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물어봤을까. 그냥 돌아갔으면 되었을 텐데. “저거 말이에요.” 문고리를 잡으려던 하연이 뒤돌아섰다. “말씀하시죠.” “그래도 제가 깬 것이라 같은 것으로 사 드리고 싶어요. 제가 빚을 지고는 살지 못하는 성격이라…….” “괜찮아요. 아무 부담도 갖지 말고, 학교생활 잘하세요.” 그때까지만 해도 성무는 모든 게 진심이었다. 그냥 가라고 할 때 갔으면 서로 간에 인연인지, 더 이상의 만남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거니까. “선물로 해 드리고 싶어요. 똑같은 것으로.” “똑같은 것이라, 어떻게 똑같은 것으로 선물하겠다는 건지.” 그 순간. 성무의 마음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하연은, 아무리 봐도 이색적인 생김새였으며 웃을 때마다 사람의 영혼까지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이거, 당신이란 여자가 날 이상한 남자로 만들고 있다는 거 알았으면 좋겠는데. 나는…… 분명히 기회를 줬다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군.’ “정말로 똑같은 것으로 선물하고 싶어요?”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