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러브레터 101통을 묶어 놓은 책이다. 저자는 실제로 마지막 사랑을 얻기 위해 러브레터를 3년 반에 걸쳐 한 여인에게 써 보냈다. 독자는 저자가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가의 여부를 귀신처럼 알아낸다고 했던가? 그 말이 진실이라면 이 책의 저자와 독자는 통할 것이다. 사랑을 얻기 위해 쓴 절박한 글이기에 편지 한통 한통의 완성도는 낮지 않다. 그래서였을까? 혹자는 한 권의 책이 아니라 백 권의 책이라고 평했다. 때문에 이 책을 읽는 속도는 조금 느려야 한다. 백일 동안 읽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한통 한통에 독립적 주제가 있지만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있다. 그 주제는 직선이 아니다. 물의 흐름을 닮은 선이다. 상당히 긴 시간에 걸쳐 흘러간 이 글은 생물처럼 스스로 살아 나아갔다. 백 권의 책이며 한 권의 책이다. 글을 읽을 때 글을 쓰면서 읽으라는 말은 말장난으로 치부될 수 없다. 경계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백 권의 책이기도 하고 한 권의 책이기도 하다는 말 또한 경계성과 통한다. ‘러브레터가 깊어질수록 깨달음은 깊어져갔고 그에 따라 러브레터는 더 이상 러브레터가 아니게 되었다’는 말도 경계성과 맞닿아 있다. ‘101통의 러브레터’는 여인을 향한 러브레터이기도 하지만 깨달음을 향한 러브레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