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책 빌린 책 내 책 : 윤택수 전집 02

윤택수 | 디오네 | 2017년 08월 03일 | EPUB

이용가능환경 : Windows/Android/iOS 구매 후, PC,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파일 용량 제한없이 다운로드 및 열람이 가능합니다.

구매

종이책 정가 15,000원

전자책 정가 9,000원

판매가 9,000원

도서소개

이 책은

40여 년을 살다 홀연 세상을 떠난 이가 남긴 아름다운 산문집

“나의 희망은 카프카가 되는 것도 아니고 루쉰이 되는 것도 아니고 박경리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윤택수만큼만 쓰고 싶다. 아니 어쩌면 윤택수가 카프카보다 더 진지하고 자기 완성적인 글을 썼다고 나는 생각한다.”
- 김서령(칼럼니스트)

『훔친 책 빌린 책 내 책』은 고독하고 아름답게 40여 년을 살다 간 윤택수 작가의 유고 산문집이다. 우리말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찬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눈앞이 밝아오는 느낌이 든다.

청미래덩굴. 새미래에서는 명과나무라고 했다. 새미래에는 ‘빨갛고 동그란 게 뭔가?’라는 수수께끼가 있었다. ‘뭔가’를 ‘멍가’라고 발음했다. ‘빨갛고 동그란 게 멍가?’ ㅝ가 ㅓ로 변하는 것은 단모음화이고 ㄴ이 ㅇ으로 변하는 것은 자음동화이니, 수수께끼로서의 모호성에도 완연하게 부합하지 않는가. ‘빨갛고 동그란 게 멍가?’ 그러면 우리는 입술을 빨갛고 동그랗게 만들어서 대답하곤 했다. 명과, 명과, 명과라고. 이 음성률音聲律이 주는 쾌감 때문에도 우리는 잊을 만하면 시침을 떼고서 묻곤 했다. ‘빨갛고 동그란 게 멍가? 빨갛고 동그란 게 멍가?’
― 「꽃들, 나무들」중에서

고향 마을에 얽힌 이야기들,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
1부 「박물지」에 실린 글들은 지은이의 고향 마을에 얽힌 이야기들이다. 유년 시절의 친구들과 가족, 마을 사람들을 현대로 다시 불러내어 잔잔한 감동을 얽어 놓는다. 글 속에는 갖가지 고유 식물과 옛 이야기들이 들어 있어 우리 것에 대한 지은이의 애정을 볼 수가 있다. 또한 지은이는 이 글들을 통해 잃어버린 고향 마을에 대한 향수를 일으키는 것과 동시에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잔잔한 물음과 대답을 들려준다.

감자의 둥긂, 쟁기의 버팀과 휨, 헛간의 으스름. 나는 그러한 산문을 쓰려고 한다. 감자와 쟁기와 헛간은 두런두런 지껄인다. 욕심 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광고 카피, 삐라 문구, 정신분석의 열쇠어 들보다 더 자재적自在的인 산문을 쓰려고 한다. 그들은 또 두런거린다. … 내 마음을 잘 아는 감자와 쟁기와 헛간은 한 마을에 있다.
― 「산문」중에서

책에 얽힌 이야기들
2부 「훔친 책 빌린 책 내 책」은 책에 얽힌 이야기들이다. 지은이는 다채로운 생활을 하며 체험한 일들과 다방면의 독서를 통해 얻은 이야기들을 얽어 산문 문학의 진수를 보여 준다. 세상을 넓고 깊게 살려 했던 한 인문주의자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다. 몇몇의 글에서는 번역가와 작가들에 대한 분석도 들어 있는데, 지은이의 독서 편력을 볼 수 있는 글이라는 점에서 흥미가 진진하다.

한스 에리히 노사크의 예지는 존중할 만하다. 그의 ‘장서 정리법’은 끊임없는 스밈과 짜임의 손길을 거친 정신의 나무이다. 그 흥성거리는 나무의 우듬지를 보며, 10년 후를 생각한다. 봄이 오면 담장에 사위질빵을 붙여 심으리라. 어린순을 따서 아내에게 무쳐 달라고 하면 아내는 웃으리라. 10년 후엔 부전고원으로 식물채집 하러 가리라. 그때쯤이면 아내는 늙으리라. 아내는 바느질을 한다. 그 모습이 그림 같다.
― 「정오표·겨울 서재·마침표」중에서

저자소개

윤택수

1961년 대전에서 태어나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충남 홍성의 홍주중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했으며, 서울에서 몇몇 잡지사와 출판사 편집장을 역임했다. 또한 울산에서 용접공으로도 일했고, 원양 어선 선원이 되어 바다로 나가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2000년 8월 학원에서 강의 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2년간 투병 생활을 했다. 그리고 2002년 9월,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저서로는 시집 『새를 쏘러 숲에 들다』와 산문집 『훔친 책 빌린 책 내 책』, 장편소설 『벌채상한선』이 있다.

목차소개

편집자 서문 – 고독하고 아름답게 살아온 40여 년

1부 박물지博物誌

산문 | 마을 | 또래들 | 먹을 것들 | 어머니 | 꽃들 나무들 | 혼자 있기 | 귀신들 | 방물장수들 | 도둑놈 | 동물들 | 자전거와 통학버스 | 냄새, 고요함 | 거짓말 | 수정과 진흙 | 석유

2부 훔친 책 빌린 책 내 책

훔친 책·빌린 책·내 책 | 삼국사기라는 책 | 신현숙·김진섭·오화섭 | 정오표·겨울·서재·마침표 | 사전·박물지·백과사전 따위 | 죽음의 겉과 안과 사이 | 열등감의 여러 켜 | 시 짓는 시험은 어떨까 | 피서지에서 생긴 일| 밥 | 겨울산

추천의 글_ 그에게 열광하다 | 김서령(칼럼니스트)

회원리뷰 (0)

현재 회원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