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으로 엄마를 잃고 변해 버린 아버지를 마음에서 지웠다.
세상을 미련 없이 등지고 싶은 그때, 햇살 같은 그를 만났다.
“아저씨, 햇살이 비치는 자리는 크게 변하지 않는대요.”
“해의 위치가 바뀌지 않는 한 그렇겠지.”
“햇살이 항상 그 자리를 밝히는 것처럼 변함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의미를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서온의 슬픈 미소에
지강은 이상하게 가슴이 아파 왔다.
방황하는 그녀의 곁을 지키며 언젠가 꼭 말해 주고 싶었다.
너는 반짝거리고 빛나는 보석처럼 소중하고 예쁜 사람이라고.
“걱정 마. 어둠에 숨는다 해도 난 널 찾아낼 테니까.”
절대 내 편이 되어 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편이 되어 있었다.
변하지 않는 햇살자리 같은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