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오빠를 잃었다.
세상이 무너진 기분이었다.
스물일곱, 길에서 우연히 오빠의 향기를 느꼈다.
완전한 타인이 되어 버린 그는 차가워진 눈길로 그녀를 무심히 지나쳐 간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가 자신의 곁을 맴돌며 지켜주고 있다는 걸 안다.
눈물 날 만큼 깊은 사랑으로 그녀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걸 믿는다.
“숨바꼭질 하자고 했지? 이젠 내가 술래야. 오빠가 어디에 있든 난 반드시 찾아내고 말 거야.”
그에게 있어 그녀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여자였고 운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그녀의 앞에 나타나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어둠에 물든 타락한 영혼으로 새하얀 그녀를 더럽힐 순 없다. 거칠고 위험한 세계에 결코 끌어들일 수는 없다.
그러나 때때로 그의 내부에서 잠자고 있는 악마가 달콤하게 위험한 유혹을 한다.
그녀를 가지라고. 그녀를 안으라고.
“난 네 생각보다 훨씬 거칠고 위험한 사내가 됐어. 감당할 수 있겠어? 난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회색 늑대거든.”
태어나서 처음 각인된 것처럼 한 여자만을 평생 사랑하며 지키는 진짜 늑대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