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을 깨뜨리러 온 거라면 돌아가세요.”
콘이라는 이름의 형을 가진 소년은 형이 돌아오지 않는 날을 기점으로 형의 이름을 빌려 세상에 나오게 된다.
기사학교를 졸업하고 배려금을 갚기 위해 왕국에서 내건 바위를 처치하라는 공고를 보고 바위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바위가 아닌 돌멩이 산에 앉은 소녀를 만나게 되는데....
[본문]
그건 돌멩이 산이었어요. 이윽고 달빛이 환하게 비추던 돌멩이 산꼭대기에 울고 있는 소녀를 보았습니다. 저는 그런 소녀에게 다가갔어요. 돌멩이 산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에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그녀가 저를 봤을 때, 그 눈물을 조금 그치는 것 같았죠. 그녀는 저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하얗고 옅은 노란 달 아래 소녀의 얼굴에 돌멩이들이 가득했습니다.
“누, 누구세요?”
소녀는 겁에 잔뜩 질린 목소리를 내뱉었습니다. 그리고 달빛아래 비치던 자신의 얼굴을 소녀는 두 손으로 가렸습니다.
“……콘이라고 해요.”
제가 답했습니다.
달에 비춰지는 소녀의 손에도 얼굴처럼 돌멩이가 가득했죠. 마치 손이 전부 돌로 되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참동안 제가 소녀의 두 손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어요. 소녀가 자신을 잡으러 왔냐며 물었습니다. 저는 단지 이 돌멩이들을 깨뜨리려고 왔을 뿐이라고 답했죠. 그러자 소녀는 자신을 깨뜨리러 왔냐며 물었습니다. 저는 소녀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었어요. 그녀는 유리도 아니고 커다란 바위도 아녜요. 물론 그녀의 얼굴과 손이 조금 의아했지만, 어쨌든 저는 알 수 없는 물음에 의아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