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작품입니다.]
스무 살, 한 남자를 만난 이후……,
그녀는 지독한 몸살을 앓았다.
그리고 4년 만의 재회, 그녀의 운명이 바뀌었다.
그의 몸이 움직일 때마다 서현은 비명을 내질렀다. 지독한 통증과 함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짜릿한 쾌감이 그녀의 온몸에 전해졌다.
살과 살이 부딪치는 질퍽하고 야릇한 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졌다.
서현은 그의 어깨에 손톱자국을 남기며 애원하듯 속삭였다.
“날 평생 잊지 않겠다고 약속해 줄래요?”
“네. 평생 잊지 않을게요.”
서현은 그것으로 만족했다. 사랑까지 바란다면 그건 욕심이었다.
킬러에게 사랑은 여전히 사치였다. 재하가 서현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태식이 이 관계를 알게 된다면…….
그래서 어차피 재하와의 관계는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어차피 깨질 관계였다. 필리핀으로 돌아가면 모든 게 끝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운명적인 사랑을 믿고 싶고, 그 사랑을 확인하고 싶었다. 영원히 기억해 둘 수 있게 그 사랑을 가슴에 각인하고 싶었다. 머지않아 지독한 몸살을 앓게 되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