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커트 보니것 Kurt Vonnegut 1922~2007
미국 최고의 풍자가이며,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1922년 11월 11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독일계 이민자 출신 대가족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독특한 유머감각을 키웠다. 블랙유머의 대가 마크 트웨인의 계승자로 평가받으며, 리처드 브라우티건, 무라카미 하루키, 더글러스 애덤스 등 많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코넬 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하다가 1943년 제2차세계대전 막바지에 징집되었다. 그가 전선에서 낙오해 드레스덴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는 동안, 드레스덴에는 히로시마 원폭에 버금가는 인류 최대의 학살극이 벌어졌다. 연합군이 사흘 밤낮으로 소이탄을 퍼부어 도시를 용광로로 만들고, 13만 명의 시민들이 몰살당했던 이때의 체험 이후 그는 미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반전(反戰)작가로 거듭났다.
미국으로 돌아와 시카고 대학 인류학과에 입학했지만 부양해야 할 아내와 자녀가 있었던 그는 대학 졸업장을 포기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소방수, 영어교사, 사브 자동차 영업사원 등의 일을 병행하며 글쓰기를 계속했고, 1952년 첫 장편소설 『자동 피아노』를 출간했다. 이후 『타이탄의 미녀』『마더 나이트』『고양이 요람』『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제5도살장』『챔피언들의 아침식사』 『제일버드』 『갈라파고스』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포스트모던한 소설과 풍자적 산문집 『신의 축복이 있기를, 닥터 키보키언』등을 발표하여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보니것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졸업식 연사로 자리매김했다. 기성 질서에 대한 대안과 새로운 세계관을 찾고 있던 젊은이들에게 보니것은 "반문화의 대변인"이자 "언더그라운드의 영웅"으로 통했다. 또한 교과서에 작품이 수록된 작가 중 학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이기도 했다.
1997년 『타임퀘이크』 발표 이후 소설가로서 은퇴를 선언했으며, 2005년 회고록 『나라 없는 사람』을 발표했다. 2007년 맨해튼 자택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고 몇 주 후 사망했다.
옮긴이 김용욱
단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동양사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는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과 『새로운 제국주의와 저항』(공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