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미치겠다. 누나 때문에 나 미쳐요.”
들리지도 않을 고백을 또 한 번 해 본다. 지우가 잠든 사이 이런 도둑 고백이라니.
“누나, 일어나요. 먹고 자요.”
살짝 어깨를 흔들자 더 자고 싶은 듯 지우는 이불을 머리 위로 뒤집어쓰는 게 아닌가. 그 모습이 또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이제껏 보지 못한 그녀의 모습이 미칠 듯 사랑스러웠다.
“흐응.”
콧소리까지. 하아. 진짜 미치겠네.
“그렇게 예쁘면 나보고 어쩌라고 그러는 거예요. 안 그래도 가만히 있어도 누나만 보면 미치겠는데.”
이불을 다시 젖히며 그녀의 귀에 가만히 속삭였다.
그의 말에 놀란 듯 지우의 눈이 번쩍 떠졌다. 지우는 자신의 얼굴과 고작 몇 cm 떨어지지 않은 정후의 얼굴에 놀라 다시금 눈을 감았다. 그러나 정후가 숨을 쉴 때마다 볼에 닿는 그 숨결이 그녀를 간지럽혔다. 숨이 닿는 볼도, 그녀의 심장도.
“진짜 누나를 어째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작은 거 하나하나에 놀라서 쳐다보고 그러면 남자는 미쳐요. 그것도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 그렇게 놀란 토끼 눈으로 보면 남자는 심장이 남아나질 않는다니까. 그러니까 조심해요. 긴장하란 말이에요.”
어쩜 저러냐. 나이는 다 어디로 먹은 거야. 하는 짓 하나하나 다 저리 귀엽고 예쁘니 내가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지. 하나만 해요, 하나만. 예쁠 거면 예쁘기만 하고, 귀여울 거면 귀엽기만 해요. 둘 다 해서 나 이렇게 미치게 하지 말고.