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부닌 Иван Бунин
1870년 러시아 보로네시의 오래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오룔 현에서 유년시절의 대부분을 보내는데, 이때 지니게 된 자연에 대한 애정과 시적 서정성은 부닌 작품의 시원이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푸시킨과 레르몬토프를 흠모해 시를 썼고 1887년 페테르부르크 신문 〈조국〉에 시와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기자, 공무원, 편집자 일을 하며 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에서 체호프, 발몬트와 교류했고, 한때 톨스토이주의에 심취하기도 했다. 1890년대 후반부터는 고리키, 쿠프린과 함께 문학서클 ‘스레다(수요일)’의 멤버로 활동하며 번역과 시 창작에 몰두해 『열린 하늘 아래에서』 『낙엽』 등을 발표했고, 1903년과 1909년 두 번에 걸쳐 푸시킨상을 수상했다. 이후 「마을」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신사」 등 중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다 1918년 볼셰비키 혁명에 반대하며 프랑스로 망명했다. 1933년 러시아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1953년 파리에서 영면했다.
회상을 통해 유년과 젊은 시절의 삶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아르세니예프의 인생』은 부닌이 망명 시기에 쓴 작품이다. 섬세하고도 시적인 묘사와 자전적 요소, 당대의 사회상, 인생에 대한 통찰이 어우러진, 부닌의 작품세계가 집약된 대표작으로 꼽힌다.
옮긴이 이항재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리키세계문학연구소 연구교수와 한국러시아문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단국대학교 러시아어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소설의 정치학: 투르게네프 소설 연구』 『러시아 문학의 이해』(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 『러시아 문학사』 『루진』 『아버지와 아들』 『귀족의 보금자리』 『첫 사랑』 『숄로호프 단편선』 『톨스토이와 행복한 하루』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