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악인(惡人)에게
있어 가장 좋은 것은 이 세상에
태어자니 않는 것이다!
밝은 태양 빛을 보지 않는 것이다!
허나 일단 태어났으면 되도록
빨리 명부(冥府)의 문을 지나
깊은 봉분(封墳) 속에 드러눕게
해야하는 것이다!
악(惡)으로 뜻을 세준 자(者),
악(惡)으로 멸(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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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 장 환우금성! 너는 실수한 것이다
1
석양(夕陽).
타는 듯한 황혼이 어느덧 서천(西天)을 핏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수없이 뻗어있는 봉우리들은 무사의 날카로운 병장기처럼 잔뜩 피를 머금었다.
이곳은 대륙십팔만리(大陸十八萬里)에서 손꼽히는 험산(險山) 중 하나인 서천목산(西天目山)이었다.
두두두두두-!
짐승의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깊은 정적 속에서 절봉(絶峰)과 절봉 사이를 가로지르는 아스라한 협곡(峽谷)을 따라 한 대의 사두마차(四頭馬車)가 숨가쁘게 질주했다.
마차의 주위로는 자욱한 흙먼지가 일었다.
"이럇!"
마부석에는 삼십대 초반의 궁장미부인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아리따운 외모와는 달리 미간(眉間)을 내천(川)자로 잔뜩 찌푸린 채 비장한 표정이었다. 또한 가끔씩 초조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런 그녀의 손은 채찍을 힘껏 움켜잡은 채 연신 채찍질을 해대고 있었다.
마차가 그렇게 얼마를 달렸을까?
우우우우우우-!
어디선가 수십 마리의 늑대가 일시에 울어대는 듯한 괴성이 들려오고 있었다.
늑대의 울음소리를 듣는 궁장미부인의 안색은 대변했다.
그녀는 늑대 울음소리의 진원지를 찾기 위해 황망 중에도 사방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돌려진 시야 너머로 까마득히 높은 서천목산의 고봉(高峯)이 보였다.
그런데 그 위에서 한 마리 거대한 늑대가 핏빛 석양을 등진 채 호곡성(號哭聲)을 토하고 있었다.
우우우우우우-!
그것이 신호이기나 하듯 거대한 늑대의 뒤를 이어 사방에서 일제히 늑대들의 호곡성이 토해졌다.
궁장미부인의 아름다운 아미(蛾眉)가 한껏 일그러졌다.
"벌써…… 이곳까지……."
상황은 급박해졌다.
그러나 궁장미부인은 더욱 바쁘게 채찍질을 해댈 뿐 아미를 찌푸린 것 외에 또다른 낭패한 기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이제 서천목산으로 진입했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 그곳까지만 간다면…… 아무리 놈들이라 할지라도 우리를 어쩔 수는 없으리라!'
이때, 고봉 위의 늑대는 마치 사두마차를 감시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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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제3권
도서정보 : 사마달 | 1998-11-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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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디선가 그대의 목을 노리는 열 개의 눈[眼]이 있다.
불변(不變)의 위치인 대자연(大自然) 속에서 희번뜩이는 열 개의
눈, 그것이 지금 피[血]를 머금고 죽음을 찾고 있다.
천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
죽음의 불문율(不文律)로 전해진 그들은 단 열 명.
그러나 그들의 능력에 의심을 갖지 마라.
그대의 목숨이 열 개가 아닌 이상은.
그대는 의심을 갖는 그 순간 열 번의 죽음을 당해야 할 것이다.
― 해월사검녀(海月死劍女).
단 한 번만이라도 그대가 마시고 있는 찻잔에 의심을 가져보라.
해월사검녀의 검은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그대의 목을
노리고 있다.
수중살(水中殺)의 명인(名人).
물이 있는 곳에서라면 그녀의 손에서 펼쳐지는 환상과도 같은 살
예(殺藝)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천하는 그녀를 천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의 일인이라 칭한다.
― 사향풍유(死香風流).
휘이이잉!
바람, 죽음의 잿빛 향기를 담고 불어오는 산득산득한 죽음의 바
람.
간드러진 소슬바람에도, 살랑거리는 춘풍에도, 찢어질 듯한 삭풍
에도, 요요로운 열풍에도 죽음의 손은 도사리고 있다.
사풍(死風), 일명 죽음의 바람.
그 바람의 향기를 느낀 순간 그대는 이미 살아있는 몸이 아니다.
그것이 바로 사향풍유(死香風流)의 손이기 때문이다.
그 또한 천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의 일인임에는 아무도 부정치
않는다.
― 사망검귀(死亡劍鬼).
고즈넉한 달이 밝은 밤에는 섣불리 검을 뽑지 마라.
그것이 승부의 검이라면 더더욱 뽑지 마라.
한 번 잘못 뽑은 검은 그대 생사(生死)를 바꿀 것이다.
천하에서 가장 비정(非情)한 살인객(殺人客).
차디찬 월광(月光) 아래서 얼비치는 죽음을 찾는 그를 혹자는 천
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이라 부른다.
― 백우(白雨).
하얀 비[雨].
하늘이 음울한 잿빛 색깔이고, 한 방울의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자신과 과거(過去)를 돌아보라.
무슨 죄라도 짓지 않았는가를.
만약 무심코 지나친 경미한 죄악(罪惡)이라도 있다면 그대로 죽는
다.
백우(白雨)의 전신에서 소낙비처럼 쏟아지는 구백 구십 구 개의
비도술(飛刀術)의 백우에.
백우 그는 유난히도 죄를 미워한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 또한 천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의 일인이
라는 말이 있다.
― 화밀사도(花密死刀).
꽃, 유난히도 아름답고 붉은, 그래서 피를 보는 듯한 섬칫하고
구매가격 : 2,000 원
풍운대업 제3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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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목숨이 그리워진다면
풍운번주 그를 부르라!
완벽한 살인의 전문가 풍운번주 단마흔,
그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다섯 개의 그림자.
나머지는 사라져야 할 서러운 목숨뿐이다.
다섯 악마의 날개를 달고
무림의 밤을 지배하는 풍운번주.
그는 선혈에 물든 살수와 생명의 성수를 지닌 채
오 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
천룡으로 웅비할 단 하루를 위해서...
내게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단 한 번만이라도 그의 면전에 설 수만 있다면...
실패란 있을 수 없다.
오직 한 번의 기회뿐이다.
밤의 지배자로 다가선 풍운번주 단마흔,
그의 마지막 표적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그의 운명의 여인은?
<맛보기>
* 風… 雲… 그를 부르라!
"그를 부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다른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으나… 역시 이 일을 해낼 사람은 그밖에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풍운번(風雲幡)을 부르셔야 합니다."
어디일까? 자욱한 흑무(黑霧)와 더불어 자무(紫霧)가 흐르고 있다.
목소리는 들리고 있으나 사람의 형상은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속하 이하 십팔 군사(軍師)들이 칠 일간 철야하며 백이십 가지의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내려진 결론입니다!"
자욱한 안개 속, 검은 그림자 하나가 엎드려 있다.
차디찬 안개가 이리저리 흐르고 있으며, 저주보다도 가혹스러운 한기가 뼛골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육면(六面)에 방음장치가 철저하게 되어 있는 장소이다. 이 안이라면 화약(火藥) 백만 관(貫)이 동시에 터져 버린다 하더라도 소리가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으리라.
휘리리리- 링- 휘리리- 링-!
싸늘하고 차가운 귀무(鬼霧) 가운데, 한 명의 노인이 오체투지(五體投地)한 채 말을 하고 있었다.
"본천(本天) 예하(隷下)의 사대살단(四大殺團)은 이미 그 기능이 마비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혈매화(血梅花)와 암향(暗香), 그리고 백화(百花)와 구룡(九龍)의 사대조직으로는 구만 리(里)에 걸쳐 이룩된 방대한 기업(企業)을 지킬 수가 없으며, 최근 들어 빈번해진 지옥마련(地獄魔聯)의 도전을 강하게 응징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으음, 그곳에는 사천이 있다. 그리고 충원이 필요하다 하여 다시 이천을 보냈다. 한데도 하지 못했단 말인가?"
검은 안개 가운데, 한 마리 거대한 코끼리가 엎드려 있듯이 대태사의(大太獅椅)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지
구매가격 : 2,000 원
천애폭풍기 제2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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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양절맥(六陽絶脈)을 지닌 한 男子
삼음산맥(三陰神脈)을 지닌 한 女子
둘 사이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 등격리(騰格里)의 피를 이은 자가 천하를 얻게 된다.
혈수미교(血須彌敎)에서 천 년 간 이어온 전설.
그 주인공은 누구인가.
천기가 자신을 가리킨다며 중원으로 거보를 내딛는
혈무시교주 탁랍(托拉).
그인가? 아니면 또다른 누가 있는 것인가?
호료범.
그의 탄생은 비극이었다.
변황제일인의 살겁으로 신음하는 중원을 구하기 위해
천리(天理)를 거역하며 태어난 한 아이.
그에게 중원을 맡기며 외롭게 죽어가는 백도의 여덟 기인.
대폭풍탑을 감싼 흑운이 거ㄸ지는 날,
삼십삼 장 높이의 폭풍탑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날,
마풍은 폭풍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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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1章 변황(邊荒)의 전설(傳說)들
①
서장(西藏).
만 리(里)를 가도 끝이 나지 않는 고원(高原). 그 곳의 하늘은 회색(灰色)이다.
모래 바람이 심하게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끔 바람이 멎으면 하늘은 깨어져 버릴 듯한 푸르름(蒼)으로 서장인들의 눈을 시리게 한다.
그 하늘 아래, 서장인(西藏人)들이 또 하나의 하늘(天)로 삼는 거대한 호수가 있다.
등격리호(騰格里湖).
등격리(騰格里)란 말은 서장 지방의 말로, 뜻은 곧 하늘(天)이다. 중원어로 하자면, 천지(天池)가 바로 등격리호이다.
그 곳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수이다. 그래서 신성(神聖)하고, 신성하기에 신비 속에 묻혔다.
그 곳이 금지(禁地)로 변한 지 어언 일백 년.
그 주위를 돌면 사바세계(裟婆世界)의 모든 번뇌(煩惱)를 잊는다는 전설도 기억 속에서 흐려질 정도가 되었다.
사령소태하(査令簫太河)와 라살하(羅薩河)가 흘러들어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의 호수. 그 곳이 금지(禁地)가 됨은 높고 험한 곳에 위치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거기 가면 죽음(死亡)을 주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혈수미교(血須彌敎).
등격리호가 보다 위대해진 것은, 바로 그들이 거기에 터를 잡았기 때문이다.
서장무림 사상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문파 혈수미교. 그들의 뜻은 곧 서장무림 전체의 뜻이기도 하다.
혈수미교가 누리는 성가는 중원의 소림사(少林寺) 이상이었다. 서장이 두려운 것은 바로 그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중원의 대소림은 군림할 뿐이다. 하나, 혈수미교는 복종을 강요한다. 그들은 피의 율법을 따른다. 그들의 율법을 따르지 않는 자에겐 오로지 죽음뿐이다.
그렇다. 그들은 바로 서장의 가장 위대한 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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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마제 제1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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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후봉(天吼峰)의 서장(序章)
천후봉(天吼峰).
만학천봉(萬壑千峰)을 굽어보고 서 있는 거대한 암봉(岩峰). 발 아래 수천 수만의 군봉(群峰)을 굽어보고 있는 모습은 유아독존(唯我獨尊)의 경지(境地)에 이르렀으며, 그 빼어난 준엄(峻嚴)과 수려(秀麗)는 세인(世人)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천후봉 정상에 바람이 불면 봉우리 위에서부터 뇌성(雷聲) 같은 부르짖음 소리가 들려온다.
우르르- 우르르릉-.
수천 수만 마리의 뇌룡이 일시에 울부짖는 듯, 가히 세상을 압도할 듯한 장소성(長嘯聲)은 사자후(獅子吼)보다 늠름하고 신마소(神魔嘯)보다 무서운 것이었다.
천후봉 위에 서서 사방(四方)을 바라보면 그 무엇도 거칠 것이 없다.
육합(六合)은 운해(雲海)를 이루고, 발 아래 굴복하고 있는 연봉(蓮峰)은 천자(天子)에게 절을 하는 신하들의 모습마냥 초라해 보인다.
하늘에 닿을 듯 뾰족히 솟아 있는 최고정(最高頂) 위.
휘익-, 사방에서 몰려드는 삭풍(朔風)에 휘감기고 있는 암반(岩盤)의 첨각(尖角) 위에 서서 천하를 굽어보고 서 있는 백의인(白衣人)이 하나 있었다.
약관(弱冠)이 채 되지 않아 보이는 청년이었는데, 칠흙같이 검은 머리카락을 백색 문사건(文士巾)으로 가린 채 첨봉 위에 우뚝 선 모습은 신비감마저 자아내고 있었다.
타인을 압도할 듯 형형한 정광을 뿌려내고 있는 성안(星眼)의 봉목(鳳目)과, 그 위 칼날같이 뻗어 나가고 있는 짙은 눈썹, 꽉 다물어져 있는 도도한 입매무새와 우뚝한 콧날에서는 장부(丈夫)의 당당함은 물론이고 부드러움마저 엿볼 수 있었다.
백의 청년, 그의 두 눈은 지금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
창천(蒼天)에는 구름 한 점(點) 없었다.
탁 튀기면 깨어질 듯 청정(淸淨)한 하늘 위. 검은 점 네 개가 모였다 흩어졌다 하며 푸른 하늘에 호선(弧線)을 긋고 있지 않은가?
천후봉 위에서 오십 장 정도 되는 높이. 가히 신응(神鷹)이라 부를 만한 흑익거응(黑翼巨鷹)의 무리가 표표히 비상(飛翔)하고 있었다. 백의청년은 바로 그 네 마리 신응 무리를 응시하고 있는 중이었다.
"흠, 응비천애(鷹飛天涯)라더니……."
뒷짐을 지고 있는 백의청년의 입매가 기묘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마치 세상을 조롱하는 듯 오만하고 냉막한 미소가 얼굴 가득 번지고 있는 것이다.
'조금만 더 가까이 오너라!'
그의 눈빛 또한 어느새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끼익-, 하늘 위에서부터 날카로운 울음 소리가 울려퍼지더니 네 마리 신응 중 한 마리가 날개를 바짝 세우며 밑을 향해 빠르게 떨어져 내렸다. 곤두박질을 치는 듯한 움직임은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은 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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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디선가 그대의 목을 노리는 열 개의 눈[眼]이 있다.
불변(不變)의 위치인 대자연(大自然) 속에서 희번뜩이는 열 개의
눈, 그것이 지금 피[血]를 머금고 죽음을 찾고 있다.
천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
죽음의 불문율(不文律)로 전해진 그들은 단 열 명.
그러나 그들의 능력에 의심을 갖지 마라.
그대의 목숨이 열 개가 아닌 이상은.
그대는 의심을 갖는 그 순간 열 번의 죽음을 당해야 할 것이다.
― 해월사검녀(海月死劍女).
단 한 번만이라도 그대가 마시고 있는 찻잔에 의심을 가져보라.
해월사검녀의 검은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그대의 목을
노리고 있다.
수중살(水中殺)의 명인(名人).
물이 있는 곳에서라면 그녀의 손에서 펼쳐지는 환상과도 같은 살
예(殺藝)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천하는 그녀를 천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의 일인이라 칭한다.
― 사향풍유(死香風流).
휘이이잉!
바람, 죽음의 잿빛 향기를 담고 불어오는 산득산득한 죽음의 바
람.
간드러진 소슬바람에도, 살랑거리는 춘풍에도, 찢어질 듯한 삭풍
에도, 요요로운 열풍에도 죽음의 손은 도사리고 있다.
사풍(死風), 일명 죽음의 바람.
그 바람의 향기를 느낀 순간 그대는 이미 살아있는 몸이 아니다.
그것이 바로 사향풍유(死香風流)의 손이기 때문이다.
그 또한 천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의 일인임에는 아무도 부정치
않는다.
― 사망검귀(死亡劍鬼).
고즈넉한 달이 밝은 밤에는 섣불리 검을 뽑지 마라.
그것이 승부의 검이라면 더더욱 뽑지 마라.
한 번 잘못 뽑은 검은 그대 생사(生死)를 바꿀 것이다.
천하에서 가장 비정(非情)한 살인객(殺人客).
차디찬 월광(月光) 아래서 얼비치는 죽음을 찾는 그를 혹자는 천
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이라 부른다.
― 백우(白雨).
하얀 비[雨].
하늘이 음울한 잿빛 색깔이고, 한 방울의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자신과 과거(過去)를 돌아보라.
무슨 죄라도 짓지 않았는가를.
만약 무심코 지나친 경미한 죄악(罪惡)이라도 있다면 그대로 죽는
다.
백우(白雨)의 전신에서 소낙비처럼 쏟아지는 구백 구십 구 개의
비도술(飛刀術)의 백우에.
백우 그는 유난히도 죄를 미워한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 또한 천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의 일인이
라는 말이 있다.
― 화밀사도(花密死刀).
꽃, 유난히도 아름답고 붉은, 그래서 피를 보는 듯한 섬칫하고
구매가격 : 2,000 원
풍운대업 제2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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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목숨이 그리워진다면
풍운번주 그를 부르라!
완벽한 살인의 전문가 풍운번주 단마흔,
그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다섯 개의 그림자.
나머지는 사라져야 할 서러운 목숨뿐이다.
다섯 악마의 날개를 달고
무림의 밤을 지배하는 풍운번주.
그는 선혈에 물든 살수와 생명의 성수를 지닌 채
오 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
천룡으로 웅비할 단 하루를 위해서...
내게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단 한 번만이라도 그의 면전에 설 수만 있다면...
실패란 있을 수 없다.
오직 한 번의 기회뿐이다.
밤의 지배자로 다가선 풍운번주 단마흔,
그의 마지막 표적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그의 운명의 여인은?
<맛보기>
* 風… 雲… 그를 부르라!
"그를 부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다른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으나… 역시 이 일을 해낼 사람은 그밖에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풍운번(風雲幡)을 부르셔야 합니다."
어디일까? 자욱한 흑무(黑霧)와 더불어 자무(紫霧)가 흐르고 있다.
목소리는 들리고 있으나 사람의 형상은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속하 이하 십팔 군사(軍師)들이 칠 일간 철야하며 백이십 가지의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내려진 결론입니다!"
자욱한 안개 속, 검은 그림자 하나가 엎드려 있다.
차디찬 안개가 이리저리 흐르고 있으며, 저주보다도 가혹스러운 한기가 뼛골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육면(六面)에 방음장치가 철저하게 되어 있는 장소이다. 이 안이라면 화약(火藥) 백만 관(貫)이 동시에 터져 버린다 하더라도 소리가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으리라.
휘리리리- 링- 휘리리- 링-!
싸늘하고 차가운 귀무(鬼霧) 가운데, 한 명의 노인이 오체투지(五體投地)한 채 말을 하고 있었다.
"본천(本天) 예하(隷下)의 사대살단(四大殺團)은 이미 그 기능이 마비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혈매화(血梅花)와 암향(暗香), 그리고 백화(百花)와 구룡(九龍)의 사대조직으로는 구만 리(里)에 걸쳐 이룩된 방대한 기업(企業)을 지킬 수가 없으며, 최근 들어 빈번해진 지옥마련(地獄魔聯)의 도전을 강하게 응징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으음, 그곳에는 사천이 있다. 그리고 충원이 필요하다 하여 다시 이천을 보냈다. 한데도 하지 못했단 말인가?"
검은 안개 가운데, 한 마리 거대한 코끼리가 엎드려 있듯이 대태사의(大太獅椅)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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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애폭풍기 제1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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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양절맥(六陽絶脈)을 지닌 한 男子
삼음산맥(三陰神脈)을 지닌 한 女子
둘 사이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 등격리(騰格里)의 피를 이은 자가 천하를 얻게 된다.
혈수미교(血須彌敎)에서 천 년 간 이어온 전설.
그 주인공은 누구인가.
천기가 자신을 가리킨다며 중원으로 거보를 내딛는
혈무시교주 탁랍(托拉).
그인가? 아니면 또다른 누가 있는 것인가?
호료범.
그의 탄생은 비극이었다.
변황제일인의 살겁으로 신음하는 중원을 구하기 위해
천리(天理)를 거역하며 태어난 한 아이.
그에게 중원을 맡기며 외롭게 죽어가는 백도의 여덟 기인.
대폭풍탑을 감싼 흑운이 거ㄸ지는 날,
삼십삼 장 높이의 폭풍탑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날,
마풍은 폭풍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맛보기>
* 第1章 변황(邊荒)의 전설(傳說)들
①
서장(西藏).
만 리(里)를 가도 끝이 나지 않는 고원(高原). 그 곳의 하늘은 회색(灰色)이다.
모래 바람이 심하게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끔 바람이 멎으면 하늘은 깨어져 버릴 듯한 푸르름(蒼)으로 서장인들의 눈을 시리게 한다.
그 하늘 아래, 서장인(西藏人)들이 또 하나의 하늘(天)로 삼는 거대한 호수가 있다.
등격리호(騰格里湖).
등격리(騰格里)란 말은 서장 지방의 말로, 뜻은 곧 하늘(天)이다. 중원어로 하자면, 천지(天池)가 바로 등격리호이다.
그 곳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수이다. 그래서 신성(神聖)하고, 신성하기에 신비 속에 묻혔다.
그 곳이 금지(禁地)로 변한 지 어언 일백 년.
그 주위를 돌면 사바세계(裟婆世界)의 모든 번뇌(煩惱)를 잊는다는 전설도 기억 속에서 흐려질 정도가 되었다.
사령소태하(査令簫太河)와 라살하(羅薩河)가 흘러들어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의 호수. 그 곳이 금지(禁地)가 됨은 높고 험한 곳에 위치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거기 가면 죽음(死亡)을 주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혈수미교(血須彌敎).
등격리호가 보다 위대해진 것은, 바로 그들이 거기에 터를 잡았기 때문이다.
서장무림 사상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문파 혈수미교. 그들의 뜻은 곧 서장무림 전체의 뜻이기도 하다.
혈수미교가 누리는 성가는 중원의 소림사(少林寺) 이상이었다. 서장이 두려운 것은 바로 그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중원의 대소림은 군림할 뿐이다. 하나, 혈수미교는 복종을 강요한다. 그들은 피의 율법을 따른다. 그들의 율법을 따르지 않는 자에겐 오로지 죽음뿐이다.
그렇다. 그들은 바로 서장의 가장 위대한 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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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대협 제3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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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와는 상반된 길을 걷는 마도(魔道)!
그곳에 존재하는 것은 파괴뿐이었다. 황금과 색(色), 그리고 패권(覇權)
그 모든 것이 파괴로 이어진다.
그러한 연유로 그것에 머물면 인간이 아니라 마(魔)로
불린다.
핏빛 꿈에 젖어 사는 악(惡)의 씨앗인 그들에게도 한
가지 바라는 일은 있었다.
마도인들이 마지막에 가서 죽는다는 설산(雪山)의 비
밀묘(秘密墓)인 고금대마총(古今大魔塚)!
일컬어 구마루(九魔樓)라 불리는 그곳을 참배하는 일
을 무한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마(魔)의 바람은 영원히 잠들지 않는다. 언제고 번개가 되고 피비(血雨)가 되어 세상을 몰아치리라!
가자, 마도인들이여! 그대들의 핏빛 꿈이 잠들어 있
는 구마루를 향하여!
고금대마총이 깨어지는 날 한 마리 혈붕(血鵬)이 날아
오르며 구주팔황(九州八荒)이 온통 피에 물들리라!
<맛보기>
* 第一幕
백도(白道)와 마도(魔道)!
수천 년 내내 대치한 인간무림계(人間武林界)의 두 흐름.
대체 그것은 무엇인가?
특히 백도는 어떠한 것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 그보다는 차라리 무엇이 백도인가를 말하는 쪽이 쉬울 것이다. 우선 구전(口傳)되거나 비급(秘級)으로 전해지는 절기(絶技)들을 제일 먼저 꼽아야 하리라.
<소림비전(少林秘傳) 금강수미무적신공(金剛須彌無敵神功)>
그것은 이제 세상에서 사라진 광음공공(光陰空空)의 비기(秘技)의 재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오막측한 광세기공(曠世奇功)이었다. 그것은 정종불가무공(正宗佛家武功)의 정화(精華)로 만마(萬魔)가 그 앞에서 멸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무당비전(武當秘傳) 태청보록(太淸寶錄)>
장삼풍(張三豊) 조사(祖師)의 천뢰진경(天雷眞經) 이후 가장 빼어나다는 도가(道家) 최고수법이 바로 그것이었다. 또한 금석(金石)을 두부와도 같이 으스러뜨리는 위력을 지닌 현문선천강기(玄門先天●氣)이기도 했다. 마공(魔功)은 그 푸른빛 기류 아래 여지없이 흐트러지고 마는 것이다.
<전진파(全眞派) 허중쇄월지력(虛中碎月指力)>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는 지공(指功)으로 십 장 밖의 순강(純鋼)에 동전만한 구멍을 뚫는 수법이다. 그것은 마도무림의 호신강기를 산산이 박살낸다.
<사천당가(四川唐家) 만천호접표(滿天蝴蝶飄)>
이것은 절기가 아니라 나비 모양의 암기(暗器)이다. 그러나 지극히 단단한 강철로 만들어진 도검(刀劍)으로도 잘리지 않는다. 게다가 날아드는 만천호접표는 장력으로 물리치려 하면 나선형으로 방향을 틀어 더욱 빨리 들이닥친다.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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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제1권
도서정보 : 사마달 | 1998-11-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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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지금 어디선가 그대의 목을 노리는 열 개의 눈[眼]이 있다.
불변(不變)의 위치인 대자연(大自然) 속에서 희번뜩이는 열 개의
눈, 그것이 지금 피[血]를 머금고 죽음을 찾고 있다.
천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
죽음의 불문율(不文律)로 전해진 그들은 단 열 명.
그러나 그들의 능력에 의심을 갖지 마라.
그대의 목숨이 열 개가 아닌 이상은.
그대는 의심을 갖는 그 순간 열 번의 죽음을 당해야 할 것이다.
― 해월사검녀(海月死劍女).
단 한 번만이라도 그대가 마시고 있는 찻잔에 의심을 가져보라.
해월사검녀의 검은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그대의 목을
노리고 있다.
수중살(水中殺)의 명인(名人).
물이 있는 곳에서라면 그녀의 손에서 펼쳐지는 환상과도 같은 살
예(殺藝)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천하는 그녀를 천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의 일인이라 칭한다.
― 사향풍유(死香風流).
휘이이잉!
바람, 죽음의 잿빛 향기를 담고 불어오는 산득산득한 죽음의 바
람.
간드러진 소슬바람에도, 살랑거리는 춘풍에도, 찢어질 듯한 삭풍
에도, 요요로운 열풍에도 죽음의 손은 도사리고 있다.
사풍(死風), 일명 죽음의 바람.
그 바람의 향기를 느낀 순간 그대는 이미 살아있는 몸이 아니다.
그것이 바로 사향풍유(死香風流)의 손이기 때문이다.
그 또한 천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의 일인임에는 아무도 부정치
않는다.
― 사망검귀(死亡劍鬼).
고즈넉한 달이 밝은 밤에는 섣불리 검을 뽑지 마라.
그것이 승부의 검이라면 더더욱 뽑지 마라.
한 번 잘못 뽑은 검은 그대 생사(生死)를 바꿀 것이다.
천하에서 가장 비정(非情)한 살인객(殺人客).
차디찬 월광(月光) 아래서 얼비치는 죽음을 찾는 그를 혹자는 천
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이라 부른다.
― 백우(白雨).
하얀 비[雨].
하늘이 음울한 잿빛 색깔이고, 한 방울의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자신과 과거(過去)를 돌아보라.
무슨 죄라도 짓지 않았는가를.
만약 무심코 지나친 경미한 죄악(罪惡)이라도 있다면 그대로 죽는
다.
백우(白雨)의 전신에서 소낙비처럼 쏟아지는 구백 구십 구 개의
비도술(飛刀術)의 백우에.
백우 그는 유난히도 죄를 미워한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 또한 천군십예사황(天軍十藝死皇)의 일인이
라는 말이 있다.
― 화밀사도(花密死刀).
꽃, 유난히도 아름답고 붉은, 그래서 피를 보는 듯한 섬칫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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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십지제일신마 제5권
도서정보 : 사마달, 고월 | 1997-03-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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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지직......
심지가 타 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실내가 조금씩 어두
워지기 시작했다.
자미노승은 문득 두 눈에서 하얀 광채를 뿜어내며 엄
숙하게 말했다.
"네가 갈 곳은 구천십지만마전! 너는 소림을 나가는
그 순간부터 천하의 대마황(大魔皇)으로 변신해야 한
다......!"
"......!"
"잔인 무도한...... 그리하여 구천십지제일신마조차도 치
를 떨 만큼 흉악한 대마황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
"...... 그렇게 함으로써 너는...... 구천십지만마전에 들
수 있고...... 그 목적의 달성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
"지난 삼십 년간...... 너를 위해 소림제자 일 백인(一百
人)은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
그 말을 하는 순간 혜인의 손을 움켜 쥔 자미노승의
두 손이 부르르 경련했다.
혜인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를 정시했다.
자미노승은 다시 두 눈을 스르르 감았다.
이어 그는 말할 수 없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말했다.
"혜인...... 너는...... 누구냐......?"
실내가 어두워졌다.
춤추던 유등의 불꽃은 이미 어디에도 없었다.
먹물처럼 번져 오는 어둠 속에서 혜인의 두 뺨에 두
줄기 눈물이 흘러 내렸다.
"사백조님...... 소실봉을 벗어나는 그 순간부터...... 소
림제자 혜인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입
니다......!"
자미노승은 웃었다.
"헛허...... 나 자미성불(紫眉聖佛)...... 이백 년 이상을
살았으나...... 오늘...... 가장 보람되도다......."
혜인은 자미성불의 손에 힘이 풀려 나가는 것을 느끼
자 가슴이 철렁했다.
"사백조님......!"
"석존(釋尊)께서 말씀하셨느니...... 내가 지옥에......
들어가지...... 않으면...... 누가...... 들어가리......."
갑자기 노승의 몸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혜인은 가슴이 철렁했다.
"사백조님!"
"......."
아무 대답이 없다.
"사백조님―!"
침묵은 죽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이므로.
순간 한 소리 격렬한 울부짖음이 혜인의 입술을 꿰뚫
고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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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대업 제1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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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목숨이 그리워진다면 풍운번주 그를 부르라! 구매가격 : 0 원
완벽한 살인의 전문가 풍운번주 단마흔, 그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다섯 개의 그림자.
나머지는 사라져야 할 서러운 목숨뿐이다.
다섯 악마의 날개를 달고 무림의 밤을 지배하는 풍운번주.
그는 선혈에 물든 살수와 생명의 성수를 지닌 채 오 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
천룡으로 웅비할 단 하루를 위해서...
내게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단 한 번만이라도 그의 면전에 설 수만 있다면...
실패란 있을 수 없다.
오직 한 번의 기회뿐이다.
밤의 지배자로 다가선 풍운번주 단마흔,
그의 마지막 표적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그의 운명의 여인은?
<맛보기>
* 風… 雲… 그를 부르라!
"그를 부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다른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으나… 역시 이 일을 해낼 사람은 그밖에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풍운번(風雲幡)을 부르셔야 합니다."
어디일까? 자욱한 흑무(黑霧)와 더불어 자무(紫霧)가 흐르고 있다.
목소리는 들리고 있으나 사람의 형상은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속하 이하 십팔 군사(軍師)들이 칠 일간 철야하며 백이십 가지의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내려진 결론입니다!"
자욱한 안개 속, 검은 그림자 하나가 엎드려 있다.
차디찬 안개가 이리저리 흐르고 있으며, 저주보다도 가혹스러운 한기가 뼛골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육면(六面)에 방음장치가 철저하게 되어 있는 장소이다. 이 안이라면 화약(火藥) 백만 관(貫)이 동시에 터져 버린다 하더라도 소리가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으리라.
휘리리리- 링- 휘리리- 링-!
싸늘하고 차가운 귀무(鬼霧) 가운데, 한 명의 노인이 오체투지(五體投地)한 채 말을 하고 있었다.
"본천(本天) 예하(隷下)의 사대살단(四大殺團)은 이미 그 기능이 마비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혈매화(血梅花)와 암향(暗香), 그리고 백화(百花)와 구룡(九龍)의 사대조직으로는 구만 리(里)에 걸쳐 이룩된 방대한 기업(企業)을 지킬 수가 없으며, 최근 들어 빈번해진 지옥마련(地獄魔聯)의 도전을 강하게 응징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으음, 그곳에는 사천이 있다. 그리고 충원이 필요하다 하여 다시 이천을 보냈다. 한데도 하지 못했단 말인가?"
검은 안개 가운데, 한 마리 거대한 코끼리가 엎드려 있듯이 대태사의(大太獅椅)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지금, 그곳에서 실로 차갑고 강렬한 빛이 폭사되고 있다.
천애기정록 제3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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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천 개의 마불(魔佛)!
일천 개의 연화(蓮花)!
일천 개의 파문(波文)!
배화교에서 전설로 전해지는 한 장의 마불연지도,
그것을 얻는 자는 핏빛 저주와 함께
운명적으로 천하제일인이 된다.
쇠사슬에 묶인 채 심팔 년
유형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십 인의 절대자.
천기(天氣)는 그들을 십만 리 사막 너너
박라탑랍의 대초원으로 인도했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천중문의 구대장문인이 된 운중행.
출신도 이름도 밝혀지지 않은 어머니!
운중행, 그의 탄생은 축복이었을까! 저주였을까!
무림을 일통시키려는 천통회의 마각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고...
벗겨지는 출생의 비밀,
그리고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여인들!
이제 무림의 운명은 그의 손에 달려 있다.
<맛보기>
* 서장(序章)
대사막(大沙漠).
옥문관(玉門關) 너머 파습탁격랍극(巴什托格拉克)을 지나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 모래의 십만 리(里)!
어디를 봐도 끝없이 이어지는 흰 모래.
생명(生命)은 존재할 수 없는, 하늘로부터 버림받은 땅.
휘이이잉-!
한바탕 미친 듯이 불어대는 모래 회오리!
십 리 높이까지 날아오르는 모래 회오리가 극에 달할 때,
"천괴지성(天魁之星)은 천 리 안에 있소. 조금만 더 버팁시다. 보름 안에 천괴지성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거요."
거친 모래 바람에 섞여 창노한 목소리가 들려 온다.
휘휘휘휙-!
하늘과 땅을 잇는 모래 바람 속에서도 생명이 존재한단 말인가?
한 포기의 풀도 한 모금의 물도 허용하지 않는 대사막(大沙漠)!
언제부터인가 이 버려진 죽음의 땅을 통과하는 한 떼의 이인(異人)들이 있었다.
모래 바람과 더불어 거친 음성이 들린다.
"으으… 노부 혼자라면 벌써 도착했으리라… 으드득… 백도(白道)의 말코들하고 같이 가자니 정말 답답하구나!"
"허허, 잠형수라(潛形修羅) 시주는 그리 말하지 마시오. 생사판(生死判) 악대협(岳大俠)은 두 다리가 잘린 상태에서도 지난 십팔 년 동안을 버텨 왔거늘… 아미타불……!"
노승(老僧)의 목소리도 들렸다.
모래 바람 속을 헤치며 길게 한 줄로 서서 걸어가는 열 사람이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은 일 장(丈)이었는데,곧 쓰러질 듯하면서도 정확히 그 간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광풍(狂風) 속을 저토록 힘들게 걸어가는 열 사람의 목적은 무엇일까?
철컥… 철컥……!
걸음을 옮길 때마다 쇠사슬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들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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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와는 상반된 길을 걷는 마도(魔道)!
그곳에 존재하는 것은 파괴뿐이었다. 황금과 색(色), 그리고 패권(覇權)
그 모든 것이 파괴로 이어진다.
그러한 연유로 그것에 머물면 인간이 아니라 마(魔)로
불린다.
핏빛 꿈에 젖어 사는 악(惡)의 씨앗인 그들에게도 한
가지 바라는 일은 있었다.
마도인들이 마지막에 가서 죽는다는 설산(雪山)의 비
밀묘(秘密墓)인 고금대마총(古今大魔塚)!
일컬어 구마루(九魔樓)라 불리는 그곳을 참배하는 일
을 무한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마(魔)의 바람은 영원히 잠들지 않는다. 언제고 번개가 되고 피비(血雨)가 되어 세상을 몰아치리라!
가자, 마도인들이여! 그대들의 핏빛 꿈이 잠들어 있
는 구마루를 향하여!
고금대마총이 깨어지는 날 한 마리 혈붕(血鵬)이 날아
오르며 구주팔황(九州八荒)이 온통 피에 물들리라!
<맛보기>
* 第一幕
백도(白道)와 마도(魔道)!
수천 년 내내 대치한 인간무림계(人間武林界)의 두 흐름.
대체 그것은 무엇인가?
특히 백도는 어떠한 것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 그보다는 차라리 무엇이 백도인가를 말하는 쪽이 쉬울 것이다. 우선 구전(口傳)되거나 비급(秘級)으로 전해지는 절기(絶技)들을 제일 먼저 꼽아야 하리라.
<소림비전(少林秘傳) 금강수미무적신공(金剛須彌無敵神功)>
그것은 이제 세상에서 사라진 광음공공(光陰空空)의 비기(秘技)의 재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오막측한 광세기공(曠世奇功)이었다. 그것은 정종불가무공(正宗佛家武功)의 정화(精華)로 만마(萬魔)가 그 앞에서 멸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무당비전(武當秘傳) 태청보록(太淸寶錄)>
장삼풍(張三豊) 조사(祖師)의 천뢰진경(天雷眞經) 이후 가장 빼어나다는 도가(道家) 최고수법이 바로 그것이었다. 또한 금석(金石)을 두부와도 같이 으스러뜨리는 위력을 지닌 현문선천강기(玄門先天●氣)이기도 했다. 마공(魔功)은 그 푸른빛 기류 아래 여지없이 흐트러지고 마는 것이다.
<전진파(全眞派) 허중쇄월지력(虛中碎月指力)>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는 지공(指功)으로 십 장 밖의 순강(純鋼)에 동전만한 구멍을 뚫는 수법이다. 그것은 마도무림의 호신강기를 산산이 박살낸다.
<사천당가(四川唐家) 만천호접표(滿天蝴蝶飄)>
이것은 절기가 아니라 나비 모양의 암기(暗器)이다. 그러나 지극히 단단한 강철로 만들어진 도검(刀劍)으로도 잘리지 않는다. 게다가 날아드는 만천호접표는 장력으로 물리치려 하면 나선형으로 방향을 틀어 더욱 빨리 들이닥친다.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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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객단 제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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序章 1 그 해 구월(九月)
①
구월(九月)의 하늘에는 편월(片月)이 비수(匕首) 마냥 박히어 있었다.
새북(塞北)의 하늘빛은 흐릿하기만 하였고, 당장이라도 비가 퍼부어질 듯했다.
노장군(老將軍)은 전포(戰袍)를 걸친 채 뒷짐을 지고 서서 창을 통해 자야(子夜)의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는 살아야 한다. 너마저 자결(自決)할 필요는 없다."
산(山)처럼 굳강해 보이는 노장군.
그는 입가에 가는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아비의 목숨일 뿐이다. 그들은 너마저 죽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옥성(玉星), 너는 살아야 한다. 아비를 따라 죽는다는 것은 장렬(壯烈)한 행동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비겁한 일이다. 명분(名分) 없는 죽음은 비겁한 죽음에 불과하다."
그의 목소리가 여운을 남길 때.
이제까지 그의 목소리를 묵묵히 듣고 있던 십칠 세 소년 하나가 천천히 고개를 쳐들며 이렇게 되물었다.
"구룡장군부(九龍將軍府)를 떠날 수는 없습니다. 황도(皇都) 임안부(臨安府)를 떠난 금군추밀부(禁軍樞密府)의 사자(使者)가 와서 아버님의 수급(首級)을 자르고자 하거늘, 어이해 소자가 이 곳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물에 잠긴 별처럼, 소년의 두 눈에서는 흐릿하면서도 너무나도 총명한 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서기처럼 흰 피부에 이월(二月)의 꽃처럼 붉은 입술이다.
나이 열다섯 정도.
너무나도 아름답게 생긴 미소년인데, 머리카락을 풀어 어깨 위로 흩트리고 있는지라 상당히 초췌해 보였다.
"어이해 제가 비겁자로 살아야 한단 말씀이십니까? 아버님을 죽게 하는 자가 복수(復讐)하지 못할 제황(帝皇)이기 때문입니까?"
"그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하나, 꼭 그것만은 아니다."
"그럼 어이해……?"
"너는 큰 그릇이 될 천하재목(天下才木)이다. 너는 천하에 다시 없는 영재(英才)이다. 그러하기에 너는 살아남아 천하에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너는 아직 세월(歲月)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나이이다. 네가 죽을 필요는 없다."
대장군 뇌군평(雷君平).
백만대군(百萬大軍)의 총수(總帥)로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이끌고 변황(邊荒)을 토벌했던 인물이다.
뇌군평이 옥관(玉關) 일대를 지키기 위해 구룡장군부(九龍將軍府)에 머문 지 어언 이십 년이다.
지난 이십 년 내내 중원의 푸른 하늘을 그리워했던 대장군.
그는 이 밤이 자신의 인생 가운데 마지막 밤이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담대한 자세를 유지했다.
"그래, 너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나이다. 황실(皇室)의 음모로 인해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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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야혈천록 제3권
도서정보 : 사마달 | 1999-09-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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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大殿).
사방 이십여 장에 이르는 대전에는 별다른 장식이 없다. 넓은 지하대전 중앙에 자단목(紫檀木)으로 만들어진 팔각(八角)의 탁자가 하나 있을 뿐이다. 그 외에는 별다른 물건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하늘로 비상하는 용(龍)이 수놓아진 황금빛 천이 깔린 좌측 벽면의 태사의 하나와, 그 태사의 전면 커다란 벽에 걸린 천하전도(天下全圖)였다.
대전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천장에 박힌 어린아이 주먹만한 야명주(夜明珠) 하나만이 대전을 밝히고 있어 조금 어스름한 빛만이 대전을 밝히고 있었다.
용이 수놓아진 황금빛 천의 태사의에는 한 인물이 조용하게 앉아 있었다.
이십대 중반의 나이로 보이는 기품 있는 자의(紫衣)청년이었다. 허나 청년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그의 나이를 도저히 종잡을 수 없을 것이다.
청년은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음의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또 어떻게 보면 삼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원숙함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을 특징짓게 만드는 것은 청년의 전신에서 흐르는 기이한 기도(氣道)였다.
청년은 묘한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다.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도 하늘의 무한한 창공을 바라보는 듯한 기운이었으며, 온화한 얼굴 속에 담긴 부드러움은 은연중에 보는 이를 압도할 정도의 기이한 기운이었다.
그것은 제왕(帝王)의 기도였다.
태사의에 앉은 이가 누구이길래 제왕의 기도를 보이고 있단 말인가.
청년의 시선은 천하전도에 가 있었다. 허나 달리 보면 지도를 보고 있는 것 같지 않게 그의 두 눈에서 방향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담사우(覃獅宇) 장군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문득 대전의 한쪽에서 하나의 음성이 들려왔다. 전혀 아무런 감정이 담겨 있지 않은 무색(無色)의 음성이었으며, 성별이나 나이조차 분간하기 힘든 그런 음성이었다.
대전에는 태사의에 앉은 청년 혼자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태사의 뒤, 희끄무레한 인영이 하나 자리하고 있었다.
그다지 밝지 않은 대전의 어스름한 어둠과 동화되듯 태사의 뒤에 서 있는 인물, 검은 색 장포를 걸친 사십대의 중년인이었다.
오관이 뚜렷한 얼굴을 지니고 있으나, 들려온 음성만큼이나 표정이 없는 얼굴이라 그런지 조금은 차가운 듯한 얼굴이었다.
언제라도 거기에 있었던 듯한 그는 두 손을 장포에 넣고 약간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검은 색 장포의 중년인의 말에 태사의에 앉은 청년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단지 청년의 두 눈 속에서 미미한 빛이 뿌려졌을 뿐이었다.
"담사우 장군은 마지막까지 본 대명에 대항하던 북원(北元)의 마지막 잔존 세력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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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애기정록 제2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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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천 개의 마불(魔佛)!
일천 개의 연화(蓮花)!
일천 개의 파문(波文)!
배화교에서 전설로 전해지는 한 장의 마불연지도,
그것을 얻는 자는 핏빛 저주와 함께
운명적으로 천하제일인이 된다.
쇠사슬에 묶인 채 심팔 년
유형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십 인의 절대자.
천기(天氣)는 그들을 십만 리 사막 너너
박라탑랍의 대초원으로 인도했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천중문의 구대장문인이 된 운중행.
출신도 이름도 밝혀지지 않은 어머니!
운중행, 그의 탄생은 축복이었을까! 저주였을까!
무림을 일통시키려는 천통회의 마각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고...
벗겨지는 출생의 비밀,
그리고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여인들!
이제 무림의 운명은 그의 손에 달려 있다.
<맛보기>
* 서장(序章)
대사막(大沙漠).
옥문관(玉門關) 너머 파습탁격랍극(巴什托格拉克)을 지나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 모래의 십만 리(里)!
어디를 봐도 끝없이 이어지는 흰 모래.
생명(生命)은 존재할 수 없는, 하늘로부터 버림받은 땅.
휘이이잉-!
한바탕 미친 듯이 불어대는 모래 회오리!
십 리 높이까지 날아오르는 모래 회오리가 극에 달할 때,
"천괴지성(天魁之星)은 천 리 안에 있소. 조금만 더 버팁시다. 보름 안에 천괴지성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거요."
거친 모래 바람에 섞여 창노한 목소리가 들려 온다.
휘휘휘휙-!
하늘과 땅을 잇는 모래 바람 속에서도 생명이 존재한단 말인가?
한 포기의 풀도 한 모금의 물도 허용하지 않는 대사막(大沙漠)!
언제부터인가 이 버려진 죽음의 땅을 통과하는 한 떼의 이인(異人)들이 있었다.
모래 바람과 더불어 거친 음성이 들린다.
"으으… 노부 혼자라면 벌써 도착했으리라… 으드득… 백도(白道)의 말코들하고 같이 가자니 정말 답답하구나!"
"허허, 잠형수라(潛形修羅) 시주는 그리 말하지 마시오. 생사판(生死判) 악대협(岳大俠)은 두 다리가 잘린 상태에서도 지난 십팔 년 동안을 버텨 왔거늘… 아미타불……!"
노승(老僧)의 목소리도 들렸다.
모래 바람 속을 헤치며 길게 한 줄로 서서 걸어가는 열 사람이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은 일 장(丈)이었는데,곧 쓰러질 듯하면서도 정확히 그 간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광풍(狂風) 속을 저토록 힘들게 걸어가는 열 사람의 목적은 무엇일까?
철컥… 철컥……!
걸음을 옮길 때마다 쇠사슬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들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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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대협 제1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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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와는 상반된 길을 걷는 마도(魔道)!
그곳에 존재하는 것은 파괴뿐이었다. 황금과 색(色), 그리고 패권(覇權)
그 모든 것이 파괴로 이어진다.
그러한 연유로 그것에 머물면 인간이 아니라 마(魔)로
불린다.
핏빛 꿈에 젖어 사는 악(惡)의 씨앗인 그들에게도 한
가지 바라는 일은 있었다.
마도인들이 마지막에 가서 죽는다는 설산(雪山)의 비
밀묘(秘密墓)인 고금대마총(古今大魔塚)!
일컬어 구마루(九魔樓)라 불리는 그곳을 참배하는 일
을 무한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마(魔)의 바람은 영원히 잠들지 않는다. 언제고 번개가 되고 피비(血雨)가 되어 세상을 몰아치리라!
가자, 마도인들이여! 그대들의 핏빛 꿈이 잠들어 있
는 구마루를 향하여!
고금대마총이 깨어지는 날 한 마리 혈붕(血鵬)이 날아
오르며 구주팔황(九州八荒)이 온통 피에 물들리라!
<맛보기>
* 第一幕
백도(白道)와 마도(魔道)!
수천 년 내내 대치한 인간무림계(人間武林界)의 두 흐름.
대체 그것은 무엇인가?
특히 백도는 어떠한 것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 그보다는 차라리 무엇이 백도인가를 말하는 쪽이 쉬울 것이다. 우선 구전(口傳)되거나 비급(秘級)으로 전해지는 절기(絶技)들을 제일 먼저 꼽아야 하리라.
<소림비전(少林秘傳) 금강수미무적신공(金剛須彌無敵神功)>
그것은 이제 세상에서 사라진 광음공공(光陰空空)의 비기(秘技)의 재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오막측한 광세기공(曠世奇功)이었다. 그것은 정종불가무공(正宗佛家武功)의 정화(精華)로 만마(萬魔)가 그 앞에서 멸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무당비전(武當秘傳) 태청보록(太淸寶錄)>
장삼풍(張三豊) 조사(祖師)의 천뢰진경(天雷眞經) 이후 가장 빼어나다는 도가(道家) 최고수법이 바로 그것이었다. 또한 금석(金石)을 두부와도 같이 으스러뜨리는 위력을 지닌 현문선천강기(玄門先天●氣)이기도 했다. 마공(魔功)은 그 푸른빛 기류 아래 여지없이 흐트러지고 마는 것이다.
<전진파(全眞派) 허중쇄월지력(虛中碎月指力)>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는 지공(指功)으로 십 장 밖의 순강(純鋼)에 동전만한 구멍을 뚫는 수법이다. 그것은 마도무림의 호신강기를 산산이 박살낸다.
<사천당가(四川唐家) 만천호접표(滿天蝴蝶飄)>
이것은 절기가 아니라 나비 모양의 암기(暗器)이다. 그러나 지극히 단단한 강철로 만들어진 도검(刀劍)으로도 잘리지 않는다. 게다가 날아드는 만천호접표는 장력으로 물리치려 하면 나선형으로 방향을 틀어 더욱 빨리 들이닥친다.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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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면서생 일대기 6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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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해친 자가 누구이던 간에 나 곽자의의 손으로 죽음을 안겨줄 것이다!
곽자의는 단검을 그대로 책상 위에 꽂았다. 핑! 하며 단검이 떨려오는 진동이 곽자의의 내부에 감동, 흥분 그리고 두려움과 원한이 교차된 어떤 답답한 파문을 만들었다.
왠지 아버지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자 도저히 마음이 떨려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게다가 복수하겠다는 열의는 한층 더 깊어져 지금 당장이라도 무공수련법을 익히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도 종연의 거처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라고 곽자의는 스스로의 행동에 그럴싸한 사유를 붙였다.
선뜻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밖에 서 있는 곽자의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문을 두드리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던 것이다.
몇 번 헛기침을 하며 만약 그녀가 잠들어 있지 않다면 그 소리를 듣고 나와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며 종연이 나왔다.
아, 종연 소저. 밤이 야심한데 아직 안 자고 있었소?
말하면서도 자신이 매우 뻔뻔스럽다고 곽자의는 생각했다.
곽공자,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이세요?
답답해서 바람 좀 쐬던 중이었소. 아, 운기조식 한다던 걸 방해한 건……?
그건 아까 끝냈어요.
대꾸하며 종연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곽자의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매우 기쁘긴 한데 막상 야심한 밤에 나눌 만한 대화가 떠오르지 않아 헛기침을 했다.
여름밤엔 모기가 많은데 물리진 않았소?
괜찮아요. 아까 가솔 한 분이 오셔서 약초를 한 줌 태워놓고 가셨어요. 그 향내가 아직도 방안에 퍼져 있어요.
그렇군요! 그… 그렇담… 쉬시구려!
연실 헛기침을 하며 사라지는 곽자의의 표정에는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대화를 나누고 싶어 잠 못 자고 이곳까지 달려와서는 결국 그냥 돌아서는 중이었던 것이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종연의 표정에도 어떤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습기가 어려 있는 여름밤의 공기가 붉어진 얼굴에 닿았다.
아, 저……!
그녀의 음성이 너무 작아서 듣지 못했는지 여전히 그의 몸은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곽공자.
그녀는 용기를 내어 큰 소리로 그를 불렀다.
왜… 왜 그러시오?
곽자의는 황급히 돌아섰다. 사라졌던 빛이 갑자기 그의 얼굴에서 퍼지는 듯했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뭘 그런 걸… 모름지기 의를 아는 사내라면 누구나 당연히 그러했을 겁니다.
되려 쑥스러워 하는 그의 얼굴 위로 종연의 다정한 눈빛이 닿았다.
아뇨. 남을 위해 아무런 사심도 없이 목숨을 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요. 의와 협을 중시하는 강호인들도 위기 앞에선 공자처럼 초연하지 못하답니다. 나는 지금껏 그런 것만 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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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객단 제2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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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序章 1 그 해 구월(九月)
①
구월(九月)의 하늘에는 편월(片月)이 비수(匕首) 마냥 박히어 있었다.
새북(塞北)의 하늘빛은 흐릿하기만 하였고, 당장이라도 비가 퍼부어질 듯했다.
노장군(老將軍)은 전포(戰袍)를 걸친 채 뒷짐을 지고 서서 창을 통해 자야(子夜)의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는 살아야 한다. 너마저 자결(自決)할 필요는 없다."
산(山)처럼 굳강해 보이는 노장군.
그는 입가에 가는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아비의 목숨일 뿐이다. 그들은 너마저 죽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옥성(玉星), 너는 살아야 한다. 아비를 따라 죽는다는 것은 장렬(壯烈)한 행동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비겁한 일이다. 명분(名分) 없는 죽음은 비겁한 죽음에 불과하다."
그의 목소리가 여운을 남길 때.
이제까지 그의 목소리를 묵묵히 듣고 있던 십칠 세 소년 하나가 천천히 고개를 쳐들며 이렇게 되물었다.
"구룡장군부(九龍將軍府)를 떠날 수는 없습니다. 황도(皇都) 임안부(臨安府)를 떠난 금군추밀부(禁軍樞密府)의 사자(使者)가 와서 아버님의 수급(首級)을 자르고자 하거늘, 어이해 소자가 이 곳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물에 잠긴 별처럼, 소년의 두 눈에서는 흐릿하면서도 너무나도 총명한 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서기처럼 흰 피부에 이월(二月)의 꽃처럼 붉은 입술이다.
나이 열다섯 정도.
너무나도 아름답게 생긴 미소년인데, 머리카락을 풀어 어깨 위로 흩트리고 있는지라 상당히 초췌해 보였다.
"어이해 제가 비겁자로 살아야 한단 말씀이십니까? 아버님을 죽게 하는 자가 복수(復讐)하지 못할 제황(帝皇)이기 때문입니까?"
"그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하나, 꼭 그것만은 아니다."
"그럼 어이해……?"
"너는 큰 그릇이 될 천하재목(天下才木)이다. 너는 천하에 다시 없는 영재(英才)이다. 그러하기에 너는 살아남아 천하에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너는 아직 세월(歲月)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나이이다. 네가 죽을 필요는 없다."
대장군 뇌군평(雷君平).
백만대군(百萬大軍)의 총수(總帥)로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이끌고 변황(邊荒)을 토벌했던 인물이다.
뇌군평이 옥관(玉關) 일대를 지키기 위해 구룡장군부(九龍將軍府)에 머문 지 어언 이십 년이다.
지난 이십 년 내내 중원의 푸른 하늘을 그리워했던 대장군.
그는 이 밤이 자신의 인생 가운데 마지막 밤이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담대한 자세를 유지했다.
"그래, 너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나이다. 황실(皇室)의 음모로 인해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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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야혈천록 제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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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大殿).
사방 이십여 장에 이르는 대전에는 별다른 장식이 없다. 넓은 지하대전 중앙에 자단목(紫檀木)으로 만들어진 팔각(八角)의 탁자가 하나 있을 뿐이다. 그 외에는 별다른 물건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하늘로 비상하는 용(龍)이 수놓아진 황금빛 천이 깔린 좌측 벽면의 태사의 하나와, 그 태사의 전면 커다란 벽에 걸린 천하전도(天下全圖)였다.
대전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천장에 박힌 어린아이 주먹만한 야명주(夜明珠) 하나만이 대전을 밝히고 있어 조금 어스름한 빛만이 대전을 밝히고 있었다.
용이 수놓아진 황금빛 천의 태사의에는 한 인물이 조용하게 앉아 있었다.
이십대 중반의 나이로 보이는 기품 있는 자의(紫衣)청년이었다. 허나 청년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그의 나이를 도저히 종잡을 수 없을 것이다.
청년은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음의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또 어떻게 보면 삼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원숙함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을 특징짓게 만드는 것은 청년의 전신에서 흐르는 기이한 기도(氣道)였다.
청년은 묘한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다.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도 하늘의 무한한 창공을 바라보는 듯한 기운이었으며, 온화한 얼굴 속에 담긴 부드러움은 은연중에 보는 이를 압도할 정도의 기이한 기운이었다.
그것은 제왕(帝王)의 기도였다.
태사의에 앉은 이가 누구이길래 제왕의 기도를 보이고 있단 말인가.
청년의 시선은 천하전도에 가 있었다. 허나 달리 보면 지도를 보고 있는 것 같지 않게 그의 두 눈에서 방향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담사우(覃獅宇) 장군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문득 대전의 한쪽에서 하나의 음성이 들려왔다. 전혀 아무런 감정이 담겨 있지 않은 무색(無色)의 음성이었으며, 성별이나 나이조차 분간하기 힘든 그런 음성이었다.
대전에는 태사의에 앉은 청년 혼자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태사의 뒤, 희끄무레한 인영이 하나 자리하고 있었다.
그다지 밝지 않은 대전의 어스름한 어둠과 동화되듯 태사의 뒤에 서 있는 인물, 검은 색 장포를 걸친 사십대의 중년인이었다.
오관이 뚜렷한 얼굴을 지니고 있으나, 들려온 음성만큼이나 표정이 없는 얼굴이라 그런지 조금은 차가운 듯한 얼굴이었다.
언제라도 거기에 있었던 듯한 그는 두 손을 장포에 넣고 약간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검은 색 장포의 중년인의 말에 태사의에 앉은 청년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단지 청년의 두 눈 속에서 미미한 빛이 뿌려졌을 뿐이었다.
"담사우 장군은 마지막까지 본 대명에 대항하던 북원(北元)의 마지막 잔존 세력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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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천 개의 마불(魔佛)!
일천 개의 연화(蓮花)!
일천 개의 파문(波文)!
배화교에서 전설로 전해지는 한 장의 마불연지도,
그것을 얻는 자는 핏빛 저주와 함께
운명적으로 천하제일인이 된다.
쇠사슬에 묶인 채 심팔 년
유형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십 인의 절대자.
천기(天氣)는 그들을 십만 리 사막 너너
박라탑랍의 대초원으로 인도했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천중문의 구대장문인이 된 운중행.
출신도 이름도 밝혀지지 않은 어머니!
운중행, 그의 탄생은 축복이었을까! 저주였을까!
무림을 일통시키려는 천통회의 마각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고...
벗겨지는 출생의 비밀,
그리고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여인들!
이제 무림의 운명은 그의 손에 달려 있다.
<맛보기>
* 서장(序章)
대사막(大沙漠).
옥문관(玉門關) 너머 파습탁격랍극(巴什托格拉克)을 지나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 모래의 십만 리(里)!
어디를 봐도 끝없이 이어지는 흰 모래.
생명(生命)은 존재할 수 없는, 하늘로부터 버림받은 땅.
휘이이잉-!
한바탕 미친 듯이 불어대는 모래 회오리!
십 리 높이까지 날아오르는 모래 회오리가 극에 달할 때,
"천괴지성(天魁之星)은 천 리 안에 있소. 조금만 더 버팁시다. 보름 안에 천괴지성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거요."
거친 모래 바람에 섞여 창노한 목소리가 들려 온다.
휘휘휘휙-!
하늘과 땅을 잇는 모래 바람 속에서도 생명이 존재한단 말인가?
한 포기의 풀도 한 모금의 물도 허용하지 않는 대사막(大沙漠)!
언제부터인가 이 버려진 죽음의 땅을 통과하는 한 떼의 이인(異人)들이 있었다.
모래 바람과 더불어 거친 음성이 들린다.
"으으… 노부 혼자라면 벌써 도착했으리라… 으드득… 백도(白道)의 말코들하고 같이 가자니 정말 답답하구나!"
"허허, 잠형수라(潛形修羅) 시주는 그리 말하지 마시오. 생사판(生死判) 악대협(岳大俠)은 두 다리가 잘린 상태에서도 지난 십팔 년 동안을 버텨 왔거늘… 아미타불……!"
노승(老僧)의 목소리도 들렸다.
모래 바람 속을 헤치며 길게 한 줄로 서서 걸어가는 열 사람이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은 일 장(丈)이었는데,곧 쓰러질 듯하면서도 정확히 그 간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광풍(狂風) 속을 저토록 힘들게 걸어가는 열 사람의 목적은 무엇일까?
철컥… 철컥……!
걸음을 옮길 때마다 쇠사슬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들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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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해친 자가 누구이던 간에 나 곽자의의 손으로 죽음을 안겨줄 것이다!
곽자의는 단검을 그대로 책상 위에 꽂았다. 핑! 하며 단검이 떨려오는 진동이 곽자의의 내부에 감동, 흥분 그리고 두려움과 원한이 교차된 어떤 답답한 파문을 만들었다.
왠지 아버지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자 도저히 마음이 떨려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게다가 복수하겠다는 열의는 한층 더 깊어져 지금 당장이라도 무공수련법을 익히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도 종연의 거처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라고 곽자의는 스스로의 행동에 그럴싸한 사유를 붙였다.
선뜻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밖에 서 있는 곽자의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문을 두드리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던 것이다.
몇 번 헛기침을 하며 만약 그녀가 잠들어 있지 않다면 그 소리를 듣고 나와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며 종연이 나왔다.
아, 종연 소저. 밤이 야심한데 아직 안 자고 있었소?
말하면서도 자신이 매우 뻔뻔스럽다고 곽자의는 생각했다.
곽공자,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이세요?
답답해서 바람 좀 쐬던 중이었소. 아, 운기조식 한다던 걸 방해한 건……?
그건 아까 끝냈어요.
대꾸하며 종연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곽자의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매우 기쁘긴 한데 막상 야심한 밤에 나눌 만한 대화가 떠오르지 않아 헛기침을 했다.
여름밤엔 모기가 많은데 물리진 않았소?
괜찮아요. 아까 가솔 한 분이 오셔서 약초를 한 줌 태워놓고 가셨어요. 그 향내가 아직도 방안에 퍼져 있어요.
그렇군요! 그… 그렇담… 쉬시구려!
연실 헛기침을 하며 사라지는 곽자의의 표정에는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대화를 나누고 싶어 잠 못 자고 이곳까지 달려와서는 결국 그냥 돌아서는 중이었던 것이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종연의 표정에도 어떤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습기가 어려 있는 여름밤의 공기가 붉어진 얼굴에 닿았다.
아, 저……!
그녀의 음성이 너무 작아서 듣지 못했는지 여전히 그의 몸은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곽공자.
그녀는 용기를 내어 큰 소리로 그를 불렀다.
왜… 왜 그러시오?
곽자의는 황급히 돌아섰다. 사라졌던 빛이 갑자기 그의 얼굴에서 퍼지는 듯했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뭘 그런 걸… 모름지기 의를 아는 사내라면 누구나 당연히 그러했을 겁니다.
되려 쑥스러워 하는 그의 얼굴 위로 종연의 다정한 눈빛이 닿았다.
아뇨. 남을 위해 아무런 사심도 없이 목숨을 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요. 의와 협을 중시하는 강호인들도 위기 앞에선 공자처럼 초연하지 못하답니다. 나는 지금껏 그런 것만 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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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객단 제1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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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序章 1 그 해 구월(九月)
①
구월(九月)의 하늘에는 편월(片月)이 비수(匕首) 마냥 박히어 있었다.
새북(塞北)의 하늘빛은 흐릿하기만 하였고, 당장이라도 비가 퍼부어질 듯했다.
노장군(老將軍)은 전포(戰袍)를 걸친 채 뒷짐을 지고 서서 창을 통해 자야(子夜)의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는 살아야 한다. 너마저 자결(自決)할 필요는 없다."
산(山)처럼 굳강해 보이는 노장군.
그는 입가에 가는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아비의 목숨일 뿐이다. 그들은 너마저 죽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옥성(玉星), 너는 살아야 한다. 아비를 따라 죽는다는 것은 장렬(壯烈)한 행동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비겁한 일이다. 명분(名分) 없는 죽음은 비겁한 죽음에 불과하다."
그의 목소리가 여운을 남길 때.
이제까지 그의 목소리를 묵묵히 듣고 있던 십칠 세 소년 하나가 천천히 고개를 쳐들며 이렇게 되물었다.
"구룡장군부(九龍將軍府)를 떠날 수는 없습니다. 황도(皇都) 임안부(臨安府)를 떠난 금군추밀부(禁軍樞密府)의 사자(使者)가 와서 아버님의 수급(首級)을 자르고자 하거늘, 어이해 소자가 이 곳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물에 잠긴 별처럼, 소년의 두 눈에서는 흐릿하면서도 너무나도 총명한 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서기처럼 흰 피부에 이월(二月)의 꽃처럼 붉은 입술이다.
나이 열다섯 정도.
너무나도 아름답게 생긴 미소년인데, 머리카락을 풀어 어깨 위로 흩트리고 있는지라 상당히 초췌해 보였다.
"어이해 제가 비겁자로 살아야 한단 말씀이십니까? 아버님을 죽게 하는 자가 복수(復讐)하지 못할 제황(帝皇)이기 때문입니까?"
"그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하나, 꼭 그것만은 아니다."
"그럼 어이해……?"
"너는 큰 그릇이 될 천하재목(天下才木)이다. 너는 천하에 다시 없는 영재(英才)이다. 그러하기에 너는 살아남아 천하에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너는 아직 세월(歲月)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나이이다. 네가 죽을 필요는 없다."
대장군 뇌군평(雷君平).
백만대군(百萬大軍)의 총수(總帥)로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이끌고 변황(邊荒)을 토벌했던 인물이다.
뇌군평이 옥관(玉關) 일대를 지키기 위해 구룡장군부(九龍將軍府)에 머문 지 어언 이십 년이다.
지난 이십 년 내내 중원의 푸른 하늘을 그리워했던 대장군.
그는 이 밤이 자신의 인생 가운데 마지막 밤이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담대한 자세를 유지했다.
"그래, 너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나이다. 황실(皇室)의 음모로 인해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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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야혈천록 제1권
도서정보 : 사마달 | 1999-09-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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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大殿).
사방 이십여 장에 이르는 대전에는 별다른 장식이 없다. 넓은 지하대전 중앙에 자단목(紫檀木)으로 만들어진 팔각(八角)의 탁자가 하나 있을 뿐이다. 그 외에는 별다른 물건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하늘로 비상하는 용(龍)이 수놓아진 황금빛 천이 깔린 좌측 벽면의 태사의 하나와, 그 태사의 전면 커다란 벽에 걸린 천하전도(天下全圖)였다.
대전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천장에 박힌 어린아이 주먹만한 야명주(夜明珠) 하나만이 대전을 밝히고 있어 조금 어스름한 빛만이 대전을 밝히고 있었다.
용이 수놓아진 황금빛 천의 태사의에는 한 인물이 조용하게 앉아 있었다.
이십대 중반의 나이로 보이는 기품 있는 자의(紫衣)청년이었다. 허나 청년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그의 나이를 도저히 종잡을 수 없을 것이다.
청년은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음의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또 어떻게 보면 삼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원숙함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을 특징짓게 만드는 것은 청년의 전신에서 흐르는 기이한 기도(氣道)였다.
청년은 묘한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다.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도 하늘의 무한한 창공을 바라보는 듯한 기운이었으며, 온화한 얼굴 속에 담긴 부드러움은 은연중에 보는 이를 압도할 정도의 기이한 기운이었다.
그것은 제왕(帝王)의 기도였다.
태사의에 앉은 이가 누구이길래 제왕의 기도를 보이고 있단 말인가.
청년의 시선은 천하전도에 가 있었다. 허나 달리 보면 지도를 보고 있는 것 같지 않게 그의 두 눈에서 방향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담사우(覃獅宇) 장군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문득 대전의 한쪽에서 하나의 음성이 들려왔다. 전혀 아무런 감정이 담겨 있지 않은 무색(無色)의 음성이었으며, 성별이나 나이조차 분간하기 힘든 그런 음성이었다.
대전에는 태사의에 앉은 청년 혼자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태사의 뒤, 희끄무레한 인영이 하나 자리하고 있었다.
그다지 밝지 않은 대전의 어스름한 어둠과 동화되듯 태사의 뒤에 서 있는 인물, 검은 색 장포를 걸친 사십대의 중년인이었다.
오관이 뚜렷한 얼굴을 지니고 있으나, 들려온 음성만큼이나 표정이 없는 얼굴이라 그런지 조금은 차가운 듯한 얼굴이었다.
언제라도 거기에 있었던 듯한 그는 두 손을 장포에 넣고 약간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검은 색 장포의 중년인의 말에 태사의에 앉은 청년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단지 청년의 두 눈 속에서 미미한 빛이 뿌려졌을 뿐이었다.
"담사우 장군은 마지막까지 본 대명에 대항하던 북원(北元)의 마지막 잔존 세력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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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애광정기 제3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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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년 전, 천하무림이 마접(魔蝶)에게 유린당했을
때, 무림십검은 힘을 모아 마접을 무너뜨렸다. 피에
굶주린 마접을 제압한 후, 그들은 하나의 맹세와 함께
중악 태실봉 위에 대무림탑을 세웠다.
- 이제 누구도 군림천하(君臨天下) 못하리라.
그 장엄한 글귀는 그때 쓰여진 것이었다. 다시는 마접
과 같은 악마에게 유린당하지 않기 위하여, 다시는 무
림천하가 일인이건 일파건 누구에게도 굴복당하지 않
기 위하여.
<일인(一人)이건 일파(一派)건 불취대천하(不取大天
下)!>
그런데 어이하겠는가! 그 글씨가 바로 대천하에 군림
하고 있는 것을…….
휘이이-잉-! 바람이 불어온다. 온 천하를 뒤흔들고
삼라만상을 날려 버릴 듯한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風)… 그리고 구름(雲)이…….
휘이이-잉-! 이제 대무림탑의 모습은 없었다. 일진
풍(一陣風)과 더불어 일어난 흑무(黑霧)가 모든 것을
가려 버리는 것이었다.
<맛보기>
* 서막
대무림탑(大武林塔)의 서(序)
중악(中嶽) 숭산(嵩山)의 태실봉(太室峰) 위, 장검(長劍)이 바로 선 듯 하늘마저 찌를 듯한 첨각(尖角)의 산정(山頂).
백운(白雲)이 거기 닿아 반으로 나뉘어지는 듯, 장엄한 산세(山勢)가 천지신명(天地神明)마저도 눈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는 듯하다.
신원(神猿)도 기어오르지 못할 미끄러운 암벽(岩壁), 까마득히 높은 벼랑 위.
탑(塔). 거대한 철탑 하나가 웅자(雄姿)를 과시하고 있었다. 삼라만상을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듯한 거대한 철탑.
아니, 그것은 탑이 아니라 하늘(天)이었다. 바로 전무림(全武林)의 하늘!
그것은 신성(神聖)의 화신(化身)이었고 무림천하(武林天下)의 상징이었다.
무림의 하늘! 누가 감히 그 탑을 간과할 수 있겠는가!
세워진 지 수십 년도 더 되어 보이는 철탑. 그 세월을 말해 주듯 탑신(塔身)에는 이끼가 끼여 있다. 언제나 흑운(黑雲)에 잠겨 제 모습을 잘 보여 주지 않는 신비한 탑.
<대무림탑(大武林塔)>
현존(現存)하는 무림의 전설(傳說). 바로 그것이 있었기에 무림이 장엄하지 않겠는가!
휘이이-잉-! 선풍(旋風)이 일어난다. 모든 것이 흔들리는데, 대무림탑만은 오만하게도 모든 것을 조롱하듯 우뚝 서 있었다. 육중한 자세, 살아 눈을 부릅뜨고 있는 듯한 거대한 탑의 형용!
절벽에 쓰인 단서(丹書)를 보면 그 모습이 그렇게 위대해 보이는 이유를 알리라.
수십 년 전에 쓰여진 듯 그 붉은 빛은 퇴색해 가고 있었지만, 석자 깊이로 새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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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면서생 일대기 4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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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해친 자가 누구이던 간에 나 곽자의의 손으로 죽음을 안겨줄 것이다!
곽자의는 단검을 그대로 책상 위에 꽂았다. 핑! 하며 단검이 떨려오는 진동이 곽자의의 내부에 감동, 흥분 그리고 두려움과 원한이 교차된 어떤 답답한 파문을 만들었다.
왠지 아버지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자 도저히 마음이 떨려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게다가 복수하겠다는 열의는 한층 더 깊어져 지금 당장이라도 무공수련법을 익히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도 종연의 거처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라고 곽자의는 스스로의 행동에 그럴싸한 사유를 붙였다.
선뜻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밖에 서 있는 곽자의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문을 두드리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던 것이다.
몇 번 헛기침을 하며 만약 그녀가 잠들어 있지 않다면 그 소리를 듣고 나와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며 종연이 나왔다.
아, 종연 소저. 밤이 야심한데 아직 안 자고 있었소?
말하면서도 자신이 매우 뻔뻔스럽다고 곽자의는 생각했다.
곽공자,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이세요?
답답해서 바람 좀 쐬던 중이었소. 아, 운기조식 한다던 걸 방해한 건……?
그건 아까 끝냈어요.
대꾸하며 종연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곽자의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매우 기쁘긴 한데 막상 야심한 밤에 나눌 만한 대화가 떠오르지 않아 헛기침을 했다.
여름밤엔 모기가 많은데 물리진 않았소?
괜찮아요. 아까 가솔 한 분이 오셔서 약초를 한 줌 태워놓고 가셨어요. 그 향내가 아직도 방안에 퍼져 있어요.
그렇군요! 그… 그렇담… 쉬시구려!
연실 헛기침을 하며 사라지는 곽자의의 표정에는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대화를 나누고 싶어 잠 못 자고 이곳까지 달려와서는 결국 그냥 돌아서는 중이었던 것이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종연의 표정에도 어떤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습기가 어려 있는 여름밤의 공기가 붉어진 얼굴에 닿았다.
아, 저……!
그녀의 음성이 너무 작아서 듣지 못했는지 여전히 그의 몸은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곽공자.
그녀는 용기를 내어 큰 소리로 그를 불렀다.
왜… 왜 그러시오?
곽자의는 황급히 돌아섰다. 사라졌던 빛이 갑자기 그의 얼굴에서 퍼지는 듯했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뭘 그런 걸… 모름지기 의를 아는 사내라면 누구나 당연히 그러했을 겁니다.
되려 쑥스러워 하는 그의 얼굴 위로 종연의 다정한 눈빛이 닿았다.
아뇨. 남을 위해 아무런 사심도 없이 목숨을 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요. 의와 협을 중시하는 강호인들도 위기 앞에선 공자처럼 초연하지 못하답니다. 나는 지금껏 그런 것만 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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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야성 제3권
도서정보 : 사마달 | 1997-02-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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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백년이란 긴 세월 동안......
일체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홀로 고고히 존재해 온 신비의 고성이 있다.
환상같은 아름다움으로......
무수한 사람들로 하여금 동경의 대상이 되도록 했던 전설의 거성.
그 위대한 이름은 바로......대야성
역대 왕조의 모든 황제들이 불가침의 치외법권 지역으로 정해서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기에......
역사의 부침과 관계없이 城은 그렇게 존재해왔다.
허나 세월의 흐름속에서 성은 점차
황폐해지고 곳곳이 죽어가기 시작했다.
성을 살려야 한다는 위기감이 대야성이 휘몰아치고,
결국 대야성은 여덟명의 젊은이들을 중원으로 내보낸다.
성을 구하기 위한 황금을 구하도록......
그리고 그날 이후 중원천하에는 대풍운이 일기 시작했다.
<맛보기>
* 서 장
화르르르…… 르…… 르……
화르르르…… 륵……!
굵은 황촉대의 불빛이 어둠을 사르며 외롭게 타오르는 하나의 내실(內室).
내실은 매우 넓었다.
또한 가구와 실내의 꾸밈은 담박(淡泊)하고 매우 귀풍(貴風)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불빛…… 그리고, 깊은 고요가 강물 속처럼 무겁게 흐르고 있다.
……
두 사람,
그들은 붉은 비단포단 위에 마주 대좌해 있었다.
전면의 인물, 그는 동안학발(童顔鶴髮)의 노인(老人)이었다.
주사빛 얼굴은 매우 청수한 편이며 두 눈은 은은히 불을 뿜는 용안(龍眼)이었다.
일신에 화려한 자의(紫衣)를 입었다. 약간 야윈 듯한 전신에선 헤아릴 수 없는 신비로운 기운이 은은히 뻗쳐 나오고 있었다.
"……"
노인의 시선은 앞에 있는 중년인을 향한 채 잔잔한 파랑을 일으키고 있었다.
중년인(中年人), 그는 각진 얼굴에 윤각의 선이 굵직하고 뚜렷한 인물이었다. 빛나는 정광(精光)을 갈무리한 눈과 산악의 흐름을 보는 듯한 우뚝한 콧날, 그리고 강인한 의지의 입술……
일신에 화려한 황금빛 전포(戰袍)를, 허리엔 범상치 않아 보이는 한 자루 패검(覇劍)을 비껴찬 중년인.
아…… 태산(泰山)이 자리를 옮겨 앉았는가?
철탑같은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도는 강인하고도 만인을 누르는 듯 도도한 위엄에 차 있었다. 첫눈에도 결코 범상한 인물이 아니었다.
한데 그의 얼굴은 약간 엄숙히 굳어져 있었다.
노인은 천천히 순은(純銀)의 찻잔을 들며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떠올렸다.
"주공(朱公), 대체 노부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기에 그토록 심각한 표정인가?"
"……"
중년인의 깊은 눈빛이 미미한 흔들림을 보였다. 하나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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