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공왕의 저울이 결국 하나린에게 기울었다.
꿀떡을 따라 돌아온 풍옥전은 이제 그녀를 구속하지 않았다.
“부디 날 떠나가지 마.”
다만 제현의 소망이 사슬로 변해
“너마저 날 버리진 마라.”
하나린이라는 바람을 묶었을 뿐.
마침내,
바람을 가두는 감옥이 완성되었다.
“풍옥전에 계신 그분을 왕비로 만들고 싶습니다.”
제 마음보다 완벽한 이상을 선택한 귀족가 수장의 독녀 백사린.
“전 꼭…… 인간이 되어야 되겠습니더.”
서른두 번의 배신에도 또다시 인간을 믿고 싶은 새끼 여우 미리내.
그리고,
“당신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말이야.”
“어머? 제가 당신의 놀이판에 끼어든 것일까요?”
귀족파를 꼭두각시 삼아 피의 축제를 벌이는 불행의 금수들.
하나린의 왕비 즉위를 둘러싼 귀족파와 왕실파의 결전.
그 이면에 도사린 음모에 맞서
그들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할 것인가?
“이번에도 재밌게 놀자, 미리내.”
「제 무덤 파는 여우」 제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