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그들은 모두 거짓말쟁이였어!”
살인을 부르는 밀주 산업, 마을을 수몰시킬 제방 파괴 공작……
시대의 아이러니로 기록된 1927년 미국 서민층에 관한 날카로운 초상!
영미권 추리소설계의 최고 영예 CWA 골드 대거 상을 수상한 《미시시피 미시시피》의 작가 톰 프랭클린과, 그의 아내이자 푸시카트 상을 수상한 여류 시인 베스 앤 퍼넬리가 공동으로 집필하여 화제가 된 장편소설 《기울어진 세상(The Tilted World)》이 알에이치코리아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1927년 미국 금주법 시대에 지역 최고의 밀주 제조업자로 통하는 딕시 클레이 홀리버와 ‘밀주 단속’이라는 비밀 임무를 띠고 마을에 들어온 연방요원 테드 잉거솔의 이야기를 교차 서술하며, 사상 최악의 재앙을 맞은 서민들의 삶을 사실적이고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출간 당시 ‘음울한 미국의 초상이자 매우 만족스럽게 읽히는 대작(북리스트)’, ‘퍼넬리의 팬들은 강렬한 모성애에 대한 묘사에 감동하고, 프랭클린의 팬들은 거의 잊힌 시대와 정신의 강렬한 재생에 열광할 것이다(퍼블리셔스 위클리)’ 등의 호평을 받았다.
알코올중독, 약물 남용 등 시대의 부조리를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으로 1919년 발효된 볼스테드의 금주법은 오히려 음주와 범죄를 조장하고 마피아를 양산하며 아편과 코카인을 눈감아주는 결과를 낳았고, 바로 이 금주법이 한참 실시되던 1927년 미시시피 일대는 또 다른 시련을 만났다. 1926년 겨울부터 1927년 봄까지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결국 마을 제방이 붕괴되면서 높이 30미터에 나이아가라 폭포의 두 배가 넘는 급류가 델타 지역을 덮쳐 총 33만 명 이상의 이재민 발생, 주택 100만 채 파괴, 10억 달러가 넘는 재산 피해를 낳았다.
‘시대의 아이러니’로 기억되는 1920년대 암울했던 시기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집필된 이 책 《기울어진 세상》은 밀주 산업을 둘러싼 살인 미스터리와 검은 거래,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한 제방 쌓기 작업, 홍수에 취약한 지역 일대를 희생시켜 다른 지역을 구하는 ‘악마의 선택’을 지지하는 제방 파괴 공작, 그리고 모든 것이 물에 잠겨 옥수수 껍질 까는 소일거리조차 구하지 못하고 생계가 막막해진 서민들의 절박함과 그 속에서 싹트는 예측 불가능한 행위들을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밀주를 제조하는 사람과 단속하는 사람, 마을의 수몰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 설탕으로 술을 만들려는 사람과 빵을 만들려는 사람…… 생사를 가르는 비극의 갈림길에 선 미국 서민층에 관한 날카롭고 묵직한 초상이라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대재앙으로 인해 서로 적이었던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가는 화해와 공존의 여정을 보여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1927년의 대홍수는 남부 지방의 풍경뿐만 아니라 인종 관계와 정치 판도까지 완전히 바꿔놓았다. 대홍수로 인해 수십만 명의 흑인들이 북부로 이주했고, 허버트 후버가 백악관의 주인이 되었다. 또한 대홍수는 이재민을 위해 어떠한 구호 노력도 하지 않은 연방 정부가 국가적인 재난에 대처하고 피해 복구를 도울 연방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공고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유산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겪은 최악의 자연재해라고 여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927년의 대홍수는 많은 현대인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 것 같다. 《기울어진 세상》은 그 시대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본문 7p, 작가의 말 중에서
“세상에는 결코 잊어선 안 될 일들이 있어……”
검은 거래와 부패, 약탈, 총격으로 얼룩진 1920년대의 미국,
사상 최악의 대홍수가 덮치며 인내와 희망과 직업을 잃고
오직 생존을 위해 제방 위에 선 사람들의 화합과 도전의 대서사시!
1927년 계속되는 폭우로 미시시피 강의 강물 수위는 위험 수준에 다다르고 곧 제방이 파괴될지도 모른다는 흉흉한 소문이 떠도는 가운데, 연방 밀주 단속원 두 사람이 하브나브 랜딩이라는 작은 마을에 파견된다. 제방 기술자라 자신을 소개하는 두 사람은 햄 존슨과 테드 잉거솔로, 2주 전 밀주 단속을 위해 이곳에 파견된 또 다른 밀주 단속원 두 사람의 행방을 좇고 있다. 매수되기보다는 살해당했다는 데 무게를 둔 이들은 마을로 향하던 중 우연히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 피가 흥건한 가운데 버려져 있는 갓난아기를 구해낸다. 수녀들의 손에서 성장한 고아 출신의 잉거솔은 시간을 내어 아기에게 엄마를 찾아주기로 하고, 최근 아이를 잃었다는 딕시 클레이 홀리버라는 여인을 찾아간다. 어린 나이에 결혼하여 이곳 하브나브라는 타지에 살고 있는 딕시 클레이는 아픈 아이를 품에 안고 외도를 일삼는 남편을 찾아 다니다가 결국 길에서 아이를 잃고 말았다. 다시 한 번 엄마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거부할 수 없는 딕시 클레이는 결국 총을 내려놓고 아기를 안아 든다. 하지만 마을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딕시 클레이가 이 지역 최고의 밀주 제조업자이고 앞서 말한 두 밀주 단속원의 실종과 관련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한편, 미시시피 강의 굽이진 곳에 위치한 마을을 구하기 위해 제방을 쌓는 사람들과 이 제방을 파괴함으로써 다른 마을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근 기차역에서 다이너마이트 20킬로그램이 분실되고, 이로 인해 제방 폭파와 함께 마을이 수몰될 위기에 처한 마을 사람들의 긴장감은 고조된다. 이들과 더불어 위험을 직감한 햄과 잉거솔은 본연의 임무를 제쳐두고 제방 파괴 공작원을 찾는 게 급선무라 판단하지만, 이미 마을 전체에는 검은 거래와 부패가 널리 퍼져 있어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는데…….
“두 거장의 위대한 손길로 빚어낸 위대한 소설!”
총 33만 명 이상의 이재민 발생, 주택 100백만 채 파괴, 재산 피해 10억 달러,
인종 관계와 정치 판도까지 뒤바꿔놓은 그 시대의 비극을 소설로 만난다!
미국 남부 사람들과 남부의 역사에 깊은 애정을 가진 작가 톰 프랭클린과 그의 아내 베스 앤 퍼넬리가 1927년 미시시피 강 범람에 관한 철저한 연구 조사를 거쳐 공동 집필한 장편소설 《기울어진 세상》은 소설 속 등장인물이나 그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 하나하나를 두 거장이 서로 돌려보고 덧붙이고 다듬으면서 당시의 시대상과 그 분위기를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게 재현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다. 톰 프랭클린이 테드 잉거솔의 관점에서, 베시 앤 퍼넬리가 딕시 클레이의 관점에서 글을 썼으며 다 쓴 원고를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 앉아 소리 내어 읽고 토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집필 기간도 배로 늘어났다. 결코 헛되이 보낸 시간은 아니었다고 두 거장은 회상한다. 현대인에게 이질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시대 소설의 문제점을 보완하였으며, 베스 앤 퍼넬리의 시적인 언어는 읽는 이에게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9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위대한 소설가와 시인의 천부적인 영감과 애정으로 탄생한 《기울어진 세상》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를 그린 역사 소설이자, 절망에 사로잡힌 남녀가 서로에게서 예기치 못한 희망을 찾는 러브 스토리이자, 아름다운 문체와 빼어난 기교로 낭만적 반전과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선사하는 문학적 스릴러로 읽히는 데 손색없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