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서구의 충돌」은 지난 몇 년 간 계간 『역사비평』에 기획 연재되었던 글들을 수정 보완하여 한 권의 단행본으로 엮은 것으로, '한국적 근대성'의 형성과정을 여러 부문의 사회현상을 통해 살펴본 것이다. '한국적 근대성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지난 100년 동안 각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겪은 한국 사회를 전통과 서구 근대의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살펴보되, 전통(=불변)과 근대(=발전)의 추상적 이분법에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실제의 생활에서 우리 역사의 전통적 측면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차분하게 추적하고 있다. 동도서기론이나 포스트모던의 역사관이 지닌 편협함과 조급함을 극복하기 위해 지은이들은 각각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그것을 기반으로 전통과 서구의 충돌이라는 문제를 소화했다. 따라서 이 책은 지난 100년 동안 우리의 모습이 실제로 어떻게 변했는지에 관한 균형된 인식을 갖는 데 유익하다. 나아가 전통과 근대라는 흑백의 역사관을 극복하고 역사의 거울에 우리 자신의 구체적인 변화를 반추하는 데 더욱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