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생각을 스치는 시와
에세이로 마음을 걷다 -
한 때 글이 트라우마였던 적이 있었다
뜬 눈으로 써내린 원고를
삼류소설이라 내던지던 사수 때문이었는지
더 이상 나올 말이 없는 가슴을
손톱으로 긁는 듯한 통증 때문이었는지 -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어쨌든 시간은 흘렀고
세월은 역시 빨간 약보다 신통했다
손톱자국이 선연했던 가슴 바닥에는 딱지가 앉았고,
새살이 돋았고, 끝내 흉터자국도 희미해졌다
그래 -
삼류 감성팔이라 해도 좋다
이제 다시 -
손끝에 인생을 묻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