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 이후 잭은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러던 중 항상 가던 찻집으로 향하는데, 가게가 바뀌어 있었다. 주인 클락은 잭에게 한 송이 꽃과 조언을 해주는데... 몽환적인 찻집 "아상블라주"
[본문]
“아상블라주?”
찾은 찻집에 아상블라주(Assemblage) 라는 글씨가 눈에 띄었다. 똑같은 가게 모양과 똑같은 골목에 들어선 찻집이다. 그러나 잭이 찾아 헤맸던 찻집은 아니었다. 의아해서 다시 차를 몰까 했지만 이내 가시지 않은 안개에 그 찻집을 향하기로, 마음먹었다. 잭은 어제와 똑같은 찻집의 문을 열었다. 추위는 찻집 난방에 눈 녹듯 사라졌다. 그렇지만 난방이 좀 더운 건지 옅어지던 뺨이 다시 붉어졌다. 참 사람 몸 하나가 변덕스럽다. 그러나 속은 따뜻하지 못했다.
“어서 오세요.”
찻집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그를 반겼다.
주인은 중년의 남성이었다. 남자는 머리가 참 길었고 묶고 있었다. 그런 머리카락 색은 참 화려했다. 잭은 찻집 주인의 머리카락에 눈이 조금 갔다. 그러다 잭이 찻집을 한 번 둘러봤다. 찻집이 선 곳도 또 골목도 같았지만 안은 달랐다. 아침에다가 또 골목이라 그런지 손님은 없었다. 어제 들렀던 찻집 보다 아예 손님을 찾아볼 수 없는 곳이다. 그러다 이내 정신 차린 잭이 차 한 잔을 주문했다. 겨울에 따뜻한 차만한 게 없다며 찻집 주인은 빙긋이 웃었다.
“새로 개업한 거요?”
잭이 물었다.
“언제나 새벽이면 이 가게를 여는 걸요.”
찻집 주인이 웃으며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