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군과 공직생활에서 깨달은
‘한국 사회 진실’ 녹여낸 국가안보 전략서
“비겁한 평화는 없다!”
북한 핵위협,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국가안보의 실상
2016년 8월 주영북한대사관의 2인자인 태영호 공사 가족이 대한민국으로 탈출했다. 지난 7월에는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김철성 삼등서기관도 망명했다. 엘리트 계층의 귀순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신간 ≪비겁한 평화는 없다≫의 저자 김희철은 1977년 군 제복을 입고 군문에 들어선 뒤 육군본부 정책실장을 거쳐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을 지낸 안보 전문가이다. 위기관리비서관으로서 2명의 대통령을 모셨다는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그는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김정일 시대의 사상적 망명이었다면 태영호 공사는 김정은체제 들어서 미래에 불안을 느낀 엘리트 계층의 절망에서 비롯된 귀순임에 틀림없다고 평한다. 북한이 심각한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고혈압에다 28세라는 어린 나이에 집권했다는 나이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김정은이 정권의 2인자 출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장성택과 이영호 전 총참모장 숙청을 볼 때 김정은의 허(虛)와 실(實)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2016년 북한은 2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했다. 국제적인 경제제재로 궁지에 몰린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비대칭 전략으로 정권을 유지하려 발버둥치고 있다. 통치자금이 부족해지자 북한 내에서도 공포정치를 하다 보니 강둑이 무너져 물이 흘러내리듯 빠져나가는 망명과 탈북의 속출로 올해만도 8월까지 800명이 넘었고, 연말이 되면 1,300명으로 드디어 탈북자 수가 3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은 내부 단속을 위해 민심 결집과 통치를 위한 추가도발을 할 것이라고 이 책은 예상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안보는 걱정 없는가?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혼란할수록 기뻐할 사람은 딱 한 사람, ‘김정은’뿐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안보 실상에 대해서 전하고 싶었던 저자는 2년 넘게 <뉴스투데이>를 통해 칼럼을 연재해왔다. 이번에 이를 한권의 책으로 엮어《비겁한 평화는 없다》라는 제목으로 펴냈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60가지 안보 전략과 해법을 담았다.
북한, 과거와 똑같은 도발은 하지 않는다
청와대부터 군부대까지 대한민국을 지키는 60가지 안보전략
전(前) 위기관리비서관 김희철은 북한이 과거와 똑같은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견한다. ‘전승불복 응형무궁(戰勝不服 應形無窮)’이라 했듯이 전혀 예상하지 않은 곳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도발할 것이라고 한다. 간첩을 남파하여 탈북자를 암살하거나 도심 테러 후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를 하여 남한 자체 봉기로 위장할 수도 있다. 또한 손쉽게 사이버 테러를 하거나 서해·동해상 또는 GOP 선상에서의 국지적인 무력충돌도 예상된다.
더 위험한 것은 우리나라의 대사급 외교관 또는 해외 여행자들을 납치하여 신상옥 · 최은희 부부처럼 선전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북한의 통일전선부와 국가안전보위부가 경쟁적으로 이러한 도발을 하여 충성을 과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의 강력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비겁한 평화는 없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모닥불이 마지막 불꽃에서 확 타오르듯 북한 붕괴 시그널이 하나둘씩 전해오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포퓰리즘에 빠져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 조직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기본을 다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비겁한 평화는 없다≫가 제시하는 해법으로, 특히 사드 배치의 조속한 추진과 국제적으로 강화된 대북제재로 김정은 통치자금의 숨통을 더 조여야 한다. 그 중에도 해외 여행자나 외교관들은 북한의 납치위협을 미리 예측하고 수상하게 접근해오는 사람들을 스스로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
전후방 각지에서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군도 한미연합작전 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적의 도발 때는 근원까지 완전 응징보복하겠다는 각오로 대비해야 한다.
비겁한 평화는 더 많은 피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기의 효율적인 위기관리 방안!
“인수위원회는 점령군인가?”
청와대 비서관 중 대통령을 자주 접하는 비서관 중 하나가 위기관리비서관이다. 토요일, 일요일 등 모든 휴무일에도 어김없이 매일 새벽에 문서로 보고하고 대통령도 하루 중 가장 먼저 접하는 보고서이다. 때문에 모든 첩보 및 정보기관의 보고서를 모두 망라해 검토하고 대통령이 관심 가져야 할 상황을 발췌해 정리해야 한다.
저자 김희철이 MB정부의 비서관으로 근무할 때 당시 대통령실장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것을 차기 정부에 제공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박근혜 행복정부의 청와대 근무자들이 인수하자마자 정상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인계하여 국정운영에 빈틈이 없도록 했다. 그래서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저자는 위기관리비서관 겸 센터장으로서 청와대 비서관직을 계속 수행하게 되었다.
이처럼 국가위기관리실은 국가 안위와 안보를 위한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여야가 바뀌더라도 국가차원에서 운용이 중단되지 않도록 정권 인수인계 당시의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 및 행정관의 교체가 이루어지면 안 된다.
그러나 2003년 참여정부의 인수위원회는 국민의정부로부터 정권을 인수하면서 대통령 취임식이 한창일 때 버스로 청와대에 들어와 “동작 그만!” 하고 인계를 준비하던 비서관들을 몸만 철수하도록 내쫓아 당시 인계를 도와주던 오래된 행정관들이 당황했다고 한다.
반면 2008년 MB정부의 인수위원회는 야당이 여당이 됨으로써 참여정부 비서관들이 자료를 모두 사전에 정리하여 참고할 자료가 없어 초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한다.
저자 김희철은 이에 관해 일침을 놓는다. “인수위원회는 점령군이 아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폭발, 2008년 국보1호 숭례문 화재 등 정권교체기에 국가적 대형 참사가 벌어지곤 한다. 대형 참사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 국가위기와 국민안전관리를 총괄하는 부서, 특히 청와대 비서실의 업무 연계성이 결여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철저히 인수인계를 한다고 해도 군사 및 사회 재난 등을 포함한 포괄적 안보 개념에 따른 위기관리시스템은 연계성 있게 지속돼야 한다. 이미 작성된 매뉴얼과 법규들은 문서일 뿐 행동으로 숙달에 적용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비겁한 평화는 없다≫는 경험 있는 실무자, 즉 사람이 위기관리의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
인생은 ‘정비공’이지만
육해공군, 온몸으로 임무완수하는 이들에게 박수를
2016년 10월 말, 대한민국 전체는 ‘최순실 게이트’라는 블랙홀에 빠져들었다. 대통령 연설문, 체육문화정책 및 30조의 예산 남용, 장관 인사 등 국정을 농단한 그동안의 추태가 밝혀지며 박근혜 대통령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비정상을 정상화시키고 배신의 정치를 근절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을 비정상화시키고 기대감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절망의 순간으로 빠져들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건배사가 “정비공”이라고 한다. “정답도 없고 비밀도 없고 공짜도 없다”라는 뜻이다. 진실은 밝혀지고 어떤 것이든 공짜도 없다. 게다가 완벽한 정답도 없으며 가장 최선의 해답만 있을 뿐이다.
이 난국 속에서도 지금 이 시간, 모두 잠든 칠흙같은 어두운 밤에도 GOP 철책을 지키는 우리 육군 장병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DMZ를 주시하며 경계에 임하고 있고, 공군과 해군은 저 높은 하늘과 망망대해 바다에서 우리 영토를 지키기 위해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임무 수행을 하고 있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 국민들은 세계 10위 안에 들 수 있는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고, 우리 민족 역사상 최고·최대의 문화 및 경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비겁한 평화는 없다≫는 헌신으로 나라를 지켜낸 전쟁 영웅들을 소개한다. 구월산 유격대 이정숙 장군, 한국군 사상 최대 훈장을 받은 김동석 대령, 신출귀몰 불암산호랑이, 항명으로 팔만대장경을 지킨 김영환 장군, 한국판 가미가제 이근석 장군,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으로 희생된 군인과 민간인 등 그들의 숭고한 애국심을 통해 참군인, 참애국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한다. 청와대와 군부대는 물론이거니와 대한민국의 안보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국가안보 전략서이자,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잊지 않도록 안내하는 길잡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