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출판계에 입문해 월간 「좋은생각」, 「좋은친구」, 「행복한동행」, 「문학사상」, 기업 사보 등 월간지와 단행본을 두루 만들었다. 매달 수천 명 독자들이 보내온 사연을 ‘체’ 거르듯 거르며 일상 속에서 감동을 찾아내는 법을 배웠고, 매달 잡지를 만들기 위해 수십 권의 책을 읽으며 무수한 결심을 했으며, 매달 글을 싣고 인터뷰를 하기 위해 수많은 유명인사들을 만나며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에 대한 삶의 힌트를 얻었다. 그러다 잡지 「좋은생각」이 월 발행 부수 백만 부를 돌파할 즈음, 이제 나를 위한 좋은 생각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13년 간의 직장 생활을 접었다.
본부장의 자리에서 물러나 백수가 된 첫날, 남편이 사장 한 번 해보라며 그동안 저축한 통장을 건네주었다. ‘내 깜냥에 사장을?’ 망설이다가 지금 아니면 언제, 하는 마음으로 홍대 근처에 사무실을 열고 게으른 사장이 되었다. 그 뒤 좋은 생각마저도 다 내려놓는 그런 ‘쉼’을 담은 월간 「작은숲」을 펴냈다. 그러나 25호를 마지막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남편에게 돌려주면서 끝이 났다. 그러고 나니 마흔이 되어 있었다. 어느 날 아침 벌레가 된 자신을 발견하고 경악하는 그레고리가 된 기분. 잃은 것만 따지며 막막해하던 중 잃음으로써 오히려 얻는다는 역설을 깨달으며 다시 카운터를 세기 시작했다. 마흔한 살, 마흔두 살. 그리고 아무 것도 없으니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설령 바닥부터라도 가능한 지금, 이력서를 써 볼까 궁리중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의 저서 『서른 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은 치열하게 살고자 했지만 후회가 더 많은, 그래도 잘 버텨 왔다고 생각하는 삼십 대를 찬찬히 돌아보며 쓴 성장통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