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남들과 다른 한 가지는 저를 불쌍히 여기지 않는다는 거다.
맞선을 본 그날도 그랬다. 넘어진 저를 향해 아무렇지 않게 결혼하자 청하던 그때부터, 그는 그랬다.
처음엔 오히려 그게 좋았다. 어쭙잖은 동정보다는 관심이 없는 게 더 나았다. 가식적으로 친절한 것보다는, 솔직하게 냉담한 게 나았다.
하지만, 스물일곱 살의 민서하는 전혀 행복하지가 않았다.
“혼인 신고,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기회를 주겠습니다. 이 결혼, 무르고 싶으면 물러도 되는 기회 말입니다.”
결혼한 지 3개월, 남편이란 사람이 결혼을 무르라 말하고 있다. 도저히 안 되겠는 모양이다. 그 여자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상관없을 줄 알았는데, 저는 안 되겠는 모양이다. 절름발이 아내는 도저히 안 되겠는 모양이다.
“……네. 그렇게 할게요. 이 결혼, 없었던 걸로 할게요.”
아내라는 두 글자에, 심장이 시큰.
남편이라는 두 글자에, 심장이 시큰.
가깝고도 먼 사이, 부부. 우리는 아직 부부입니다.
당신과 나…… 행복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