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선 자리에 불려 나간 강민재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맞은편에 앉은 여자는 고스란히 그의 짜증을 견뎌 내고 있었다.
“듣고 나왔을 테니 취미나 하는 일, 이런 질문은 생략하죠.”
“네.”
“나이도 물론 알고 나왔을 테고, 궁금한 거 없습니까?”
“네.”
적어도 그가 싫어하는 유형의 여자는 아닌 게 틀림없었다.
답답하긴 했지만 불필요한 질문은 하지 않아 편했다.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난 좋은 남편, 그거 될 수 없을 겁니다.
또한 사생활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개인 공간엔 침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내라고 해서…….”
“더 좋네요.”
“네?”
“솔직하고 군더더기 없어 좋다고요.”
“소은향 씨.”
“네.”
“지금 그 말, 나와 결혼해도 좋다는 말로 받아들여도 되는 겁니까?”
남자의 장식품이길 스스로 원하고, 관심 밖으로 밀려나길 자처하며
바람을 피우려면 조용히 피우라고 친절하게 권장까지 하는 여자.
그녀는 완벽한 아내였지만, 이상한 여자였다.
강민재, 그는 소은향이라는 존재에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