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낙타, 아시아의 코끼리, 북아메리카의 버펄로는 각각의 대륙을 상징하는 동물로 금세 이해가 되는데, 왜 유럽 대륙은 소일까요? 낙농업이 발달한 것을 나타내는 것일까요?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아마도 그리스 신화 속의 에우로페 이야기가 형상화된 것일 겁니다. 그럼, 에우로페란 누구인지에 대해 알아볼까요?
바람둥이 제우스는 수많은 여신과 요정, 인간의 여자들을 사랑했습니다. 대개는 신의 모습을 한 채 사랑을 나누었지만, 때때로 몸을 바꾸어 접근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질투심 강한 헤라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이거나, 상대방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였지요.
페니키아의 아름다운 공주 에우로페를 보고 한눈에 반한 제우스는 황소로 몸을 바꾸어 접근합니다. 에우로페는 그의 정체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소의 잔등을 어루만지다가 그만 납치당하고 말지요.
제우스는 에우로페를 납치하여 크레타 섬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에우로페는 제우스의 아들 셋을 낳았고, 나중에는 크레타 왕의 왕비가 되었다고 합니다.
‘유럽’이라는 말이 에우로페에서 왔으니, 에우로페를 납치하기 위해 제우스가 몸을 바꾸었던 소를 유럽 대륙을 상징하는 동물로 선택한 것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