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그는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불이었다.
무엇도 원하지 않았고 어느 것도 바라지 않았으며,
어떠한 것도 필요치 않았다.
불길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옷을 잡은 은호가
더욱 세게, 세게 그 옷을 당겼다.
“죽으러 가는 거잖아. 지금, 저기 가면 죽잖아.”
“정은호.”
“몰라요, 나 고집 센 거 알잖아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선생님.”
“내 일이야.”
“죽으러 가는 일이 아니라, 살리러 가는…… 함께 살아가는 일.”
살 테니까.
반드시 살아날 테니까.
살아갈 테니까.
해야만 하는 것은,
살아서 나가는 것.
그리고 널 만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