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너희 둘은 태중 혼약한 사이란다.”
죽마고우인 부모님 간의 말도 안 되는 태중 혼약으로
꽃다운 나이 스물두 살에 정략결혼을 해야 한단다.
서로의 추한 과거사까지 낱낱이 알고 있는 두 사람.
죽을 때까지 불알친구로 남자며 지내 온 세월만 22년이다.
사랑도 아니고, 설렘도 없는,
서로에게 결코 남녀일 수 없다고 믿는 우현에게
다시 한 번 청천벽력 같은 말이 들려온다.
“저는 부모님 뜻에 따르겠습니다.”
조신한 몸가짐, 인형 같은 외모, 완벽한 몸매.
거기에 곱고 여린 마음까지 갖추…… 기는 개뿔!
욕쟁이 할매 저리 가라 하는 거친 입담의 소유자 유인해가
천방지축에 여자 마음은 한 톨도 모르는 소꿉친구 김우현을
완벽한 노예로 길들이기 위해 칼을 들었다.
“이건 말도 안 돼. 너랑 난 형제야! 형제끼리 무슨 결혼이야!”
“괜찮아. 널 괴롭히는 게 내겐 최고의 즐거움이니까.”
김우현 스물둘, 그렇게 인생 최대의 난국에 직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