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미술사학의 고전을 두루 섭렵했고, 균형잡힌 방법과 체계를 갖춘 미술사학을 형성해 나간 윤희순은 그 자신이 화가이기도 했다. 고유섭, 김용준과 더불어 민족주의 미술사학의 커다란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인물로, 이 책 <조선미술사 연구>에는 지은이의 학문과 지성, 민족미술에 대한 애정이 배어있다.
1930년대 후반부터 신문과 잡지 등에 발표한 한국미술 관련 글들에 새로운 글을 더해 1946년에 발간했던 초판본을 온전히 살린 것은 물론, 본문과 인용문 등 책 전체에 걸쳐 정확성을 기하고 새롭게 꾸민 복간판이다. 시대양식을 포괄하는 '풍토양식'을 통해 우리 미술의 전모를 파악한 1부에 이어, 삼국시대의 화가 담징, 솔거, 김충을 조명한 '삼국시대 화인고(畵人攷)', 조선회화의 성격과 특징, 도화서의 직제와 변천, 정열적인 삶을 살았던 조선조 화가들 등의 내용을 담은 '조선회화', 지은이의 미학사상이 드러나는 미술평론과 산문을 모은 '소론(小論)'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