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혼해요.”
가현의 생일인 그날은 사실 여느 날과 다름이 없었다.
다만 그녀는 시혁의 첫사랑인 지수의 그늘에 사는 데 지쳐서,
보답받지 못하는 사랑에 지쳐서, 그만 이 손을 놓아 달라 부탁했을 뿐이다.
“……이제부터 내가 널 더 많이 좋아할게.”
시혁은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사랑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그녀를 붙잡았다.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연인은 너무도 다정하고 아름다웠다.
그 기억에 사로잡혀 가현을 만나고, 그는 다시 사랑을 했다.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던 사랑이,
어느새 가슴속에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아무리 밀어 내고, 미워해도 좋았다.
그저 사랑할 수 있도록 허락만 해 준다면…….
오직 제 외로운 사랑의 등만 좇던 두 사람에게
마침내 찾아온 끝은, 끝이되 시작이었다.
「두 번째 프러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