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는 눈을 씻고 봐도 없는, 온통 여인들뿐인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처녀성(處女城), 처녀 마을이라 불렀다.
이곳에 온 남자는 모두 죽는다는 저주가 씐 마을로 소문이 나
처녀 마을 여인들을 데려가는 사내도 없었다.
철저하게 외면당한 채 이곳 여인들의 삶은 점점 궁핍해져만 갔다.
‘우’도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 했다.
그러다 결국 옆 마을 김 도령 집에서 씨받이를 구한다는 말에
용기를 내 찾아가는데…….
“그대들이 잘하는 것 있으면 하나 말해 봐.”
“저, 저는…… 구, 굶는 것을 잘합니다.”
팍팍한 팔자를 고쳐 보고자
우르르 방에 들어와 있는 여인들을 바라보던 김 도령, 태강.
무심히 던진 물음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와 그의 시선이 우에게 향했다.
반듯한 이마, 동글한 콧방울, 두툼하면서도 얇실한 입술,
웃으면 반달 모양이 될 눈동자.
이럴 수가!
자신의 이상형을 상상해 그린 그림 속 여인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