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돼지개 길들이기(LOCKER BLEIBEN MIT DEM INNEREN SCHWEINEHUND)》는 ‘유럽 최고의 인성 트레이너’로 꼽히는 마르코 폰 뮌히하우젠 박사가 인생에서 정작 중요한 일은 뒷전인 십대들을 위해 쓴 심리상담 자기계발서다. 저자는 십대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는 언제나 심리적인 방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연구했다. ‘돼지개’는 그 심리적인 방해에 대한 은유로, 독일에서는 ‘부정적 자아’ 혹은 ‘마음속의 유혹’을 상징하는 심리학 용어로 사용되어 왔다. 금연을 선언했던 아빠가 슬며시 담배를 꺼내 문 것도, 공부를 하려고 책상에 앉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친구와 전화질 중인 것도 “난 안 돼.” “난 못해.” “조금만 더 있다가 하지 뭐.”라고 끝없이 속삭이는 돼지개의 꼬임에 넘어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돼지개는 없애버려야만 하는 악마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뮌히하우젠은 돼지개의 ‘찰거머리처럼 붙어 떼어낼 수 없음’이라는 특징에서 실마리를 얻어 다른 주장을 펼쳤다. 돼지개는 심장이나 콩팥처럼 자기의 일부이기에 없앨 수 없으며, 녀석의 속셈을 파악하고 잘 길들이면 방해받지 않고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처음으로 제기한 《네 안의 적을 길들여라》는 2002년 출간 즉시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으며, 현실적인 방안 제시로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이 책은 뮌히하우젠이 청소년들을 위해 쓴 첫 작품이다. 그는 사춘기에 접어든 두 아이를 키우며 십대들이야말로 돼지개의 속셈에 가장 쉽게 넘어가는 약한 존재임을 깨달았다. 미루기, 한눈팔기, 포기하기를 부추기는 돼지개를 십대 때 잘 길들여놓아야 꿈꿔온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도 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자기조절을 해 돼지개의 속셈을 피해갈 수 있는지를 친절하고도 재치 있게 알려준다. 뮌히하우젠의 십대 딸 노렌이 함께 집필하여 청소년들의 생각과 언어가 생생하게 녹아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만약 자신도 모르게 ‘세운 계획 모른 척하기’가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면, 이번에야말로 마음속 돼지개를 찾아내 제대로 길들여야 할 때이다.
돼지개가 부추기는 미루기, 한눈팔기, 포기하기로부터
나의 단 한 번뿐인 십대 인생을 지키자!
‘돼지개’는 독일어에만 있는 표현이지만 이 책이 다루는 심리적 현상은 세계 어디에서든지 사람들 마음속에 똑같이 존재한다. 즉, 누구에게나 돼지개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마음속 성장 훼방꾼 돼지개를 길들일 수 있을까. 우선 돼지개가 주인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중요한 일을 하려고 할 때마다 돼지개가 방해 작전을 펴는 이유는 딱 하나다. 자기가 하는 짓이 주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철석같이 믿기 때문이다. 돼지개는 주인이 즐겁고 행복한 순간만을 즐기며 잘 살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돼지개가 보기에 공부나 운동, 집안일 등은 행복과는 아주 거리가 먼 힘든 일이다. 그래서 녀석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수천 가지 핑계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핑계들을 내세우면서 딴짓을 하도록 꼬드긴다.
이 밖에도 녀석은 청소년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해 작전을 펼친다. 돼지개가 부리는 최고의 작전 8가지를 알아보자.
▶ 작전명 1. 헷갈리게 만들기
: ‘운동을 자주 하자’ 같은 막연한 목표를 세워 계획이 실현될 수 없게 한다.
▶ 작전명 2. 미루고 또 미루기
: ‘오늘까지만, 딱 오늘까지만’ 하며 나 자신 혹은 부모님과의 약속을 미루게 만든다.
▶ 작전명 3. 편한 게 최고야
: 돼지개는 불우이웃을 위한 봉사 활동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자기가 모시는 주인의 편안함만 걱정한다.
▶ 작전명 4. 다른 사람 눈치 보기
: 친구들을 따라 술을 마시지 않으면 따돌림을 당할 거라고 협박하여 먹기 싫은 술을 잔뜩 마시게 한다.
▶ 작전명 5. 별것 아니라고 여기기
: 초콜릿만 먹는다고 해서 뚱뚱한 것도 아니고 당장 아픈 데도 없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득한다.
▶ 작전명 6. 안전빵
: 지역 피아노 경연대회에 나갔다가 괜히 창피를 당할 수도 있으니, 안전하게 피아노 학원에나 다니라고 꼬드긴다.
▶ 작전명 7. 한 번은 괜찮아
: 비가 오면 하루쯤은 자전거를 타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꼬드겨 결국엔 운동 계획을 포기하게 만든다.
▶ 작전명 8. 포기
: 승마나 피아노 연주 등은 백날 연습해도 늘지 않고 힘만 드니 포기하는 게 마땅하다고 우긴다.
돼지개는 앞날이 어떻게 될지 생각하는 재주가 꽝이라서 눈앞의 즐거움만 찾는다. 돼지개의 말만 믿었다간 가까운 미래에는 더욱 힘든 상황이 닥친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를테면 영어 공부를 하지 않으면 당장은 좋지만 성적이 비참할 정도로 떨어지고, 부모님과의 갈등이 깊어지며, 심지어 낙제를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이제 돼지개의 속임수를 파악했으니 예전만큼 쉽게 유혹에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청소년 여러분의 약점을 움켜쥐지 못한 이상 돼지개는 한낱 힘없는 동물에 불과하다. ‘내 마음은 내가 움직인다!’라는 각오로 자신감 있게 단 한 번뿐인 십대 인생을 개척해나가자.
“십대들의 작심삼일에는 이유가 있다!”
마음속 성장 훼방꾼 돼지개를
최고의 꿈 도우미로 만드는 자기조절 노하우
이제 돼지개의 참견이 특히 심할 때가 언제이고 즐겨 사용하는 속임수는 무엇인지 속속들이 알았다. 남은 일은 돼지개를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돼지개를 무릎 꿇게 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마음속 성장 훼방꾼 돼지개를 최고의 꿈 도우미로 변화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십대가 꿈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방해꾼이었던 돼지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승리이다.
이 책에서는 일상에서의 작은 노력만으로도 돼지기를 슬기롭게 다룰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특히 8장에서는 ‘돼지개를 길들이는 30가지 방법’이라는 제목 아래 자기조절 비법을 집중적으로 알려준다. 재능 발견하기, 부모님의 돼지개에게 신뢰 얻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목표 세우기, 규칙적인 반복의 힘 활용하기, 익숙한 습관 사이에 새 습관 끼워 넣기, 비아냥거림 무시하기 등의 기술을 이용하면 힘들지 않게 돼지개를 길들일 수 있다.
물론 평생을 함께해온 돼지개를 단번에 변화시키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돼지개와의 기싸움에서 밀린다고 생각될 때는 다시 이 책을 펴고 두고두고 적용해나가기 좋은 훌륭한 처방전들을 천천히 실천해가면 된다. 조심스럽게 조금씩 단계적으로 도전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마음속 돼지개도 기꺼이 주인의 뜻을 존중해 최고의 꿈 도우미로 거듭날 것이다. 돼지개의 가장 큰 소원은 바로 주인의 행복이니 당연한 일이다.
마음속 돼지개의 속셈을 꿰뚫고 있는 사람과 돼지개의 존재 자체를 외면하는 사람의 미래는 확실히 다르다는 점을 꼭 기억하자. 이 책을 집어든 순간부터 돼지개는 자신의 자리를 잃을까 봐 벌벌 떨고 있으니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