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나라 ‘마을 지명’에 관한 어원과 고어를 대조하고, 그 발자취와 언어 변천사를 통해 마을 명칭에 관한 색다른 의미를 기술한 책이다.
원문은 《조선동리명소고(朝鮮洞里名小考)》(1943)로 삼국사기 지리지(三國史記地理志) 등의 여러 문헌에 등장하는 시대적으로 사라지고 흩어진 마을 이름의 기원과 학설을 통해 지명 연구에 대한 접근을 새롭게 하였다. 전국적으로 구전으로 전해오고 분포돼 쓰이는 어형을 밝히고 옛 지명을 간략히 연구 고찰하였다.
<서평>
-본문 중에서
한자 그대로 탄현동(炭峴洞), 호암동(虎岩洞), 야촌동(野村洞), 신포동(新浦洞)이라고 읽으면 속담에 이른바 ‘어둔 밤에 알락 고양이 지나간다’라는 말대로 흑백을 가리기도 쉽지만, 조선말로 의역하여 읽는다면 ‘숯고개골’이나 ‘범바위골’, ‘장구메골’, ‘벌멀골’, ‘새개골’이 되어서 이처럼 앞에도 다르지 않은 ‘골’이 붙게 된다.
그런데 조선의 마을 이름 중에서 이 ‘동(洞)’ 글자 이름을 거짓으로 꾸며 남용하게 된 것은, 그 시초로 보아 벌써 통합 이전에도 있었던 것 같다.
현재 존재하는 동네 이름 중에는 ‘천(川)’ 글자와 ‘포(浦)’ 글자가 붙은 많은 동네 이름 가운데에서 ‘천’을 ‘개’로 읽고 ‘포(浦)’를 ‘내’로 읽는 동네가 한 곳도 없었다. 더구나 ‘개’로 불리는 동네 이름은 예전에는 물론 현재까지도 거의 모두가 해안가인 것으로 보아~
토성(土城), 산성(山城), 성문(城門)이 통용어가 된 것과 같이 지금은 흔히 ‘성’을 쌓는다.
‘성 밑’이라고 하여 성(城)을 한자음 그대로 읽지만, 고어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