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사로잡은 감동 실화! BBC, <데일리 메일> 등이 주목한 화제의도서
남아 있는 7년의 시간, 점점 사라져 가는 기억들
알츠하이머병의 무게를 뒤로하고 238일간 내쉰 강렬한 삶의 호흡
삶의 마지막 순간이 되면 누구나 생의 가장 소중했던 시절을 떠올린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들, 행복했던 순간, 그리고 어제의 나를 기억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알츠하이머 환자다. 알츠하이머병은 진행될수록 언어능력과 판단력이 저하되고 우울증, 불안, 초조 등의 정신행동 증상도 동반되어 일상생활에서의 독립성을 잃어버린다. 알츠하이머병이 위협하는 것은 기억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존재인 것이다.
십대 후반에 입대해 평생 군인으로 살아온 크리스 그레이엄은 서른셋이 되던 해 친형이 알츠하이머 환자라는 사실과 함께 자신도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가능성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정신병원에서 마흔둘에 생을 마감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정신 질환을 일으키며 마흔여섯에 돌아가신 할아버지, 알고 보니 크리스 가족에게는 세계적으로 드물게 존재하는 조발성 알츠하이머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가 있었던 것이다.
어느 날, 지금의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몇 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면 어떠할까?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점점 사라지고, 자신도 형처럼 무력한 모습으로 요양 시설에서 지내다 아버지처럼 생을 마감해야 한다면? 또한 사랑하는 자녀들도 50퍼센트의 확률을 지닌 채 살아가야 한다면…. 이 책 《나의 오늘을 기억해 준다면》은 크리스가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고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과 그 끝에서 ‘자전거 여행’이라는 결정을 하고 캐나다에서 북미까지 2만6000킬로미터를 238일간 홀로 달리며 내쉰 호흡을 담았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이 정말 해보고 싶었던 자전거 여행을 떠난 알츠하이머 환자 크리스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갑자기 들이닥친 엄청난 운명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정해진 페달을 밟으며 삶을 향해 달려 나가는 한 남자의 거칠고 뜨거운 호흡이 전해질 것이다.
크리스의 모험은 멀리서 그의 내비게이션이 되어준 아내 비키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으며 세상에 알려졌다. 전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은 이는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가장 용기 있는 여행”이라고 극찬했으며, BBC 방송과 <데일리 메일> 등 언론의 대대적인 주목을 받으며 큰 화제를 낳았다.
이 책은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군에 입대한 평범한 한 남자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후 겪은 감정의 변화와 생각의 흐름을 담은 일기이자 회고록이다. 또한 삶의 마지막에 대해 그 누구보다 솔직하고 용기 있게 맞서며 끝까지 자기 자신답게 살고 싶었던 바람이 담긴 기록이다. 캐나다에서 북미까지 그가 달린 순간의 기억들은, 살아가고 있는 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해야 할 우리에게 인생을 어떻게 달려갈 것인가에 대한 돌아봄의 시간을 가져다준다.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나답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은 오늘의 시간
크리스는 8개월간 자전거 여행을 하며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수차례 흑곰을 맞닥뜨렸고, 2차선 고속도로 위를 들소 무리와 함께 달리기도 했다. 50도까지 올라가는 사막 위를 달렸고, 영하 20도에 10센티미터나 쌓인 눈길을 지나가기도 했다. 또한 수많은 별들이 펼쳐진 광야의 밤하늘과 떠오르는 태양이 물들이는 대지의 빛깔, 깊은 청록의 클루앤 호수를 보며 기절할 만큼 감탄했고, 부드러운 바람을 맞으며 해안도로를 달리는 평온함을 만끽하기도 했다. 늘 순간적인 판단 능력이나 방향 감각이 사라져 가야 할 길이 생각나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자신의 거친 숨소리와 바퀴 소리만이 들리는 긴 고요 속에서 인생의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다. 이렇게 이 책 곳곳에 담겨 있는 크리스가 마주한 풍경과 감정들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들어와 특별한 여행의 기억을 공유하도록 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를 하루 종일 홀로 달리며 크리스는 지나온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았다. 자연스레 살면서 가장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를 떠올렸고 군인으로 살면서 자신이 느낀 안정감과 성취감을 되새겼다. 그리고 무기력과 고통 속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남겨진 삶의 무게를 생각하며 비키와 자신이 마주하게 될 일들을 생각했다. 여전히 50퍼센트의 위험을 안고 살아가야 할 아이들은 자신을 어떤 아버지로 기억하게 될까?
“언젠가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날 자랑스럽게 생각해주길 바란다. 아니면 ‘정신 나간 인간이었잖아!’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내가 진단을 받고 남은 시간을 무력하게 보낸 게 아니라 최대한 살아갔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란다.”_본문 중에서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분명 치료법이 나오리라 기원하며 그는 조발성 알츠하이머의 위험성을 알리고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한 기금모금 활동을 이 여정에 포함했다. 그리고 그해 영국에서 장 훌륭한 기금모금 활동을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남아 있는 자신의 기억과 작가 웬디 워홀의 도움으로 기록한 이 책 《나의 오늘을 기억해 준다면》의 각장 마지막 문장은 항상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으로 시작한다. 내일에 대한 확신이 없을지라도 오늘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간 크리스의 기록은 우리 모두에게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만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