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해 수사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현대 경찰소설의 걸작
"그들에게는 답이 있어야 해."
해결되지 않은 사건, 남겨진 사람들,
그들이 살아가게 된 저체온의 세계가 던지는 미스터리.
북유럽 경찰소설의 시인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의 장편소설. 인드리다손의 작품은 전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 소개되며 밀리언셀러에 올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는 한편, 세계 유수의 여러 추리소설상을 받아 작품성 또한 인정받았다. 영국 추리작가협회(CWA)는 인드리다손이 2017년, 현재까지도 전무후무한 스칸디나비아 추리작가협회의 유리열쇠상 2002년과 2003년에 2년 연속 수상한 것에 이어, 2005년 CWA 최우수 추리소설상까지 쓸어간 것을 계기로 최우수 추리소설상의 후보 작품을 최초에 영어로 출판된 작품에 한하기에 이르기도 했다.
『저체온증』은 이처럼 수많은 상을 거머쥔 그의 작품 중에서도 한 손에 꼽히는 걸작이다. 『저체온증』은 주인공 형사 에를렌뒤르가 자살과 실종 사건을 맡아 수사하는 과정과 함께,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교묘한 플롯으로 엮여 있다. 또한 제대로 된 "사건 수사"는 범인을 잡는 것만이 아니라,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이 스스로 사건을 딛고 일어날 수 있도록 끝맺어주는 첫걸음이기도 하다는 점이 특히 강조된다.
●경찰 수사의 원점을 묻다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은 경찰소설의 거장으로 불린다. 그의 작품은 일과처럼 사건 파일을 받고 그 파일을 덮고 다시 새로운 사건 파일을 여는 지친 여타 경찰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다. 심지어 『저체온증』의 시작점이 되는 사건은 범죄조차 아니다.
호숫가의 별장에서 마리아라는 여성이 자살한 채 발견된다. 부검의는 자살로 판정하고 조서도 그렇게 적힌다. 사건 파일은 신속하게 정리된다. 특이하게도 경찰로서 할 일은 다 끝난 것처럼 보이는 이 지점에서 『저체온증』의 주인공 에를렌뒤르 형사는 수사를 시작한다. 마리아의 자살을 믿지 않는 그녀의 친구가 겪는 슬픔과 절망의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수사의 목적이다. 마리아의 주변인들이 "왜 그 아이는 죽을 수밖에 없었을까? 막을 수는 없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끝없이 던지는 고통의 질문들에 답을 내려주기 위해서.
에를렌뒤르 형사에게 "이 사건이 범죄가 맞는가, 범인은 왜 범죄를 저질렀는가, 범인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사건이 주변 사람에게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사건을 할 수 있는 한 완전히 복원해 진실로써 치유제를 만들어주는 것이 그보다 훨씬 중요하다.
인드리다손은 경찰 수사를 보여주는 소설을 쓰는 데에 그치지 않고, 최종적으로는 구태를 일삼는 현대 경찰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찰은 왜 수사를 하는가?
경찰 수사의 원점은 사건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것이 아닌가?
●이 시리즈에 바치는 찬사들
"살인과 죽음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대부분 추리소설이 집중하는 수면 위의 덩어리 밑에는 남은 평생을 상실감과 고통을 안고 견뎌야 하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의 추리소설 주인공 에를렌뒤르 형사는 수면 밑에 있는 것을 본다. 수면 위만 본다면 『저체온증』은 사후 세계의 존재들을 암시하는 초자연적으로 보이는 사건 속에서 자살처럼 보이는 죽음을 맞은 여자의 사건을 다룬 퍼즐 미스터리다. 하지만 에를렌뒤르의 눈에 먼저 들어오고 관심을 갖는 것은 범인의 정체가 아니라 부모를 잃고 사후 세계의 메시지에 집착하는 딸, 수십 년 전 사라진 아들의 실종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모들이다. 이들에 대한 깊은 공감 뒤에는 수십 년 전 눈보라 속에서 사라진 동생에 대한 에를렌뒤르 자신의 기억과 죄책감이 자리잡고 있다. 『저체온증』은 아이슬란드의 차가운 대기 속에서 끝까지 어두운 과거를 안고 살아야 사는 사람들을 위한 애도가이다." - 듀나(소설가, 영화 평론가)
"우아하다. 아이슬란드의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은 긴 분량과 복잡함, 숨가쁜 정도로 승부하는 현대 범죄소설 세계에서 군더더기 없이, 캐릭터를 과하게 괴롭히지도 않고, 모호함이 남지 않는 깔끔한 작품을 써낸다. 『저체온증』은 그의 작품 중에서도 수작이다. 여기에는 완독 후에도 오래 잊을 수 없을 깊은 슬픔이 고여 있다. 용의자들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의 눈엔 태평해 보이는 형사 에를렌뒤르에게도 사연이 있다. 어떤 일들은 바로잡힐 기회를 영원히 얻지 못한다. 죽음을 이야기의 중요한 도구로 사용할 때, 인드리다손의 신중함은 잊기 어려운 미덕이 된다.
자살로 죽은 여자는 사후 세계를 믿었다고 했다. 그녀에게는 영매에 대한 믿음, 의사인 남편, 그리고 막대한 유산이 있었다. 이 죽음이 처음 보인 대로 자살이라고 생각한다면, 미스터리 독자 실격이다. 능숙한 의심꾼이 탐험하게 될 곳은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이며, 새로 발견된 행성의 이름처럼 길고 복잡한 지명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건의 진상이 드러난다. 과거의 진실이 독자와 형사에게 시차를 두고 드러나는 구성의 느릿한 유려함이 장점인데, 독자는 에를렌뒤르보다 먼저 과거사를 알게 되지만, 그는 그 이상을 밝혀낸다. 자살과 실종, 두 가지 사건이 『저체온증』에서 다루어진다. 그 둘은 물리적 관련은 없으나 정서적으로 닮아 있다. "자살 역시 실종 사건이야"라는 에를렌뒤르의 말처럼. 악은 슬픔을 이용하고, 슬픔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다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 번도 아이슬란드를 떠나본 적 없는 에를렌뒤르가 "나의 에펠탑"이라고 부르는 곳 앞에 설 때, 세상을 떠난 모두를 위해 기도하고 싶어진다." - 이다혜(북칼럼니스트, 《씨네21》 기자)
"저체온증. 소설의 제목이 된 이 단어는, 에를렌뒤르의 동생이 눈 속에서 얼어죽어간 직접적인 이유이기도 하며, 남겨진 사람들의 정신적 상태를 은유하는 말이기도 하다. 극심한 냉기 속에 모든 종류의 신진대사가 둔화되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상태. 남겨진 이들은 결코 상처를 극복할 수 없다. 어제 일어난 사건이든 수십 년 전 사건이든, "시간이 해답"이라는 말은 적어도 익숙한 체념에 있어서만 절반쯤 옳다. 이들에게 어떻게든 제대로 된 애도의 기회를 주기 위해 에를렌뒤르는 그 무기력의 상태를 억지로 뒤흔든다. 더 늦기 전에 그는 운명에 순응하는 자가 아니라 운명에 대항하는 자가 될 수 있을까. 질서정연한 무기력의 상태에서 벗어나 불확실한 혼돈의 활력으로 스스로를 내맡길 수 있을까. 『저체온증』 이후의 에를렌뒤르가 정말 궁금하다." - 김용언(《미스테리아》 편집장)
"비범한 시리즈." - 《뉴욕 타임스》
"스티그 라르손의 작품을 읽은 독자들이 느낄 공백을, 완벽하게 채울 소설." - 《USA 투데이》
"대가의 솜씨가 느껴지는 탁월한 시리즈." - 《시카고 선타임스》
"인드리다손의 작품은 모든 것이 균형 잡혀 있고, 클리셰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 구성과 속도감에는 저항조차 불가능하다. 결말 또한 그냥 완벽하다. 여기 최고의 작품이 있다! 라는 찬사가 어울리는 아이슬란드 소설." - 《뉴스데이》
"좋은 작가들은 많다. 하지만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은 내 서재에서 좋음을 넘어 월등하다." - 조 퀘틴,《뉴욕 타임스》 리뷰
"인드리다손은 대단히 간결한 문체와 시원스러운 속도로 날카로운 심리 묘사를 해낸다." -《인디펜던트》
"괴로울 정도로 홀려 눈을 뗄 수 없는 소설. 계속해서 읽게 만드는 강렬한 필치."-《오클라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