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호텔에 있는 짐 속에는 옷과 책이 조금 있었고, 인디아의 남쪽 앤다만 섬에서 주운 진기한 선물이 좀 있을 뿐이었습니다. 앤다만 섬은 사고를 낸 병정들을 귀양 보내는 곳인데, 아버지는 그곳의 경비대 대장을 했습니다."
"런던에 아는 분이 계셨던가요?"
"예, 아버지와 함께 인디아에 계시던 솔트 소령이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아버지가 돌아오시기 조금 전까지 어퍼 노이드에 살고 있었기 때 문에 그분에게도 아버지의 소식을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아버지 가 돌아오신 것 조차 모르고 계셨습니다."
"음, 이상한 일인데요."
"이상한 일은 그 뿐이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6년전 5월 4일의 일입니다.
이상스럽게도 신문 광고란에 저의 현주소를 찾는 광고가 났습니다. 그때 저는 포레스터 부인 댁 가정 교사가 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입니다. 광고 를 낸 사람의 주소가 없었기 때문에 저는 같은 신문에다 제 주소를 냈지요.
그러자 그날 안으로 저에게 작은 상자 하나가 소포 우편으로 도착되었어요.
그 안에는 대단히 아름다운 진주 하나가 있었을 뿐 편지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그 후 해마다 같은 날이 되면 똑같은 소포로 똑같은 진주를 1개씩 보 내 왔지만, 저는 아직까지 그것을 보내 주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고 있습니다. 보석상에 물어 봤더니 그 진주는 아주 값진 것이라고 하더군요. 여기 가져왔으니 봐 주십시오."
모스턴 양은 손에 들고 있던 납작한 상자를 열어, 6개의 아름다운 진주를 보여 주었습니다.
"얘기가 퍽 재미있군요. 그밖에 다른 일은 없었습니까?"
"네, 오늘 아침 갑자기 이런 편지를 받았기에 부랴부랴 달려온 것입니다. 좀 읽어 봐 주세요."
홈즈는 편지를 받아 겉봉을 훑어보았습니다.
"런던 남서구 우편국 7월 7일자 소인이 찍혔군요. 남자의 엄지손가락 지문이 남아 있는데, 아마 배달부의 것이겠죠?"
이윽고 겉봉을 뜯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 오늘 밤 7시 리디엄 극장 바깥 왼편으로부터 세 번째 기둥이 있는 곳까지 나와 주십시오. 당신은 정당한 이유 없이 불행을 당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댓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내 말이 수상스럽게 생각되시면 친구 두 사람을 데리고 나와도 좋습니다. 단, 경찰에게만은 알리지 마십시오. 만약 경찰에 알리는 날엔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갑니다.
당신이 알지 못하는 친구로부터 -
"음, 정말 이상한 편지인데...... 그래 당신은 어떻게 하실 작정이십니까?"
"어떻게 해야 좋을지 선생님께서 좀 가르쳐 주세요."
"그렇다면, 저와 이 와트슨 씨가 당신의 친구가 되어 오늘 밤 같이 가기로 합시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럼 6시에 다시 오겠습니다."
"예, 시간이 늦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참, 소포에 쓰인 글씨와 이 편지의 글씨와는 닮은 점이 없는지요?"
"예, 그렇지 않아도 소포의 포장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모스턴 양은 6개의 종이를 꺼냈습니다.
"참으로 당신은 빈틈이 없군요. 그런데 이 글씨는 같은 사람이 일부러 다르게 쓴 글씨임이 틀림없습니다. 혹시 아버지의 글씨와 닮은 점은 없는지 요?"
"전혀 다릅니다."
"그래요? 그럼 6시에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편지는 제가 맡아 두었다가 나중에 자세히 조사해 보겠습니다."
모스턴 양은 힘을 얻은 듯 바삐 돌아갔습니다.
홈즈는 모스턴 양이 돌아가기가 바쁘게 문제의 편지를 내게 보여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