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논술을 준비하려는 학생은 늘 이런 막막함을 접하게 된다. “논술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고, 더욱이 하루아침에 실력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서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는 것은 아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 그래서 이제 막 논술을 시작하려는 학생, 어떻게 논술을 시작해야 할지 감을 잡으려는 학생을 위한 가이드가 되고자 기획된 책이 《논술의 기초》이다.
또 학생들에게 다양한 지식과 고민을 접하게 하고, 통합적인 사고의 과정에 이르게 하는 좋은 지침서이기도 하다.
논술, 고3되어 시작하면 늦으리!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논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입시에서 논술이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수시전형에서는 구술면접이 중요하다고 한다. 대학별 고사가 확대된다고도 한다. 또한 독서가 중요한 평가 항목이 될 것이라고도 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이제 논술이 대학을 가는 열쇠의 자리를 거머쥐게 된 것 같다. 어쩌면 그게 사실인 듯도 하다.
그런데 논술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대학입시를 위해서 중요하다는 논술, 하루아침에 실력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서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는 논술, 그럼 그걸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해서 명쾌하게 답을 내려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학생들과 학부모는 갑갑하고 논술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는 것이다.
나만의 논술 선생님, 〈논술의 기초〉
각종 신문기사나 칼럼에서 전문가급의 많은 사람이 매일 신문을 읽을 것을, 그리고 꾸준히 독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시사적인 맥락을 통해서 한국사회의 현황에 대한 감각을 갖추고, 동서양의 고전을 통해서 자신의 이해력과 사고력을 확장해야 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좋은 말이다. 그리고 옳다. 그러나 또한 옳지 않기도 하다. 그 말은 일부 학생에게는 곧바로 약이 되는 훌륭한 조언이지만, 어떤 학생에게는 너무나 막연한 처방이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왕좌왕하게 만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신문을 읽고, 책을 읽는 과정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분명히 얻을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조언은 ‘스스로 노력하면 이루리라’ 정도의 뻔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 끊임없이 ‘어떻게(How-to)’를 묻는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이 필요할까?
대답은 단순하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 논술의 기본이 되는 독서와 말하기, 쓰기 등을 효과적으로 지도해줄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그 선생님에게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지도받아야 한다. 그런데 각종 신문기사나 칼럼 등에서는 왜 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을까?
이유는 일선 학교의 선생님들이 그 일을 해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논술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사회탐구 선생님이나 국어 선생님들이 평소에 수업을 진행하던 지식이나 교육방법과는 전혀 다른 커리큘럼을 준비해야 하고, 수업방식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그 수업이 가능해지기 위한 조건 또한 구비되어야 한다.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반을 편성하고, 교재를 준비하고, 시간표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을 갖추기가 어려우니 결국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서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 또 다른 선생님을 찾아야 한다. 과연 어디에서, 누구를 찾아야 할까?
초암의 선생님들은 이런 학생들을 오랫동안 만나왔고 가르쳐왔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수업 모델이 시험되었고, 논술의 기초를 닦기 위한 커리큘럼을 다듬어왔다. 매주 수업 내용을 기획하고, 이미 진행한 수업의 결과를 평가하는 수고로운 과정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그 결실 가운데 하나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펴낸 〈단단하게당당하게 논술·구술 시리즈〉와는 또 다른 영역에 드디어 작은 가로등 하나를 밝혀놓은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