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혼해요.”
“당신 좋을 대로 해. 붙잡지 않을 테니.”
23살 화창한 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으나
지금은 절망에 차오른 눈빛으로 이별을 말하는 여자, 서연우.
오래전부터 원했던 그녀를 가졌지만
현재는 서늘한 눈동자로 냉담한 말을 내뱉는 남자, 천사혁.
열렬히 서로를 탐했으나 신혼여행 이후 일어난 불의의 사고 때문에
4년 넘게 두 사람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하나만 묻죠. 왜 저하고 결혼했던 건가요?”
“넌 왜 나와 결혼하고 싶어 했는데?”
“전, 적어도 사랑했기 때문이에요.”
“서연우, 우린 이혼했어. 그것도 네가 원해서.”
차갑게 내칠 수밖에 없었다. 힘겹게 감추고 있는 자신의 비밀로 인해
연우가 불행해지는 것만은 막고 싶었기에.
그것만이 그녀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사혁과
이혼을 선택했지만 사실은 그의 곁에 머물고 싶은 연우.
깨닫지 못하고 있었지만, 둘의 마음은 처음부터 똑같이 닮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