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와 기호가 세상의 전부인 이과 남자, 문지운.
그가 이성이 아닌 감정에 휩쓸리기 시작한 것은
햇살 속에서 반짝이는 서정의 미소에 반한 순간부터였다.
“시 좋아하시나 봐요.”
“……네, 뭐.”
작은 거짓말 하나로 시작된 인연은
문학엔 티끌만큼도 관심 없던 그가 시의 세계로 발을 디디게 만들었다.
“저랑 시 모임 하는 거…… 어때요?”
“시 모임이요?”
“읽고, 쓰고, 말하고. 그런 거요.”
그녀와 가까워지기 위해 만들어진 그들만의 모임.
수요일 저녁과 토요일 오후.
서로의 문을 열고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시간.
시로부터의 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