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결 그녀가, 그를 잡았다.
온전한 어른도, 그렇다고 어린아이도 아닌 20살의 그녀에게 유일한 가족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할아버지뿐이었다.
홀로 남겨질 자신을 걱정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결은 지혁에게 결혼이라는 단어를 뱉어 버렸다.
“유지혁 씨, 우리 결혼해요.”
아니…… 유지혁 그가, 그녀를 잡았다.
과거, 악몽 같았던 사건에서 그녀의 할아버지가 자신을 지켜 주었던 것처럼
지혁은 결에게 손을 내밀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결과 결혼하기로 했다.
“결혼식은 단출하게 할 거예요.”
그와 그녀에게 소중한 사람을 위해 시작된 연기였다.
누구에게도, 그녀와 그 자신들에게조차도 진짜로 보일 만큼
완벽한 연기만 필요했던 결혼!
그렇게 기약 없이 묶여 있는 부부 관계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이 잡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