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석 왼쪽 창가 자리 괜찮으십니까?”
“네. US 달러 1,150입니다. 결제 도와 드리겠습니다.”
“로얄 스위트룸이 일주일간 예약되어 있습니다.”
“캐비어 크로스트니. 그리고 아, 와인. 여기서 제일 비싼 와인 주세요.”
만 원짜리 박스티, 낡은 보세 운동화를 신은 그녀가 홍콩에 나타났다.
“정체가 뭡니까?”
“혜라예요. 장혜라.”
처음엔 그저 열심히 모은 돈으로 배낭여행 온 여대생으로 생각한 진헌이였다.
하지만 갈수록 이 여자가 수상하다.
“정리하러 왔어요. 죽으러 왔거든요.”
누구보다 밝은 인생을 사는 것 같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을 가진 여자, 장혜라.
누구보다 틀에 갇힌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 속에서 사랑을 잡을 줄 아는 남자, 이진헌.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그들이 사랑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