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말약郭沫若(1892~1978년)은 사천四川의 낙산樂山 사람으로, 사학ㆍ문학에서뿐만이 아니라, 정치 방면에서도 넓게 활동했던 인물이고 그 활동상의 성과도 대단히 컸다.
《역사소품歷史小品》은 그의 문학 활동의 하나의 작품이며, 그가 즐겨 쓴 역사물 중의 하나이다. 이 작품은 당연히 문학적인 작품으로서 감상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소개된 8편의 인물들에 관한 소재가 모두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소재에 약간의 지식을 갖는다면 그의 작품을 이해하고 그의 작품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곽말약 자신도 이러한 점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작가란 후에 만들어진 역사적 사실에 쫓기지 말고 자유롭게 역사를 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라는 것은 전통적인 견해로부터의 자유이며,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그 방면의 권위자가 될 정도로 지식을 쌓지 않으면 안 된다.
《비갱집沸羹集》 <역사ㆍ사극ㆍ현실>
이와 같이 그는 완벽한 역사 지식의 토대 위에서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 즉 역사 문학의 기틀을 세웠던 것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을 읽으면 문학으로서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역사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역사를 그 자체로서 인정하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역사의 재해석을 통한 역사의 재발견을 창출시킬 수 있는 능력을 줌으로써, 비단 역사만이 아닌 오늘날의 현실 인식에 대한 정확성과 비판 의식을 심어주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문학과 역사라는 고정된 분야에서의 지식 전달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관과 현실관을 심어주고 동시에 재미와 학문적인 창조력을 함께 길러주는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