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세상이 입안 가득 들어왔다
처음 만나 마주 앉아 함께하는 온 세계 식탁 여행!
처음 만난 이들과 요리하는 배낭여행가,
13가지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다
여행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다. 자연 풍경, 예술 작품, 유명 도시 등 집중하는 대상 역시 다르다. 대만의 여행가이자 작가인 장?팡이 여행하는 방법은 다소 독특하다. 다소 위험하거나 대다수가 선호하지 않는 나라를 주로 찾아가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울려 같이 한 끼를 나누면서 친구가 되는 방식으로 여행을 한다.
서툰 스페인어를 구사하면서 같이 채소를 다듬고 음식을 만들며 들었던, 독재정권에 얽힌 한 가족의 이야기나 나라 없이 더부살이하는 쿠르드족의 노래하는 할아버지, 이슬람 문화권에 종속되지 않고 살아가는 ‘검은 양’ 터키인들과의 술자리, 또래 프랑스 친구의 집의 냉장고 잔반을 뒤져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이야기 등 많은 사람들과 소박한 음식을 나누며 그들이 가진 내밀한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삶과 함께한 음식들, 음식과 함께한 사람들
그 길을 따라가는 책
그의 여정을 따라가 보면, 처음 만난 사람과 식탁에서 마주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이 활짝 열리는 순간을 볼 수 있다. 식탁 위에 차려진 것들은 개인접시 없이 포크로 긁어 먹는 스페인식 쌀 요리인 파에야, 냉장고를 털어서 만든 프랑스식 파이 키슈, 포도껍질을 증류해 만드는 터키의 국민주 라키, 우유를 졸여 만드는 인도의 사탕 바르피, 차에 버터를 넣고 10여 분을 섞어서 마시는 네팔의 버터차 등 일상적이고도 소박한 서민들의 음식이 대부분이다.
장?팡은 이 음식들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따뜻하고 순수한지를 보여 주면서도, 그들 이면에 숨겨진 국제정치와 역사 속 비극 등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평범한 음식 여행기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이 책이 우리들의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 사람 냄새 많이 나는 이야기로 끝날 수 있었던 것은 장?팡의 무모함 혹은 열린 마음의 여행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