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그를 모른 척 지나쳤더라면…….
우리에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전 이 아이 낳을 거예요. 이사님은 신경 쓰지 마세요.”
“낳아. 그리고 애는 내가 키워.”
심장이 벼랑 끝으로 패대기쳐지는 기분이었다.
“그게 싫으면, 나랑 결혼해.”
무심하게 들려오는 소리였지만, 분명 ‘결혼’이라고 말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족이 될 아이를 포기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결혼을 결심하자, 그와의 관계가 바뀌기 시작했다.
“아이 때문이 아냐. 이유주, 널 포기할 수 없어.”
분명 이유주와 차권혁인데
다른 공간, 다른 시간 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때로는 시리도록 차갑고, 때로는 뜨거운
지금, 내 연애의 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