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4년마다 한 번씩 이상한 경험을 한다. 뒤늦게 그녀는 자신이 4년마다 한 번씩 누군가와 더불어 그와 관계된 기억 모두를 통째로 지워버림을 깨닫는다. 그들이 모두 자신이 가장 행복한 기억을 공유한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한 봄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왜 4년마다, 그것도 크리스마스에, 특정 사람에 대해 모든 걸 잊어버리는 걸까. 봄은 ‘그 일’이 일어날 때마다 검은색 트렌치코트와 검붉은 머리카락에, 가면을 쓰고 나타났던 한 남자의 꿈이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어쩌면 꿈이 아니지 않을까 의심하는 봄.
이제 다시 일주일 후면 4년마다 한 번씩 검붉은 머리카락에 트렌치코트 남자가 나타나고 기억에 문제가 생기는 그 성탄절이다.
봄은 이번에야말로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밝혀낼 거라고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