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래요!”
“몰라서 묻나?”
무섭도록 집요한 시선에 신경이 마비 된 듯 수인은 차마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뜨겁게 파고드는 짙은 눈동자에 피부가 따끔거린다. 하지만 수인은 거침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혔다.
“취했어요.”
“아니, 멀쩡해.”
알싸한 위스키 향과 함께 다가드는 남자의 숨결이 가슴 떨리게 뜨거웠다. 저도 모르게 고개를 떨어트린 수인이 가늘게 속삭였다.
“놔줘요.”
“싫어.”
귓전에 내려앉는 야릇한 떨림에 순간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성큼 다가드는 은헌에게 떠밀려 수인이 흠칫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좁은 현관엔 더 이상 물러설 공간이 남아 있지 않았다. 단단한 벽과 더 단단한 가슴 사이에 꼼짝없이 갇혀버린 그녀가 가쁜 숨을 내쉬었다.
“은헌 씨.”
볼을 따라 흘러내린 뜨거운 손가락이 그녀의 턱을 들어올렸다.
짙게 가라앉은 그의 눈동자가 태울 듯 그녀를 응시했다.
“당신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하겠어. 당신 뭐야? 대체 뭔데 내가 잠도 못 자고 당신 생각을 해야 하지?”
“…….”
“이쯤 되면 당신이 책임 져야 할 것 같지 않아?”
직선으로 돌진하는 적나라한 고백에 수인은 문득 그를 안아주고 싶어졌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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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일기(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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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소개
프롤로그
1. 사랑 後
2. 처음 만난 연인
3. 남과 여
4. 끝나지 않은 하루
5. 긴 하루
6. 끝이 아닌 시작
7. 특별한 하루, 특별한 인연, 그런 꿈들
8. 교제를 신청합니다
9. 흔들리는 마음
10. 내가 그대를 사랑해도 될까요
11. 유리 구두와 벙어리장갑
12. 고백
13. 사랑하는 시간 Ⅰ
14. 사랑하는 시간 Ⅱ
15. 크리스마스의 악몽
16. 사랑 後…… 그리고 愛
17. 사랑하는 사람들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