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윤택
학부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매력적인 학문임에는 틀림없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고 깊이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독서와 글쓰기만큼은 달랐다. 소설보다는 인문 교양서를 즐겨 읽었고, 이따금 취미 삼아 글을 쓰기도 했는데 내 생각을 흔적으로 남기는 작업은 항상 매력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즐거웠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나는 작가로 활동하면서 생계에 지장만 생기지 않는다면 따로 직업을 갖지 않겠다고 종종 이야기하고 다녔다. ‘이렇게 내공을 쌓다보면 훗날 책을 쓰면서 자연스레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다소 뚱딴지같은 생각을 하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이불 킥을 할 정도로 부끄러운 생각이었음을 깨닫는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과 본인만의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3년 전쯤, 동생과 부푼 꿈을 안고 『무심장 세대』를 출간했지만 쫄딱 망하면서 전업 작가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깨달았다. 하지만 집필 작업을 게을리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동시대를 젊은이들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한 번 왔다 가는 인생, 내가 이 세상에 다녀간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최대한 많이...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쓰려면 일단 굶주린 배를 채워야 할 것만 같았다.
지금은 생계를 위해 광화문 어딘가에서 일을 하며 틈틈이 집필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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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택
이 책은,
꽃처럼 짧고, 꽃처럼 순식간에 사라지는 청춘의 어느 날
나의 일상과, 나의 생각에 대한 기록이다.
『무심장 세대』라는 제목으로 생에 첫 책을 출간했을 당시 나는 만 25살이었다. 자신감이었는지, 경솔함이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별다른 인생 경험도 없이 사람들을 판단하는 데 급급했다. 안전한 길로만 걷고 있으면서 그 끝에 금은보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모순에 손가락질했으며, 상사 앞에서 비굴해지는 모습들을 보며 젊은 날의 패기는 어디로 갔는지 물었다. 나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인생 짬밥은 부족하지만, 삶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조금은 알겠다. 어릴 적, 개나 소나 탄다고 생각했던 쏘나타는 무려 2,000cc나 되는 중형차였으며, ‘어쩔 수 없어’라는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실감나게 들리는 세월이다.
그렇다. 사람들이 어릴 적 꿈을 포기하는 이유는, 세상과 타협하는 이유는, 옳고 그름을 떠나 권력에 고개를 숙이는 이유는, 잘못된 사회적 통념을 깨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종종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 번 사는 인생이라면,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이라면,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유유자적할 수 있는 모습으로 더 자유롭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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