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의 가족이 범인을 직접 심판한다면?
두 개의 동그라미와 두 명의 범죄자가 선사하는 반전의 반전!
*제3회 엔블록미스터리걸작선 공모전 당선작*
접촉사고와 동시에 어디론가 납치를 당한 K. 원형 모양의 방안에서 정신을 차린 그는 방 중앙 철창 속에 갇혀있는 또 다른 남자 P를 만난다. 이곳이 어딘지 물으려던 그때 K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전화를 건 남자는 자신을 Q라고 밝히며 K의 신상정보와 과거 범죄이력을 알고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강간살인 용의자인 P에게 자백을 받아내면 풀어주겠단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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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는 P가 실수가 아닌, 뭔가 상상치 못 할 얘기를 숨기고 있을 거란 직감이 들었다. 물론, 그런 얘기가 쉽게 나올리는 만무했다.
“난, 어떤 실수도 안 했어! 살인은 생각조차 할 수 없구!”
“좋아, 그럼 살인은 잠깐 미뤄두고, 일단 발단부터 시작해 보자구. 강간이 뭐라고 생각해?”
“그딴 단어, 입에 담기도 싫어.”
“그래? 그럼 ‘뷔올르’는 어때? 불어로. 어감이라도 좀 우아하게……. 내가 예전에 부득이하게 잠깐 공부를 한 적이 있었는데, 뷔올르라 함은 물리적 폭력이나 구속 등의 신체적 위협을 가해 성행위를 하는 거야.”
“난 그런 짓 하지 않았어! 어떤 폭력도 쓴 적 없구!”
“더 들어봐. 그게 다는 아니니까……. 꼭 물리적 폭력이나 구속이 아니더라도, 협박과 같은 정신적 폭력으로 동의를 얻어낸 경우에도 뷔올르에 속해.”
“난, 어떤 경우에도 속하지 않아! 댁들은 지금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거라구!”
“넌, 지금 연기를 하는 게 너무 티 나. 좋은 배우는 못 되겠어.”
P는 분명 어찌할 바를 모르는 얼굴이었다. 반면, K는 앞으로도 어찌해야할지를 잘 아는 얼굴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게 있다면 K에게 그 시간은 매우 빠르게 흘러갔다는 거였다. 그건 우습게도 현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본문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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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와 P 사이의 심리전은 누가 살아남을지에 대한 스릴감과 긴장감을 더해주는 동시에 흥미진진한 결말을 기대하게 만든다. 한편 마지막 반전과 결말은 모든 범죄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_편집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