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아이」에 이어 출간된 소설가 황순원의 동화집으로,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아름다운 단편 세 편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산골아이'의 연작으로 볼 수 있는 표제작 '크는 아이'는 작가의 고향 평안도를 배경으로 첫눈이 펑펑 내릴 것만 같은 어느 날, 다림질하는 어머니와 함께 귀가가 늦는 아버지를 기다리는 한 아이의 이야기를 정겹게 풀어냅니다. 이밖에도 단순한 호기심으로 돈이나 물건을 훔친 아이가 서커스단의 소녀를 보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는 이야기를 담은 '매', 전쟁통에 정든 송아지를 두고 피난을 떠나야 했던 돌이가 고삐를 풀고 뛰쳐나온 송아지를 만나 기뻐하지만 결국 둘 다 차가운 강물 속에 빠지고 만다는 비극을 그린 '송아지'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