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을 북돋워 주는 과학 그림책>
아이들은 모두 호기심이 많습니다. 아이들은 자신과 주변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정보가 담긴 책을 보고 이런저런 궁금증을 풀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학 그림책은 단편적인 지식 이상을 줄 수 있습니다. 좋은 과학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알아 가는 즐거움을 주고, 상상력을 북돋우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게 합니다.
<작은 씨앗에게도 치열한 삶이 있습니다>
이 책은 작은 씨앗 한 알이 싹이 트고 자라 어여쁜 꽃으로 피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씨앗의 관점에서 보여 줍니다.
어미 식물을 떠나는 순간부터 작은 씨앗들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몇몇은 벌레들의 공격에 몸이 파헤쳐져 나뒹굴거나, 더러는 흐르는 물에 떨어져 실려 갈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씨앗이 땅 위에 떨어져도, 춥고 기나긴 겨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작은 씨앗은 과연 무엇이 되고 싶을까요? 씨앗은 겨울날 춥고 어두운 땅속에서 꿈꾸고 있는 존재입니다. 긴 겨울을 견디고, 비와 햇볕의 도움을 얻어 마침내 땅을 뚫고 올라오는 어린 싹.
책을 보는 아이들은, 그 일을 해내기 위해 작은 씨앗이 얼마나 오래 기다리고 안간힘을 썼는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담담한 글과 서정적인 그림>
“씨앗은 무엇이 되고 싶을까?” 하고 물으며 이 책은 시작합니다. “꽃이 되고 싶을까? 나무가 되고 싶을까?” 작은 씨앗은 춥고 기나긴 겨울 동안 땅속에 누워 기다립니다. 어느새 봄비가 꽁꽁 언 땅을 녹이고, 따사로운 햇볕이 땅을 데워 줍니다. 그때부터 씨앗은 조금씩 변해 갑니다. 단단하던 씨껍질이 부드러워지고 부풀어오르더니 갑자기 톡 터지며 하얀 뿌리가 꿈틀대며 밀고 나옵니다. 마침내 땅을 뚫고 어린 싹이 돋아납니다.
이 책은 생명이 싹트고 자라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간결한 글로 이어 가고 있습니다. 글이 절제한 이야기를 그림이 더욱 풍성하게 보여 줍니다. 씨앗이 웅크리고 있는 땅속은 모두 다 다른 느낌을 주는 그림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추위와 비, 햇볕이 스며드는 땅은 그때 그때 다르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도 씨앗이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어서, 아이들은 그림만 보고도 씨앗의 고군분투를 제 맘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그림책을 짝사랑해 오다가 드디어 첫 그림책을 그리게 된 화가는 땅과 햇볕과 비와 어우러진 작은 씨앗의 드라마를 풍부한 감성이 느껴지는 그림으로 그려 냈습니다. 아직껏 어느 그림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그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매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