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기억과 함께 잃어버린 ‘진짜’ 이름.
현실에서 도망쳐 온몸으로 부딪힌 세상은
그녀에게 낯설고 무서운 곳이었다.
그 남자, 정시현을 만나기 전까지는.
“이제부터 당신은 해나입니다. 강해나.”
시작은 사고였다. 예기하지 않은.
저도 모르게 그녀를 좇는 시선을 자각한 순간,
시현의 삶은 해나를 중심으로 돌기 시작했다.
아무도 찾지 않는 해나를 보듬는 유일한 손길.
무엇에도 욕심 없던 시현에게 다가온 하나의 숨결.
“난 진짜 키스를 하고 싶었어요.
남자와 여자가 하는 그런 진짜 키스.”
우연처럼, 운명인 듯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기도 한다.
어느 날,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